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0-11-27(금)

산다는 것은 생명을 연소(燃燒)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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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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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지식인의 가장 큰 정신적인 덕이 무엇이냐. 자기의 인생을 성실하게 사는 것이다.

인생을 되는대로 사는 아무렇게나 사는 것이 가장 큰 정신적 악이라고 했다.”

 

안병욱, 『안병욱에세이11, 생의 푸른 초원에서』, 교육도서, 1988,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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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서부터 장준하, 안병욱, 김준엽

 

  

“현대 지식인의 가장 큰 정신적 범죄가 무엇이냐. 자기 인생에 대해서 불성실한 것이다.” 스페인의 철학자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Jose Ortega y Gasset)의 말입니다. 인생을 성실하게 산다는 것은 자기의 생을 사랑하고, 자기의 생명을 자신과 세계를 위해서 촛불처럼 연소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생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만 위한 생에만 연연하여 살지 않습니다. 그는 타자에게 빛이 되고 세계를 향해서는 등불을 밝히는 사람으로 살아갑니다. 그러므로 생에 대한 성실은 자기 생에 대해 정성을 다해 존재 가치를 드높일 뿐만 아니라, 타자와 세계에 대해서도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일입니다.

 

생은 자기의 생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타자의 생과 더불어 살아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생은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그렇게 가치를 발현하며 생명을 연소시키는 것입니다. 나를 다 바쳐 타자를 위해서 정성껏 시간을 들이고 헌신하는 삶은 인간에게 본질적으로 주어진 속성 때문입니다.

 

이런 의지와 의욕을 바탕으로 서로에게 헌신하며 의미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생명을 나누고 연소시키며 살아가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삶은 자신의 생의 의욕, 살려는 의욕인 동시에 이것은 타자의 의욕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삶이라는 것이 본질에서 서로 같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살려는 의욕, 곧 생은 자기가 몸 바칠 대상, 몸 바칠 곳이 어딘지를 찾아야 합니다. 자기의 생, 자기의 생명을 연소시킬 대상과 장소와 의미가 없는데, 연소시킨다면 무의미한 소진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그 누구도 이런 생을 살아서는 안 됩니다.

 

자신을 연소시키며 산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주위 사람들에게 빛을 주고 온기를 주어 온통 밝고 따뜻하게 한다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이에 이당은 “산다는 것은 강한 의욕을 갖는 것이다. 의욕이 없다는 것은 죽은 거나 다름이 없다. 생(生)의 의욕(意慾) 상실은 곧 생의 의미 상실이다. 의욕이 없는 인생은 의미가 없는 인생이다”라고 말합니다.

 

생의 약동, 생의 흐름과 지속은 모두에게 동일하게 부여된 것입니다. 그것을 거부하거나 깎아내려서는 안 됩니다. 이런 행태는 자신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생의 약동과 지속을 인정하기 위해 마음 밭을 잘 갈아야 합니다(心田耕作). 이를 위해서 끊임없이 배워야 합니다. 자연과 타자에게서 배워야 정신과 인격을 고매하게 가꾸어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될 때 산다는 것이 결국 자기의 길을 가는 것임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이로써 생명의 길, 진리의 길, 자유의 길, 책임과 결단의 길을 오롯이 갈 수 있게 됩니다. 한 번 주어진 길은 존귀하고 엄숙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를 묻고, 또 물으면서 다음과 같은 이당의 질문에도 답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산다는 것은 참을 찾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별을 노래하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자기에게 주어진 길을 가는 것이다. 참과 별과 길. 이것이 생에 대한 그 대답이었다. 가슴에 참을 지니고 별을 바라보며 나의 길을 가는 것, 그것이 보람 있게 사는 길이다.”

 

생의 보람과 참을 밝히고 자기의 생명을 별처럼 밝혀, 모두가 함께 가는 길에 빛이 되어 주는 생, 그것이 생의 약동이요, 생에의 의지요, 생철학적 삶을 몸으로 행동으로 이해하며 사는 것입니다.

 

안병욱, 『안병욱에세이11, 생의 푸른 초원에서』, 교육도서, 1988, p.27. pp.110~111,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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