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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며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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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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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며느리 / 최병우

 

직장 생활로 부모님과 떨어져 살던 우리 부부였다.

그러나 늘 부모님과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만은 한결같았다.

농번기가 되어, 아내는 일손을 거들러 시댁으로 향했다.

 

어린아이를 등에 업고, 기차와 버스를 갈아타고,

종종걸음으로 어슴푸레한 저녁쯤에 시댁에 도착했다.

오느라고 고생했다고, 위로하며 손자를 앉고 흡족해하시는

시부모님을 보니, 친정 부모님이나 다름없이 고맙고 따스했다.

 

보리 벤 후 콩 심고, 모내기에 누에치기,

눈코 뜰 새 없는 시댁 식구들 밥 짓고, 새참 해 나르느라

새색시는 신랑 생각할 겨를조차도 없이 종일토록 바빴다.

 

처음 만들어보는 칼국수와 씨름하느라고

식사 시간에 늦을 판이어서 당황하여 어쩔 줄 모르는데

슬쩍 들어오신 시어머니 능숙하게 처리해주셨다.

친정어머니나 다름없는 마음 쓰심에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어느덧 급한 일들 끝나가니, 그제야 남편 생각하게 되고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인데, 시어머니 장롱 속 깊이 넣어 두신

삼만 원을 쥐여주시며 보약 해 먹으라고 하셨다.

 

시댁 와서 겪었던 이런저런 사연들을

남편에게 정답게 풀어 놓을 생각 하며 출발해서 가는 동안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했던지 새색시 가슴엔 분홍빛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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