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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해외 기술 유출 범죄 역대 최다 검거
    [타임즈코리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안보수사국)에서는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해외 기술 유출 범죄 근절을 위하여 총력 대응한 결과, 2024년 해외 기술 유출 사건을 27건 검거하는 등 국가수사본부 출범 이후 가장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라고 밝혔다. 경찰청에서는 그간 시도경찰청 대상 관내 기업·산업단지 등 지역 특성에 따른 수사팀별 전담기술 지정 및 수사관들의 적극적 외근 활동을 독려하는 등 해외 기술 유출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 왔다. 그 결과, 2023년 해외 기술 유출 검거 건수가 전년 대비 증가(12→22건)한 데 이어 2024년에도 27건을 검거했는데, 특히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국가핵심기술 해외 유출 사건은 11건을 검거, 이는 국가수사본부 출범 후 최다 수치에 해당한다. 또한, 전체 기술 유출 사건 중 해외 유출 사건이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20% 이상을 차지했는데, 이는 계속 증가 추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24년에는 피의자가 국가핵심기술을 유출하고 받은 급여·체류비용 등을 특정하여 기소 전 추징보전하는 등 범죄수익 환수에 집중한 결과 8개 사건에서 65억여 원 상당이 인용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경찰청에서는 우리나라 핵심 기술의 해외 유출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해외 기술 유출 단속 강화, 기반시설 확보 및 제도 개선, 관계기관 협력 강화, 피해 신고 활성화를 핵심 과제로 지정해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도경찰청 전담 수사팀의 첩보 수집, 기술 보호 설명회 등 외근 활동 및 디지털포렌식, 범죄수익 환수 등 전문교육을 강화하고, 기술 유출 분야 위장수사 도입 검토 등 제도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할 계획이며, 범정부 기술 유출 합동 대응단, 인터폴 등 국내외 관계기관과 지속 협력을 통해 기술 보호 정책을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다. 안보수사국 관계자는 “첨단화·조직화하는 해외 기술 유출 범죄의 근절을 위해 전담 수사관 증원 및 전문교육을 하고, 무엇보다 중기부·산업부 등 관계기관들과 힘을 합쳐 범정부적 대응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기술 유출 피해를 입었거나, 의심 사례를 목격했다면 국번 없이 ‘113’ 또는 경찰청 누리집에 개설된 ‘온라인 113 신고센터’로 신고하거나, 시도경찰청 산업기술보호수사팀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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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3-14
  • 소병훈 의원,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방지법’ 국회 본회의 통과!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경기 광주시갑)     [타임즈코리아]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경기 광주시갑)이 대표 발의한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방지법('마약류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개정안 통과로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을 사전에 예방하고, 청소년 및 환자의 안전 보호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행법에 따르면, 마약류취급의료업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마약 또는 항정신성의약품을 기재한 처방전을 발급하는 경우, 환자의 투약내역을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오남용 우려가 없는 경우’로 판단하면 확인 의무가 면제되도록 규정되어 있어, 마약류취급의료업자가 임의로 확인을 생략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소 의원은 제도적 허점을 개선하고자 ‘오남용 우려가 없는 경우’ 문구를 삭제하고, 긴급한 상황이 아닌 경우 환자의 투약내역을 반드시 확인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또한, 현재 ‘펜타닐’에만 투약 내역 확인이 적용되지만 향후 대상 성분과 제형이 확대될 가능성을 고려해, 암 환자의 통증 완화 등 이에 준하는 환자에 대해서는 예외를 적용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실질적인 의료용 마약류 관리 강화를 이루면서도 필요한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가 제공될 수 있도록 고려한 조치다. 한편, 2023년 의료용 마약류 처방 환자는 1,991만 명으로, 국민 2.56명당 1명꼴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한, 펜타닐 의료 쇼핑 등 논란과 함께 마약류 사범으로 적발된 10대 청소년도 1,066명으로 2022년 294명 대비 262% 급증해, 마약류 오남용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병훈 의원은 “지난해 법안 발의부터 국정감사, 언론보도, 예산 확보까지 ‘마약류 오남용’ 전반에 걸쳐 제도를 개선하고 국민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힘써왔다”라며, “마약 중독은 선제적 예방이 중요한 만큼, 지속적으로 관련 의정활동을 펼쳐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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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3-13
  • 농촌진흥청, 치즈 숙성용 간편 포장 필름 개발
    현장 방문     [타임즈코리아] 농촌진흥청은 숙성치즈를 생산, 관리하는 데 필요한 노동력을 줄일 수 있도록 ‘치즈 숙성용 포장 필름’을 개발하고, 현장 적용 실증 연구를 수행한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숙성치즈는 일정한 온도(10∼15℃)와 습도(상대습도 75∼85%)가 유지되는 숙성실에서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이상 숙성 과정을 거친다. 그동안 농가에서는 치즈 표면에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매일 표면을 닦는 작업을 해야 한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이러한 농가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치즈 숙성 과정에서 품질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수분 투과도와 두께 등을 고려해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의 치즈 숙성용 포장 필름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치즈 숙성용 필름으로 진공포장 한 치즈를 일반 냉장고에서 숙성시킨 후 일반 상용 파라핀 코팅제로 숙성한 치즈와 품질을 비교했다. 그 결과, 수분함량과 지방, 단백질 수준이 유사했다. 더욱이 치즈 표면에 생긴 곰팡이 제거 작업을 덜 수 있어 노동력 절감 효과도 컸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치즈 숙성용 수분 투과 포장 필름 특허출원을 완료했다. 올해에는 국내 유가공 목장들을 대상으로 현장 실증 연구를 진행해 포장 필름의 실효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농가에서 제조한 치즈를 기존 방식과 이번에 개발한 필름으로 포장하는 방식을 각각 적용해 숙성시킨 후, 6개월 동안 품질특성을 비교·분석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생명환경부 강민구 부장은 지난 2월 17일 충남 천안 유가공 낙농가를 방문해 현장 관계자들과 실증 연구 진행 방향을 논의하고, 실험 대상 치즈의 숙성 과정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강 부장은“올해 현장 실증 연구와 실용화를 통해 치즈 숙성 포장 필름의 현장 적용성을 면밀하게 검증할 예정이다.”라며 “이 기술을 적용하면, 숙성 과정에서 매일 치즈를 닦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줄고, 숙성 관리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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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3-13
  • 국민권익위, "보행 안전 위협하는 이륜차 무단 방치"… 단속 강화한다
    [타임즈코리아] 도로에 무단 방치된 이륜차는 관할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이동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그리고 앞으로 이륜차도 불법 주정차 시 과태료 부과가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차주가 도로에 주차한 뒤 계속 방치하고 있는 이륜차에 대해 관할 지자체가 이동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도록 시정을 권고하고, 이륜차도 불법 주정차 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도로교통법 시행령'을 정비하도록 경찰청에 의견을 표명했다. ㄱ씨는 1년 내내 지하철 출구 뒤편 보도에 방치된 이륜차를 치워 달라는 민원을 A지자체에 제출했다. 그런데, A지자체는 이륜차 차주가 판매를 목적으로 주차해 두었고 소유권 또는 관리‧점유권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방치 차량이 아니어서 강제 조치를 할 수 없고, 이륜차 불법 주정차는 과태료 부과 규정이 없어 지자체에 단속 권한이 없으므로 경찰이 범칙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ㄱ씨는 B경찰서에 이륜차를 처리해 달라고 민원을 제출했고, 현장을 확인한 경찰관은 수배 이력이 없고 교통에 방해가 되지 않는 곳에 주차되어 있긴 하나 먼지가 쌓여 있는 상태로 보아 방치된 이륜차로 판단하여 A지자체에서 처리하도록 했고, 이후 ㄱ씨는 다시 A지자체에 이륜차를 치워달라며 여러 차례 민원을 냈으나 같은 답변만 받게 되자 국민권익위에 도움을 요청했다. 국민권익위 조사 결과, '자동차관리법'은 자동차를 도로에 계속하여 방치한 경우 일정한 곳으로 옮긴 후 소유자가 찾아가게 하는 등의 조치를 하도록 했고, 자동차를 도로에 계속 방치하는 행위란 작위에 의한 주차와 방치가 선행되고 이 행위가 계속되는 경우인데, 이 민원 이륜차는 차주 본인이 도로에 주차했고, 먼지가 쌓인 채로 최소 3개월 이상 주차된 상태였다. 이에, 국민권익위는 이 민원 이륜차에 대해 이동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도록 A지자체에 시정을 권고하는 한편, 현행 '도로교통법 시행령'에 이륜차는 불법 주정차 과태료 규정이 없어 교통법규 위반 단속 시 형평성에 맞지 않아 경찰청에 관련 규정을 정비하도록 제도개선 의견표명도 했다. 국민권익위 박종민 부위원장은 “이번 사례는 무단방치 차량 조치 소홀, 불법행위를 양산하는 미비한 규정, 행정기관의 업무소관 다툼 등 여러 요인이 합쳐 발생한 경우”라며, “국민권익위는 앞으로도 유사한 사례를 꼼꼼히 살펴 불합리한 권익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 한국뉴스
    • 사회
    2025-03-12
  • 국토교통부, 재건축·재개발 초기자금 융자 개시
    [타임즈코리아] 국토교통부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따라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준비 중인 정비사업 조합에 초기자금을 융자한다. 이번 초기자금 융자는 ‘주택공급 확대방안’의 후속조치로, 올해400억원의 예산이 신설된 주택도시기금을 통해 구역별 건축 연면적에 따라 최대 50억원을 지원한다. 조합은 사업계획서 작성을 위한 용역비를 비롯해, 조합 운영비, 기존 대출상환 등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이자율은 지역별 시장상황, 사업성 등을 고려하여, 사업장 소재지와 사업유형에 따라 차등 적용하며, 이자는 만기에 일시 지급해도 된다. 서울 외 지역의 경우, 재개발은 연 2.2%, 재건축은 연 2.6%를 적용하고, 서울(조정대상지역 제외)은 재개발은 연 2.6%, 재건축은 3.0%를 적용한다. 융자지원을 신청하는 조합에 대해서는 사업의 공공성 및 안정성 등을 심사하여 면적에 따른 융자금 한도 내에서 신청금액을 지원한다. 아울러, 초기자금 융자상품에 대한 상세한 안내와 함께, 2025년 달라지는 정비사업 정책 등을 알리기 위해 3월 11일부터 5개 권역별로 ‘찾아가는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설명회에서는 작년에 개선된 안전진단 시점 조정 및 추진위원회 조기 구성 허용, 온라인총회ㆍ전자서명동의 도입 등 정비사업 패스트트랙을 위한 제도개선 사항 등을 안내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 박용선 주택정비과장은 “사업초기에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조합들이 이번 금융지원을 적극 활용하여 사업속도를 제고하고 금융비용도 절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이번 ‘찾아가는 주민설명회’를 통해 주민들과 계속 소통하고 현장에서 필요한 사항들을 지속 발굴·지원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 한국뉴스
    • 경제
    2025-03-10
  • 국가보훈부 강정애 장관, 김구 선생의 국적은 명백한 한국
    [타임즈코리아]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은 20일 김구 선생의 국적 논란과 관련해 “일제강점기 우리 국민의 국적은 한국이며, 김구 선생의 국적 역시 명백한 한국”이라고 밝히며 정부의 입장을 공식화했다. 강정애 장관은 “1965년 한일기본조약에 따라 1910년 8월 22일 및 그 이전의 대한제국과 대일본제국 간 체결된 조약 및 협정은 원천무효라는 것이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며 “따라서 김구 선생을 비롯한 일제강점기 우리 국민의 국적은 ‘한국’이다”라고 명확히 했다. 강정애 장관은 19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김용만, 김병기 의원들의 김구 선생 국적 관련 질의에도 위와 같은 입장을 명확히 밝혔었다. 강정애 장관은 “일제강점기 우리 국민의 국적은 한국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광복8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임에도 불구하고 독립의 중요한 가치가 폄훼될 수 있는 이러한 불필요한 논란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국가보훈부 장관으로 입장을 밝혔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 한국뉴스
    • 사회
    2025-02-20
