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0-10-21(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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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초
    벌초 / 최병우 추석을 스무 여일 앞두곤 해마다 벌초를 한다.   어쩌다 조금 지나치면 불효하는 것 같아 마음 졸이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오늘 선산에 올라 보니 어느새 무성하게 자란 풀들이 우릴 향한 선조들의 걱정 같다.   문득, 머지않아 아랫자리에 새로 생겨날 봉분이 눈에 어리고 더욱더 본을 보일 생각 마음에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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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0-21
  • 컴퓨터 없는 생활에서 느낀 소회
    [타임즈코리아] 내가 사용하고 있던 컴퓨터가 자주 말썽을 부린지가 여러 달 되었다. 아들이 쓰던 것을 가져와 오래 써왔다. 그동안 바이러스 때문에 포맷도 여러 번 했다. 얼마 전부터는 커서가 꼼짝하지 않기도 하고 아예 사라져버리기도 했다. 정상적으로 컴퓨터를 끄지도 켜지도 못해 강제로 전원을 꺼야 할 때가 많았다. 그때마다 본체를 떼어서 여러 차례 컴퓨터 수리점에 맡겨야 했다. 컴퓨터 기사를 집에 불러 수리를 맡길 수도 있지만, 출장비를 주어야 하고 또 오래 기다려야 할 때도 있어서 내가 가지고 가서 수리하는 게 편했다. 처음에는 수리해 온 컴퓨터에 다시 케이블을 연결할 때는 전원 케이블, 인터넷 선, 그리고 모니터, 키보드, 프린터, 스피커 등 많은 선 들을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 몰라 쩔쩔맸었다. 하지만, 이제는 하도 여러 번 했더니 이력이 생겨 눈감고도 할 수가 있을 정도로 숙달이 되었다.   그러다가 추석을 며칠 앞둔 어느 날 컴퓨터로 글을 쓰고 있는데 또 갑자기 커서가 꼼짝을 않는다. 강제로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켰더니 한참 쓴 글이 다 날아가 버렸다. 다시 작업하다가 한 5분쯤 후에는 또 그런 현상이 반복되더니 결국은 켜지지도 않았다. 또 수리점에 가려고 케이블들을 떼어내는 것을 보던 아내는 이참에 아주 새것으로 바꾸는 게 어떠냐고 했다. 머리가 허연 사람이 컴퓨터를 들고 뛰어다니는 모습을 더는 보기 싫다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니 이젠 나도 툭하면 멈춰버리는 컴퓨터가 지겹다는 생각이 들어서 새것을 사기로 했다. 이렇다 보니 컴퓨터를 사려고 인터넷 쇼핑몰에도 들어갈 수 없어서 아들에게 연락했다. 아들은 얼마 후 컴퓨터를 주문했다고 연락을 했다. 마침 추석 때문에 택배가 많아서 연휴가 끝나야 배송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컴퓨터가 없으니 컴퓨터와 함께 시간만큼 여유가 생겼다. 그런데 매주 영어 공부를 하고 있기에 회원들과 이메일을 주고받아야 하는 데 문제가 발생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실에 컴퓨터를 좀 사용할 수 없겠느냐고 물으니 곤란하다고 한다. 읍사무소에 물어도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는 없다고 한다. 도서관에 연락해보니 컴퓨터를 이용하는 방은 있지만, 코로나19로 도서관 전체가 문을 닫았다는 것이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성당 교우에게 컴퓨터 좀 쓰자고 전화로 부탁하고 방문을 했다. 메일을 열어보니 며칠 동안 벌써 100여 통이 들어와 있었다. 우선 회원들에게 자료를 발송해주고 나서 문서를 열어보았으나 열리지 않았다. 해당 문서를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어서 열 수가 없었던 것이다.   궁리 끝에 복지관에라도 가서 이메일도 보내고 내가 맡은 한 페이지라도 번역작업을 하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안면이 있는 사회복지사에게 연락했더니 복지관에 와서 컴퓨터를 사용하라고 허락을 해주었다.   차로 30분을 달려 복지관에 갔더니 예전에는 그렇게 비좁던 주차장이 대부분 비어있어 적막감마저 들었다. 강의를 듣던 인문학반 컴퓨터에서 회원들에게 메일을 발송하고 나서 내가 공부할 자료를 열었는데 문제는 프린터가 없었다. 혹시나 하고 가지고 간 USB에 문서를 저장한 후 사회복지사에게 인쇄를 부탁했다. 급한 대로 내가 발표할 두 페이지를 번역하여 프린트하고 나니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이렇게 일 처리를 하고 보니 컴퓨터의 필요성을 실감하게 되었다. 