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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사용에서 주의할 점과 대응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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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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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코리아] 며칠 전 새로 들어온 이메일을 정리하고 있었다. 하루에도 수십 통씩 도착하는 이메일은 그중에서 읽어볼 필요가 있는 것들을 제외하고는 일단 삭제하고 남은 것들을 시간 나는 대로 읽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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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 한 SNS에 ‘친구 요청’이 있다는 메일이 와있었다. 그 SNS에서 보내주는 이메일 가운데 모르는 사람에게서 오는 요청이 많아 보통은 삭제해버리고 만다. 그런데 Jennifer라는 사람으로부터 요청이 왔다. 외국인이 요청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은 경우라서 열어 보았다. 나의 SNS 계정에 들어와 내가 쓴 글들에 ‘좋아요’ 표시를 여러 번 해 놓았다.

 

계정에 들어가서 둘러보니 귀엽게 생긴 아가씨다. 군복을 입고 동료들과 찍은 사진도 여러 장 보였는데 아마 여군인 모양이다. 그런데 며칠 후 메시지가 와있어 열어보니 ‘제발 좀 친구로 추가해주세요’라고 한글로 쓰여 있었다. 친구 요청을 거절한 경우가 많았지만 이렇게까지 다시 요청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그래서 까짓것 별일이야 생기겠나 싶어 ‘친구 요청’을 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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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에 이메일을 열어보니 내 SNS 계정에 메시지가 와 있었다. 자기는 시리아에 있는 미국 군인인데 반갑다고 인사를 보낸 것이었다. 나도 반갑다고 간단하게 메시지를 남겼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이메일을 열었는데 별도의 메신저로 보낸 메시지가 와 있었다. 열어보니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대화를 주고받게 되었는데 자기는 한국계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났다고 했다. 그런데 7살 때 교통사고로 부모를 한꺼번에 잃었지만, 씩씩하게 자라서 군인이 되어 지금 시리아에서 정보통신 업무를 맡고 있다고 했다. 나는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린 나이에 커다란 시련을 겪어서 힘들었겠지만 씩씩한 군인이 되었다니 장하다고 대답해 주었다.

 

나는 시리아라면 한밤중 일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몇 시쯤 되었느냐고 물었더니 새벽 2시라고 했다. 그래서 밤이 늦었으니 다음에 얘기하고 어서 가서 자라고 말했다. 그런데 야간 근무 중이라 괜찮다고 했다. 전화로 목소리를 듣고 싶다고 전화번호를 묻는다. 가르쳐 주었다.

 

잠시 후에 전화가 울려서 받았더니 연결하는 소리가 나기는 했지만, 통화는 안 되었다. 잠시 후에 메시지가 왔다. 군사시설이라서 보안 때문에 통화가 어렵다고 하면서 ○○톡을 하느냐고 물었다. 물론이라고 했더니 ○○톡 아이디를 묻는 것이었다. ○○톡은 아이디가 없이 그냥 이름으로 등록이 되었는데 아이디라니? 그래서 아이디는 없다고 하니 잠시 후에 자기 아이디를 알려주며 친구추가를 부탁했다.

 

우여곡절 끝에 ○○톡 연결이 되었다. ○○톡으로 “얼굴도 보고 목소리도 듣고 싶었지만, 보안상의 이유로 통화할 수 없습니다"라고 알려주었다.

 

그러면서 점차 본론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SNS 프로필을 보고 가장 믿을만한 사람으로 당신을 선택했다. 자기는 자살폭탄 공격이 심한 이곳에서 군에서 퇴직하여 민간인으로 살고 싶다. 얼마 후 한국으로 돌아가 사촌들과 조부모님도 찾아 정착하여 살고 싶다. 자기를 좀 도와 달라”는 요지의 부탁이었다. 나는 시골에 사는 노인이라서 도움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갈수록 다음과 같은 놀라운 요지의 말을 늘어놓는다. 수색 중에 큰돈을 발견했다. 아마 저항군들의 군자금인 것 같다. 아무도 모르게 이것을 네 명이 나누기로 했는데 자기 몫은 5백만 달러쯤 된다. 달러가 가득 들어 있는 철제상자와 전투 현장의 사진들도 보냈다.

 

“한국 정착자금으로 사용할 이 돈 상자를 화물로 보낼 터이니 보관을 부탁한다. 자기는 물건이 도착한 2주 후에 한국에 입국하겠다. 액수의 30%를 수고비로 드리겠다. 주소를 알려 달라.”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돈도 싫고 조용하게 살고 싶은 노인이다.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지만 다른 사람을 찾아봐라”라고 했다. 그랬더니 “제발 도와 달라. 당신이 자기를 도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라고 매달린다.

 

나는 아침에 아내와 공원에서 조깅한 후 시장에 들려오기로 한 터라 더는 붙들고 있을 수도 없어 그냥 ○○톡을 끝내고 외출 준비를 했다.

 

어린이날 손자들을 데리고 아들 내외가 왔을 때 그런 해프닝이 있었다고 얘기를 하며 ○○톡을 보여주었다. 아들은 이런 사건은 이미 몇 년 전부터 가끔 있었던 일이라고 말하며 낯선 메시지는 무시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말했다.

 

SNS에 프로필을 노출하다가 보니, 편리함도 있지만, 범죄에 악용될 소지도 없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과도한 사생활이나 개인정보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무리 SNS가 편리하고 관계를 통해 존재의 힘을 과시하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그 폐해에 대해서는 철저히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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