  • 지방소멸 방지를 위한 차세대 교통수단 UAM 활성화에 나선다!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경기 광명시갑)   [타임즈코리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경기 광명시갑)과 신정훈 국회행정안전위원장이 공동주최하고, 한국지방자치학회(회장 배귀희), 한국UAM협회(회장 김병윤), ㈜ 그렉터가 주관한 ‘UAM 활용한 지방소멸방지 응급의료 내수관광 활성화 포럼’이 1월 10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성료됐다. 이번 포럼은 SF영화에서만 봐왔던 도심 속의 항공교통이 현실로 다가온 만큼, UAM 교통혁신 이후 내수관광 활성화, 응급의료체계 구축, 재난 안전 상황 개선 등의 미래를 체계적이고 확실하게 준비하고자 마련됐다. 이 날 첫번째 발제를 맡은 한국UAM협회 부회장인 한양대 최원철 교수는“지방소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현재의 KTX, SRT 정도만 가지고는 지방소멸 방지가 어려운 만큼 UAM을 활용하여 숨겨진 국내 산간도서 및 도시지역 내 새로운 관광지를 개발하여 철도와 연계한 내수관광 활성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동시에 은퇴자를 위한 대규모 마을 조성을 위한 생활 SOC 확대, 그리고 산간도서 내 지역주민들을 위한 응급의료 및 재난 대응을 위해 UAM 도입을 국토부는 물론, 관련부처 및 지자체, 그리고 민간업체 모임인 한국UAM 협회가 공동으로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번째 발제는 실제 최근 고흥에서 K-UAM 실증사업을 주도한 SK텔레콤 김정일 부사장이 맡아“미국 조비사의 UAM이 올해나 내년 중에 미국 내 인증이 끝나면 국내에서는 제주도부터 실제 관광사업에 상용화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고, 마지막 발제자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정광민 연구위원으로 “UAM과 같은 새로운 미래 기술들이 국내 내수관광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 이라 강조했다. 이 날 포럼을 주최한 임오경 의원은“우리나라의 동해안과 서해안, 남해안은 모두 외국인들이 좋아할만한 풍부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관광자원을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 UAM을 활용한 교통인프라 확충은 현실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이라며 “UAM 활성화를 통해 내수관광 활성화와 지역 경제 순환에도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들을 국회에서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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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2025-01-10
  • 한강 위에 새겨진 생명 메시지,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한강 위 조형물   [타임즈코리아]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3월 중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를 홍보하기 위해 한강 위에 번호 109를 형상화한 구명 튜브를 띄울 예정이다. 이번 홍보는 물에 빠졌을 때 붙잡고 다시 나올 수 있는 구명튜브처럼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도 우리가 절망감, 우울감에 빠졌을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사람들이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를 쉽게 기억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기획됐다. 보건복지부는 2024년 1월부터 자살예방 상담번호를 기억하기 쉽고 긴급성을 담은 번호 109 하나로 통합 운영하고 있다. 마음구조를 위한 번호 109는 긴급신고 119와 같이 자살이 ‘구조가 필요한 긴급한 상황’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고, ‘ 한 명의 생명도, € 자살 zero, ‰ 구하자’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에는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24년 1~10월 자살사망자(통계청 잠정치)는 12,154명이며, 이는 전년 동기간 11,910명 대비 244명(2.0%) 증가한 수치로, 2년 연속 자살사망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 이형훈 정신건강정책관은“자살예방 상담전화는 누구라도 자살생각이 들 때 24시간 통화할 수 있는 안전장치”라며, “자살 생각을 하고 있는 국민을 한 명이라도 더 구조할 수 있도록, 자살예방 상담전화를 포함한 자살예방 사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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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1-09
  • 국토교통부, 해외건설 누적수주 1조 달러 달성
    해외건설 대표 프로젝트   [타임즈코리아] 국토교통부는 2024년 해외건설 수주실적 집계 결과, 371.1억 달러를 수주하여, 누적 수주금액 1조 달러(1조 9억 달러)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반도체·자동차에 이어 수출·수주분야에서 세 번째로 1조 달러를 달성한 것으로, 1965년 11월 태국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에 우리기업(현대건설)이 최초로 진출한 이후 59년 만에 달성한 쾌거이다. 해외건설이 누적 1조 달러를 수주하기까지, 양적·질적으로 다양한 변화와 성장을 겪어왔다. 지역·공종·사업유형에 따른 주요 내용은 중동 및 아시아라는 강세지역에 집중적으로 진출(80% 이상)해왔다. 다만, 최근 3년 간(’22~’24) 북미·태평양(19.3%), 유럽(10.4%) 등 선진국으로 진출을 추진하면서 진출 지역 다변화 또한 이루어졌다. 1960년대~1990년대 초반까지 주로 토목·건축 분야를 수주해왔으나, 이후 원유 수요 증가 및 우리 기업 기술발전 등에 힘입어 최근 3년 동안(2022~2024) 플랜트 등 산업설비 분야에서 강세(52.4%)를 보이며, 엔지니어링 등 용역 분야 진출도 증가하고 있다. 그간 우리기업들은 단순 도급사업을 중심(90% 중반)으로 수주해온 경향이 있다. 그러나 최근 기업들의 투자개발사업에 대한 관심 증가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설립, 글로벌 플랜트건설스마트시티(PIS) 펀드 조성 등 정부 정책지원에 힘입어 2024년에는 투자개발사업이 전년 실적의 3.5배 수준인 51.7억 달러(전체의 13.9%)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었다. 수주국가·기업별 해외건설 수주실적 순위를 살펴보면 수주국가 누적 순위로는 사우디아라비아(17.7%), UAE(8.4%), 쿠웨이트(4.9%), 싱가포르(4.8%), 베트남(4.8%) 순으로 중동 및 아시아 지역이 강세를 보였다. 최근 3년(2022~2024) 기준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24.5%), 미국(16.9%), 카타르(6.4%), 인도네시아(4.8%), 헝가리(3.6%) 순으로 북미와 유럽 지역으로도 다변화됐다. 기업별 누적 순위로는 현대건설(14.5%), 삼성물산(9.2%), 삼성E&A(9.0%), 현대ENG(7.3%), GS건설(7.1%) 순이고, 최근 3년(2022~2024) 기준으로는 삼성E&A(17.9%), 삼성물산(17.2%), 현대ENG(15.6%), 현대건설(9.2%), GS건설(4.8%) 순이다. 역대 수주실적으로는 1위는 UAE 원자력 발전소(191.3억 달러, 2009), 2위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80.3억 달러, 2012), 3위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73.0억 달러, 2024), 4위 쿠웨이트 클린 퓨얼 프로젝트(72.9억 달러, 2014), 5위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프로젝트(68.4억 달러, 2014) 순이다. 한편, 해외건설은 꾸준히 국가 경제성장에 기여해왔고, 그 기여 정도 또한 다른 국가와 비교 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2012년부터 건설수지 세계 1~2위를 꾸준히 유지 중이다. 특히, 2023년 기준으로 세계 20대 경상수지 대국 중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대비 건설수지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13%)로서, 해외건설이 경상수지 흑자 확대에 가장 크게 기여한 국가라고 볼 수 있다. 또한, 2023년 기준 세계 20대 경제대국 중 우리나라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건설수지 비율이 가장 높아(0.24%) 해외건설의 기여도 또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편, 지난 2024년 해외건설 수주금액은 371.1억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세계적인 경기 둔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중동 무력충돌 등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건설 외교, 민·관협력 등의 성과로 254개 해외건설 기업이 101개국에서 605건의 사업을 수주한 결과, 2021년 306억 달러, 2022년 310억 달러, 2023년 333억 달러에 이어 2024년에는 371.1억 달러로 3년 연속 증가세(전년 대비 11.4% 증가)를 보이며, 2016년 이후 최대 수주액을 기록했다. 지역·국가·공종·사업유형별 세부 수주실적은 지역별로는 중동(184.9억 달러, 49.8%), 아시아(71.1억 달러, 19.2%), 유럽(50.5억 달러, 13.6%) 순이며, 국가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119억 달러, 32.1%), 카타르(47.5억 달러, 12.8%), 미국(37.4억 달러, 10.1%) 순이다. 공종별로는 산업설비(243억 달러, 65.5%), 건축(52.4억 달러, 14.1%), 용역(38.1억 달러, 10.3%) 순이고, 사업유형별로는 도급사업은 319.4억 달러(86.1%), 투자개발사업은 51.7억 달러(13.9%)를 기록했다. 주요 특징과 의미는 중동 지역 수주가 184.9억 달러로, 전체 실적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는 2015년 이후 최대 수주액으로, 주력 시장인 중동 지역의 수주가 다시 증가하면서 ‘제2중동붐’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진출 이래 역대 최고 규모인 파딜리 프로젝트(73억 달러) 등 메가 프로젝트 수주를 성공하는 성과도 거두었다. 또한, 유럽 지역에서 전년 대비 139.7% 증가한 50.5억 달러를 수주했다. 이는 최근 유럽에서 친환경 및 신산업 분야 투자가 증가함에 따라, 우리기업도 태양광 발전, 배터리 공장 등 신(新)분야 사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이루어낸 성과이다. 2023년에 미국이 최초로 1위 수주국가를 기록한 데 이어, 2024년 유럽 지역 수주 실적도 대폭 증가하여 우리기업의 선진시장 진출이 활성화되고 있다. 향후 유럽·북미 인프라 시장 규모 증가 등의 영향으로 선진시장 실적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2024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51.7억 달러)한 투자개발사업 수주도 주목할 만한 성과이다. KIND의 직접투자, PIS 펀드 등 정부의 정책 지원 성과가 본격 창출되고 있는 것으로, 향후 수주 지원효과 확대가 기대된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에는 우리기업들이 해외건설 분야에서 전통적인 건설산업의 틀을 넘어 도시개발, 철도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중으로, 앞으로도 우리기업들을 적극 지원하여 K-도시 및 K-철도, 투자개발사업 등을 통한 해외건설 2조 달러 시대를 이끌어가겠다.”라고 밝혔다. 해외건설 수주실적과 관련한 상세 정보는 해외건설협회에서 운영하는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를 통해 1월 9일부터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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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1-09
  • 세계 최고 K-조선을 위해 조선해양인 맞손
    [타임즈코리아] 2025년 조선해양인 신년인사회가 1월 9일 부산 누리마루에서 산업통상자원부 박동일 제조산업정책관, 최성안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장,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 등 조선 해양플랜트 분야 산·학·연 인사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2024년 말 기준, 우리 조선산업은 금액기준으로 ’09년 이후 최대인 약 1,100억달러(약 160조원) 규모의 수주잔량(3,716만 CGT, 4년치 일감)을 확보했다. 또한, 작년 조선산업 수출액은 7년만에 최대치인 256.3억달러를 기록(전년 대비 17.6% 증가)했고, 질적으로도 9년 연속 LNG 운반선 수주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대형·고부가선 중심의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선별수주 전략에 힘입어 조선 3사는 작년에 13년 만에 동반흑자를 기록하는 등 K-조선의 약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우리 조선인력도 2017년 이후 처음으로 12만명선(2024년말)까지 회복되는 등 늘어난 수주일감을 적기에 건조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되면서, 실제 작년 선박 건조량은 2016년 이후 최대규모인 1,126만 CGT(전년 대비 22% 증가)를 기록했다. 박동일 제조산업정책관은 신년인사회 축사를 통해 작년 조선업계의 성과를 공유하면서, 경쟁국 추격에 대비한 산업부의 2025년 조선산업 주요 정책방향을 설명했다. 첫째, 한미 조선협력을 K-조선 도약의 발판으로 만들기 위해, 범부처 T/F 등을 통하여 한미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조선협력 패키지를 마련할 것임을 밝혔다. 둘째, LNG 운반선 뒤를 이을 수소운반선, 암모니아추진선 등 “K-조선 차세대 5대 먹거리 육성전략”을 하반기 중 마련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조선기자재 업체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R&D-실증-사업화 등 전주기에 걸친 지원방안을 담은 “조선산업 소부장 강화방안”을 상반기 중 수립하기로 했다. 앞으로도 산업부는 우리 조선기업과 더 긴밀히 소통하면서, 명실상부 세계최고 K-조선 경쟁력을 지속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을 더 강화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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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1-09

한국문화 검색결과

