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즈코리아 뉴스뉴스2026. 8. 4. 오후 4:34:17

코이카, 경영혁신 넘어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도약위원회’ 출범

경영평가 진단부터 중장기 혁신계획까지, 활동 전 과정 백서로 공개 외교부·외부 전문가·노조·직원까지 참여하는 민·관 협력형 혁신기구

최대식 기자
코이카, 경영혁신 넘어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도약위원회’ 출범
‘코이카 도약위원회’ 회의, 이규호 외교부 개발협력국장(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 이종욱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외부위원장, 앞줄 왼쪽에서 다섯 번째), 김동호 코이카 이사장 직무대행(내부위원장, 앞줄 왼쪽에서 여섯 번째)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는 3일 기관 경영혁신과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코이카 도약위원회(LEAP Initiative)’를 출범하고 조직의 체질 개선과 혁신에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위원회는 2025년 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심층적으로 진단하고, 단기 개선 과제부터 중장기 경영 목표와 종합 혁신계획까지 함께 마련하기 위해 구성됐다.

공공기관의 위기는 단순히 경영평가 점수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국민이 기관의 역할과 성과를 신뢰할 수 있느냐, 내부 구성원이 변화의 필요성을 받아들이느냐, 그리고 혁신이 선언이 아니라 실제 제도와 성과로 이어지느냐가 더 중요하다. 

코이카가 기관장 공석의 비상 경영체제 속에서 ‘코이카 도약위원회’를 출범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위원회 명칭인 ‘LEAP’에는 코이카가 이번 혁신을 어떤 방식으로 추진하려는지가 담겼다. Leadership은 비상 경영과 혁신을 이끄는 리더십, Evaluation은 객관적인 진단과 평가의 환류, Accountability는 국민에 대한 책무성, Performance는 성과로 증명하는 변화를 의미한다.

이 네 요소는 공공기관 혁신의 핵심 조건이기도 하다. 혁신은 강한 리더십만으로 가능하지 않고, 문제를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결과를 다시 제도에 반영해야 한다. 여기에 국민에게 설명할 수 있는 책임성과 실제 성과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LEAP’라는 명칭은 조직 내부의 반성과 개선을 넘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셈이다.

도약위원회의 또 다른 특징은 구성의 다양성이다. 상위 부처인 외교부를 비롯해 개발 협력, 행정학, 경영평가, 성과관리, ESG 등 다양한 분야의 외부 전문가와 코이카 경영진이 함께 참여한다.

특히, 노동조합과 노동이사, 내부 직원도 논의 과정에 직접 참여하도록 해 경영진 중심의 일방적 혁신이 아니라 현장 의견을 실제 과제로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공공기관 혁신에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는 진단과 실행 사이의 틈새다. 

외부 전문가는 문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지만 내부 현실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수 있고, 내부 구성원은 현장을 잘 알지만 기존 관행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따라서. 외부 전문성과 내부 경험을 함께 결합하는 구조가 중요한 이유다.

위원회는 8월부터 10월까지 집중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우선 2025년 경영평가 결과를 심층 분석하고,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최우선 개선 과제인 ‘Quick Win’을 발굴한다. 이어 2026년 경영 개선계획을 수립하고, 중장기 경영 목표와 기관 종합 혁신계획까지 논의를 확대할 계획이다.

단기와 중장기 과제를 동시에 설계한다는 점은 중요하다. 혁신과제가 지나치게 장기적이면 현장에서 변화가 체감되지 않고, 단기성과에만 집중하면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즉각 개선할 수 있는 과제는 신속히 실행하되, 조직문화와 경영체계, 사업성과 관리 방식처럼 시간이 필요한 영역은 중장기 계획으로 연결해야 한다.

이번 도약위원회 출범은 기관장 공석이라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공공기관은 기관장의 리더십에 영향을 크게 받지만, 지속 가능한 조직은 특정 개인에게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

기관장이 공석인 상황에서도 핵심 사업이 정상적으로 수행되고, 경영혁신과 의사결정이 중단되지 않는다면 조직의 시스템과 내부 역량이 그만큼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반대로 리더십 공백이 곧 업무 공백으로 이어진다면 기관 운영체계의 취약성이 드러날 수 있다.