마침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를 중계하고 있어서 결승이 끝날 때까지 열흘간은 TV를 보느라 거의 온종일 컴퓨터 없이도 무료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다른 때 같으면 아내의 눈치를 보느라 여러 시간 TV를 혼자서 차지하지 못했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 노래를 좋아하지도 않던 아내가 가수 김호중의 열성 팬이 되어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보는 데 푹 빠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는 동안 시간이 흘러 주문했던 컴퓨터가 도착해서 아들이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있다며 전화를 했다. 다음날 내 서재에는 새 컴퓨터가 놓였다. 이제 컴퓨터에서 문제가 발생할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기분도 상쾌해졌다. 우선 쌓여있는 200여 통의 이메일을 정리하고 난 후 다시 영어 공부에 매달렸다.   이제 컴퓨터는 생활 속에서, 없어서는 안 될 도구가 되어버렸다. 이메일 주고받기, 인터넷 쇼핑몰 이용, 인터넷 뱅킹, 인터넷 서핑 등 컴퓨터의 용도는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다. 이처럼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만큼 더 편리한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 시니어들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지식을 갖춤으로써 더욱더 편리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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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0-20
  • 교문
      교문 / 최병우   빗줄기 사이로 아이들을 기다리는 교문   조그만 우산들이 물 위에 뜬 연잎같이 종알종알 빗소리에 머리를 맞대고 모여든다.   둘러맨 책가방 안에선 미래를 품은 씨앗들이 움틀 준비를 하는데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에 눈을 비비며 얼른 교실에서 피어나길 기대하는 학교길   너와 나 우리들의 꿈과 사랑이 설렘 안고 소담스럽게 교문으로 몰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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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0-20
  • 조선왕실 영조 딸 화협옹주 화장품, 현대적으로 재탄생한다
      [타임즈코리아]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동영)은 한국전통문화대학교(총장 김영모), 코스맥스(주)(회장 이경수)와 함께 22일 오전 10시 국립고궁박물관 본관 강당에서 조선왕실 화협옹주 출토유물 연구를 기반으로 제작한 현대식 화장품을 공개하고, ‘전통화장품 재현과 전통 화장문화 콘텐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체결한다. 정부혁신의 하나인 이번 업무협약으로 세 기관은 앞으로 4년 간, ▲ ‘다양한 전통화장품 개발’, ▲ ‘전통 화장문화 관련 프로그램 개발’, ▲ ‘화장품과 콘텐츠의 활용·홍보’를 단계별로 진행할 계획이다. 세 기관은 업무협약식과 더불어 ▲ 화협옹주묘 출토화장품의 분석연구 결과를 반영해 현대적으로 제작한 화장품(크림제품과 입술보호제 등), ▲ 화협옹주의 화장품이 담겨있던 청화백자를 실용화해 제작한 화장품 용기들, ▲ 화협옹주 캐릭터를 함께 공개한다. 화협옹주(1733∼1752)는 조선 시대 영조의 딸이자 사도세자 친누이로, 20세에 홍역으로 사망하였다. 문화재청은 (재)고려문화재연구원과 함께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경기도 남양주시 삼패동 화협옹주묘를 발굴조사 하였고, 이 묘에서 옹주가 생전 사용했을 빗, 거울, 눈썹먹 등 여러 화장도구와 화장품, 화장품이 담겨있던 소형 도자기를 묶음으로 발견하였다. 이후 문화재청은 화협옹주묘 출토 화장품 유물 53건 93점을 보존처리·분석하여 재질과 성분을 확인하였고, 갈색고체 크림류(밀랍성분), 적색가루(황화수은), 백색가루(탄산납과 활석), 액체류(개미 확인) 등 8건의 화장품 내용물도 연구해 지난 2019년 국제학술대회와 특별전시를 통해 국민에게 공개하였다. 이번에 제작한 현대식 화장품은 유물분석·문헌조사를 통해 확인된 전통재료 성분(유해성분 제외)을 함유하고 있으며, 인체 적용실험을 거쳐 제작한 백색크림과 전통재료 성분을 포함한 파운데이션, 입술보호제 등이다. 또한, 화협옹주묘에서 출토된 청화백자 화장품 용기 10점의 크기와 형태를 수정하고 문양을 단순화시켜 실용성 있게 현대식으로 제작한 화장품 용기를 제작하였고, 기록으로만 남겨져 있던 ‘맑고 침착하고 효성이 깊은’ 화협옹주를 상상으로 구현한 캐릭터도 만들어서 공개했다. 