  • ‘탑 위에 탑’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 국보 지정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   [타임즈코리아] 국가유산청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등재된 사찰 중 하나이자,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공주 마곡사에 위치한 보물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公州 麻谷寺 五層石塔)'을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했다.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은 고려후기에 조성된 5층 석탑으로, ‘풍마동(風磨銅)’이라고도 불리는 길이 1.8m의 금동보탑을 옥개석 위에 올려 이른바 ‘탑 위에 탑’을 쌓은 매우 특수한 양식을 갖췄다. 특히, 금동보탑은 중국 원나라 등에서 유행했던 불탑양식을 재현하고 있으며, 제작기법이 정교하고 기술적, 예술적 완성도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석탑에서는 유일한 것으로 당시 불교문화의 국제적인 교류 양상을 보여주는 문화유산으로서 가치가 매우 크다. 석탑의 조성시기에 대한 기록은 없으나, 고려후기 충청과 호남 지역에 성행한 백제계 석탑 양식을 보인다는 점, 2층 탑신의 동·서·남·북에 조각된 사방불의 머리 위 장식이 고려후기의 불상에서만 등장하는 동그란 모양이라는 점, 사방불 중에서도 동쪽에 새겨진 약사불이 든 약함이 뚜껑이 없이 위가 볼록한 형태로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고려 1346년)에서 보이는 것과 동일하다는 점 등의 세부 표현기법으로 미루어보아 고려후기(14세기경)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2중으로 조성된 석탑의 기단은 고려시대에 성행했던 백제계 석탑 양식을 보이며, 석탑 지대석에는 게의 눈과 같은 형상의 곡선 모양을 일컫는 해목형 안상(蟹目形 眼象)이 새겨져 있는데, 이는 현존하는 석탑에서 최초로 발견된 사례로 학술적, 예술적 가치가 크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국보로 지정한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이 체계적으로 보존·관리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지속적으로 협조해나가는 적극행정을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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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1-09
  • 건강한 겨울나기 돕는 영양 듬뿍 ‘팥’ 간식
    수수팥떡과 팥라테     [타임즈코리아] 12월 21일은 일 년 중 밤이 가장 긴 ‘동지’(冬至)이다. 동짓날에는 팥죽을 끓여 먹으며 건강과 복을 기원하는 풍습이 있다. 농촌진흥청은 동지를 맞아 팥의 건강 기능성을 알리고, 팥죽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겨울철 영양 간식으로‘수수팥떡’과‘팥 라테’만드는 법을 소개했다. 팥은 활동량이 줄어드는 겨울철, 우리 몸에 쌓인 피로를 덜어줄 수 있는 식재료이다. 팥에 풍부한 비타민비(B)1을 비롯해 다양한 비타민 성분은 피로 개선과 기억력 감퇴 예방에 효과적이다. 콜린과 사포닌 성분은 혈중 중성지방 조절에 도움을 준다. 또한, 칼륨이 풍부해 체내 나트륨 배출을 촉진하고 부기를 완화하며 노폐물을 제거해 주는 효과가 있다. 수수팥떡= 팥을 삶아 물을 제거한 후 으깨 팥고물을 만들고 소금이나 설탕으로 기호에 맞게 간한다. 수숫가루와 소금(1작은술)을 섞어 체에 친 뒤 뜨거운 물을 넣어 반죽하고, 15g씩 떼어 동그랗게 만든다. 끓는 물에 익혀 떠오르면 건져 팥고물에 굴려 완성한다. 팥 라테= 삶은 팥과 우유를 1:1 비율로 믹서기에 넣고, 기호에 맞게 설탕을 추가한 뒤 곱게 갈아 준다. 완성된 음료를 컵에 붓고 미숫가루 또는 콩가루를 살짝 뿌려 마무리한다. 이렇게 팥으로 간식을 만들 때 골라 쓰면 좋은 품종이 있다. 농촌진흥청은 다양한 용도에 맞는 고품질 팥 품종을 개발·보급하고 있다. ‘홍다’, ‘홍미인’, ‘홍찬’은 밝은 적색을 띠는 팥 품종이다. 앙금 색과 향이 우수하고 식감이 부드러워 팥죽이나 앙금용으로 적합하다. 특히 ‘홍미인’과 ‘홍찬’은 알이 굵어 통팥 앙금과 배기 등에 적합하다. 붉은 팥 품종 중 가장 넓은 면적에서 재배하는 ‘아라리’는 어두운 적색을 띤다. 팥 특유의 향과 맛이 좋아 단팥빵 등의 속 재료로 널리 쓰인다. ‘흰나래’와 ‘흰구슬’은 껍질이 연한 노란색을 띠고 있어 굳이 껍질을 제거하지 않고도 흰색 앙금을 만들 수 있다. 흰색 통팥은 빵이나 과자를 만들 때 장식용(토핑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연두색을 띠는 ‘연두채’는 팥순으로 재배했을 때 ‘아주키사포닌 II’ 성분이 풍부해져 체지방 감소에 도움이 된다. 최근 기후변화와 농지감소로 팥 생산량은 줄어들고 있지만, 팥의 건강 기능성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팥 가공식품 소비는 꾸준한 편이다. 현재 국내 팥 재배면적은 약 4,000헥타르이며 주산지는 전남, 강원이다. 농촌진흥청 밭작물개발과 정지웅 과장은 “팥은 피로 개선, 체지방 감소 등 다양한 건강 기능성을 지닌 유용한 식재료이다.”라며 “특히 겨울철 다양한 요리법으로 꾸준히 팥을 섭취한다면, 활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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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식
    2024-12-19
  • 대구아트웨이, 이하경 작가 개인전 '동물 수난시대'展 개최
    대구아트웨이, 이하경 작가 개인전 '동물 수난시대'展 개최[타임즈코리아] 대구문화예술진흥원에서 운영하는 대구아트웨이는 11월 4일부터 12월 14일까지 이하경 작가의 첫 개인전 ‘동물 수난시대’를 대구아트웨이 스페이스1에서 개최한다. 대구아트웨이 ‘청년키움프로젝트’는 개인전 경험이 없는 지역의 청년 예술가에게 생애 최초 개인전 개최 기회를 제공하고, 전문가 매칭을 통해 평론 글을 지원하는 전시이다. 지난 1월 공모를 통해 선정된 6명의 청년 작가들이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릴레이 전시의 마지막 순서로, 이하경 작가(b.2001)의 ‘동물 수난시대’展이 개최된다. 이하경 작가는 오랜 시간 함께했던 반려견과 이별하며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동물의 시선을 통해 인간 사회의 문제를 조명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 ‘동물 수난시대’에서는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로 고통받는 동물들의 현실을 담아내며, 인간 또한 같은 위협에 처해있음을 상기시키는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인간과 동물이 생존의 위협을 함께 극복해야 할 동반자임을 강조하며, 인간 사회의 욕망과 개인주의가 불러온 문제들을 동물에 빗대어 풍자적으로 표현했다. 작가의 대표작 ‘산소가 필요해’(2023)는 환경오염으로 점점 숨 쉬기 어려워지는 지구의 현실을 표현한 작품이다. 작가는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과 자원 남용으로 산소가 고갈되고, 깨끗한 공기와 생존 환경이 결코 무한하지 않음을 경고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한편, 대구아트웨이 스페이스 2~4에서는 지난해 청년키움프로젝트 개인전 공모에 선정된 작가 6인이 참여하는 단체전 ‘The Moment : 마주하는 순간에 대하여’가 진행 중이며, 올해 청년키움프로젝트 개인전에 참여한 작가 6인은 2025년 청년키움프로젝트 단체전에 참여할 예정이다.
    • 한국문화
    • 문화
    2024-11-04
  • 한강 작가, 한국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쾌거
    [타임즈코리아]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은 10월 11일, ‘제38회 책의 날’ 기념식에서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에게 축하와 격려의 뜻을 전했다. 유인촌 장관은 “한강 작가의 이번 수상은 한국 작가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기념비적인 사건”이라며 “한국문학, 한국출판이 이룬 감격스러운 쾌거이자 국가적 경사”라고 축하했다. 한강 작가의 작품은 한국문학번역원을 통해 현재 28개의 언어로 번역, 총 76종의 책으로 출간돼 전 세계 독자와 만나고 있다. 특히 한 작가는 ’16년 부커상 국제 부문을 수상한 『채식주의자』와 프랑스 메디치상, 에밀기메 아시아문학상을 받은 『작별하지 않는다』는 작품성으로 큰 호평을 받으며, 영어, 프랑스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번역돼 세계 출판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한편,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한강 작가 등단 후 국제 창작 프로그램 참가 지원(’98), 신진문학가 지원(’00), 폴란드 바르샤바대학 레지던시 참여 지원(’14) 등을 통해 신진을 거쳐 세계적인 작가로 성장하기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해왔다. 문체부는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한국문학을 전 세계에 더욱 널리 알리기 위한 지원을 이어간다. 작가들에게 안정적인 집필 환경을 제공하고자 문학 시설 상주 작가 사업과 작가 집필 공간 지원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문학나눔 도서 보급 사업을 확대한다. 우수 한국문학 작품을 소개하고 이를 조명하는 비평 활성화 사업도 새롭게 시작한다. 유인촌 장관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의 중심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문학 작가들이 마음 놓고 창작하고, 한국문학이 해외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 한국문화
    • 문화
    2024-10-11
  • 순천, 20대가 여행하고 싶은 도시 1위 선정
    순천, 20대가 여행하고 싶은 도시 1위 선정     [타임즈코리아] 순천시는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랭키파이’에서 순천이 부산과 제주도를 제치고 20대가 여행하고 싶은 도시 1위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랭키파이에 따르면 순천은 직전 주(2024년 9월 23일 ~ 28일) 구글 트렌드지수, 네이버 검색량 등을 포인트로 환산한 결과, 지난주 2,769포인트로 16위에서 13,921포인트로 402% 상승해 1위를 차지했다. 또, 연령별 선호도를 분석한 결과 10대 10%, 20대 29%, 30대 27%, 40대 19%, 50대 15%로 나타나 20대가 선호하는 여행지로 분석됐다. 이는 최근 제8회 순천 푸드앤아트페스티벌(9월 27일 ~ 29일)의 성공 개최와 다양한 관광명소로 젊은 층의 주목을 끌며, 여행지로서의 인기가 급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로 8회를 맞이한 순천 푸드앤아트페스티벌은 로컬음식과 예술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매년 수많은 방문객에게 사랑받았으며, 올해는 특히 SNS를 통해 20대 관광객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또, 여행하기 좋은 계절 가을을 맞아 대표 관광명소인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습지, 선암사, 송광사 등 자연 명소와 다양한 먹거리 등이 젊은 층의 여행 수요를 충족시킨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 관계자는 “순천은 자연과 도시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여행지로,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감성적이고 트렌디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 행사와 축제를 통해 더 많은 세대가 즐길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 한국문화
    • 관광
    2024-10-02
  • 양양군, 양양 국화축제 10월 3일부터 개최
    양양군, 양양 국화축제 10월 3일부터 개최[타임즈코리아] 2024년 양양 국화축제가 오는 10월 3일부터 10월 20일까지 양양군 농업기술센터 일원에서 개최된다. 올해 첫 회를 맞이한 양양국화축제는 아름다운 국화를 테마로 한 관광상품으로, 볼거리·즐길거리가 있는 지역 문화 관광자원을 홍보하고, 지역 농업인들의 소득 창출과 농업·농촌 활성화를 위해 개최된다. 축제에는 국화·조형물 전시, 제4회 국화분재연구회 전시회, 플라워마켓, 농산물가공품·수공예품 등을 판매하는 파머스마켓, 스칸디아모스 별꽃 체험, 한돈 소비촉진을 위한 무료시식회, 생태사진 전시회, 푸드트럭, 무대공연 등이 운영될 예정이다. 방문객들은 행사장 곳곳에서 가을의 향기를 가득 품은 국화를 마주할 수 있고, 이와 함께 녹색생태공원을 거닐면서 힐링의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국화, 조형물 등 전시는 축제 전 기간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되며, 그 외 부스는 13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10월 5일 오후 4시 30분부터 사전공연을 시작으로 국화분재시상식이 진행돼, 목·석부작 최우수작품상 및 우수작품상, 분재작 최우수작품상 및 우수작품상, 인기상 4점 총 8점의 작품을 시상하며, 야간행사로 오후 6시 20분터 눕 시네마 콘서트가 열린다. 또한 10월 13일까지 파머스마켓, 플라워마켓, 체험부스에서 일정 금액 이상을 사용하면 해뜨미쌀이 증정될 예정이다.(소진 시까지 지급) 특히, 10월 19일과 20일은 스몰팝업데이(small pop-up day)로, 국화차 시음, 압화열쇠고리 만들기, 양양그림엽서 색칠하기 등 여러가지 체험 및 시식 행사와 함께, 파머스마켓, 버스킹 공연, 한돈 무료시식회가 추가로 운영된다. 군은 이번 국화축제를 찾은 방문객 모두가 만족해하는 풍성한 가을 축제로 준비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올 가을 양양 국화축제에 방문하시어 국화꽃 향과 함께 가을 정취를 만끽하시고 다채로운 행사로 즐거운 추억을 안고 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한국문화
    • 관광
    2024-10-02
  • 국산 고구마에 ‘항산화 효과’ 페놀산 듬뿍
    게재 논문 표지     [타임즈코리아] 농촌진흥청은 국산 고구마에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페놀산 유도체 34종이 함유돼 있음을 확인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 고구마는 전 세계적으로 많이 소비하는 식량 작물 중 하나다. 탄수화물, 식이섬유, 미네랄, 비타민 등 필수 영양성분과 카로티노이드, 안토시아닌 등 기능성분도 많이 함유해 영양‧건강학적인 측면에서 중요한 농산물이다. 특히 고구마에 함유된 페놀산은 세포 내 산화 억제 등 항산화 효과가 매우 우수한 것으로 보고돼 있다. 그러나 국산 고구마를 대상으로 페놀산 유도체 종류를 찾고 함량을 비교‧분석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 정밀 분석 결과,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이 개발한 고구마 품종 ‘신자미’에는 이소클로로젠산 에이(isochlorogenic acid A)를 비롯해 총 34종의 유도체가 함유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4종의 페놀산 유도체 중 히드록시벤조산(hydroxybenzoic acid) 계열 성분 6종은 고구마에서 세계 최초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새로 확인된 성분에 나시포믹산(nasipomic acid), 다리포믹산(daripomic acid) 등의 이름을 붙여 발표했다. 자색고구마인 ‘신자미’는 페놀산 함량이 83.8mg으로 밤고구마 ‘진홍미’(26.3mg)와 호박고구마 ‘주황미’(12.7mg)보다 각각 3.2와 6.6배 높게 나타났다.(건조중량 100g 기준)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Food Composition and Analysis (IF=4.0)에 논문으로 게재됐다. 현재 농식품종합정보시스템 ‘농식품올바로(koreanfood.rda.go.kr)’에서 고구마를 비롯해 다양한 농식품 소재의 페놀산 함량 등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식생활영양과 유선미 과장은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식생활 정보를 확보하는 데 꼭 필요한 과정이다.”라며, “우리 농산물이 건강한 식생활 문화 조성에 충분히 활용될 수 있도록 기초정보를 꾸준히 구축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 한선경 소장은 “페놀산과 같은 기능 성분 확인으로 국산 고구마의 품질 우수성을 알릴 수 있게 됐다.”라며, “앞으로도 국민 건강증진, 농가 소득 증대, 관련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고품질 신품종 고구마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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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9-27
  • 올해 대한민국 최고의 김치는?
