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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정서를 기쁨으로 승화해 내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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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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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을 기쁨으로 승화해내는 즐거움, 만남을 향한 그리움과 아쉬움의 협주, 이것은 때로 환희가 될 수도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향기와 색깔을 지니고 있다. 이것을 일컬어 그 사람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것 때문에 각자에게서 묻어나는 매력이 있는 것이리라. 시인은 시를 통해 이것을 발산하고, 미술가는 미술 활동으로 자신을 나타내고 원하는 메시지를 표출하는 것이다.
 
누구나 가지는 각자의 독창성과 함께 민족과 시대, 나고 자란 지역에서 터득된 사고, 정서, 전통은 피할 수 없는 요소들이다. 때론 이런 익숙한 것으로부터의 이탈을 통해 본질적 자아로의 여행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에서 또 다른 세계에 대한 발견과 깨달음을 얻게 되고, 새로운 작품세계도 열려지게 될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독립적이고 싶어 하면서도 외로움을 호소한다. 진정한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통은 언어만으로는 불완전하다. 느낌, 사상, 시선, 몸짓 이런 모든 요소들이 어우러져야 소통이 일어난다. 소통 가운데 소통이 갈증 난다면, 과감한 단절을 통해 진정한 소통의 회복을 이루어낼 수도 있다.
 
외부와의 소통에만 매달리다가 정작 자신과의 소통이 단절된 사람이라면, 더욱더 형식적 소통과의 단절이 필요하다. 본질적인 나와의 만남, 이것이야말로 그리움이 아닐까? 그리움은 그리움으로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이 그리움을 기쁨으로 승화해내는 즐거움, 만남을 향한 그리움과 아쉬움의 협주, 이것은 때로 환희가 될 수도 있다.
 
오늘 형식과 복잡한 얽힘에서의 탈출을 꿈꾸는 이들을 향해 살며시 마음의 손을 내미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막연한 그리움을 가슴에 품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라면, 박금순 작가를 통해 그 해답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IMG_5720.jpg▲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 박금순 작가
박요섭-작가의 길로 들어선 계기라면 어떤 것인가요?
 
박금순-어렸을 때, 아버님이 붓글씨를 많이 쓰셨습니다. 많이 보고 듣는 것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것은 인지상정이겠지요. 그런데 바쁘게 살다가보니 서예를 잊고 지냈습니다. 사람에게는 수구초심이 늘 잠재해 있는 것처럼 아버지에 대한 추억과 서예는 제 마음 한편에 늘 숨겨져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를 돌아보며 제 자신의 시간을 갖고 싶었을 때, 선뜩 하고 싶었던 것이 서예였던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는 어렵더라고요. 한자공부 끝이 없고요. 그러나 어쩌면 이런 것들이 꾸준히 정진하게 되는 동기를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박요섭-작품 활동에 대해 가족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금순-붓을 잡기를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붓글씨 쓰는 것을 보고, 손주 녀석이 붓을 가지고 놀더라고요.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말씀드렸듯이 이런 것들이 분명히 정서적으로도 영향을 끼친다고 봅니다. 서예는 마음의 수련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묵향과 더불어 모든 것을 지우고, 털어내게도 됩니다. 그리고 하얀 종이에 새롭게 한 자 한 자 써내려가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을 창출합니다. 이런 것들이 가족들에게 상당히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봅니다. 다들 좋아하고 격려해줍니다.
 
2.jpg▲ 박금순 작가의 작품
 
박요섭-작품 활동 하시면서 느끼는 보람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박금순-지금까지 출품한 작품들이 모두 입선하게 되었습니다. 낙선도 소중한 경험입니다만 입선되었을 때는 과일 나무에 열매가 탐스럽게 익어가는 것을 바라보는 농부의 심정처럼 마음이 좋습니다. 70세가 되는 해에는 개인전을 열려고 합니다. 사람마다 이런 저런 결실들이 있겠지만, 제게는 자녀들이 주는 기쁨과 함께 보너스로 작품이라는 수확도 있으니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봅니다.
 
박요섭-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어떤 것인가요?
 
박금순-처음 출품한 작품이 입선 되었을 때, 나도 하면 되는구나 생각이 들어서 기뻤습니다. 벌써 15년 전 일입니다. 그때의 기쁨은 지금도 뿌듯하게 해줍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누누에게나 처음이라는 기억은 참 소중하고, 신선한 것입니다. 신영복 작가의 ‘처음처럼’이라는 작품도 있듯이, 그런 마음을 지속한다면 늘 겸손하게 열심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주로 봄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쓰고 있습니다. 사계절 가운데에서도 봄은 약동하는 기운, 피어나는 기쁨이 가득해서 참 좋습니다.
 
박요섭-작품에서의 본인만의 특징이라면 어떤 것인가요?
 
박금순-보통 먹물을 사서 씁니다만, 저는 먹을 갈면서 마음을 가다듭니다. 그럴 때 집중이 일어나고 작품의 구상도 정리가 됩니다. 때로는 번뜩이는 영감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먹을 갈아서 쓰는 것이 반드시 좋다, 나쁘다는 것을 떠나서 저만의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예라는 의미에도 들어 있듯이 먹을 갈면서 예를 갖추고, 정갈한 마음으로 하얀 종이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붓에다 먹과 함께 제 마음을 담아 백색의 세상에 약속과 소망을 옮겨 놓습니다. 저는 서예도 하지만 한지공예도 합니다. 한지공예를 통해 배우는 가운데, 나누어 주기도 합니다. 이런 계기가 나눔과 소통을 더욱더 활발하게 만들어 줍니다.
 
3.jpg▲ 박금순 작가의 작품
 
박요섭-작가생활을 하면서 가장 소중히 여기시는 것이라면 어떤 것인가요?
 
박금순-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에 와서 사람들을 만나고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모든 인간관계가 다 그렇듯이 소통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소통에는 언어적인 것만 있지 않습니다. 느낌, 감정, 활동, 격려, 공감 이런 것들이 협주가 되어야 합니다. 특히 작가들은 일정부분 독특한 개성들이 강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것들이 조화를 이루어야 아름다운 울림을 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박요섭-추천하고 싶은 작가들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박금순-유명한 분들도 많지만 소박한 아름다움 속에 더 진한 감동과 울림이 있다고 봅니다. 제가 다니는 서실에서 추사체를 함께 쓰고 연구하시는 분들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87세나 되시는 분도 계신데, 그분의 글씨 쓰시는 모습은 그 자체로 감동이고 예술입니다. 77세의 이상범 작가님은 작품에 대한 열정이 이 가을 불타는 단풍처럼 아름답습니다.
 
박요섭-삶의 좌우명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박금순-거짓 없이 늘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이것은 곧 성실함이고 심신의 건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마음은 자신의 활력을 통해 주변에 용기와 희망을 줍니다. 진심은 사랑이라고 봅니다. 이기겠다는 경쟁에서 발생하는 탐욕이 아니라, 함께 가겠다는 동행의 마음, 저는 이것이 참된 마음, 감사의 마음, 성실한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4.jpg▲ 박금순 작가의 작품
 
박요섭-타임즈 코리아 버추얼 갤러리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세요.
 
박금순-너무나 좋은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족하지만 인터뷰와 함께, 작품 활동이며 예술과 삶에 대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행복합니다. 이것이 지금 여기에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것도 참 좋습니다. 터미널을 통해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듯이 이런 공간을 통해 새로운 세계로 떠난다는 것이 설렙니다. 이런 새로운 여행길에서 만나게 되는 여러분들과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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