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사단 독립유공자후손돕기본부(상임대표 나종목)는 지난 6월 13일 흥사단 강당에서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생과 가족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6년 흥사단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증서 전달식’을 개최했다.
이번 전달식은 시민과 기업의 자발적 후원으로 독립유공자 후손을 예우해온 장학사업의 연장선에서 마련됐다.
흥사단(김전승 이사장)은 도산 안창호 선생이 1913년 독립운동과 새로운 민주공화국 건설을 위해 창립한 민족운동 단체다. 흥사단 독립유공자후손돕기본부는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그 후손들이 자긍심을 품고 미래 세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2005년부터 장학사업을 이어 오고 있다.
이 역사적 맥락은 이번 행사의 의미를 더 선명하게 만든다. 장학 증서 전달식은 교육 지원 행사이면서 동시에 독립운동의 정신이 오늘의 시민사회 안에서 어떻게 계승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실천의 무대이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는 단순히 장학금을 수여하는 절차적 자리가 아니었다. 독립운동의 역사를 오늘의 삶 속에서 다시 새기고, 후손들과 함께 그 의미를 이어가겠다는 다짐의 자리로 꾸며졌다.
김전승 흥사단 이사장의 격려사와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의 영상 축사, 김삼열 독립유공자유족회장(민화협 상임의장)의 축사가 이어졌고, 이 내용들은 장학생들과 가족들에게는 따뜻한 응원이 되었다.
독립운동은 교과서 안의 과거로만 남아 있을 때 힘을 잃는다. 그것이 오늘의 삶 속에서 어떻게 기억되고, 누구를 통해 이어지며, 어떤 책임과 약속으로 남는지가 더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건네는 장학금은 단순한 학업 지원을 넘어선다. 그것은 선열들의 희생을 잊지 않겠다는 사회의 응답이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영상 축사를 통해 “독립유공자 후손으로서 자부심을 품고 훌륭한 시민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라며, “국가보훈부도 독립유공자 후손에 대한 예우를 더 확대해 나가며, 여러분의 미래를 응원하겠다”라고 밝혔다.
2026년에 선발된 장학생은 고등학생 20명, 대학생 40명 등 총 60명이다. 고등학생에게는 졸업할 때까지 매년 100만 원, 대학생에게는 200만 원의 장학금이 지원된다.
숫자만 놓고 보면 이는 장학사업의 한 회차 성과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훨씬 더 긴 시간의 축적이 있다.
흥사단 독립유공자후손돕기본부는 2005년부터 2026년까지 총 37회에 걸쳐 1,000여 명의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10억 8,000여만 원의 장학금을 지원해 왔다. 이는 단발성 기념사업이 아니라, 꾸준한 사회적 실천으로 이어져 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날 장학생 대표로 소감을 전한 김선민(문곡고등학교) 학생은 “부모님께서 늘 독립유공자 후손이라는 자부심을 품고 모든 일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다”라며, “그 마음을 잊지 않고 성장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이정민(가천대학교) 학생은 “해마다 가족과 친척들이 현충원에 모여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증조할아버지의 용기 있는 삶을 기억하고 이야기를 나눈다”라며, “저의 전공과 배움이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독립운동의 역사는 이들에게 추상적인 과거가 아니다. 그것은 가족 안에서 전해지는 기억이고, 삶의 태도를 정하는 기준이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후손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경제적 지원만이 아니다. 자신이 어떤 역사와 연결되어 있는지를 자랑스럽게 이해하고, 그 의미를 현재의 삶으로 이어갈 수 있는 사회적 인정이 함께 필요하다. 이번 전달식은 그 두 가지를 동시에 건네는 자리였다고 할 수 있다.
나종목 상임대표는 “대한민국의 원년은 독립운동가들이 1919년에 수립한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을 우리 사회가 잊지 말아야 한다”라며,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자랑스러운 대한의 독립운동 역사를 지키고 이어 가는 주인공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흥사단 독립유공자후손돕기본부는 장학금 지원 외에도 역사 탐방, 노후주택 개선, 미래 지도자 육성을 위한 지도력 함양, 도서 지원, 독립유공자 후손 찾기 사업 등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이는 후손 예우를 장학금 하나로 한정하지 않고, 삶의 환경과 역사 계승의 기반을 함께 돌보는 방향으로 확장해 왔다는 뜻이다. 예우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기억의 행사에 머물지 않고, 실제 삶을 지탱하는 지원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이런 접근은 주목할 만하다.
무엇보다 이 장학사업이 더욱 뜻깊은 이유는 정부 예산이 아니라, 시민과 기업의 자발적인 후원으로 운영한다는 데 있다. 평범한 시민들의 정성과 여러 기업, 단체의 지속적인 참여가 모여 매년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이는 독립운동의 정신이 특정 기관의 전유물이 아니라, 시민사회의 자발적 연대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특히, 3,000톤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승조원들이 2021년부터 매월 급여의 일부를 모아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금을 후원하고 있다는 점은 상징성이 크다. 독립운동가의 이름을 딴 함정의 승조원들이 그 정신을 오늘의 후원으로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기억이 단지 추모에 그치지 않고 현재의 행동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 준다.
또 PAT, 엘르골프, 제팩, 법무법인 지평, 오리엔트스타로, KB국민은행,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신한은행지부 등 다양한 기업과 단체가 함께하고 있다.
이처럼 민간의 참여가 넓게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독립유공자 후손을 지원하는 일이 단순한 보훈 정책의 보조 영역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짊어져야 할 가치라는 점을 일깨운다.
한 사회가 누구를 기억하는가는 그 사회가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가와 직결된다. 독립운동의 역사를 잊지 않는다는 말이 진실이라는 것이 입증되려면, 그 후손들의 삶을 외면하지 않는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흥사단 독립유공자후손돕기본부는 앞으로도 시민과 기업의 힘을 모아 독립유공자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그 후손들이 자부심과 희망을 품고 성장할 수 있도록 장학사업과 역사 계승 활동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방향은 분명하다. 독립운동의 역사는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함께 이어 가야 할 약속이라는 것이다.
이번 장학 증서 전달식의 의미는 60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는 사실에만 있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독립운동의 정신이 시민의 정성과 연대로 지금도 다음 세대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점이다.
장학금은 돈이지만, 동시에 기억이다. 그리고 그 기억이 단지 과거를 돌아보게 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후손들의 내일을 세우는 힘으로 이어질 때 역사는 비로소 현재형이 된다. 흥사단 독립유공자후손돕기본부의 장학사업은 바로 그 현재형의 역사를 꾸준히 써 내려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