코이카가 비상 경영체제에서도 흔들림 없는 사업 수행 의지를 강조한 것은 이러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코이카는 한국의 국제개발 협력사업을 수행하는 대표적 공공기관이다. 개발 협력사업은 국내 사업과 달리 해외 현장에서 장기간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사업 효과 역시 단기간에 확인하기 어려운 때도 있다. 그만큼 국민에게 사업의 목적과 예산, 성과를 정확히 설명하는 책임이 중요하다.

국민으로서는 해외에서 어떤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제개발협력기관의 신뢰는 “좋은 일을 한다”라는 선언만으로 형성되지 않는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을 추진했고, 어느 정도의 성과를 냈으며, 실패하거나 부족했던 부분은 무엇인지 투명하게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번 혁신과정에서도 성과관리와 책무성이 핵심 과제로 포함된 이유다.

코이카는 위원회 활동이 종료된 뒤 출범 배경과 논의 과정, 주요 추진 성과를 종합한 ‘코이카 도약위원회 활동 백서’를 발간해 국민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이 점은 이번 혁신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기관 혁신은 내부 보고서와 개선계획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논의 과정과 추진 결과를 백서로 공개하면 국민과 외부 이해관계자가 기관이 무엇을 문제로 인식했고, 어떤 방식으로 개선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백서의 가치는 성공한 사례를 정리하는 데만 있지 않다. 어떤 문제를 발견했고, 무엇을 바꾸지 못했으며, 향후 어떤 과제가 남아 있는지까지 담을 때 진정한 의미의 투명성이 확보된다. 혁신의 결과뿐 아니라, 과정 자체를 공개한다는 점에서 이번 백서는 코이카의 책무성을 평가하는 또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

노동조합과 노동이사, 직원이 위원회에 참여하는 것도 조직문화 개선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혁신과정에서 구성원이 배제되면 새로운 제도가 만들어져도 현장에서는 형식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인사와 평가, 업무처리 방식, 조직문화 개선은 직원의 일상적인 업무와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경영진의 지시만으로 정착시키기 어렵다. 직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을 함께 설계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면 변화에 대한 수용성과 실행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다만, 내부 의견이 단순히 수렴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정책과 제도에 얼마나 반영되는지가 중요하다. ‘참여했다’라는 사실보다 ‘무엇이 바뀌었는가’라는 것이 평가 기준이 돼야 한다.

김동호 코이카 이사장 직무대행은 “최근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도약위원회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겠다”라며, “책임 있는 성찰과 객관적인 진단, 흔들림 없는 실행을 바탕으로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와 성과를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공공기관에서는 위기 때마다 혁신위원회나 태스크포스가 만들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권고안이 내부 문서로 남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이번 도약위원회가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개선과제별 책임자와 일정, 성과지표를 명확히 하고 실행 결과를 지속해 공개할 필요가 있다.

특히, ‘Quick Win’ 과제는 단기적인 보여 주기식 성과가 아니라, 국민과 직원이 실제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선정해야 한다.

국민 신뢰는 한 번의 혁신계획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정확한 진단과 실행, 성과 공개, 피드백과 추가 개선이 반복될 때 조금씩 축적된다. 코이카 도약위원회의 진정한 의미도 새로운 위원회를 하나 더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기관이 자신의 문제를 외부의 시선으로 들여다보고, 내부 구성원과 함께 개선하며, 그 과정을 국민에게 설명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에 있다.

국제개발협력기관이 국민에게 신뢰받기 위해서는 해외에서 좋은 사업을 수행하는 것만큼 국내에서 투명하고 책임 있게 운영되는 조직이어야 한다. 이번 도약위원회가 실제 경영체계와 조직문화, 사업성과의 변화로 이어지고, 그 결과가 백서를 넘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축적된다면, ‘LEAP’라는 이름은 구호를 넘어 진정한 도약의 이름으로 기록될 것이다.

최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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