    [타임즈코리아] 농림축산식품부는 '제13회 대한민국 김치품평회'에서 ㈜임진강김치의 ‘미금치 율무총각김치’ 등 8개 김치 제품을 올해 수상제품으로 선정·발표했다. 올해로 13번째 개최되는 김치품평회는 매년 농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사)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주관하여 김치 품질향상 및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우수한 국산 김치를 선발해 오고 있다. 이번에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임진강김치의 ‘미금치 율무총각김치’는 황태가루와 멸치가루를 활용한 육수에 율무가루를 혼합해 감칠맛을 극대화하여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밖에 최우수상에는 ▲㈜우영채널의 ‘대복포기김치’, 우수상은 ▲㈜청원오가닉의 ‘포기김치(골드)’, ▲참식품주식회사의 ‘전주찬방총각김치’, ▲농업회사법인 솜씨가㈜의 ‘솜씨가’, 장려상에는 ▲한복심남도손김치의 ‘한복심 알타리김치’, ▲농업회사법인 ㈜제이엠푸드의 ‘진미네명품김치’, ▲㈜임진강김치의 ‘미금치 율무포기김치’가 각각 선정됐다. 대상 수상업체에는 국무총리상과 상금 1천만 원, 최우수상에는 농식품부 장관상과 상금 5백만 원, 우수상에는 농식품부 장관상과 상금 3백만 원, 장려상에는 유통공사 사장상과 상금 1백만 원이 수여되며, 시상식은 11월 22일 ‘제5회 김치의 날’ 기념행사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아울러 수상 제품에 대해서는 공영홈쇼핑 출품, 온라인 마켓 입점, 할인기획전 등을 지원하고, ‘제5회 김치의 날’ 기념행사와 연계한 실시간 소통 판매(라이브커머스)도 진행한다. 농식품부 양주필 식품산업정책관은 “김치품평회를 통해 국산상품김치의 품질이 전반적으로 높아졌음을 실감했다”라며 “전통식품인 김치는 대표적인 케이(K)-푸드로,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사랑받는 음식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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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8-26
  • 무슨 책 읽을까? 사서가 추천하는 ‘8월 추천도서’
    무슨 책 읽을까? 사서가 추천하는 ‘8월 추천도서’     [타임즈코리아] 작가들이 전하는 찬란한 이야기는 마음의 양식이 되고 삶의 경험이 되곤 합니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는 짝수월마다 분야&테마별 도서를 추천하고 있는데요. 8월에는 현장 사서가 추천하는 여덟 권의 책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출근길 심리학: 단단하고 유연한 멘탈을 위한 33가지 마음의 법칙 - 반유화 지음 몸도 마음도 지쳐 행복하기 힘든 출근길, 이러한 직장들이 슬기로운 회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책 ㆍ 추천 글 당신의 출근길은 행복한가. 일에, 사람에 치이는 반복되는 일상에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만 싶지는 않은가. 이러한 직장인들이 슬기로운 회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 여기 있다. 심리학은 자기 마음을 돌보는 일종의 ‘무기’라고 말하는 저자는, 불안한 직장인이 단단한 마음을 가질 수 있기 위한 서른세 편의 심리학 활용법을 세 장으로 나눠 소개한다. 첫째 장에서는 내 안의 부정적인 감정들로부터 내가 어떤 상태인지 파악하는 방법에 관해, 둘째 장에서는 사람들과 더불어 일하는 법을 터득하는 방법에 관해, 마지막 장에서는 일을 잘 해내기 위한 마음가짐에 관해 이야기한다. 번아웃, 분노, 감정노동 등 주제별로 상황에 맞는 사례와 심리학 실험을 더해 이해를 돕는다. 수많은 직장인이 자신의 마음을 돌보고 일터에서 살아남기를 바라는, 불편함을 온전히 바라보면서도 자기 삶을 단단히 지켜내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오롯이 담겨있다. 몸도 마음도 지쳐 힘든 출근길, 이 책으로 잠시나마 자기를 돌아보고 다독이면서, 단단하고 건강한 마음으로 무장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권한다. ◆ 전시디자인, 미술의 발견: 작품은 어떻게 스토리가 되는가 - 김용주 지음 20여 년간 전시공간 디자이너로 일한 저자의 이야기. 작품 그리고 작품을 둘러싼 공간도 아울러 감상할 수 있는 경험을 안내한다. ㆍ 추천 글 누구나 알 법한 유명하고 위대한 조각 작품이 예상치 못한, 누구도 의도하지 않은 엉뚱한 위치에 놓여 있다면 어떨까? 예술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 아니라면 작품의 아름다움을 쉽사리 알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어떤 대상은 주변 공간에서 맥락을 부여받고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낸다. 미술관의 전시장은 의도적으로 이 현상을 극대화한 공간으로서, 관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보이기 위해 디자인된다. 저자 김용주는 20여 년 동안 전시공간 디자이너로서 일했던 경험을 모아 한 권으로 풀어냈다. 작품과 전시의 취지를 읽어 낸 과정뿐 아니라 관객이 어떤 경험을 하게끔 유도하였는지 알고 나면 전시가 다시 보인다. 저자가 겪은 고민의 흔적은 전시 공간 도면과 컨셉 노트로 생생하게 전해진다. 전시 공간을 작가의 삶, 영혼과 관객이 깊이 교감할 수 있는 통로로서 구성하기도 하고, 건축 도면과 같이 ‘문서’였던 것마저 ‘작품’으로 승화하도록 만들었다. 예상치 못한 난관을 극복하고 전시가 성공적으로 개최된 경험뿐만 아니라, 기획안이 좌절된 경험까지 솔직하게 밝혔다. 이제 예술 작품뿐만 아니라 작품을 둘러싼 공간마저도 아울러 감상할 수 있는 관객이 되어 보면 어떨까? 이 책은 보다 깊은 경험에 다가가는 열쇠가 될 것이다. ◆ 유튜브 백과: 세계의 연결자, 최고의 미디어가 된 빅테크 플랫폼 - 김남훈 지음 유튜브라는 거대한 플랫폼의 세계를 탐구한 책. 유튜브의 역사부터 성장 과정, 다양한 콘텐츠 성공 사례, 채널 운영전략까지 상세하게 설명한다. ㆍ 추천 글 현대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플랫폼을 꼽는다면 아마도 유튜브가 아닐까? 『유튜브 백과』는 유튜브라는 거대한 플랫폼의 세계를 깊이 있게 탐구한 책으로, 유튜브를 단순한 동영상 플랫폼이 아닌 하나의 독립적인 생태계로 바라보게 한다. 미디어 전문가 김남훈은 이 책에서 유튜브의 역사와 성장 과정, 다양한 콘텐츠와 성공 사례, 그리고 채널 운영의 전략 등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또한, 저자는 유튜브의 알고리즘과 수익 구조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독자들이 유튜브를 더 잘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특히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겪는 어려움과 그들이 성공하기 위해 채택한 다양한 전략을 구체적 예시와 함께 소개하고 있어 유튜브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것이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이들뿐만 아니라,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비즈니스를 성장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매우 유용한 책이다. 유튜브라는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를 탐험하고 싶다면, 『유튜브 백과』를 통해 그 세계로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 물질의 세계: 6가지 물질이 그려내는 인류 문명의 대서사시 - 에드 콘웨이 지음|이종인 옮김 문명 형성과 인류의 역사를 모래, 소금, 철, 구리, 석유, 리튬 6가지 물질의 관점에서 서술한 책. 광물이 변화시킨 세상에 대해 흥미롭게 풀어냈다. ㆍ 추천 글 물질은 어떻게 역사를 움직이는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보잘것없다고 생각했던 많은 물질들로 이루어져 있다. 모래에서 비롯된 반도체가 없다면 인공지능의 미래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고, 구리와 리튬, 철이 없다면 화석연료의 사용을 대체하는 전기와 재생에너지 역시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일상용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게 된다면 우리가 얼마나 물질세계에 의존하고 있는지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문명을 형성하고 역사를 바꿔온 인류 진보의 역사를 모래, 소금, 철, 구리, 석유, 리튬의 6가지 물질의 관점에서 서술한다. 이들 대체 불가능한 광물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켜 왔고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인문학과 경제, 역사와 과학의 영역을 넘나들며 흥미롭게 담아내고 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품고 있는 독자라면 오랜 역사 속에서 인간과 함께해 온 매력적인 물질의 세계를 통해 새롭게 그려나갈 미래의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뉴럴 링크: 21세기를 이끄는 거대한 연결,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 임창환 지음 뇌에 컴퓨터 칩을 심고 뇌파를 읽어 외부 기계와 연결한 ‘뉴럴 링크’. 뇌-컴퓨터 인터페이스가 우리 미래에 미칠 영향에 대해 소개한다. ㆍ 추천 글 생각만으로 컴퓨터 화면의 마우스 커서를 움직일 수 있을까? 그렇다. 현실에서도 가능하다. 뉴럴링크는 사람의 뇌에 컴퓨터 칩을 심고 뇌파를 읽어 외부 기계와 연결한 것으로,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뇌공학 스타트업의 이름이기도 하다. 뉴럴링크는 뇌와 컴퓨터 간의 인터페이스(BCI·Brain-Computer Interface) 기술을 통해, 사지마비 환자가 생각만으로 온라인 체스를 두는 모습을 성공적으로 시연했다. 이 책의 저자는 BCI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뉴럴링크’라는 제목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뉴럴링크의 원리와 발전 과정을 설명하며, BCI 기술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예측한다. 또한, 영화 속 뇌과학 기술이 현실에서 얼마나 실현 가능한지 설명하며 현재 기술 수준을 비교 분석한다. 뇌파를 측정하는 부위에 따라 BCI를 적용할 수 있는 산업 분야는 다양해진다. 그러기에 이미 상용화된 뇌파기반 명상기기인 ‘뮤즈’부터 잠재적인 응용 분야까지 확인할 수 있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가 우리의 미래에 미칠 영향이 궁금하다면, 이 책이 그에 대한 가이드가 될 것이다. ◆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세월의 무게를 덜어 주는 경이로운 노화 과학 - 니클라스 브렌보르 지음|배동근 옮김 노화라는 변화를 피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 늙음이 새삼스레 신경 쓰이는 이들에게 자연과 과학이 조언과 위로를 전해준다. ㆍ 추천 글 꾸준히 죽음이라는 종착점을 향해 가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마치 영원할 것처럼 산다. 영원을 꿈꾸고 있으니 이를 방해하는 노화라는 이름의 변화를 피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문득 곁에 다가와 있는 늙음이 새삼스레 신경 쓰이는 요즘이라면, 자연과 과학이 들려주는 조언의 위로를 들을 때다. 이 책은 ‘이 거대한 자연계에서 과연 늙지 않는 생명체가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작가는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아마 우리 모두에게 낯설 벌거숭이두더쥐를 소개하며 관심을 집중시킨다. 이후로도 좀비세포라 불리는 노화세포, 노화 유발 바이러스 등 생소하지만 흥미로운 소재를 가볍게 다루며 노화에 대한 막연한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마지막 파트에서는 몸과 마음의 노화를 늦출 수 있도록 과학자 특유의 근거 있는 충고를 전해온다. 노화 극복이라는 우리 모두의 과제에 다시 한번 집중해보고, 건강한 삶의 여정을 새로 설계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 여정을, 주변을 사랑하고 그들에게 사랑받는 시간으로 채워 나갈 기회다. ◆ 각본 없음: 삶의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기 위해 쓴 것들 - 아비 모건 지음|이유림 옮김 예고 없이 찾아온 비극에 허물어지는 일상의 울타리. 각본 없는 현실이 막막하게 느껴질 때 저자가 보여주는 단단한 의지가 큰 위로를 전해준다. ㆍ 추천 글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하는 사람이 질병으로 쓰러져 나를 알아보지도 못한다면? “우리는 정말 행운아야”라고 말할 수 있었던 평범하고도 화목한 일상이 갑자기 깨어졌을 때,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나 사용되던 비극이 갑작스레 자기 자신에게 닥쳐왔을 때, 아비 모건은 “삶의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기 위해” 글을 쓴다. 이 책은, 작품의 시작과 끝을 정하고 인물의 서사를 전지전능하게 주물러왔던 극작가 아비 모건 자신의 ‘각본 없는’ 드라마 같은 기록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버리고 굳건했던 일상의 울타리가 하나씩 허물어진다. 연이어 찾아오는 끝 모를 재앙 앞에서 슬퍼하고 절망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그 모든 것을 회피하지 않는다. 자기연민 없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믿기 힘든 현실 속에서도 감사의 마음을 잃지 않는다. 끝을 알 수 없는 각본 없는 현실이 막막하고 버겁게 느껴질 때, 작가가 보여준 삶의 단단한 의지는 자신의 삶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용기 있게 마주할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다. ◆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 창비시선 500 특별시선집 - 신경림 외 72명 지음 시집 시리즈 <창비시선> 401호부터 499호를 퍼낸 시인들이 즐겨 읽는 시를 추천하여 한 권으로 묶은 책. ㆍ 추천 글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매체를 소비하는 시대, 매일 쫓기듯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느린 호흡으로 시를 읽는 행위는 현실과 다소 멀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여전히 시를 읽는 사람들이 있고, 꾸준히 시집을 발간하는 출판사들이 있다. 그 중 <창비시선>은 역사가 가장 오랜 시집 시리즈 중 하나다. 1975년, 신경림 시인의 『농무』 이후 차곡차곡 새로운 시집이 세상에 나왔고 지난 3월 드디어 500번째 책이 발간되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401호부터 499호를 펴낸 시인들이 창비 시선 전체에 걸쳐 즐겨 읽는 시를 추천하여 한 권으로 묶었다. 창비시선 500 특별시선집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이 출간된 배경이다. 이 작은 책이 지닌 의미가 각별한 이유는 반세기를 관통하는 우리 삶의 면면을 ‘시’라는 특별한 언어로 담아냈다는 데 있다. 그러나 어쩌면 그 출간 의도를 살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단 책을 펼쳐 들고 마음에 와닿는 구절을 두서없이 읽어보는 것일지 모른다. 좋은 시인이 추천하는 좋은 시를 곁에 두고 가까이하는 것. “모서리가 나들나들 닳”도록 꺼내 읽는 것. 이 땅에서 아름다운 시가 계속 쓰이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여름의 막바지 8월, 더위에 지친 마음에 활력소를 안겨주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더 많은 추천 도서 정보는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자료: 국립중앙도서관
    • 한국문화
    • 정보
    2024-08-21
  • 환경부, 우리나라의 제안으로 제정된 최초의 UN기념일?