앞으로도 세 기관은 추가 연구를 통해 다양한 화장품과 화장품 관련 문화 콘텐츠 등을 제작할 계획이며, 화장품은 올해 말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학교기업에서 ‘프린세스 화협, Princess Hwahyup’이라는 상품명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민·관·학이 함께 협력하는 이번 업무협약으로 조선왕실 화협옹주가 사용했던 화장품 유물을 전통화장품과 문화 상품으로 개발하여 우리나라 전통의 가치를 재창출하고 문화유산 산업을 진흥시키는데 이바지할 계획이다. 또한, 화장품 업계에 전통문화를 기반한 새로운 한류 성장 동력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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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9-22
  • 잘 못 배달된 생일 케이크 소동
    [타임즈코리아] 며칠 전 아내에게 배달된 생일 케이크를 맛있게 먹으며 행복에 젖었다. 그런데 이 케이크가 배달되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과 거기에서 얻은 교훈을 말해보려고 한다.   일요일 아침 8시도 안 된 이른 아침에 어디선가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혹시 010-xxx-xxxx번인가요? 네 맞는데 누구세요? 택배가 우리 집으로 잘못 배달되었는데 수신인으로 이 전화번호가 쓰여 있어서요.”   “거기가 어디신데요? ○○○동 1204호인데요. 그럼 요셉씨 아니세요? 아 대모님이시구나.”   우리가 전에 살던 같은 단지의 아파트를 사서 사는 사람들이 세례를 받게 되었다고 우리 부부에게 대부, 대모를 서달라고 부탁해서 그 인연으로 가깝게 지내는 대자네 집에서 온 전화였다.   택배 물건을 가지고 내려와 그 집 아파트 1층에서 기다리라고 했다고 아내가 외출할 준비를 한다. 하지만 팔에 힘이 없어 조금만 무거워도 물건을 들지 못하는 아내여서 내가 다녀오겠다고 나섰다.   조금 전 창밖에 비가 심하게 내리는 것을 보았기에 자동차 키를 가지고 주차장에 내려가 보니 비는 그친 상태였다. 하지만, 무거운 물건일 수도 있고 차로 가는 것이 빠를 것 같아 그대로 차에 올랐다.   그 집 동 앞에 도착해서 아무리 찾아봐도 기다리는 사람은 없었다. 아직 안 내려왔나? 대자 집에 전화를 해 보았으나 안 받는다. 휴대폰으로 해도 안 받는다.   마침 누군가 들어가느라고 1층 문이 열리기에 얼른 따라 들어가 1204호로 올라가서 벨을 눌렀으나 응답이 없다. 황당한 생각이 들어 다시 내려와 잘 못 왔나 살펴보아도 우리가 전에 살던 동이 틀림없다. 점점 머리가 복잡해진다. 이런 경우를 요즘 흔히 ‘멘붕’이라고 하던가?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곰곰 생각해보니 물건을 가지고 내려와 기다리다가 도중에 만나면 주려고 우리 집 쪽으로 천천히 걸어서 갔는지도 모른다. 걸어서 가면 차를 타고 온 나와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 다시 차를 타고 우리 집 쪽으로 왔다. 그러나 보이질 않는다.   다시 차를 돌려 그 집 앞으로 갔으나 아무도 없다. 하도 이상하여 다시 대자에게 전화를 했더니 이번에는 다행히 받았다.   내려와서 한 얘기는 대략 이런 것이었다. 대녀가 아침에 미사를 가려고 문을 열었더니 모르는 택배가 와 있어서 대자에게 안에다 들여놓으라고 하고 성당에 갔다.   잘못 배달된 상자를 보니 냉장 보관 하라고 쓰여 있어서 빨리 전해주어야 하는데 자세히 보았더니 수신인 전화번호가 쓰여 있어서 전화했다는 것이다.   내려와 기다려도 안 오셔서 도중에 만나서 드리려고 우리 집 쪽으로 가다 보니 만나지도 못한 것이다. 우리 동에 도착했는데 휴대폰을 깜박 잊고 나와서 연락을 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휴대폰을 가지러 자기 집으로 막 올라갔던 참이라고 했다.   아내와 나의 생일은 공교롭게도 일주일 차이가 난다. 그래서 해마다 아이들이 나의 생일에 아내의 생일과 겸해서 기념하곤 한다. 이렇다 보니 엄마 생일에는 늘 케이크가 없이 지내게 된다고 딸이 케이크를 사 보낸 것이다.   딸이 주문할 때 수첩에 지우지 않고 있던 옛날 집 주소로 보낸 것이 소동의 원인이었다. 이렇게 그날 아침 한바탕 소동을 피우기는 했지만, 아내와 웃으면서 딸이 보낸 케이크를 맛있게 먹었다.   시니어 여러분, 문밖에 나갈 때는 가능하면 휴대폰을 가지고 나갑시다. 요즘은 휴대폰은 잠시도 떼어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명심합시다.   잠시의 실수야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만약 그렇지 않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시대적 흐름을 거부하기보다는 유연하게 수용하여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하루라도 더 산 사람들이 보여주어야 할 모범이고 지혜로운 태도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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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
