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즈코리아 뉴스추천뉴스2026. 7. 30. 오후 4:59:07

비자나무·길마가지나무 소재 국유 특허, 민간 제품으로 상용화

항바이러스·항천식 기능 연구와 자생식물 향기 재현 기술 결합 국립산림과학원, 기능성 향료 기술이전, 국유 특허 기술 담은 제품 출시

최대식 기자
비자나무·길마가지나무 소재 국유 특허, 민간 제품으로 상용화
비자나무

국립산림과학원(원장 김용관)은 국유 특허기술인 ‘비자나무 정유 포함 길마가지나무 꽃 향 재현 항바이러스·항천식 기능성 향료 조성물’을 민간 기업에 기술이전하고, 해당 기술을 활용한 페이셜 미스트 제품을 정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상용화는 지난 4월 국립산림과학원과 에스제이네츄럴(대표 김지형)이 체결한 기술이전 협약을 바탕으로 추진됐다. 양 기관은 이후 특허 향료 제조 기술에 미백과 주름 개선 기능을 더한 화장품 개발을 진행해 비교적 빠른 기간 안에 제품 출시까지 연결했다.

자생식물의 가치는 숲속에서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식물이 지닌 향기와 정유 성분, 생리활성 물질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산업기술로 발전시키면 화장품과 향료, 식품, 의약·생활소재 등 다양한 분야의 원료가 될 수 있다. 

자연 속 생물자원이 연구실을 거쳐 시장의 제품으로 이어지는 순간, 산림은 단순한 보전 대상에서 미래 바이오산업의 기반으로 확장된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비자나무와 길마가지나무를 활용한 국유 특허 기술을 민간 기업에 이전하고 이를 적용한 페이셜 미스트를 출시한 것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 주는 사례다. 

자생 산림자원이 가진 생물학적 기능과 고유한 향을 결합하고, 민간 기업의 제품개발 역량을 더해 소비자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상품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제품의 기반이 된 특허 기술은 비자나무 정유와 길마가지나무의 꽃향기 재현 기술을 결합한 기능성 향료 조성물이다.

비자나무는 우리나라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자라는 상록침엽수로, 씨앗과 목재뿐 아니라, 식물에서 추출한 정유 성분의 활용 가능성도 다양한 차원에서 연구됐다. 이번 기술에서는 항천식·항바이러스 효과가 입증된 비자나무 정유 기술이 적용됐다.

길마가지나무는 우리나라 산림에서 자라는 고유한 향기 자원 가운데 하나다. 이 식물이 가진 꽃 향을 분석하고 재현하는 기술은 자연의 향기를 단순히 추출하는 것을 넘어, 향의 구성과 특징을 과학적으로 규명해 제품에 안정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과정이다.

두 기술의 결합은 기능성과 감성적 가치를 함께 담으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비자나무 정유가 기능성 소재의 기반을 제공한다면, 길마가지나무의 꽃 향 재현 기술은 제품의 향과 사용 경험을 차별화하는 요소가 된다.

화장품 시장에서 원료의 기능뿐 아니라, 향과 감각적 경험, 원료가 지닌 이야기까지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생식물의 향을 과학적으로 재현한 기술은 산업적 활용 가능성이 크다.

 

길마가지나무

 

국립산림과학원은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시장 경제 활성화와 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지난 4월 에스제이네츄럴과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했다. 기술이전은 공공 연구기관이 보유한 특허나 노하우를 민간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이전하는 제도다. 연구기관은 축적된 과학기술을 산업에 제공하고, 기업은 이를 바탕으로 생산공정과 디자인, 마케팅, 유통을 결합해 상품으로 발전시킨다.

이번 협력에서 국립산림과학원은 비자나무 정유와 길마가지나무의 꽃 향을 활용한 특허 기술을 제공했고, 기업은 이를 화장품 제형과 제품 콘셉트에 적용했다. 여기에 미백과 주름 개선 기능을 더해 페이셜 미스트 개발을 완료했다.

이 과정은 공공 연구성과가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보여 준다. 특허 기술이 존재하더라도 소비자가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제형화하고, 안정성과 생산성을 확보하며, 상품성과 유통 가능성을 검토해야 실제 제품이 된다.

기술이전은 특허 문서를 전달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기업의 생산 여건과 제품 목적에 맞게 기술을 적용하고,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후속 지원이 뒤따라야 상용화 가능성이 커진다.

이번 제품 출시는 국유 특허 기술이 연구보고서나 특허 등록에 머물지 않고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고 사용할 수 있는 상품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공공 연구기관의 성과는 과학적 우수성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해당 기술이 국민의 생활과 산업 현장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내는지도 중요하다. 

기능성 향료 기술이 실제 제품에 적용되면 연구성과는 시장을 통해 소비자와 만나고, 기업에는 새로운 제품과 사업 기회를 제공한다.