    환경부     [타임즈코리아] 푸른 하늘의 날은 2019년 우리나라의 제안으로 제정된 최초의 UN 기념일이자 국가 기념일입니다. 매년 9월 7일 대기오염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푸른 하늘이 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24년 UN 푸른 하늘의 날 주제는? ' It’s time to invest in Clean Air Now ' 푸른 하늘을 위한 행동이 필요한 지금, 세계와 함께 나아가는 우리! 2024년 9월 7일 ‘푸른 하늘의 날’이 시작됩니다! 나부터, 지금부터 함께 실천 바람! 일상 속 실천으로 푸른 하늘을 만들어가요! Ⅴ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 이용하기 Ⅴ 대중교통 이용하여 친환경 이동하기 Ⅴ 낭비되는 대기 전력 줄이기 Ⅴ 적정 실내 온도 유지하기 Ⅴ 폐기물 배출을 줄여 소각량 줄이기 2024년 9월 7일 제5회 푸른 하늘의 날에 함께해 주세요! ‘푸른 하늘의 날’과 관련된 다양한 소식은 미세먼지 종합포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한국문화
    • 정보
    2024-08-21

한국교육 검색결과

  • 교육 나눔 활성화를 위한 전국학운위연합회, 위니스 업무협약
    전국학교운영위원연합회와 위니스가 엽무협약을 체결하였다. 왼쪽부터 전국학교운영위원연합회 윤상필 사무국장, 서지나 연수원장, 이도선 본부장, 위니스 박요섭 대표, 최대식 사무국장   [타임즈코리아]전국학교운영위원연합회(김진곤 회장)와 창의융합캠퍼스를 통해 교육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위니스(WeNeSS, 박요섭 대표)는 12월 19일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   위니스는 교육을 나누는 일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상생하게 하는 일이며,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바탕이 된다는 차원에서 이 실천 운동을 더욱더 확산해 나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위니스는 전국학교운영위원연합회와 손잡고 교육 나눔을 비롯해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양측은 이미 늘봄학교, 학교폭력 예방, AI디지털교과서, 고교학점제 등에 관한 여러 활동에서 협력해 왔다.   이런 활동을 발판으로 해 교육 나눔, 학교폭력 예방, 고교학점제, 인문학교육 등 교육 관련 활동을 더욱더 적극적으로 펼쳐나가기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이번 업무협약 체결과 함께 양측은 전국의 학교운영위원회 활동 지원, 초·중·고생 관련 교육, 평생교육, 세미나, 포럼, 출판, 문화, 인문학, 문학, 예술, 놀이, 공모전, 봉사활동 등의 행사 및 사업에서 협력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학교폭력 예방, 고교학점제, 인문학, 각종 교육, 문학, 예술 등과 관련한 공연, 강연, 교육, 세미나, 이벤트, 봉사, 공모전 등에서 공동명으로 행사를 하거나 수료증을 발급할 수 있도록 하였다.   사단법인 전국학교운영위원연합회 김진곤 회장은 “양측은 상호 시너지를 위해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실행하여 학교와 사회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도선 본부장(전국학교운영위원연합회)은 “위니스와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각 지역에서 학교폭력이 사라지고, 고교학점제가 발전적으로 정착하며, 인문학적 교육도 활성화되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일에 힘을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이도선 본부장(왼쪽)과 박요섭 대표(오른쪽)가 업무협약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위니스 박요섭 대표는 “이번 업무협약의 체결은 교육에 대한 새로운 차원의 도약에 이바지하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전국학교운영위원연합회를 위해 헌신해 오신 김진곤 회장님, 이도선 본부장님, 윤상필 국장님 등 모든 관계자분께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전국에는 초등학교 6,183개, 중학교 3,272개, 고등학교 2,380개로 총 11,835개 학교가 있다. 이 학교에서 활동하는 학교운영위원은 119,643명이다. 학교운영위원들은 학교 운영에 필요한 일들을 심의하는 등 학교를 위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위니스는 이번 상호협력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교육 나눔을 비롯한 관련 활동들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전국으로 조직을 확대하여, 다양한 프로젝트를 융복합하는 창의적 실행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 한국교육
    • 종합정보
    2024-12-19
  • 폴리텍서 새 도전, 이색 신입생 열전
    한국폴리텍대학 광명융합기술교육원 증강현실시스템과 이주호 씨가 천문관측 가상현실(VR) 앱(app)을 제작하고 있다.     [타임즈코리아] ‘기술로 세계 제패’ 포부를 품은 청년도, 코로나19로 무대에 오르지 못한 연극배우도 한국폴리텍대학(이사장 직무대리 임춘건)에서 새 도전에 나선다. 폴리텍은 올해 입학한 신입생의 다양한 사연을 공개했다. “세계 제패가 목표” 고교 동창의 도전 인천캠퍼스 산업디자인과 김채환(19·남) 씨와 전우진(19·남) 씨는 고교 동창이자 기능계 라이벌이다. 김 씨와 전 씨는 구미전자고 3학년이던 지난해 전국기능경기대회 그래픽디자인 직종에 출전해, 나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들은 5월에 있을 국제기능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준비와 학업 병행에 바쁘다. 김 씨는 폴리텍이 “기술 숙련에 최적화된 환경”이라며, “어렸을 적부터 키워온 ‘세계대회 제패’와 ‘기술 명장’이라는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선 기분”이라고 입학 소감을 밝혔다. 또 2D 그래픽디자인 중심이던 고교 과정과 비교해 “전공 교과 선택 폭이 넓고,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교수님의 세밀한 지도 덕분에 심화해 배울 수 있어 좋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무대와 카메라 밖에 선 전·현직 배우 연극무대에 서던 홍재웅(26·남) 씨는 스마트팩토리 기술자로 인생 새 막을 열기 위해 폴리텍에 입학했다. 고교 2학년 때 극단 생활을 시작한 홍 씨는 예술대학에 진학해 연극 외길을 걸었었다. 홍 씨는 “무대에 설 기회가 줄어들었고, 동료들도 하나둘씩 새 길을 찾아 떠났다.”라며, 공연계가 코로나19에 잠식되면서 떠밀리듯 새 일을 찾아야 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홍 씨는 전자부품 제조업체 생산직으로 17개월간 계약직 근무를 하다가, 함께 일하던 반장의 권유로 구미캠퍼스 AI전자과에 입학했다. 그는 이곳에서 10개월간 스마트팩토리 운영 관리 실무를 집중적으로 배워나간다. 현직 배우 이동현(19·남) 씨는 서울강서캠퍼스 패션디자인과에서 어렸을 적부터 관심 있던 패션 공부를 시작했다. 앞서 같은 과를 졸업한 누나 이서연(21) 씨 권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호텔 델루나’, 영화 ‘브로커’ 등에 출연하며 활발히 활동 중인 이 씨는 “체계적으로 패션을 공부하고 배우로서 탄탄히 필모그래피(filmography·작품 목록)를 쌓은 다음, 내 정체성을 담은 브랜드를 출시하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혔다.천문학도가 찾아 나선 ‘새 우주’ 메타버스 천문학도 정주호(30·남) 씨는 디지털 신기술을 배워 ‘새로운 우주’ 메타버스를 ‘내 손으로 구현해 보겠다’라고 마음먹었다. 정 씨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뒤 천문대에서 4년 4개월 일하고, 폴리텍 광명융합기술교육원 증강현실시스템과에 입학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천문교육을 하다가 메타버스 활용 가능성에 주목해서다. 정 씨는 “증강·가상현실(AR·VR) 기술이 적용되는 산업 분야가 넓어지는 걸 보면서, 관련 기술을 익혀 기존 전공과 융합하면 효과적인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겠다 싶었다.”라고 입학 동기를 밝혔다. 그는 “아이디어를 구조화하고 프로그래밍해 콘텐츠 완성도를 높여갈수록 성취감을 느낀다.”라고 교육 참여 소감을 전했다. 임춘건 이사장 직무대리는 “폴리텍은 국민을 위한 평생 직업능력개발 기관답게 누구나 도전과 성장의 기회를 찾을 수 있는 곳”이라며, “저마다 시작점은 달라도, 능력과 적성을 살려 사회로 진출하는 데 꼭 필요한 경로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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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13
  • 2021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 초등생은 운동선수, 중·고생은 교사 선호
    [타임즈코리아]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원장 류장수)은 ‘2021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의 결과를 발표하였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2007년부터 본 조사를 통해 매년 학교급별 진로교육의 전반적인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2021년 학생 희망직업 조사 결과, 1~3위의 희망직업은 운동선수, 의사, 교사 등으로 전년도와 전반적으로 유사하다.     온라인기반 산업의 발달로 코딩 프로그래머, 가상(증강)현실전문가 등 컴퓨터공학자/소프트웨어개발자 희망직업의 순위가 전년 대비 상승하였다.     희망 직업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중학생 63.2%, 고등학생 76.3%로 나타났고, 희망 직업이 없는 학생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내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몰라서’ 직업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학생들은 희망직업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 ‘좋아하는 일이라서(초 53.9%, 중 48.5%, 고 43.0%)’를 가장 많이 응답하였다. 희망하는 진로활동은 초․중․고 학생 모두 진로체험을 1순위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로에 도움이 되고 향후에도 계속하고 싶은 진로체험유형으로 중학생과 고등학생 모두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현장직업체험형을 첫 번째로 꼽았다.     흥미와 적성, 희망직업 등 진로에 관한 대화를 부모와 가장 많이 하는 학생은 중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의 흥미와 적성, 희망 직업’에 대한 부모와의 대화는 초등학생은 월 1~2회(23.2%), 중·고등학생은 주 1회(중: 26.1%, 고 : 26.9%)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가 가장 필요로 하는 진로정보로 초등학교 학부모는 ‘자녀의 흥미·적성 파악 정보(4.43점)’, 중·고등학생 학부모는 ‘진학·입시 정보(중 4.43점, 고 4.43점)’를 꼽았다. 중·고등학생 모두 ‘커리어넷’으로 진로정보를 획득하는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진로정보 획득경로 중, ‘커리어넷(중 44.6%, 고 54.0%)’, ‘워크넷(중 19.6%, 고 30.2%)’, ‘인터넷 동영상(중 25.4%, 고 26.3%)’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중·고등학교 관리자는 학교 진로교육 활성화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전문적인 인력 확보 및 역량 제고(초 39.1%, 중 43.3%, 고 51.5%)’, ‘진로교육 활성화를 위한 학교 교육과정 및 수업 개선(초 41.9%, 중 38.4%, 고 38.1%)’, ‘진로교육 관련 예산 및 환경 지원(초 40.1%, 중 33.0%, 고 28.1%)’ 등을 꼽았다. 초·중·고등학교 진로전담교사도 ‘전문적인 인력 확보 및 역량 제고(초 51.8%, 중 43.3%, 고 47.6%)’, ‘진로교육 관련 예산 및 환경 지원(초 43.3%, 중 43.4%, 고 31.1%)’, ‘진로교육 자료 및 정보 확충(초 38.1%, 중 29.7%, 고 32.4%)’ 등을 꼽았다.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의 결과는 국가통계포털과 진로정보망 ‘커리어넷’ 누리집에 탑재·공개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향후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진로교육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학생들이 스스로 진로를 설정하고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학교 진로교육을 혁신한다. 교과 연계 진로교육을 활성화하여 학생들의 진로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 교과 이수 경로와 연계하여 학습자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다양한 체험활동 중심의 진로탐색 및 설계 활동을 지원하며, 진로연계학기 운영을 바탕으로 상급학교와 연계한 진로활동을 지원한다. 인공지능, 확장 가상 세계(메타버스) 등 신기술의 급속한 발달과 4차 산업혁명 본격화에 대비하여 학생들의 신산업 분야 진로체험 기회를 확대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부처 간 공동사업을 발굴․추진하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연계를 강화한다. 직업세계에 대한 심화된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역사회의 인적․물적 자원을 연계하여 진로교육 생태계를 조성한다. 지역사회에 특화된 산업과 연계한 마을 진로교육 모형을 개발․확산하고, 현재 전국 시․군․구에서 운영 중인 진로체험지원센터(222개소)의 역량을 강화한다. 정병익 교육부 평생직업교육국장은 “4차 산업혁명 등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미래사회는 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을 특징으로 하므로, 우리 학생들은 현존하는 직업을 선택하기 보다는 스스로 진로를 설정하고 개척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 나가야 한다.”라고 말하며, “우리 학생들이 진로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2022 교육과정 개정과 발 맞추어 학교 진로교육을 내실화하는 한편, 학교 밖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지역사회 연계도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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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1-21
  • 성찰적 언어의 환희: 짧은 글들 속에 머무는 긴 생각들