    2020-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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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초
    벌초 / 최병우 추석을 스무 여일 앞두곤 해마다 벌초를 한다.   어쩌다 조금 지나치면 불효하는 것 같아 마음 졸이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오늘 선산에 올라 보니 어느새 무성하게 자란 풀들이 우릴 향한 선조들의 걱정 같다.   문득, 머지않아 아랫자리에 새로 생겨날 봉분이 눈에 어리고 더욱더 본을 보일 생각 마음에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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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0-21
  • 컴퓨터 없는 생활에서 느낀 소회
    [타임즈코리아] 내가 사용하고 있던 컴퓨터가 자주 말썽을 부린지가 여러 달 되었다. 아들이 쓰던 것을 가져와 오래 써왔다. 그동안 바이러스 때문에 포맷도 여러 번 했다. 얼마 전부터는 커서가 꼼짝하지 않기도 하고 아예 사라져버리기도 했다. 정상적으로 컴퓨터를 끄지도 켜지도 못해 강제로 전원을 꺼야 할 때가 많았다. 그때마다 본체를 떼어서 여러 차례 컴퓨터 수리점에 맡겨야 했다. 컴퓨터 기사를 집에 불러 수리를 맡길 수도 있지만, 출장비를 주어야 하고 또 오래 기다려야 할 때도 있어서 내가 가지고 가서 수리하는 게 편했다. 처음에는 수리해 온 컴퓨터에 다시 케이블을 연결할 때는 전원 케이블, 인터넷 선, 그리고 모니터, 키보드, 프린터, 스피커 등 많은 선 들을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 몰라 쩔쩔맸었다. 하지만, 이제는 하도 여러 번 했더니 이력이 생겨 눈감고도 할 수가 있을 정도로 숙달이 되었다.   그러다가 추석을 며칠 앞둔 어느 날 컴퓨터로 글을 쓰고 있는데 또 갑자기 커서가 꼼짝을 않는다. 강제로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켰더니 한참 쓴 글이 다 날아가 버렸다. 다시 작업하다가 한 5분쯤 후에는 또 그런 현상이 반복되더니 결국은 켜지지도 않았다. 또 수리점에 가려고 케이블들을 떼어내는 것을 보던 아내는 이참에 아주 새것으로 바꾸는 게 어떠냐고 했다. 머리가 허연 사람이 컴퓨터를 들고 뛰어다니는 모습을 더는 보기 싫다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니 이젠 나도 툭하면 멈춰버리는 컴퓨터가 지겹다는 생각이 들어서 새것을 사기로 했다. 이렇다 보니 컴퓨터를 사려고 인터넷 쇼핑몰에도 들어갈 수 없어서 아들에게 연락했다. 아들은 얼마 후 컴퓨터를 주문했다고 연락을 했다. 마침 추석 때문에 택배가 많아서 연휴가 끝나야 배송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컴퓨터가 없으니 컴퓨터와 함께 시간만큼 여유가 생겼다. 그런데 매주 영어 공부를 하고 있기에 회원들과 이메일을 주고받아야 하는 데 문제가 발생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실에 컴퓨터를 좀 사용할 수 없겠느냐고 물으니 곤란하다고 한다. 읍사무소에 물어도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는 없다고 한다. 도서관에 연락해보니 컴퓨터를 이용하는 방은 있지만, 코로나19로 도서관 전체가 문을 닫았다는 것이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성당 교우에게 컴퓨터 좀 쓰자고 전화로 부탁하고 방문을 했다. 메일을 열어보니 며칠 동안 벌써 100여 통이 들어와 있었다. 우선 회원들에게 자료를 발송해주고 나서 문서를 열어보았으나 열리지 않았다. 해당 문서를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어서 열 수가 없었던 것이다.   궁리 끝에 복지관에라도 가서 이메일도 보내고 내가 맡은 한 페이지라도 번역작업을 하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안면이 있는 사회복지사에게 연락했더니 복지관에 와서 컴퓨터를 사용하라고 허락을 해주었다.   차로 30분을 달려 복지관에 갔더니 예전에는 그렇게 비좁던 주차장이 대부분 비어있어 적막감마저 들었다. 강의를 듣던 인문학반 컴퓨터에서 회원들에게 메일을 발송하고 나서 내가 공부할 자료를 열었는데 문제는 프린터가 없었다. 혹시나 하고 가지고 간 USB에 문서를 저장한 후 사회복지사에게 인쇄를 부탁했다. 