장수경 국립산림과학원 임산소재연구과 연구사는 “이번 상용화는 연구실의 특허 기술이 민간 이전을 통해 국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제품으로 결실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국유 특허 기술의 민간 이전과 상용화 지원을 강화해 국내 자생 산림자원의 산업적 가치를 높여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특허 등록은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출발점이지 완성점이 아니다. 그 기술이 기업의 생산 현장에 적용되고 제품과 서비스로 이어질 때 연구의 경제적·사회적 가치가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이번 사례는 국내 자생식물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변화를 요구한다. 과거에는 산림자원을 목재나 임산물처럼 물리적으로 채취하고 이용하는 자원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바이오산업에서는 식물의 유전자와 성분, 향기와 생리활성 정보 자체가 중요한 자산이 된다.

길마가지나무의 꽃 향을 재현하는 기술도 단순히 꽃을 원료로 사용하는 것과는 다르다. 향을 구성하는 성분과 비율, 특성을 분석해 반복 생산할 수 있는 기술로 전환한 것이다. 자연의 향기를 과학적 정보와 제조 기술로 바꾼 셈이다. 비자나무 정유 역시 식물에서 추출한 물질을 그대로 활용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기능을 검증하고 제품 적용 가능성을 높이는 연구 과정을 거쳐야 산업 소재가 될 수 있다.

이처럼 자생식물의 산업적 가치는 자원의 양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생물의 특성을 얼마나 정밀하게 분석하고, 기능을 검증하며, 지식재산권과 제품으로 연결하는지가 중요하다. 자생 산림자원을 활용한 기능성 소재 개발은 화장품 산업을 넘어 식품과 향료, 생활용품, 친환경 소재 등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한국의 자생식물은 지역별 기후와 생태환경 속에서 고유한 특성과 향을 형성해 왔다. 이들 자원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표준화한다면 수입 원료를 대체하거나 차별화된 국내 바이오소재를 개발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화장품 산업에서는 천연 유래 원료와 지역성을 지닌 소재에 관한 관심이 높다. 제품의 기능뿐 아니라, 원료의 산지와 생태적 이야기, 지속할 수 있는 생산 방식까지 브랜드 가치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비자나무와 길마가지나무를 활용한 제품은 우리 산림자원이 가진 고유성을 상품의 차별성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향후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과 표준화, 생산지역과의 연계가 이뤄진다면 지역 임업과 농·산촌 경제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다.

자생식물의 산업적 활용이 확대될수록 자원보전과 지속 가능한 공급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 특정 식물이 시장에서 인기를 얻는다고 무분별하게 채취하면 자생지 훼손과 개체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원료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재배 기술과 증식체계, 품질관리 기준도 함께 구축해야 한다.

향기 재현 기술은 이런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자연에서 꽃을 반복적으로 대량 채취하지 않고도 향의 특성을 분석해 제조 기술로 구현할 수 있다면 자생자원의 직접적인 채취 부담을 줄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성과 지속가능성은 자생식물을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원료 생산과 추출, 제조, 포장과 유통 전 과정에서 환경 영향을 줄이고, 자원 이용의 기준을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

산림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은 자원을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지가 아니라,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얼마나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지에 달려 있다.

이번 제품 출시는 기술사업화의 중요한 성과이지만, 상용화의 최종 성공 여부는 앞으로 시장에서 검증되어야 한다. 소비자가 제품의 향과 사용감, 기능성, 가격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안정적인 생산과 유통을 할 수 있는지, 재구매로 이어지는지를 지속해 살펴야 한다. 기술의 우수성이 곧바로 시장성과 동일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업은 소비자 반응과 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품을 개선하고, 연구기관은 산업 현장에서 확인된 결과를 후속 연구에 반영할 수 있다. 이러한 환류가 이뤄질 때 기술이전은 일회성 계약이 아니라, 공동 연구개발의 선순환 구조로 발전한다.

또한, 제품 하나의 출시에 만족하지 않고, 똑같은 특허 기술을 다양한 제형과 생활제품으로 확장하거나 다른 자생식물 소재와 결합하는 후속 사업화도 검토할 수 있다.

이번 비자나무·길마가지나무 특허 상용화는 숲속의 식물이 연구와 기업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산업 소재로 변환된 사례다. 비자나무의 정유 성분과 길마가지나무의 꽃향기는 자연 안에서는 각 식물의 고유한 특성이지만, 과학적 분석과 기술개발을 거치면 기능성 향료와 화장품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갖게 된다.

이는 산림의 생물다양성이 단지 보호해야 할 자연유산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 산업을 위한 지식과 소재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물론, 산업화는 보전을 전제로 해야 하며, 자원 활용으로 얻는 가치가 다시 연구와 산림관리, 지역사회로 환원되는 구조도 필요하다.

연구실의 특허가 국민이 사용하는 제품으로 이어지는 일은 공공 연구의 성과를 가장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장면이다. 이번 상용화는 숲의 자생식물을 고부가가치 바이오소재로 발전시키고, 공공 기술과 민간의 사업 역량을 연결한 산림바이오산업의 한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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