    [타임즈코리아] 진리는 자신의 알몸을 남김없이 드러내는 것입니다. 도정일은 삶의 예술 혹은 예술로서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조곤조곤 잘 말해줍니다. 인간의 탁월함(arete), 즉 인간 자신의 능력은 말하기, 이야기하기의 타고 난 능력에 있습니다. 아레테의 인간은 연결과 연결(narrare), 관계와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인간은 이야기(서사, mythos)를 통해서 존재의 확장을 꾀한다는 것입니다. 이야기하기의 탁월한 능력을 가진 도정일의 문제의식과 상상력은 ‘의혹의 해석학’에서 여실히 드러납니다.     이야기는 상상력이기도 하지만, 본 것에 대해서 시각적 기입하기를 통한 전지전능한 신적 지혜를 풀어 밝히는 듯한 시지각적 시선의 무한한 확장입니다. 보지 못한 것에 대한 봄은 모르는 것을 소유하려는 욕망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지면에 활자가 기입되는 순간, 활자가 나타날 때에 그 신비함은 세상의 소유, 어쩌면 죽음으로부터의 부활 같은 것을 체험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만인의 인문학(도정일, 사무사책방)』에서 저자는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이야기를 사는 인간의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와 ‘오류 가능성’을 지적합니다. 기실 평자가 엮어가는 이 글도 저 두 가지 삶의 방식의 유한성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습니다. 죽음의 순간, 오류의 순간을 말입니다. 따라서 인간 존재의 유한성과 고통에 대한 겸허한 사유는 늘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것도 인문학적 성찰을 통해 죽음의 한 과정을 환대한다는 의미입니다. 환대는 나만이 아니라 타자에게까지 의식과 삶을 넓혀나갑니다. 손님처럼 상호간에 배려하고 베푸는 행위는 인간이 지닌 공통의 윤리의식이자 예의입니다.   텍스트(text)처럼 직조된(texture) 사회 속에서 우리는 모두 이방인입니다. 편하지 않은 삶의 나날들, 유한한 시공간 속에서 산다는 한계상황이 서로를 위해 환대하기 마련입니다. 텍스트 이야기는 그렇게 낯선 일상들 속에 특별한 사건들이 기입되는 인간의 정신입니다. 그래서 인문(학)이라고 합니다. 저마다 남긴 삶의 자취와 흔적이 인간과 세계의 무늬가 되는 법입니다. 설령 고통과 한숨과 좌절과 포기의 연속이라도 말입니다.   그렇게 나의 삶과 너의 삶이 건축(Bildung; bauen; bin)되는 게 인간의 텍스트요 삶입니다. 침묵의 고요한 몸짓이라 할지라도 삶과 삶 사이에 긴 여운이 남는 것처럼 호흡과 호흡을 가다듬어 숨을 쉬어야 합니다. 때론 침묵의 해석학, 침묵의 아픔이 인간의 삶 전체를 직시하게 만드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인문적 삶은 나와 타자의 삶이 다 ‘좋은 삶’이어야 합니다. 행복하지 않다는 것은 나에게만 좋거나 아니면 타자에게만 좋거나 할 때 느껴지는 불만과 불평입니다.   기술(techne)이든 종교든 삶의 관대함과 관용성이 포함되지 않으면 인간은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폭력과 이기성으로 점철된 욕망의 분출만이 난무할 뿐입니다. 거듭 말하지만 인간의 인문적 삶은 성찰하는 삶을 지향합니다. 성찰이 없는 삶, 음미하지 않는 삶은 아무리 좋은 이야기로 일구어진 삶이라 할지라도 결코 의미 없는 건조한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자기를 대상화하는 읽기, 인간 읽기, 인간 자신의 이해를 역설합니다. 자기의 성찰과 인간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는 자기 자신마저 소유하려는 욕망으로부터 벗어나는 새로운 삶의 문법, 인간다운 문화 문법을 만들어내려고 합니다.         인간은 삶의 텍스트 너머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지구상에서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살아온 인간에게 새로운 삶의 문법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테크놀로지가 지배하는 이 시대에 성찰적 인간의 삶의 이야기를 직조하는 삶의 문법은 무엇일까요? 그 단초를 찾고 싶다면 《만인의 인문학》을 펼쳐보는 것은 어떨까요? 저자의 조근 조근한 삶의 인문학, 성찰적 인문학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책의 제목처럼 이 책은 만인을 위한 텍스트가 아닙니다. 감히 단언컨대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는 선택된 소수를 위한 책일 수 있습니다. 삶의 예술을 위해 자기를 성찰하는 자신이 저자의 텍스트에 자기를 비추고 삶을 새롭게 직조하기 위한 존재라면 이미 소수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니체(F. W. Nietzsche)의 《짜라투스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부제처럼 “만인을 위한, 그러나 그 누구를 위한 것 도 아닌” 책이라고 말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글쓴이 김대식 박사는 숭실대학교 철학과에서 강의를 하면서 함석헌평화연구소 부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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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7-02
  • 존재는 텅 빔(無; Leere, Nichts)이다
    [타임즈코리아] 하이데거나 노장철학을 논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하이데거는 서양철학사적 사유의 맥락을 해체한 인물이요, 노자와 장자는 공자와 같은 정형화된 논법을 타파한 동양철학자입니다. 굵직한 한 사람의 철학을 다 우려낸다는 것도 버거운 일입니다. 그런데 한 사람도 아닌 이 둘을 조합한다는 것은 더더욱 쉬운 일이 아닙니다. 철학자 윤병렬은 이 둘을 존재(Sein)와 도(道, Tao)라는 철학적 개념으로 손쉽게 풀어 밝힙니다. 하이데거의 시원적 사유, 길(Weg), 침묵 언어, 무위, 초연한 내맡김(Gelassenheit) 등의 유비점들을 찾아 그것을 현상학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흐름은 매끄럽습니다. 서양과 동양의 정신적 간격이 다소 멀어 보이지만, 그것을 존재론적으로 해석한다고 해서 단순한 비약이라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존재를 말하고, 도를 말하는 순간에 이미 존재도 도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역설적이게도 이 역작은 존재와 도가 결코 언어로서 규정될 수 없는 것임을 명확하게 하고 있습니다. 아르케(arche)를 규정하는 순간, 그것을 마치 다 안다고 하는 인식론적 오류에 빠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Nichts)가 단지 없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무가 그 자체로 물어져야 한다면, 그것은 먼저 주어져 있어야 합니다. 다만 저자는 인식론적 오만을 거두고 존재론적 겸허함의 삶을 살라고 권유하고 있는 듯합니다. “존재는 존재자를 존재하게 한다”(sein-lassen)는 말이나 “도는 존재자의 방식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때 두 개의 언어가 번역불가능성의 근원어(Urwort)의 문제임을 깨우쳐 줍니다. 이는 존재나 도는 삶의 방식, 삶 그 자체로부터 개시해야 할 말이라는 것입니다.   그 삶의 방식은 ‘초연한 내맡김’(Gelassenheit)입니다. 고향을 상실한 사람들이 대도시로 모여들고 깊이 성찰하는 삶이 점점 사라집니다. 하이데거는 과학기술의 노예가 되지 말고 소박하고 단순한 삶을 살라고 말합니다. 노자도 무위자연을 말합니다. 이는 작위적인 행위를 하지 않음을 뜻합니다. 이것은 퇴락한 존재인 일상인(das Man)으로 살거나 장자의 물(物)에 빠지지 않고 자연 그 자체, 혹은 세계의 근거인 존재의 목자로, 존재의 이웃으로 살아가는 삶입니다.   존재는 말씀으로 인간에게 다가옵니다. 인간은 그 존재의 언어를 뒤따라 말하고 사유하고 응답할 뿐입니다. 존재의 말씀은 인간이 세계에 어떻게 도달해야 하는지, 세계에 길을 내줍니다. 길을 가야하고 도를 깨우쳐야 하는 인간이 존재의 빛에 의해서 살아야 하는 당위성은 존재의 말씀에서 나옵니다. 언어의 말 걸어옴은 우리가 어떤 경험(erfahren)을 하는 것인데, 이는 “어떤 길 위에서 걸어감을 통해 그 무엇에 다다른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것은 종국에는 다시 시원적인 말인 도, 그리고 “본래 길”(eigentlich Weg)에 이르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제 인간이 해야 할 일은 길을 내면서 움직이는 일입니다(Be-wëgen). 들길에서 외치는 단순하고 소박한 소리에 따라서 사는 삶, 스스로 그러함으로서의 자연, 무위자연의 소리에 따라서 사는 것을 추구해야 합니다. 현대인은 고향을 상실했습니다. 소요유(逍遙遊)의 장자적 삶도 원하지 않습니다. 그럴수록 존재물음(Seinsfrage)은 절실해집니다. 도에 대한 사유도 간절해집니다. 하이데거는 세계로 던져진 “너는 실존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세계에 대한 배려(Besorgen)와 이웃에 대한 실존적 심려(Fürsorge)로서 관계 맺음의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우쳐 줍니다.   이러한 실존적 삶의 방식은 존재의 근원에 가깝게 다가감을 요구합니다. 그 이정표를 하이데거의 존재와 노장철학의 도를 통해서 알아듣기 쉽게 비교, 분석한 이 책(『윤병렬, 하이데거와 도가의 철학, 서광사』, 2021)은 윤병렬 선생님의 학문적 깊이를 가늠케 합니다.   존재 망각과 고향상실의 시대라 규정한 하이데거의 철학적 혜안이 동양철학의 도에 대한 존재론적 삶의 이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해 주신 윤병렬 선생님의 노고와 역작에 깊이 감사할 뿐입니다.   평자가 감히 이 책의 학문적 가치를 평가한다는 것이 주제넘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자들은 물론 민중도 이 책을 통해 저자의 해석학적 언어와 씨름을 해야 자신의 삶을 성찰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따라서 저자가 말한 것처럼, 민중들이 이 책을 읽고 생각을 모은다면(legein; logos) 하이데거와 도가철학이 예언자의 길을 찾아주는 친근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글쓴이 김대식 박사는 숭실대학교 철학과에서 강의를 하면서 함석헌평화연구소 부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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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6-29
  • 연세대학교 인공지능 대학원 개원식 개최
    [타임즈코리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월 10일 연세대학교 인공지능 대학원 개원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개원식에는 과기정통부 조경식 제2차관, 연세대학교 서승환 총장,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및 산업계 협 력기업의 대표가 참석하여 인공지능 대학원의 성공적 추진을 격려하였다. 연세대학교 인공지능 대학원은 2020년에 선정되었으며, 매년 50명의 학생을 선발하여 인공지능 분야의 세계적 연구역량을 갖춘 석·박사급 전문인재로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 핵심이론에서 융합교육으로 이어지는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우수한 교육·연구 역량을 보유한 전임교원도 지속적으로 확보하여 심화형 인재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인공지능 핵심 이론교육은 인공지능 학습모형(모델) 고도화를 위한 원천기술, 인공지능 모형(모델) 최적화를 위한 시스템 설계 기술, 인공지능 영상·음성·언어 인지 고도화 기술 등 세 개의 축으로 구성하였으며, 인공지능 융합교육은 의료, 금융, 공학, 인문사회 등 타 학문 분야의 14개 학과가 참여하여 운영하고, 각 분야에 인공지능 기술 확산을 위한 연구 프로그램도 가동한다. 아울러, 인공지능 연구 및 산학 협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100억원 규모의 자체 투자를 통한 대규모 인공지능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다양한 학내 창업지원 프로그램 및 창업자금 지원 등과 연계하여 학생들의 창업·성장도 지원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조경식 제2차관은 “최근 인공지능이 모든 산업에서 활용되어 디지털 전환을 촉발하고 있는 만큼 우수한 역량을 보유한 인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언급하며, “연세대학교가 세계적 수준의 인재양성과 함께 산업계와 협력을 통해 국가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힘을 더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도 우수한 인공지능 인재가 산업 현장에 적기에 공급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대학원 프로그램은 2019년부터 선정이 시작되었으며, 현재 인공지능 대학원 10개, 인공지능융합연구센터 4개가 선정되어 운영되고 있다. 7월 중으로 인공지능 중심지(허브)를 신규 선정하여 산학연 협력과 인공지능 연구․인재양성 체계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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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6-10
  • 슬픈 철학자 김진영의 해석학적 변주
