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재난의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산불이나, 산사태처럼 개별 재난으로 구분해 접근하는 인식이 강했다면, 이제는 고온과 건조, 집중호우, 병해충 확산이 서로 맞물리며 복합적인 위험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재난의 빈도가 높아졌다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숲을 둘러싼 기후 조건 자체가 바뀌고 있고, 그 변화가 산림관리의 기준도 함께 바꾸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국립산림과학원이 「미래산림포럼」을 발족한 것은 단순한 학술행사 이상의 의미가 있다. 산림재난을 과학적으로 읽고, 정책과 현장을 연결하는 체계를 새롭게 짜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대한 응답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김용관)은 9일 ⌜미래산림포럼⌟ 을 개최하고, 국내 산림 관련 13개 학술기관과 함께 미래지향적인 산림관리를 위한 토론과 정책 제안의 장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고온·건조 현상이 심화하면서 대형산불 위험이 증가하고, 집중호우에 따른 산사태와 병해충 확산 등 산림 재난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개별 재난 대응에서 벗어나 예방‧대응‧복구를 아우르는 통합적이고 선제적인 정책 전환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데이터, 인공지능(AI), 위성정보 등 과학기술을 활용한 대응 체계 구축이 핵심 과제로 두드러지고 있다. 이번 포럼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대응해 출발한 것으로, 과학 기반 산림 재난 대응 전략과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협력 플랫폼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기후위기 시대 산림관리’에 대한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서울대학교 박필선 교수는 ▲건강한 숲 조성과 유지에 대해 설명하고 국립산림과학원 정상훈 연구관은 ▲숲가꾸기와 산불 쟁점 사항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제시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김용관 원장은 “기후위기 시대 산림 재난 특성에 맞춰 과학적 데이터와 기술 기반 정책 개발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재난에 강하고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을 바탕으로 정책-연구-현장을 연결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산림정책을 실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기후위기 시대의 숲은 더 이상 단순히 보호의 대상만이 아니다. 숲은 탄소를 흡수하는 자원이면서도, 동시에 기후위기의 충격을 가장 먼저 드러내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래서 산림관리는 생태 보전의 문제이면서 재난 대응의 문제이고, 환경정책의 문제이면서 안전정책의 문제다.
이런 복합적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면 숲은 늘 사후 복구의 대상에 머물 수밖에 없다. 반대로 과학을 바탕으로 숲의 상태를 읽고, 데이터를 통해 위험을 예측하며, 현장 경험을 제도로 연결할 수 있다면 산림정책은 훨씬 더 능동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미래산림포럼」의 출발은 하나의 선언처럼 읽힌다. 산림재난을 더 이상 반복되는 불운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예측하고 대비하며 줄여 나갈 수 있는 정책의 영역으로 끌어오겠다는 것이다.
숲을 지키는 일은 이제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만으로는 부족하다. 과학으로 읽고, 협력으로 연결하며, 정책으로 실현해야 한다. 기후위기의 시대에 산림재난에 답하는 방식도 그만큼 더 정밀하고 더 통합적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이번 포럼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