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즈코리아 뉴스뉴스2026. 4. 29. 오후 2:08:30

주민이 만든 ‘신나는 예술 무대’, 찾아가는 문화예술

‘2026년 금천구 주민참여예산 제안사업 공모’ 선정 사업 동아리·전문 예술단체 협력 공연, 찾아가는 방식으로 문화예술 향유 기회 확대

안순모 기자
주민이 만든 ‘신나는 예술 무대’, 찾아가는 문화예술
금천문화재단에서 진행한 ‘이달의 문화공감’ 3월 공연 ‘현악 앙상블’ 음악회 전경

문화예술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말하기는 쉽다. 하지만, 공연장과 전시장, 문화센터를 찾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만 예술이 허락된다면, 문화의 공공성은 절반만 실현된 셈이다. 

이런 점에서 금천문화재단이 요양복지시설을 직접 찾아가 마련하는 ‘신나는 예술 무대’는 단순한 공연 소식이 아니다. 그것은 예술이 사람을 기다리게 하는 대신, 먼저 사람들 곁으로 가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생활문화의 실천이다.

금천문화재단(대표이사 서영철)은 4월 29일 우리데이케어센터(금천구 시흥대로 426)에서 ‘이달의 문화공감’ 4월 프로그램인 ‘신나는 예술 무대’를 연다고 밝혔다. 공연은 오후 2시 30분부터 3시 30분까지 진행되며, 우리데이케어센터 이용자와 가족, 센터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펼쳐지며, 찾아가는 공연 형식이다.

이번 공연이 더 주목되는 이유는, 이 프로그램이 행정기관이나 재단의 일방적 기획이 아니라 금천구민이 직접 제안해 선정된 2026년 금천구 주민참여예산 사업의 일환이라는 점이다. 

이 사업은 주민기획단이 기획·운영하며, 3월부터 11월까지 매월 1회 생활문화 행사인 ‘이달의 문화공감’과 ‘이달의 문화공방’을 이어 가는 구조로 짜였다. 이번 무대도 “주민이 필요하다고 말한 문화”가 실제 지역 현장으로 찾아가는 공연이다.

공연 내용도 생활문화의 성격을 잘 드러낸다. 지역 생활문화 거점 공간인 ‘금천마을활력소 어울샘’의 생활문화 동아리가 중심이 돼 누구나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어울샘의 생활문화 동아리인 ‘무지개동아리’의 웰빙댄스, ‘어울림’의 춤체조, 전문 예술단체 ‘환술극단 담’의 마술 공연이 함께 무대를 꾸민다. 

전문 예술단체와 주민 동아리가 같은 공연 안에서 만나고, 이를 지역 어르신에게 전달하는 구성은 문화예술의 향유를 관계의 매개로 바라보는 방식이다. 예술이 전문가의 완성도만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안에서 사람들이 스스로 표현하고 함께 즐기며 서로에게 건넬 수 있는 흥의 발산이라는 점을 보여 준다.

이 프로그램이 갖는 공공적 의미는 장소에서 더 선명해진다. 공연이 열리는 우리데이케어센터는 지역 어르신의 건강 유지와 일상 돌봄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요양복지시설이다. 

금천문화재단은 이번 무대를 통해 문화예술을 접하기 어려웠던 어르신들에게 일상 속 예술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문화예술의 향유를 ‘관심 있는 사람이 찾아오는 서비스’로만 보지 않고, 오히려 이동과 접근에 제약이 있는 사람에게 찾아가는 관점에서 해석한다.

사실 요양시설의 어르신들에게 문화예술은 종종 가장 늦게 도착하는 서비스가 될 수 있다. 돌봄과 건강, 안전이 우선 과제로 놓이다 보면, 예술과 공연은 부차적인 것으로 밀려나기 쉽다. 

그러나 사람의 삶을 지탱하는 것은 생존만이 아니다. 웃음과 놀라움, 몸을 따라 움직이게 하는 리듬을 통해 잠시라도 일상을 새롭게 하는 장면은 고령층의 정서적 안녕과도 깊이 연결돼 있다. 

이런 의미에서 춤과 마술, 생활문화 동아리의 활기찬 무대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일상에 감각과 관계를 다시 불어넣는 문화적 돌봄의 기능으로 작용한다. 

이번 공연은 앞서 3월에 진행된 ‘현악 앙상블’ 음악회에 이은 두 번째 무대이다. 이는 금천문화재단이 요양시설, 복지시설 등 문화예술을 접하기 어려운 주민을 위해 월별로 찾아가는 프로그램을 지속해 운영하는 과정이다. 

3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지는 ‘이달의 문화공감’은 단발성 행사가 아니라, 연속 프로그램이다. 문화복지는 한 번의 위문 공연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반복적으로 찾아가고, 지역마다 다른 필요에 맞추며, 주민과 관계를 쌓아 갈 때 비로소 생활문화로 자리하게 된다.

서영철 금천문화재단 대표이사는 “4월에 진행하는 ‘이달의 문화공감’은 문화시설 방문이 어려운 주민들을 위해 사회복지시설로 직접 찾아가는 프로그램”이라며, “앞으로도 금천구민 누구나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생활문화 기반을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문화는 소비 여력이 있거나 이동이 자유로운 사람만의 것이 아니라, 일상의 조건과 무관하게 누구에게나 닿아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금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생활문화 행사는 작은 공연 하나를 넘어, 문화정책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보여 준다. 

좋은 문화예술정책은 더 크고 화려한 무대를 만드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오히려 공연장이 아닌 곳, 예술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삶의 자리로 찾아가 문화예술을 누리게 하는 데서 더 큰 공공적 의미를 갖추게 된다. 

‘신나는 예술 무대’는 주민이 제안하고, 생활문화 동아리가 참여하고, 전문 예술단체가 힘을 보탠 결과로 요양시설 어르신들의 일상에 도착하게 된다. 이런 방식이야말로 문화적 향유가 하나의 행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활이 되게 하는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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