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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전태일 열사 훈장 추서, ‘노동존중 사회’로 가겠다는 상징적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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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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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코리아] 1970년 11월13일, 전태일 열사는 근로기준법전과 함께 자신의 몸을 불에 태웠다.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치면서다.

그날 청계천 앞에선, ‘하루 16시간이 아니라 14시간만 일하게 해 달라, 일요일에는 쉬게 해 달라’는 노동자들의 요구가 담긴 플래카드가 경찰과 고용주 측에 의해 찢겨지고 밟혀졌다.

그날, 22살의 전태일 열사가 세상을 떠나면서 어머니 이소선 여사에게 남긴 말은 “내가 못 다 이룬 일 어머니가 이뤄주세요”였다.

50년이 흘렀다. 12일 문재인 대통령은 전태일 열사에게 최고훈장인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했다. 훈장 추서식 후 문 대통령은 전태일 열사의 유족인 전태삼 씨(첫째 동생), 전순옥 씨(둘째 동생), 전태리 씨(셋째 동생), 전태일 열사의 친구이자 ‘삼동친목회’ 동지 최종인 씨, 이승철 씨, 임현재 씨, 김영문 씨,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과 환담을 나눴다.

▲ 문 대통령 : 오늘 전태일 열사에게 드린 훈장은 ‘노동존중 사회’로 가겠다는 정부 의지의 상징적 표현입니다. 50년 걸렸습니다. 50년이 지난 늦은 추서이긴 하지만 우리 정부에서 전태일 열사와 이소선 어머니께 훈장(지난 6.10 기념식 때 모란장)을 드릴 수 있어 보람으로 생각합니다. 전태일 열사는 근로기준법을 독학하다가 어려운 국한문혼용체에 한탄하며 ‘나에게 근로기준법을 가르쳐 줄 대학생 친구 한 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늘 안타깝게 생각했습니다.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1970년에 저는 고3이었습니다. 노동운동과 노동자들의 어려운 처지에 대해 처음으로 눈을 뜨고 인식하는 계기가 됐고, 나중에 노동변호사가 됐습니다.


저는 전태일 열사의 부활을 현실과 역사 속에서 느낍니다.
군사정권에서 끊어졌던 노동운동이 전태일 열사를 통해 되살아났습니다. 전태일 열사가 했던 주장이 하나하나 실현되고 있습니다. 하루 14시간-주 80시간 노동이 연 1,900시간 노동으로, 하루라도 쉬게 해 달라는 외침이 주 5일제로, ‘시다공’의 저임금 호소가 최저임금제로 실현됐습니다. 노동존중사회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고, 발걸음은 더디지만, 우리의 의지는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삼동친목회’ 동지들은 환담에서 전태일 열사의 50년 전 분신항거 장면을 떠올리며 열사를 회고했다.

▲ 최종인 씨 : 태일이는 가장 정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정의롭게 일하던 친구들의 리더였습니다. 그날 평화시장 국민은행 옆에서 태일이가 불덩어리가 됐을 때 옆에 있었습니다. 근로기준법에 불을 붙이며 태일이가 외쳤습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쓰러진 태일이의 불을 점퍼로 급히 껐습니다. 그때 쓰러졌던 태일이가...다시 벌떡 일어나 외쳤습니다. ‘친구들아, 싸워다오!’
하지만 우린 어떻게 할 줄 몰랐습니다. 오늘까지 50년이 지났고, 우리들은 70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전태일기념관 하나가 꿈이었는데, 지난해 청계천상가에 세워졌습니다. (오늘 훈장 추서까지 더해)감격스럽습니다.

▲ 김영문 씨 : 50년 전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마라’고 한 태일이의 말이 다시 생각납니다. (오늘 훈장 추서가) 감개무량합니다. 대통령님과 함께 친구 전태일을 얘기할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 이승철 씨 : 태일이가 참 보고 싶습니다. 분신항거 50년을 맞아 (훈장 추서가)너무 벅찹니다. 태일이를 지금 만나면 ‘너는 어떻게 받아들이냐’고 물어보고 싶습니다.

▲ 임현재 씨 : 이 훈장은 후대들이 노동존중 사회가 가치 있는 사회임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전태일 열사의 유족들도 “국민들이 잊지 않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대통령의 노동존중이 없었다면 새로운 노동의 역사를 쓴 이런 날은 오지 않았을 것” 이라며 훈장 추서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수호 이사장은 “2016년 추운 겨울 촛불을 들었던 의미와 힘을 대통령께 위임해드렸다”면서 “촛불정부가 노동중심사회를 위해 앞장서 주셔서 고맙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고 한 전태일은 지금 뭐라고 얘기할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이 “전태일 열사는 ‘아직 멀었다’고 하시겠지요”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노동존중 사회로 가야겠다는 의지는 분명하다. 아까 전태일 열사의 부활을 얘기했는데, 분신 후 수없이 많은 전태일이 살아났다. 노동존중 사회에 반드시 도달할 것이라는 의지를 갖고, 수많은 전태일과 함께 나아가겠다”고 밝히면서 환담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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