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즈코리아 뉴스뉴스2026. 6. 2. 오후 11:27:20

누구나 귀한 존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최대식 기자
누구나 귀한 존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솥작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이 시는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다. 이에 대한 해석은 다양할 수 있다. 그 가운데 이런 해석도 가능할 것이다. 모든 결과에는 보이지 않는 시간과 기다림, 그리고 수많은 노고가 그 속에 숨어있다는 것이다. 

눈앞에 피어난 한 송이 꽃은 결코 우연히 만들어진 아름다움이 아니다. 노란 민들레를 바라보다 보면 권정생 선생의 『강아지똥』도 함께 떠오른다. 모두가 더럽다며 피하고 하찮게 여기던 강아지똥이지만, 민들레는 바로 그 존재가 있어야 자신이 꽃을 피울 수 있다고 말한다. 

가치를 발견하지 못했을 때는 천대받던 것이라도, 그 가치가 드러나면 매우 소중하게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모두가 무시하던 강아지똥이 아름다운 민들레꽃을 피우는 데 꼭 필요한 거름이 될 수 있다는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강아지똥은 “내가 거름이 되어 별처럼 고운 꽃이 피어난다면, 온몸을 녹여 네 살이 될게”라고 말한다. 그리고 마침내 비를 맞고 부서지고 스며들어 민들레의 뿌리로 들어가 한 송이 꽃을 피워 낸다. 그 꽃잎 속에는 향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내어 준 존재의 사랑과 눈물겨운 헌신이 함께 들어 있다. 그래서 민들레꽃은 단지 예쁜 들꽃이 아니라, 낮은 자리에서 제 몫을 다한 존재의 의미를 보여주는 상징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우리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 사람은 겉으로 드러나는 조건이나 평가만으로 그 가치를 다 설명할 수 없다. 지금은 작고 보잘것없어 보일지라도, 누구나 자신만의 자리에서 누군가를 살리고 돕고 아름답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문제는 그 가치를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함부로 자신을 하찮게 여기는 데 있다. 존재의 가치는 비교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자기 몫의 빛을 발견하고 소신껏 발현하는 데서 드러난다.

봄날 길가에 핀 민들레꽃 한 송이는 그래서 조용한 가르침이 된다. 누구나 귀한 존재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그것을 깨달아 삶 속에서 발현할 때 비로소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이다. 

남들이 주목하지 않아도, 세상이 쉽게 알아주지 않아도, 자기 자리에서 자기의 가치를 발현하며 사는 삶은 전혀 작지 않다. 어쩌면 가장 깊은 아름다움은 화려한 곳이 아니라, 이렇게 보이지 않는 사랑과 기다림 그리고 헌신에서 피어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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