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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美)는 인간에게 하나의 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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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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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는 영원의 기쁨이라고 영국의 시인 키이츠는 노래했다.

인간에게 풍성한 미의 세계가 부여되어 있다는 것은 얼마나 고맙고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

미는 인간에 있어서 하나의 구원이다.

(…) 인간이 지니는 보람과 가치의 세계에서 가장 귀하고 다시없이 소중한 것의 하나가 미의 세계요, 아름다움의 왕국이다.”

 

안병욱, 『安秉煜에세이6, 철학노트』, 교육도서, 1988, p.58.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것은 가슴속에서 나온다.

인생이 깊은 것은 심장의 산물이다. 인생의 가장 성실한 것은 가슴속에서 피어난다.

(…) 가슴은 하나님의 출장소다. 가슴은 인생의 지성소다.”

 

안병욱, 『安秉煜에세이7, 아름다운 창조』, 교육도서, 1988,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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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당의 미학은 다채미(多彩美)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美)란 단적으로 아름다움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 아름다움은 풍성하고 섬세하고 미묘합니다. 이당은 미를 “신비의 여신이요, 황홀과 도취의 어머니요, 기쁨과 만족의 샘이다”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미는 자연, 예술, 인간의 표정과 육체의 정신, 품성 등에서 뿜어져 나옵니다.

 

자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한마디로 장엄합니다. 위대하고 웅장합니다. 감격을 불러일으킵니다. 장엄하고 웅장함에서 풍기는 미를 느끼게 합니다.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콘체르토를 좋아했던 이당은, 그 음악가로부터 우아미, 섬세미를 느꼈다고 합니다. 그리스의 미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통해 이상적인 미의 원형을 발견하고, 조화와 균형을 최고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이당은 인간이 지닌 정신의 미, 성격의 미, 인품의 미를 외형의 미, 용모의 미보다 높게 쳤습니다. 이는 성격을 닦고 인품을 기르고 심전을 풍성하게 가꾸는 데서 풍기는 향기입니다. 겉모습을 다듬고 외형의 미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애쓰는 것만으로는 정신의 미, 인품의 미까지 달라지지 않습니다.

 

칸트에 따르면 미는 쾌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이 쾌감은 무관심한 만족, 곧 직접적 이해관계나 실제적 목적에서 떠난 순수한 만족감입니다. 미에는 욕망이나 욕구가 개입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 자체가 순수한 만족감이고 즐거움입니다. 그래서 칸트는 미를 목적 없이 목적에 적합한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미는 순수한 쾌감이자 정신적 만족감입니다. 미를 통해서 인간은 정신적 구원의 경지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른바 “미는 종교 아닌 종교”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미는 내가 나를 잊어버리게 하는 세계입니다. 해탈 아닌 해탈의 세계입니다.

 

이당은 여성에게서는 우미(優美, grace; Anmut), 남성에게서는 위엄미(威嚴美; dignitas)가 풍기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우미의 극치는 정신의 미와 관능의 미가 조화를 이룰 때 완성됩니다. 그러나 미는 생명적이고 건강하고 영속적인 데서 드러납니다. 숭고미는 엄청나게 크고 무한한 힘을 지닌 대상에게서 인간이 경험하게 되는 미적 감정입니다. 밤하늘, 망망대해, 험산 준령을 바라볼 때는 압도감을 느낍니다. 숭고함은 영원과 무한의 상징입니다. 우미는 조화와 균형, 숭고미(sublime; Erhabene)는 조화와 균형을 깬 미를 가리킵니다. 비극의 미(비참의 미, 혹은 비장미)라고 하는 것은 숭고의 감정이 고뇌나 비극과 결부될 때 느끼는 미적 감정입니다. 니체는 아폴론적인 예술과 디오니소스적인 예술을 구분하였습니다. 아폴론은 태양과 광명의 신으로서 정적이고 합리적인 미의 표현인 건축에 의한 조형예술의 상징이고, 디오니소스는 술과 도취의 신으로서 음악과 무용에 의한 동적이고 격정적, 비합리주의적 미를 나타냅니다.

 

이당이 미에 관해서 기술한 내용을 일별해 보았습니다만, 그는 미를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미는) 인간의 영원한 기쁨이요 행복한 도취요 순수한 만족의 쾌감이요 인생의 가장 흐뭇한 보람이요, 목적이요, 가치다.” 따라서 미는 생명적이어야 합니다. 다양함 속에서의 통일성, 질서 가운데에서 나타나는 조화로움, 그리고 균형감 있는 생의 충일감(充溢感)을 드러내는 표현이어야 합니다. 미는 생명에 건강과 기쁨을 주어야 합니다. 생을 저해하거나 손상하는 미, 혹은 생을 피곤케 하는 미는 참된 미가 아닙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당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건강하고 건전한 미의식을 가지고 생명에 기쁨을 주는 미를 탐구하고 창조해야 할 것입니다.

 

안병욱, 『安秉煜에세이6, 철학노트』, 교육도서, 1988, pp.5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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