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즈코리아 뉴스뉴스2026. 6. 24. 오후 1:33:17

기후위기 속 꿀벌 살리기, 다부처 공동 연구 워크숍 개최

생태계와 양봉산업 지키는 통합 연구 본격화 방제·진단 기술 고도화 기대, 농업 생산과 생태계 보전을 위한 협력 확대

최대식 기자
기후위기 속 꿀벌 살리기, 다부처 공동 연구 워크숍 개최
‘기상이변 대응 새로운 밀원수종 개발로 꿀벌 보호 및 생태계 보전’을 위한 다부처 공동 연구사업 성과관리 워크숍

농림축산검역본부(본부장 최정록)는 6월 22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열리는 ‘기상이변 대응 새로운 밀원수종 개발로 꿀벌 보호 및 생태계 보전’을 위한 다부처 공동 연구사업 성과관리 워크숍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꿀벌 질병 대응 연구 성과를 공유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동 연구에는 검역본부를 비롯해 국립농업과학원, 국립생물자원관, 국립산림과학원, 국립기상과학원 등 5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멀리 있는 추상적 경고가 아니다. 그것은 계절의 감각을 바꾸고, 작물의 생육 조건을 흔들며, 생태계의 가장 작은 연결고리부터 무너뜨리고 있다. 꿀벌도 그 한가운데에 있다. 꿀벌은 작고 조용한 곤충이지만, 농업과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전혀 작지 않다. 

전 세계 농업 생산의 약 30%가 꿀벌 같은 수분 매개체에 기대고 있다는 사실은 꿀벌의 위기가 곧 먹거리 체계와 농업의 지속 가능성, 생태계 건강의 위기와 직결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다부처 공동 연구사업 성과관리 워크숍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꿀벌 질병 대응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것은 그래서 단순한 연구 발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것은 기상이변 시대에 우리가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를 묻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번 워크숍의 배경에는 분명한 문제의식이 놓여 있다. 꿀벌은 전 세계 농업 생산의 약 30%를 담당하는 핵심 수분 매개체이지만, 최근 기후변화와 이상기온으로 질병과 해충 발생 양상이 달라지면서 양봉산업의 새로운 위협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단순히 양봉농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꿀벌이 줄어들거나 건강이 악화되면 농작물의 수정률이 떨어지고, 이는 생산량 감소와 품질 저하, 나아가 식량 체계의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꿀벌 보호는 생태 보전의 문제가 아니라, 농업의 존속과도 맞닿아 있는 과제다.

이에 따라 5개 기관은 2023년부터 2030년까지 8년간 총 484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꿀벌 보호 및 관리 기술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여러 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는 매우 중요하다. 

기후변화에 따른 꿀벌 위기는 하나의 부처나 한 분야의 지식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질병 진단은 검역과 수의학의 문제이고, 먹이 자원은 산림과 농업의 문제이며, 개화 예측은 기상과 연결되고, 생태계 전반의 변화는 생물다양성 연구와 맞물린다. 이번 공동 연구는 결국 꿀벌 문제를 단일한 곤충 질병 관리가 아니라, 기후·농업·산림·생물자원·검역이 함께 얽힌 복합 생태계 문제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워크숍 첫날인 22일에는 기관별 주요성과 발표가 진행됐다. 국립농업과학원은 이상기온 대응 꿀벌 스마트 관리, 건강한 봉군 유지를 위한 최적 영양 분석, 기후변화 대응 응애 및 말벌류 발생 특성과 디지털 관리 기술 개발 등에 관한 연구 내용을 공유했다. 이는 꿀벌 보호가 단순 방제 중심에서 벗어나, 사양 관리와 영양, 디지털 기반 예측과 대응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꿀벌의 생존은 병에 걸리지 않는 것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건강한 군집을 유지하기 위한 먹이와 환경, 해충 대응, 사육 관리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는 점에서, 이런 통합적 접근은 매우 필요하다.