    [타임즈코리아] 아도르노(Th. W. Adorno)를 닮은 철학자 김진영의 슬픈 고독의 아포리즘.《상처로 숨 쉬는 법(김진영, 한겨레출판, 2021)》은 형용모순입니다. 저자의 삶의 호흡법은 고통으로 내뱉은 짧았다가 간신히 길게 내쉬는 것입니다.   어떻게 상처로 숨 쉰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감히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상처를 받으면 이내 아파하고 찌그러지는 것이 사람의 생리이지만 저자는 이것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숨을 쉬라고, 끝내 쉼 쉬라고 말합니다. 이 점에서 김진영은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수장인 아도르노와 닮았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김진영의 철학은 왠지 서글픔이 묻어납니다. 김진영은 외로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없는 사랑을 받았을 것 같습니다.   처절할 만큼 냉철한 분석, 번뜩이는 사회비판과 해석은 분명 아도르노적입니다. 김진영의 강의록을 묶은 이 책은 유고집이다. 아도르노의 미니아 모랄리아, 곧 ‘도저히 버릴 수 없는 한 줌의 도덕’을 의미합니다.   위대한 도덕(Magna Moralia)이 아닙니다. 한 줌도 아닙니다. 반 줌입니다. 이것을 강박으로 지켜내려는 아도르노의 부정철학과 김진영의 멜랑콜리를 통한 해석학적 강의의 조합이 절묘하게 만납니다. “아도르노에게는 철학자로서의 슬픔이 깊이 내재해 있”습니다(34쪽).   삶의 상처투성이를 견뎌내는 방식, 권력적 사유를 거부하는 편집증, 객관적 권력을 통찰하고 포착하는 아도르노의 혜안을 빌려서 우리 사회를 되짚는 김진영의 철학은 말 그대로 “정신의 자유”임을 확증합니다.   객관적 권력인 세상을 닮지 않기 위해서 슬픈 아도르노를 닮아버린 김진영. 곁에 두고두고 여러 번, 많이 읽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평자에게는 이런 책이 칸트나 후설이나 하이데거의 책들 이외에 국내 학자의 저작물 중에서 처음 있는 일입니다.   훌륭한 철학자를 훌쩍 저 철학의 세계로 영원히 떠난 보낸 것이 아쉬울 뿐입니다. 따라서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는 게 유명을 달리한 한 철학자에 대한 예의라 생각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궁지에 몰리는 존재(Trieb)가 되어버린 인간은 가상(Schein)을 좇는 것은 아닐까요? 살아 있다와 산다는 것은 다를 얘기입니다. 살아있다는 것은 목숨이 붙어 있다는 것을, 산다는 것은 꿈을 실현하는 것(421쪽)의 분류법에 따라 ‘아름다움’은 도구가 아닙니다.     성공을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타자는 나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는 비판은 타자에 대해 눈뜨도록 만듭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이에게 자신을 다 줘버리고 남은 게 없으니 추해집니다. 멜랑콜리해집니다. 사랑이란 그렇습니다. 김진영은 그렇게 미니아 모랄리아를 성찰과 깨어남으로 풀이합니다.   객관적 권력으로 인한 사회적 시스템을 부정하고 사람답게 사는 삶을 꿈꾸는 김진영. 그는 뒤로 물러남, 생의 권리를 되돌려 줌, 망설였다가 다가감, 뒤돌았다가 다가감을 통해서 직접성의 폭력을 자제합니다. 오히려 그는 자신의 상처뿐만 아니라 타자의 상처를 치유하는 현대인이 되기를 당부합니다.   아도르노의 철학이 ‘슬픈 학문’으로 명명하고, 김진영의 철학을 ‘상처의 학문’, ‘상처를 어루만지는 철학’이라 하면 어불성설일까요? 그러니 보니 우리 모두는 상처투성입니다.   그의 강의가 들어보고 싶어지는 까닭입니다. 애성이가 난 현대인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그의 진정성이 있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문득 문득 문자 위로 떠오르는 그의 슬픈 그림자와 함께 말입니다.   김대식 숭실대학교 철학과에서 강의를 하면서 절대자유, 평평한 존재론을 추구하는〈함석헌평화연구소〉부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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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합정보
    2021-05-26
  • 코로나19가 아동발달에 미친 영향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와 대책 마련 필요해
      [타임즈코리아]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5월 24일 국회 앞에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함께 ‘코로나19가 아동발달에 미친 영향’ 설문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가졌다. 정춘숙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4월 26일부터 5월 2일까지 7일간 서울·경기 지역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 및 교사, 학부모 총 1,45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가 아동발달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두 기관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아동들에게서 전에 없던 신체발달 및 언어발달 지연 등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에 따라 해당 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원장 및 교사의 74.9% ‘마스크 사용으로 인한 언어 노출 및 발달 기회가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뒤이어 바깥놀이 위축으로 인한 신체운동시간 및 대근육·소근육 발달기회가 감소’했다고 77.0%가 응답했고, ‘과도한 실내생활로 인한 스트레스, 짜증, 공격적 행동 빈도가 증가’했다고 63.7%가 응답했으며, ‘낯가림, 기관 적응 어려움 및 또래관계 문제 발생 빈도가 증가’했다고 55.5%가 응답했다. 학부모들이 느끼는 아동의 발달 지연에 대한 위기의식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학부모의 68.1%가 ‘코로나19 팬데믹이 아동의 발달에 미친 영향이 있다’고 응답했고, 그 변화는 어떤 것이었는지 물었을 때 학부모의 76.0%가 ‘바깥놀이 위축으로 인한 신체운동시간 및 대근육·소근육 발달기회가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뒤이어 60.9%가 ‘과도한 실내생활로 인한 스트레스, 짜증, 공격적 행동 빈도가 증가’했다고 응답했고, ‘마스크 사용으로 인한 언어 노출 및 발달 기회가 감소’했다고 52.7%가 응답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2020년 한해동안 가정보육시간이 많이 늘어나면서 ‘과도한 실내생활로 인한 미디어 노출 시간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학부모가 83.5%나 되어 이에 대한 지원 및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코로나19가 아동의 사교육 프로그램 이용에 미친 영향이 있는지에 대해 10명 중 절반이상인 55.1%가 변화가 있다고 응답했다. 그 변화는 ‘가정에서 학습을 목적으로 양육자가 직간접적 도움을 주는 등의 엄마표 사교육’이 늘었다고 72.9%가 응답했으며,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비대면 화상영어수업 등 온라인 플랫폼 사교육 이용’이 늘었다고 응답한 수도 60.0%에 이르렀다.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지원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학부모는 ‘아동의 자유로운 바깥 놀이 시간 확보를 위한 지원 방안 마련’ 67.4%, ‘돌봄 공백이 사교육 이용 증가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책 마련’ 46.4%, ‘아동의 미디어 노출 시간 증가를 막기 위한 가이드 및 대책 마련’ 40.3%로 각각 응답하였다.   또한 원장 및 교사는 ‘교직원의 심리정서적 건강 안정을 위한 지원 대책 마련’ 69.3%, ‘코로나 단계 격상과 상관없는 안정적인 기관 운영 지원 대책 마련’ 64.3%, ‘아동의 자유로운 바깥 놀이 시간 확보를 위한 지원 방안 마련’ 41.7%로 각각 응답하였다. 정춘숙 의원은 “작년 국정감사에서 1918년 스페인 독감의 대유행이 아동의 교육이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 연구 결과를 인용했었다”며, “코로나 팬데믹이 인적자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 의원은 “정부는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아동발달에 미친 영향에 대해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계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지원책이 마련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한국뉴스
    • 사회
    2021-05-25
  • 인간은 예외자가 아닙니다
    [타임즈코리아] 사람들은 존재론하면 형이상학이 생각날 것입니다. 존재론은 일반 형이상학에서 다루는 분야입니다. 모든 존재자가 존재자로서 공통적으로 지니는 것을 말합니다. 이 구분은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기원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지어보더라도 브라이언트의 책 제목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존재의 지도(Levi R. Bryant, 김효진 옮김, 갈무리, 2020)》(onto-cartography)라는 제목에 부제는 ‘기계와 매체의 존재론’이라니 아리송합니다. 책을 펼치는 순간 저자의 학문적 관심사나 그 깊이가 남다르다는 것을 단박에 깨닫습니다. 게다가 그의 문제의식을 독특하게 담아내는 것도 모자라 엄밀하게 풀이한 방식 또한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이 책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는 ‘회집체(assemblage)’라는 개념 자체도 생소합니다.  모든 세계를 나타내는 저자만의 특수용어임에는 분명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회집체입니다.   존재자들이 집합을 이루기는 하는데, 그것들이 어떤 권력 혹은 중력장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해방을 꾀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시각에서 저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그러한 회집체들이 어떠한 문제들이 있는지를 분석한 후 새로운 존재 지도를 구성하려고 시도합니다.   존재의 지도는 인간뿐만 아니라 자연, 생태, 그리고 사회까지 모든 존재자들의 관계가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독자는 이른바 신체든 실체든 사물이든 각각의 존재자들을 ‘기계’라고 규정하는 다소 낯선 논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위, 풀, 인체, 냉장고와 같은 유형 기계와 숫자, 악곡, 문화 정체성, 소설 등의 무형 기계도 다 기계입니다. 따라서 물질적 표현 혹은 행위적 표현이 존재하는 이러한 모든 기계 존재자들이 집합체 혹은 회집체입니다.   모든 존재자는 주체일 뿐만 아니라 객체이기도 하고 나아가 준객체(축구경기장의 공)입니다. 그러나 주체는 객체를 종속시키려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안은 행위주체라는 폭넓은 개념으로 재구성해야 합니다. “주체는 일시적입니다”라는 말은 이렇게 종래의 철학적 강박을 넘어서려는 저자의 의지를 반영합니다.   저자의 논리는 ‘에일리언 현상학’이라는 데서도 그 특성이 잘 드러납니다. 이를 통해 그는 비인간 존재자들, 곧 모기, 나무, 기관, 바위 등이 주변 세계를 경험하는 방식을 검토하는 철학적 전회를 기도합니다.     인간 주체가 비인간 존재자들에 대해서 혹은 세계에 대해서 어떻게 경험하는지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인간 주체의 인식론적 태도로부터 그들이 세계를 어떻게 경험하는가 하는 타자적 응시 혹은 관점을 변경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이와 같은 에포케는 인간의 목표와 다른 존재자들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구분함으로써 가능해집니다. 나아가 이것은 보고스트(Bogost)의 “존재의 위계는 전혀 없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자신이 평평한 존재론, 아나키즘적인 존재론을 지향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알게 해줍니다.   저자에 의하면 공간과 시간의 토폴로지는 권력의 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것을 ‘중력장’이라는 말로 치환합니다. ‘권력’이라는 뉘앙스가 지극히 인간중심적이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사회적 관계망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우리가 흔히 간과할 수 있는 허리케인과도 같은 기계가 실재적 행위자라는 인식론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반인간중심주의적 발상입니다. 여기에서 모든 존재자는 사실 주체가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하는 객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밝은 객체’에서 회집체에 거의 중력도 방사하지 못하는 장애인이나 노숙자와 같은 ‘희미한 객체’, 자본주의와 같은 ‘블랙홀 객체’, 자연재난이나 인터넷 같은 ‘불량 객체’ 등 다양한 객체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저자는 자신의 ‘존재지도학’을 달리 ‘지리철학’으로 명명합니다. 이는 평평한 존재론, 수평적 존재론, 그리고 내재적 존재론으로서 수직적, 위계적 존재론을 거부하기 위함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모호한 거대 용어로 인한 추상작용에 대해서 비판적 입장을 취하기 위함입니다.   자본주의, 존재신학, 사회, 인종주의, 가부장제라는 개념조차도 애매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의심의 해석학을 통하여 해체하고 새로운 중력장을 검토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엿보입니다.   그는 사람, 생태 등을 억압하는 중력장에 대해 비판적으로 뜯어보고 인간 주체에서 벗어나 사회적 회집체를 자연과 구분되는 것을 반성적으로 고찰하려고 합니다.   인간과 비인간의 구분의 경계를 폐기하고 구체적인 것에 대한 호소를 요구합니다. 기표와 기호의 추상적 관념이 다양성과 개체성을 저버리는 유사성에 매몰되지 않도록 “세계 속 기계들과 더불어 기계들 사이의 관계들에 주목하라”는 주문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구체적인 세계에 개입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자신의 역능을 박탈당한 기계가 되지 말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맨 마지막 단락에서 저자가 밝힌 것처럼,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과 위협은 결국 ‘인간 예외주의’라는 편견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논조가 책의 방향성을 다 설명한 듯합니다. 이를 위해서 자신이 존재지도학을 제공했노라고 하면서 끝을 맺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 책은 난해합니다만 매우 흥미로운 책입니다. 그리고 읽어나갈수록 매력이 있으며 흥분되는 책입니다. 만일 어떠한 독자가 브라이언트의 책을 읽고자 한다면,《존재의 지도》를 정치(精緻)하게 독해한 후《객체적 민주주의》를 손에 든다면 좀 더 명징한 이해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세계를 관찰하는 데 유물론적 사유에 대한 새로운 해석학을 제공해 준 브라이언트의 탁견과 그 심대한 노력에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그의 문헌 소화력과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가는 논리적인 힘은 범접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곧 사회, 자연, 인간, 물질 등의 기계로 이루어진 회집체를 비판적인 안목으로 새롭게 읽어내고자 하는 독자라면 꼭 읽어보기를 바랍니다. 시의적절한 책을 우리나라에 소개해 준 훌륭한 번역자와 갈무리 출판사에 감사합니다.   김대식 숭실대학교 철학과에서 강의를 하면서 절대자유, 평평한 존재론을 추구하는〈함석헌평화연구소〉부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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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5-24
  • 유물론도 인간의 이상세계를 지향합니다!