급한 대로 내가 발표할 두 페이지를 번역하여 프린트하고 나니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이렇게 일 처리를 하고 보니 컴퓨터의 필요성을 실감하게 되었다. 마침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를 중계하고 있어서 결승이 끝날 때까지 열흘간은 TV를 보느라 거의 온종일 컴퓨터 없이도 무료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다른 때 같으면 아내의 눈치를 보느라 여러 시간 TV를 혼자서 차지하지 못했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 노래를 좋아하지도 않던 아내가 가수 김호중의 열성 팬이 되어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보는 데 푹 빠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는 동안 시간이 흘러 주문했던 컴퓨터가 도착해서 아들이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있다며 전화를 했다. 다음날 내 서재에는 새 컴퓨터가 놓였다. 이제 컴퓨터에서 문제가 발생할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기분도 상쾌해졌다. 우선 쌓여있는 200여 통의 이메일을 정리하고 난 후 다시 영어 공부에 매달렸다.   이제 컴퓨터는 생활 속에서, 없어서는 안 될 도구가 되어버렸다. 이메일 주고받기, 인터넷 쇼핑몰 이용, 인터넷 뱅킹, 인터넷 서핑 등 컴퓨터의 용도는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다. 이처럼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만큼 더 편리한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 시니어들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지식을 갖춤으로써 더욱더 편리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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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0-20
  • 교문
      교문 / 최병우   빗줄기 사이로 아이들을 기다리는 교문   조그만 우산들이 물 위에 뜬 연잎같이 종알종알 빗소리에 머리를 맞대고 모여든다.   둘러맨 책가방 안에선 미래를 품은 씨앗들이 움틀 준비를 하는데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에 눈을 비비며 얼른 교실에서 피어나길 기대하는 학교길   너와 나 우리들의 꿈과 사랑이 설렘 안고 소담스럽게 교문으로 몰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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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0-20
  • 조선왕실 영조 딸 화협옹주 화장품, 현대적으로 재탄생한다
      [타임즈코리아]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동영)은 한국전통문화대학교(총장 김영모), 코스맥스(주)(회장 이경수)와 함께 22일 오전 10시 국립고궁박물관 본관 강당에서 조선왕실 화협옹주 출토유물 연구를 기반으로 제작한 현대식 화장품을 공개하고, ‘전통화장품 재현과 전통 화장문화 콘텐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체결한다. 정부혁신의 하나인 이번 업무협약으로 세 기관은 앞으로 4년 간, ▲ ‘다양한 전통화장품 개발’, ▲ ‘전통 화장문화 관련 프로그램 개발’, ▲ ‘화장품과 콘텐츠의 활용·홍보’를 단계별로 진행할 계획이다. 세 기관은 업무협약식과 더불어 ▲ 화협옹주묘 출토화장품의 분석연구 결과를 반영해 현대적으로 제작한 화장품(크림제품과 입술보호제 등), ▲ 화협옹주의 화장품이 담겨있던 청화백자를 실용화해 제작한 화장품 용기들, ▲ 화협옹주 캐릭터를 함께 공개한다. 화협옹주(1733∼1752)는 조선 시대 영조의 딸이자 사도세자 친누이로, 20세에 홍역으로 사망하였다. 문화재청은 (재)고려문화재연구원과 함께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경기도 남양주시 삼패동 화협옹주묘를 발굴조사 하였고, 이 묘에서 옹주가 생전 사용했을 빗, 거울, 눈썹먹 등 여러 화장도구와 화장품, 화장품이 담겨있던 소형 도자기를 묶음으로 발견하였다. 이후 문화재청은 화협옹주묘 출토 화장품 유물 53건 93점을 보존처리·분석하여 재질과 성분을 확인하였고, 갈색고체 크림류(밀랍성분), 적색가루(황화수은), 백색가루(탄산납과 활석), 액체류(개미 확인) 등 8건의 화장품 내용물도 연구해 지난 2019년 국제학술대회와 특별전시를 통해 국민에게 공개하였다. 