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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아퀴나스가 말하는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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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2.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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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지성의 진리는 불변적(immutabilis)
우리의 지성의 진리는 가변적(mutabilis)

▲ 하나님은 영원하신 분이고 지성 자체이자 영원한 지성이다. 따라서 그가 가진 진리는 영원하다. 진리 자체이자 지성 자체이신 분은 영원하기 때문이다. 진리가 영원하다, 불변하다는 말을 하는 것은 하나님의 사유, 하나님의 지성이 영원하다는 것을 인정할 때 가능한 말이다.



성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 1224/1225?-1274)는 도미니코 수도회 수사 신부로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바탕으로 중세 스콜라 신학과 철학을 완성시켰다. 이성과 신앙을 조화시키려고 하였던 그는 방대한 『신학대전』(Summa Theologiae) 등을 저술함으로써 철학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그의 저작들을 통해서 진리 인식과 선에 대한 논증을 살펴보면, 먼저 “좋은 지성(bonum intellectum)을 갖는 사람을 선인(bonus homo)이라 하지 않고 착한 의지(bonam voluntatem)를 갖는 사람을 선인이라 한다.”고 말한다.

지성은 다른 말로 하면 사고나 사유와도 통하는 개념이다. 다시 말하면 사고나 사유를 한다고 해서 선한 사람이 된다는 말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선이란 인간 의지의 문제이지 지성과는 별개라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지성(사고)에 의해서 파악된 선이 인간의 의지를 움직이게 하기 때문이다. 다만 지성만 갖고 있다고 해서 선한 사람이 된다는 것이 아니다. 본래 “하나님만이 홀로 본질에 의해 선하”기 때문에 “하나님을 그 본질에 의해 보는 사람의 의지는 필연적으로 하나님께 밀착”하여 선한 의지를 갖고 선한 행동을 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선은 욕구(appetitus)가 지향하는 것을 명명하는 것과 같이 진리는 지성이 지향하는 것을 명명하는 것이다.” 사고하는 인간의 지성은 진리를 지향한다. 그 “진리는 근원적으로(principaliter) 지성 안에(in intellectu) 있고 부차적으로는(secundario) 사물 안에(in rebus) 있는데 그것은 사물들이 근원적으로서의(ut pricipium) 지성과 관련되는 데 따른 것이다.”

따라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지성(intellectus, 사고)과 사물(rei, 존재)의 일치(합치, conforimitas)가 진리”라고 말한다. “지성이 사물에 대해 파악하는 형상이 있는 것 같이(sicut est forma) 그렇게(ita) 사물이 실제로 있는 것으로 판단할 때 지성은 처음으로(prima) 진(리)을 인식하며 진(리)을 말한다.” 동시에 “지성은 사물이 무엇이다(quod quid est)라는 본질을 인식함으로써 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인간의 사유(사고), 즉 지성은 사물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파악하고 그 진리를 인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성의 완성은 인식된 것으로서의 진이다.”(perfectio intellectus est verum et cognitum)

토마스 아퀴나스는 “진은 인식과 관계되고 선은 욕구와 관계되는 것이니 진이 개념상으로 선에 선행한다.”고 말함으로써 진리가 선보다 앞선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인식이 욕구에 본성적으로 선행”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나님 자신은 자기 존재이며 인식하는 것 [자체]이다.”(ipse est suum esse et intelligere) 따라서 “하나님 자신 안에서 진리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 자신은 최고이며 첫 진리 자체라는(quod ipse sit ipsa summa et prima) 귀결이 된다... 하나님은 자기의 단순한 인식에 의해(secundum suam simplicem intelligentiam) 모든 것에 대해 판단하고 복합적인 모든 것을 인식한다. 이렇게 하나님 지성 안에는 진리가 있다.”  “어떤 지성과 영원한 지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떤 진리도 영원한 것으로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지성만은 영원하기 때문에 오직 하나님 안에서만 진리는 영원성을 갖는다... 하나님의 지성의 진리는 하나님 자신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지성의 진리는 불변적(immutabilis)이다. 우리의 지성의 진리는 가변적, 즉 변하는 것(mutabilis)이다.”

하나님은 영원하신 분이고 지성 자체이자 영원한 지성이다. 따라서 그가 가진 진리는 영원하다. 진리 자체이자 지성 자체이신 분은 영원하기 때문이다. 진리가 영원하다, 불변하다는 말을 하는 것은 하나님의 사유, 하나님의 지성이 영원하다는 것을 인정할 때 가능한 말이다.
 
진리는 하나님, 즉 초월적 존재 안에 있다. 초월자(무한자)만이 인식하는 주체이자 진리 자체가 된다. 가변적이고 불완전한 인간의 지성이 진리를 인식하고 그것만이 절대라고 주장하는 것은 초월적 존재를 절대가 아닌 상대로 전락하게 만든다. 그리스도인이든 비그리스도인이든 사유를 통한 진리 인식과 진리 언표에 대해서 겸손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김대식 박사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 강사, 종교문화연구원 연구위원, 타임즈코리아 편집자문위원. 저서로는 『환경문제와 그리스도교 영성』, 『함석헌의 종교인식과 생태철학』, 『생각과 실천』(공저), 『영성, 우매한 세계에 대한 저항』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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