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 / 최병우
추석을
스무 여일 앞두곤
해마다 벌초를 한다.
어쩌다 조금 지나치면
불효하는 것 같아
마음 졸이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오늘 선산에 올라 보니
어느새 무성하게 자란 풀들이
우릴 향한 선조들의 걱정 같다.
문득, 머지않아 아랫자리에
새로 생겨날 봉분이 눈에 어리고
더욱더 본을 보일 생각 마음에 되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