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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가 펼치는 ‘장애 인지적 정책 조례’와 존 롤스의 정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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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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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코리아] 춘천시(시장 이재수)가 9월 1일 ‘장애 인지적 정책 조례’를 제정했다. 이로써 춘천시는 모든 정책 입안에서 ‘장애 인지적 정책’을 의무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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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인지적 정책 조례’란 무엇인가. 모든 정책의 수립과정과 시행에서 장애인의 참여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의도하지 않은 차별을 사전에 방지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조례안에 따르면 춘천시가 주관하고 시행하는 모든 정책은 물론, 행사나 프로그램까지도 포함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시장이 추진하는 사업에서도 이를 적용하여 장애인의 권익에 소홀함이 없게 할 계획이다.

 

춘천시는 이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꼼꼼하게 준비했다. 7월 27일에는 시청 중회의실에서 ‘장애 인지적 정책 조례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도 열었다.

 

이 토론회에는 김지숙 춘천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위원장, 박영림 춘천시 장애인복지위원회 부위원장, 정종화 한국복지경영학회 회장, 이일세 교수(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등이 참여해 ‘장애 인지적 정책 조례’ 제정에 대한 적합성 및 정책 방향을 위해 논의했다.

 

춘천시의 이 같은 노력으로 얻어진 ‘장애 인지적 정책 조례’ 제정과 시행은 사회적 약자를 더욱더 꼼꼼하게 챙기며 시민을 섬기는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정책은 하버드대학교에서 교수를 지냈고, 평등적 자유주의를 옹호한 정치철학자 존 롤스(John Rawls)가 주장한 정의론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롤스가 말하는 정의란 어떤 것인가? 롤스는 내용에서보다는 공정한 절차에 따른 합의에서 정의를 찾고자 한다.

 

이 절차를 보장하기 위한 장치가 바로 원초적 입장(original position)이라는 것이다. 무지의 베일(veil of ignorance)에 따른 절차적 합의를 이야기한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내가 무엇이 될지, 어디에서, 어떤 형편으로 태어나서 살게 될지를 전혀 모른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다만,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에는 관심을 두지만,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이해와 관련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차등의 원칙과 기회균등의 원칙이다.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롤스는 모든 사람에게 이득이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불평등을 인정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불평등이라면 이것은 정의라는 것이다. 최소 수혜자(사회적 약자, the least advantaged)에게 최대의 이익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롤스는 약육강식처럼 승자가 독식하는, 최대 수혜자가 모든 이익을 흡수하는 사회구조를 반대했다. 사회적·경제적으로 불평등한 상황을 극복하려면 최소 수혜자에게 최대 이익이 돌아가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정의롭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것은 기회균등과 차등의 원칙을 이익의 극대화나 효율의 원칙보다 더 우위에 두어야 가능해진다. 롤스는 “진리가 사상체계의 으뜸 덕목이라면 정의는 사회제도의 으뜸 덕목이다”라고 말했다.

 

인간 사회에서 제아무리 좋은 이론, 좋은 제도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진리라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보다 더 나은 인간의 삶의 질 향상과 더욱더 정의롭고 아름다운 사회 건설에 필요하다면 무엇이라도 과감하게 고쳐야 한다.

 

춘천시가 제정하고 시행하는 ‘장애 인지적 정책 조례’가 전국으로 번져나가며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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