이어 23일에는 검역본부가 중심이 돼 이상기온에 따른 작은벌집딱정벌레 감염증 국내 현황과 바로아응애 생활사·감수성 변화 조사, 행동 이상 증상 꿀벌 현장감별 유전자 진단법, 기후변화 및 중독물질 노출에 따른 꿀벌 대사체 비교 분석 연구 성과를 발표한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되는 연구는 바로아응애 감수성 변화 조사다. 바로아응애는 꿀벌 성충과 유충에 기생해 성장과 생존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 날개불구바이러스 같은 다양한 바이러스를 매개하는 대표적 해충이다. 

양봉농가에는 매우 익숙하면서도 큰 위협 중 하나다. 검역본부는 이상기온이 이 응애의 생활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방제 약제에 대한 감수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이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기후가 달라지면 해충의 번식 시기와 활동 양상, 방제 효과도 함께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와 같은 시기, 같은 방식의 방제가 더 이상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런 조사는 현장 양봉농가에 더 효과적인 방제 시기와 방법을 제시하는 실질적 자료가 될 수 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연구는 행동 이상 꿀벌을 현장에서 신속하게 감별할 수 있는 유전자 진단법 개발이다. 마비나 기는 증상 같은 행동 이상은 현장에서 먼저 발견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 원인을 빠르게 특정하지 못하면 대응 시기를 놓치기 쉽다. 

유전자 진단법이 현장 수준에서 활용 가능해지면 질병의 조기 발견과 확산 차단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는 꿀벌 질병 관리가 사후 대응에서 사전 진단과 조기 개입 중심으로 옮겨 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후변화와 환경 스트레스에 따른 꿀벌 대사체 비교 분석 역시 의미가 크다. 대사체 연구는 꿀벌의 몸 안에서 어떤 생리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파악하게 해 준다. 쉽게 말해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기후 스트레스나 중독물질 노출에 의해 내부 생리 상태가 어떻게 흔들리고 있는지를 더 정밀하게 읽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셈이다.

이는 앞으로 꿀벌 건강 상태를 단순한 외형 관찰이 아니라, 과학적 지표를 통해 평가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진전이다.

이와 함께 국립기상과학원은 밀원수 개화 예측과 예측 고도화, 통합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발표하고, 국립산림과학원은 꿀벌 보호를 위한 밀원자원 선발, 국립생물자원관은 화분매개곤충 인벤토리 구축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이는 꿀벌 보호가 단지 벌통 안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보여 준다. 꿀벌이 건강하게 살아가려면 병과 해충을 막는 것 못지않게, 꽃이 피는 시기를 예측하고 먹이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며, 주변 생태계를 함께 이해하는 일이 중요하다. 결국, 진정한 보호는 치료와 방제만이 아니라, 서식 환경과 먹이 기반까지 함께 살피는 데서 가능하다.

이번 워크숍은 이런 점에서 매우 상징적이다. 꿀벌 보호는 이제 단순한 양봉 기술 개선이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 농업과 생태계 전체를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가라는 문제와 연결된다.

꿀벌이 무너지면 꽃과 작물, 먹거리 생산과 생물다양성의 연결고리도 함께 흔들릴 수 있다. 반대로 꿀벌을 살리는 기술과 정책이 정교해질수록, 우리는 농업과 생태계의 회복력을 함께 높일 수 있다.

검역본부 최정록 본부장은 “기후변화는 꿀벌의 질병 발생 양상과 해충 분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며, “검역본부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진단·제어 기술 개발과 함께 관련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꿀벌 건강을 보호하고 양봉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라고 밝혔다.

핵심은 과학적 근거와 협력이다. 기후위기 시대의 문제는 복합적이기 때문에 감각적인 대응만으로는 부족하다. 정확한 진단, 정밀한 분석,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기술,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기관 간 협력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꿀벌을 살리는 일은 결국 한 종을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 우리가 어떤 농업과 어떤 생태계를 미래 세대에 남길 것인가를 묻는 일이다. 이번 워크숍은 그 답을 찾기 위한 중요한 점검으로 보인다.

최대식
최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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