이번에 제작한 현대식 화장품은 유물분석·문헌조사를 통해 확인된 전통재료 성분(유해성분 제외)을 함유하고 있으며, 인체 적용실험을 거쳐 제작한 백색크림과 전통재료 성분을 포함한 파운데이션, 입술보호제 등이다. 또한, 화협옹주묘에서 출토된 청화백자 화장품 용기 10점의 크기와 형태를 수정하고 문양을 단순화시켜 실용성 있게 현대식으로 제작한 화장품 용기를 제작하였고, 기록으로만 남겨져 있던 ‘맑고 침착하고 효성이 깊은’ 화협옹주를 상상으로 구현한 캐릭터도 만들어서 공개했다. 앞으로도 세 기관은 추가 연구를 통해 다양한 화장품과 화장품 관련 문화 콘텐츠 등을 제작할 계획이며, 화장품은 올해 말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학교기업에서 ‘프린세스 화협, Princess Hwahyup’이라는 상품명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민·관·학이 함께 협력하는 이번 업무협약으로 조선왕실 화협옹주가 사용했던 화장품 유물을 전통화장품과 문화 상품으로 개발하여 우리나라 전통의 가치를 재창출하고 문화유산 산업을 진흥시키는데 이바지할 계획이다. 또한, 화장품 업계에 전통문화를 기반한 새로운 한류 성장 동력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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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9-22
  • 잘 못 배달된 생일 케이크 소동
    [타임즈코리아] 며칠 전 아내에게 배달된 생일 케이크를 맛있게 먹으며 행복에 젖었다. 그런데 이 케이크가 배달되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과 거기에서 얻은 교훈을 말해보려고 한다.   일요일 아침 8시도 안 된 이른 아침에 어디선가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혹시 010-xxx-xxxx번인가요? 네 맞는데 누구세요? 택배가 우리 집으로 잘못 배달되었는데 수신인으로 이 전화번호가 쓰여 있어서요.”   “거기가 어디신데요? ○○○동 1204호인데요. 그럼 요셉씨 아니세요? 아 대모님이시구나.”   우리가 전에 살던 같은 단지의 아파트를 사서 사는 사람들이 세례를 받게 되었다고 우리 부부에게 대부, 대모를 서달라고 부탁해서 그 인연으로 가깝게 지내는 대자네 집에서 온 전화였다.   택배 물건을 가지고 내려와 그 집 아파트 1층에서 기다리라고 했다고 아내가 외출할 준비를 한다. 하지만 팔에 힘이 없어 조금만 무거워도 물건을 들지 못하는 아내여서 내가 다녀오겠다고 나섰다.   조금 전 창밖에 비가 심하게 내리는 것을 보았기에 자동차 키를 가지고 주차장에 내려가 보니 비는 그친 상태였다. 하지만, 무거운 물건일 수도 있고 차로 가는 것이 빠를 것 같아 그대로 차에 올랐다.   그 집 동 앞에 도착해서 아무리 찾아봐도 기다리는 사람은 없었다. 아직 안 내려왔나? 대자 집에 전화를 해 보았으나 안 받는다. 휴대폰으로 해도 안 받는다.   마침 누군가 들어가느라고 1층 문이 열리기에 얼른 따라 들어가 1204호로 올라가서 벨을 눌렀으나 응답이 없다. 황당한 생각이 들어 다시 내려와 잘 못 왔나 살펴보아도 우리가 전에 살던 동이 틀림없다. 점점 머리가 복잡해진다. 이런 경우를 요즘 흔히 ‘멘붕’이라고 하던가?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곰곰 생각해보니 물건을 가지고 내려와 기다리다가 도중에 만나면 주려고 우리 집 쪽으로 천천히 걸어서 갔는지도 모른다. 걸어서 가면 차를 타고 온 나와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 다시 차를 타고 우리 집 쪽으로 왔다. 그러나 보이질 않는다.   다시 차를 돌려 그 집 앞으로 갔으나 아무도 없다. 하도 이상하여 다시 대자에게 전화를 했더니 이번에는 다행히 받았다.   내려와서 한 얘기는 대략 이런 것이었다. 대녀가 아침에 미사를 가려고 문을 열었더니 모르는 택배가 와 있어서 대자에게 안에다 들여놓으라고 하고 성당에 갔다.   잘못 배달된 상자를 보니 냉장 보관 하라고 쓰여 있어서 빨리 전해주어야 하는데 자세히 보았더니 수신인 전화번호가 쓰여 있어서 전화했다는 것이다.   내려와 기다려도 안 오셔서 도중에 만나서 드리려고 우리 집 쪽으로 가다 보니 만나지도 못한 것이다. 우리 동에 도착했는데 휴대폰을 깜박 잊고 나와서 연락을 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휴대폰을 가지러 자기 집으로 막 올라갔던 참이라고 했다.   아내와 나의 생일은 공교롭게도 일주일 차이가 난다. 그래서 해마다 아이들이 나의 생일에 아내의 생일과 겸해서 기념하곤 한다. 이렇다 보니 엄마 생일에는 늘 케이크가 없이 지내게 된다고 딸이 케이크를 사 보낸 것이다.   딸이 주문할 때 수첩에 지우지 않고 있던 옛날 집 주소로 보낸 것이 소동의 원인이었다. 이렇게 그날 아침 한바탕 소동을 피우기는 했지만, 아내와 웃으면서 딸이 보낸 케이크를 맛있게 먹었다.   시니어 여러분, 문밖에 나갈 때는 가능하면 휴대폰을 가지고 나갑시다. 요즘은 휴대폰은 잠시도 떼어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명심합시다.   잠시의 실수야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만약 그렇지 않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시대적 흐름을 거부하기보다는 유연하게 수용하여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하루라도 더 산 사람들이 보여주어야 할 모범이고 지혜로운 태도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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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8-24
