지역축제의 힘은 유명 가수를 얼마나 많이 부르는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주민이 직접 무대에 오르고, 책을 나누고, 공연을 기획하며, 비가 내려도 장소를 옮겨 축제를 이어갈 때 지역의 문화는 비로소 일상의 일부가 된다. 20년 넘게 이어져 온 금천하모니축제가 올해도 주민이 만드는 축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금천구(구청장 최기찬)와 금천문화재단(대표이사 직무대행 윤희수)은 10월 17~18일 금천구청과 금나래중앙공원 일대에서 열린 ‘2026 금천하모니축제’를 마무리했다.
2003년 시작한 금천하모니축제는 올해 ‘울림의 하모니, 마음을 잇는 멜로디’를 슬로건으로 공연과 생활문화, 독서,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했다. 특히, 주민을 단순 관람객이 아니라 공연자와 기획자, 운영 주체로 참여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첫날인 17일에는 맑은 가을 날씨 속에 금천구청과 금나래중앙공원 일대에 주민과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개막식은 개그맨 윤형빈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주민 조직위원회 11명이 함께 개막을 선언했다. 구민의 날 기념식과 지역사회 발전 유공자 시상도 이어졌다.
축하무대에는 김희재와 김창완밴드가 올라 세대를 아우르는 공연을 선보였고, 불꽃놀이가 축제의 밤을 장식했다.
금나래중앙공원에서는 ‘제16회 금천구 도서관 북페스티벌’과 ‘찾아가는 금천라이브’가 함께 열렸다. 북페스티벌은 ‘이야기의 변주곡: 책과 사람, 무한한 변주’를 주제로 독산·가산·금나래·시흥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이 참여했다. 책과 음악을 결합한 체험, 1대1 책 교환 ‘책장터’, 캐리커처 등 독서를 읽기에서 만들고 나누는 경험으로 확장했다.
‘찾아가는 금천라이브’에서는 음악극단 ‘음악당 달다’와 공연단체 ‘기역시옷’, 월드뮤직 반디 등이 음악극과 서커스·무용·연극·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일상의 공원과 거리 자체를 공연장으로 바꾸며 시민과 공연예술 사이의 거리를 좁혔다.
둘째 날인 18일에는 비가 내렸지만, 축제는 중단되지 않았다. 야외에서 예정됐던 주민 생활문화축제 ‘어울씨구나’와 ‘2026 안양천 문화위크-금천, 댄싱 안양천’은 안전을 위해 금천구청 12층 대강당으로 장소를 옮겼다.
‘어울씨구나’에서는 금천생활문화센터에서 활동해 온 21개 생활문화 동아리가 음악과 무용 등을 선보였고, 8개 동아리는 바질페스토 만들기, 압화책갈피, 훌라댄스 화관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주민기획단과 생활문화 동아리는 행사 기획부터 운영과 공연까지 직접 참여했다.
‘금천, 댄싱 안양천’에서는 지역 기반 댄스팀 7팀이 뮤지컬댄스와 라인댄스, 전통무용, 밸리댄스, K-POP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였다. 야외 퍼레이드도 실내로 옮겨 진행하며 빗속에서도 공연 흐름을 이어갔다.
이번 축제에서 주목할 점은 첫날의 대형 공연보다 둘째 날의 모습에 있다. 날씨가 바뀌었음에도 프로그램이 주민 참여를 중심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은 축제의 기반이 외부 스타나 일회성 볼거리에만 있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윤희수 금천문화재단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올해 금천하모니축제는 좋은 날씨 속에서 축제를 즐긴 첫날부터 비가 내린 둘째 날까지 주민들이 직접 무대를 만들고 끝까지 함께해 더욱 뜻깊었다”라며, “궂은 날씨에도 안전하게 행사에 참여해 주신 주민과 방문객, 공연자와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주민의 일상과 문화가 자연스럽게 만나는 금천의 대표 축제로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지역축제의 지속가능성은 많은 사람을 한 번 모으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주민이 직접 기획하고 공연하며, 지역의 도서관과 문화공간, 예술인과 동아리가 축제 안에서 연결될 때 축제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지역의 문화기반이 된다. 비가 와도 무대가 사라지지 않았던 이번 금천하모니축제는 ‘축제를 누가 만드는가’라는 것이 ‘축제가 얼마나 오래가는가’를 결정한다는 점을 보여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