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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변호인’에 등장한 불온서적 ‘역사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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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3.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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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재각광받는 E. H. 카의 검증된 고전 출간 
역사에 대한 고민은 국민 모두의 것임을 알게 해주다
 
20131230122700_3137852771.jpg▲ 오랜 고전이자 검증된 명저 E.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가 영화 변호인으로 인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사진제공 - 스마트북
오랜 고전이자 검증된 명저 E.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가 영화 ‘변호인’으로 인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영화에서 이 책은 중요한 모티브로 사용된다.

이 책에 대해 변호사 송우석은 영국 외교부를 통해 그들의 공식입장을 전달받는다. 영국 외교부는 ‘E. H. 카를 영국을 대표하는 외교관이자 영국이 자랑스러워하는 학자로 생각하며 대한민국의 많은 국민들도 ‘역사란 무엇인가’를 읽어 보기를 바란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은 개인과 사회는 양립된 것이 아니라 상호 의존한다는 사실, 그래서 개인이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라는 사실, 그 개개인의 행렬이 모여 역사의 과정을 움직인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카의 삶은 부조리의 광풍이 몰아친 20세기 초를 관통하였다. 그렇기에 더더욱 현상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사회의 산물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사건을 해석하는 역사가의 관점은 무엇인가를 중요하게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와 같이 편협한 사고와 허위에 경도되지 않기 위해,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고 진실에 도달하기 위해 카는 각고의 노력을 했다. 이 책은 열린 마음으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예리하게 분석함으로써 그 상황을 극복하는 힘을 갖도록 한다. 그런데 이 책이 우리나라에서는 불온서적으로 취급되던 시절이 있었다. 1981년 부림 사건에서는 ‘역사란 무엇인가’를 나라를 전복하기 위한 빨갱이들의 사상서로 조작하였다.

송우석이 최후 변론에서 “국가란 무엇입니까?”를 외치는 장면은 혼란의 소용돌이를 살아 내고 있는 지금의 우리들에게 역사적 사실이란 무엇을 뜻하는지, 역사 해석의 관점이란 어떠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게 만든다. 카가 책에서 여러 차례 예로 들었듯이, 역사란 과거를 규명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역사란 과거에 대한 (역사가의) 시각이 현재의 제반 문제에 대한 통찰에 의해 빛을 받을 때에만 올바로 씌어지는 것’이며, 그것을 통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기폭제가 된다.

이 책은 또한 자신이 사는 시대에 관심을 갖고 역사를 올바로 판단하는 것은 현재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마땅한 의무라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개개인의 분명한 역사 인식이 지금의 위태로운 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만들지를 결정하는 거대한 밑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카의 명저를 통해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참 의미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가는 하나의 개인들이 모인 국민에 의해 이루어지며, 역사란 개인의 의식이 모여 쌓임으로써 형성된다. 그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대한 성숙한 의식이 국가의 색깔, 국가의 나아가는 방향이 되는 것이다. ‘변호인’을 통해 ‘역사란 무엇인가’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그럼으로써 이 시대를 곰곰이 생각해 볼 여지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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