  • 연과 얼레
      연과 얼레 / 최병우   우정의 실로 서로의 손을 붙잡고 하늘과 땅에서 함께 나누는 속삭임   이어진 연과 얼레 오래전부터 우리는 질긴 실로 맺어진 친구 높은 곳 무서워하는 날 대신 해 네가 하늘에 올랐고 그런 널 위해 난 실을 감고 풀었지.   네가 세상 바라본 안목 혼자 힘이 아니라 우리의 우정 어여삐 여긴 너그러운 바람이 준 것이니   이렇게 얻은 지혜를 어느 겨울밤 착한 마을에 소복소복 순결하게 내려주어 다음 해 풍년들게 하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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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7-27
  • 어떻게 살 것인가
      [타임즈코리아] 오늘도 나는 새벽 일찍 일어나 컴퓨터를 켜고 밤사이에 들어온 메일을 들여다보았다. 늘 그렇듯이 20여 개가 들어와 있었다. 제목을 보고 몇 개만 남겨놓고 특별히 관심이 가지 않는 메일들은 삭제했다. 그리고 남겨진 메일을 하나씩 열어 보았다.   그중에서 친구가 보낸 “나를 되돌아보는 글”이라는 메일을 읽어보니 가슴에 와 닿는 내용이었다. 대략 이런 줄거리였다.   프랑스 명문대학에 유학하여서 공부한 어느 중국인 학생의 이야기였다. 그는 유학 생활을 시작하고 버스를 타고 학교에 다녔다. 그런데 버스 요금 지급은 자율적으로 티켓을 체크하는 기기에 넣었다가 빼는 방식이었다.   가난한 유학생이었던 그는 좀 가책을 느끼기는 했지만, 아예 티켓을 사지 않고 버스를 타고 다녔다.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파리에 있는 여러 다국적 기업에 지원했다.   그러나 이력서를 접수할 때는 환영하던 회사들이 얼마 후 모두 불합격 통보를 하는 것이었다. 하도 답답해서 마지막으로 지원한 회사의 인사담당자를 찾아가서 왜 중국인을 차별하느냐고 따졌다.   그 직원은 당신은 중국에 진출하려는 우리 회사에 딱 맞는 인재지만, 한 가지 결격사유가 있어서 불합격으로 처리했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버스 티켓을 사지 않고 승차한 것으로 3번이나 벌금을 물었던 신용카드 조회 결과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한 번이라면 이해할 수 있었겠으나 세 번 정도면 규칙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증거이니 채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 글을 읽으며 젊었을 때 자주 유럽으로 출장을 갔던 일이 생각났다. 나도 독일에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지하철이 없는 소도시에서는 주말에 시내에 나갈 때는 버스를 타야 했다.   티켓을 사서 버스에 오르면 체크하는 기기에 넣어 날짜와 시간을 기록하게 되어 있었다. 티켓을 검사하는 사람은 없었다. 따라서 티켓을 사지 않고 이용하더라도 별문제가 없으리라는 유혹을 받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어쩌다 나타나는 검표원에게 발각되면 나라 망신까지 시킨다는 생각에 공짜로 버스를 이용하는 일은 해보지 못했다. 관광으로 방문한 아시아계 학생들이 티켓 없이 버스를 탔다가 30배나 벌금을 물었다는 얘기도 들었다.   우리는 어쩌다 “이것쯤 어긴다고 큰일이야 나겠나?” 하는 유혹과 마주치기도 한다. 그러나 똑똑한 것이 도덕성을 완성하는 것이 아니다. 도덕성을 외치고 가르치는 지식의 소유자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곧 도덕성과 비례한다고 말하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 누가 자신을 장담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하루 세 끼를 먹는 것처럼, 아니 매 순간 호흡을 해야 하는 것처럼, 자신을 돌아보고 더욱더 바람직하게 변화해 나가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겸손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또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자세로 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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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7-14
