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에게 책을 사주는 것만으로 ‘독서경영’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읽은 내용을 동료와 나누고, 현장의 문제 해결에 적용하며, 조직의 학습과 소통 방식으로 연결할 때 독서는 하나의 경영문화가 된다. 올해 독서경영 우수직장으로 역대 가장 많은 305개 기업·기관이 이름을 올렸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휘영)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 김승수)과 함께 독서 친화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기업·기관 305곳을 ‘2026년 독서경영 우수직장’으로 인증했다. 올해 인증기관은 신규 88곳, 기존 인증 124곳, 재인증 93곳이다. 2014년 제도 시행 첫해 20곳에서 출발한 것과 비교하면 인증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독서경영 우수직장 인증제는 기업과 기관이 직원들의 독서를 지원하고 이를 조직문화와 경영에 활용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5년 이후 신규 인증기관은 인증일로부터 3년간 자격을 유지하고 매년 중간 점검을 받는다.
올해는 지원 범위도 넓어진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도서 구입비 지원 대상을 기존 신규 인증 중소기업에서 전체 인증기관으로 확대하고, 기관당 50만 원 상당의 도서를 지역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찾아가는 북콘서트와 독서경영 컨설팅, 북클럽 운영비 지원도 이어간다.
올해 대상은 한국수력원자력이 받는다. 한국수력원자력은 12년째 전 직원을 대상으로 독서교육 ‘북러닝’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전체 직원의 95%가 참여했다. 특히, 독서 기반 학습조직 ‘러너스’를 통해 책에서 얻은 지식을 현장의 문제 해결과 연결해 온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우수상에는 네패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청주복지재단, 콜마홀딩스, 테크빌교육 등 5곳이 선정됐다. 사례를 보면 독서경영의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네패스는 AI 기반 독서 모바일 앱을 통해 구성원의 독서 기록을 공유하고 독서습관 프로그램을 성과평가와 연계했다.
청주복지재단은 매일 아침 30분간 함께 책을 읽는 ‘굿모닝! 북모닝’을 운영한다. 콜마홀딩스는 2006년부터 독서학점제를 승진 평가에 반영해 왔고, 테크빌교육은 최고경영자가 직접 임원 독서토론을 이끈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처럼 저자 초청 강연을 지역 주민과 중소기업에 개방하는 사례도 있다. 조직 내부의 독서문화를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방식이다.
또 10년 이상 독서경영 인증을 유지한 제니스병원, 한국남부발전, 노원구청 등 11곳에는 공로패가 수여된다.
‘2026 독서경영 우수직장 인증·시상식’은 22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다. 우수사례 발표와 송길영 작가의 강연, 우수기관 시상이 진행된다.
문화체육관광부 최성희 콘텐츠산업정책관은 “독서경영 인증제를 통해 직장 내 책 읽는 문화 확산이 개인의 성장을 넘어 조직문화의 긍정적 변화와 소통 증진에 이바지한다는 점을 체감하는 기관이 많아지고 있다”라며, “문화체육관광부는 앞으로도 독서경영을 위한 현장의 노력이 지속되고, 독서경영이 더 많은 일터로 확산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방안을 찾아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독서경영이 주목받는 이유는 책을 몇 권 읽었는지보다 읽은 지식이 조직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보여 주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읽고 끝내는 독서는 개인의 성장에 머물 수 있지만, 독서토론과 학습조직을 통해 지식을 공유하고 실제 업무의 문제 해결로 이어지면 조직 전체의 학습역량으로 바뀔 수 있다.
AI가 정보를 빠르게 요약하고 찾아주는 시대일수록 무엇을 읽고, 어떻게 해석하며, 서로 다른 생각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가 중요해진다. ‘책 읽는 일터’의 경쟁력도 결국 독서량이 아니라, 읽은 것을 질문과 토론, 실행으로 바꾸는 능력에 달려 있다.
305곳이라는 숫자의 의미는 인증기관이 늘었다는 데만 있지 않다. 독서를 개인의 취미에서 조직의 학습문화로 바라보는 일터가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는 데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