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은 90을 넘기는 수를 누리셨습니다. 다른 사람이 뒤따를 수 없는 큰 업적을 남기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생애를 사셨습니다. 선생보다 더 보람 있는 인생을 살 수는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아마 우리는 고향의 선배 스승이셨던 도산 선생의 뒤를 떠날 수 없는 운명이었던 것 같습니다. 선생은 도산의 정신이 곧 진정한 애국심임을 가르치고 실천하는 데 모든 정성을 기울였습니다. 너무 수고가 크셨습니다.
안병욱 선생은 항상 “우리나라에는 많은 종교인들이 있고 고등 교육기관도 수없이 많아졌는데, 어째서 사회악은 증대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탄식을 하셨습니다. 철학도로 태어나 교육을 담당하고 있으나, 한국적 가치관과 인륜적 민족의식을 주지 못해 죄송하다는 고백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제자들을 키워 조국의 장래를 위한 기초를 닦는 데 일생의 정열을 쏟았습니다. 정신적 굶주림을 치유하기 위해 많은 저서를 남겼습니다. 최선을 다해주신 선생에게 감사와 위로를 드리고 싶은 것이 저희들의 심정입니다.
김형석 연세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