  • 여름 한 낮
      여름 한 낮 / 최병우   고춧잎은 수양버들처럼 늘어지고 바삐 날던 새도 지쳐 눈을 붙이니 마당에 어미개도 헐떡이다 못해 잠이 든 여름날 한 낮 아침부터 울던 매미 소리마저 끊겼다.   길게 드러누운 한적한 길에서는 신기루가 전설처럼 기어오르고 미루나무는 바람 한 점 없는 길가에 온종일 버티고 서서 누굴 기다리는지   건너편 참외밭 원두막에는 노란 참외의 달콤한 향기에 취해 잠든 농부의 얼굴에서 지친 여름이 가을로 물들어 가는 중인데   한 줄기 바람이 지나며 전해주는 한 겨울 이야기가 달콤한 사랑처럼 가슴에 젖어들면 어느새 마음에는 그 옛날의 눈이 하염없이 쏟아져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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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7-06
  • 사랑하는 복순 씨
        여보! 당신과 헤어진 지 15일이 흘러가는구려. 여보! 나와 함께 한 시간이 그렇게 괴로웠나요.   나는 당신을 보낼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당신이 아파서 몸부림칠 때 내가 대신 그 아픔을 나눌 순 없을까? 목 놓아 부르짖어도 보았소.   집안에는 아내의 숨결과 채취로 일렁이고 “여보! 노치원 다녀왔어요.”라며 당신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 같소.   집안에 흐르는 적막함은 당신이 집에 없다는 또 다른 표현인데 그것이 영영 해소될 리 없으니 나는 허망함의 수렁 속에서 헤매는 것 같소.   조금이나마 당신과 더 가까운 곳으로 가보려고 옥상에 올라가서 내가 그토록 미웠느냐고 이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겠느냐고 소리쳤는데 당신은 아무 대답이 없더구려.   아니, 당신의 너른 품과 환한 미소가 나를 온전히 품어 안아주었지요. 다만, 이 땅의 언어와 천국의 언어가 달라서 들리지만 않았을 뿐이지요.   여보! 이제 난 당신께 눈물 대신 기쁨을 드리려 하오. 나와 당신의 아픔과 소망을 꽃으로 피워 당신께 드리려고 하오.   사랑하는 아들 며느리, 딸과 사위, 당신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다던 손자 손녀들 모두 잘 가꾸어 보려고 하오.   내 말 잘 들으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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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6-22
  • 건들팔십 호수길 단상
    [타임즈코리아] 코로나19로 지구촌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데 이로 인해 사람들의 활동이 크게 줄어들면서 미세먼지는 그만큼 줄어들었다.   우리가 어렸을 때, 그러니까 70여 년 전에는 거의 오염이 없는 시절이었다. 도심에서 그때와 같은 하늘을 볼 수는 없겠지만, 오늘은 날씨도 좋고 하늘도 맑다. 이참에 산책을 나섰다.       봉담읍사무소 옆 호수공원에는 연잎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정담을 나누고 있다. 내가 오는 것을 눈치챘는지 어서 오라고 손짓을 하는 것 같다. 벌써 꽃을 피운 연꽃들은 서로 자태를 뽐내듯 환한 미소를 머금었다.   벌써 오월이 가고 유월도 닷새나 지나가고 있다. 그리고 또 하얀 연꽃이 호수를 가득 채울 팔월이 올 게다. 어렸을 때 동네 어르신들이 하던 말이 생각난다.   음력 오월을 깐깐오월이라고 했다. 해가 길어서 온종일 일하는 것이 지루해서 그랬던 모양이다. 이에 비하면 음력 유월은 쉽게 지나간다고 하여 미끈유월이라고 했다.     그리고 음력 칠월은 어정거리다 보면 휙 지나가 버린다는 의미로 어정칠월이라고 했다. 음력 팔월에는 두 가지 별칭이 붙어 있다. 하나는 동동거리며 바쁘게 사는 달이라는 뜻으로 동동팔월이라고 했고, 다른 하나는 건들 불어오는 바람처럼 슬그머니 지나간다고 해서 건들팔월이라고도 했다.   우리 조상들의 재치와 지혜가 번뜩이는 말이 아닌가. 그러고 보니 이 비유는 나이와도 어울리는 것 같다. ‘깐깐오십’, ‘미끈육십’, ‘어정칠십’, ‘건들팔십’ 이런 생각을 하며 걷다가 보니 어느새 호수 한 바퀴를 다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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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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