    [타임즈코리아] 철학을 좀 안다 하는 사람들조차도 유물론이나 관념론 중 어느 하나의 입장에 서야 하는 것처럼 착각하곤 합니다. 이렇게 철학적으로 유물론이다 관념론이다, 하는 해묵은 논쟁의 역사가 인간의 갈등과 전쟁을 만들어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물질세계(경제적 삶의 조건)에 기반을 둔 인간의 삶이라 할지라도 지금의 현실보다도 더 나은 세계를 지향하면서 그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것입니다. 관념론은 애초에 그 이상세계를 그리고 항상 사물적 인간이나 물질적 현실을 넘어서려고 하였습니다. 두 입장의 시작이 어디에 있건 간에 인간의 삶을 딱 둘로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철학적, 사상적 결이 무수히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철학자란 원래 역사적 맥락이 만들어 낸 존재입니다. 어떤 삶의 세계에 처해 있었느냐가 그의 철학을 형성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됩니다. 플레하노프(Georgi Plechanov, 1856-1918)라는 맑스주의 철학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가 철학사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은 인물이었던 것은 서구 유럽철학, 영미철학, 동양철학 이외의 이른바 러시아 철학이라는 변방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간에 우리나라의 현실 속에서 이념적으로 러시아나 유물론의 철학을 다룬다는 것은 거의 금기시 되어 있었던 것도 한몫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매우 생소한 철학자인 플레하노프의 삶과 생애를 예술철학적 입장에서 정리하고 풀이한 한국의 철학자가 고(故) 강대석 교수입니다. 평상시 유물론적 입장에서 철학을 해왔던 강대석 교수는 포이어바흐의 유물론적 인간관과 종교론에 대해서도 해밝은 분이었습니다.   그랬던 그가 지난 2월에 하늘로 돌아가셨습니다. 평자와 일면식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학문적 관심을 갖고 멀리서 사숙을 하던 차에 그분의 궂긴 소식을 듣고는 놀람을 금치 못했습니다. 불현듯 그분의 저서에 대한 서평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플레하노프는 맑스나 레닌과도 교류를 했던 철학자입니다. 19세기의 역사가 그렇듯이 세계의 이념적 지형은 혼란스러웠을 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지리적 다툼 또한 매우 잦았던 때였습니다.   급격한 산업사회의 도래로 부르주아 계급과 프롤레타리아 계급 갈등이 심화되고 그로인한 노동자 탄압과 인권은 말할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플레하노프는 관념론을 매우 싫어했습니다. 사회적 현실과 조건을 외면하고 개인의 이익을 앞세우는 관념론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몰락한 귀족의 아들로 태어난 플레하노프는 인문학교를 졸업하고 보병학교에 진학을 했지만, 아버지의 죽음으로 곧 자퇴를 합니다. 그 후 페테르부크르의 광산전문학교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렇듯 그의 학력을 보면 예술철학자로서 어떤 특별한 면모를 드러낸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를 보면 철학자란 당대의 시대가 만들어 내는 듯합니다. 잘 알다시피 19세기 중엽 러시아의 차르 전체주의 정치로 농민의 경제 해방이 요원해지게 됩니다.   이 시기 플레하노프는 망명과 도피 생활을 계속하면서 맑스와 엥겔스의 저작들을 읽고, 『공산당선언』을 러시아로 번역하는 작업도 하였습니다. 빵보다 책을 더 귀중하게 생각했던 그는 “혁명적 이념 없이는 참된 의미의 혁명 노동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나키스트 바쿠닌이나 수정 맑스주의자 베른슈타인의 견해와 달리 하면서 그들을 공격하기도 했지만, 예술적 소양도 풍부했습니다. 베토벤의 열정 소나타, 베를리오즈의 파우스트, 바그너의 니벨룽겐을 즐겨들었을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또한 아나키즘, 생철학자 베르그송의 관념론, 톨스토이의 종교적 휴머니즘을 신랄하게 비판하였지만, 사생관에서는 매우 자연적이고 소박하였습니다. 이는 죽음이란 자연과 하나되는 것이다, 라는 견해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플레하노프의 철학적 토대는 유물론이었습니다. “악인을 만드는 것은 본성이 아니라 사회제도다”라는 대명제 하에 맑스주의는 온전한 세계관이요 철학이라는 입장을 표명하였습니다. 그의 필생의 과제는 예술의 해석에 있었습니다. 예술(언어) 속에 감정, 사상이 들어 있다는 생각은 자연스럽게 “시대적 미감”이 무엇인가로 이어졌습니다.   그는 사회적 조건, 즉 생산력과 생산방식에 따라 사람의 위치, 심리가 결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예술은 사회생활과 삶의 반영이라는 철학적 입장을 고수하기에 이릅니다. “예술은 사회적 인간의 관심이 되고 행동원인이 되는 모든 것을 묘사하는 데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인리히 하이네(Heinrich Heine)가 말한 것처럼 예술이란 “지상에서 천국을 실현”하는 데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입장과 맥을 같이 합니다.    특히 그는 예술 작품의 이념은 사회학의 언어로 번역해야 한다고 설파함으로써 예술은 인간의식의 발전, 사회질서의 개선에 기여한다고 말했습니다. 예술을 위한 예술의 무용론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이러한 그의 예술철학은 “예술에는 이념(자유, 평등, 민주)이 없으면 안 된다”는 강한 신념의 표현이나 예술은 인류를 위한 봉사라는 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덕이란 타인의 행복을 통해서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기술”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나아가 그는 노동자 자신의 시, 노래, 문학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면서 노동자가 주체가 되는 감성의 표현을 강조했습니다. 이것은 결국 오늘날의 오해와는 달리, “공산주의는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임을 입증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플레하노프의 유물론적 미학의 핵심인 주관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 조건(현실)이라는 데서 여실히 드러납니다.   그가 이념이 빠진 예술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취한 것은 예술의 기능과 목적은 인간과 사회의 발전, 그리고 이 땅에서 더 좋은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물론이든 관념론이든 이들의 철학은 지금의 세계가 아닌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 분투한 실천적 이론과 이론적 실천의 조화에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진부한 이념의 논쟁보다 새로운 세계의 도래를 위해서 유물론과 관념론의 화해를 통해 새로운 유토피아, 곧 이상세계를 실현시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현실에서 초월로, 초월에서 현실로 그 방향이 어디든 최종목적은 인간의 삶의 조건의 해방과 인간의 의식의 개혁 두 가지가 정합적으로 맞물리는 삶의 세계가 아닐까요? 플레하노프의 경우 그것을 예술이라는 영역이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플레하노프 생애와 예술철학(강대석 지음, 사람일보)』 은 고 강대석 교수의 유작이라면 유작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록 그의 몸은 다시 물질로 돌아가 관념의 세계를 풍요롭게 하는 자연의 일부분이 되었지만, 그의 정신세계와 감성세계를 잘 들여다보는 또 하나의 좋은 저작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김대식 숭실대학교 철학과, 원광디지털대학교 원불교학과 강사. 함석헌평화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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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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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 ‘싱요사봉사단’, 좋은 사람이 곧 좋은 세상이다
    [차재만이 찾아가는 사람]   - ‘싱요사봉사단’정희준 회장 - 2024년 신년회와 정기총회를 겸한 행사 개최 - 봉사를 통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이바지    [타임즈코리아] 대구광역시 남구청년새마을연대 소속 ‘싱요사봉사단’정희준 회장을 만났다. 가장 궁금한 것부터 물었다. ‘싱요사’가 무슨 말일까? ‘싱글(소외된 자)들을 위한 요리 봉사’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싱요사봉사단’ 정희준 회장   이 단체에서는 어떤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을까? 회원들이 직접 요리하여 음식을 대접하는 봉사활동을 한다. 처음에는 ‘요리를 어려워하는 싱글들이 모여 요리를 배우자’는 모임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발전하여 봉사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싱요사’에서는 한 끼 식사라도 가장 따뜻하게 먹도록 대접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정희준 회장은 어떻게 이 봉사단의 회장을 맡게 되었을까? 정 회장은 스포츠 분야에서 교육과 지도자의 길을 걸어왔다. 이런 그의 삶은 봉사로 가득하다. 정 회장의 봉사활동은 자신이 어린 시절 어렵게 성장했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그때 받았던 도움을 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봉사에 대한 남다른 생각을 지니고 실천한다. 말하자면 봉사에 대한 가치혁신을 이루는 사람이다. 남들이 하는 것과 비슷한 봉사보다는 꼭 필요한데 공백이 있는 분야를 찾아 나선다. 틈새를 찾아가는 봉사를 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는 사각지대가 없는지에 관심을 기울인다.   ‘싱요사봉사단’ 정기총회     정 회장은 봉사에서도 융복합적, 통섭적 안목을 지니고 늘 연대를 모색하기도 한다. 정 회장은 “전체는 부분의 총합보다 크다”는 차원에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함께 한다는 것은 각자가 하는 일들을 합쳐놓은 것보다 훨씬 더 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라는 생각을 한다. 이런 맥락에서 봉사를 이어왔고, 세상이 그만큼 더 아름답고, 좋아지는 데 이바지하려고 한다. 우리 사회가 저절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행동함으로써, 그렇게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박노해 시인의 시 <다시>에는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 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라는 시구가 나온다.   그렇다. 세상은 사람이 중심이다. 사람이 시작이고 마침이 아니겠는가? 이런 점을 생각하는 정 회장의 실천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대구광역시 남구청년새마을연대 소속 ‘싱요사봉사단’(회장 정희준)은 2024년 새해를 맞이해 지난 1월 13일(토) 오전 11시 대구광역시 라이온스클럽 회관 4층에서 정기총회와 신년회를 겸한 행사를 열었다. 2024년에도 봉사를 통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이바지하겠다는 힘찬 출발을 다짐하는 행사였다.   해를 거듭할수록 이 봉사단에 모이는 사람도, 관심과 응원을 보내는 사람도 많아졌다. 이날 행사장에는 홍석준 국회의원(대구광역시 달서구갑)을 비롯해 이태훈 달서구청장, 대구장애인체육회 관계자 및 각 기관 센터장이 참석하였다.   식전 행사에서는 힙팝 댄서 이채송과 요들송 가수 동진이 공연을 펼쳤고, 이후 정기총회에서는 홍석준 의원의 축사와 대구광역시 시각장애인복지관 외 10곳의 지역 센터가 동참하는 ‘싱요사’의 행복 파트너 현판 수여가 진행되었다. 또한, 2023년 ‘싱요사’를 통해 사회와 소외계층에게 헌신한 회원들에게는 표창장을 수여했다.   ‘싱요사봉사단’ 정기총회 및 신년회     표창장들의 종류를 살펴보면 추경호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 11명이 수여하는 표창장(53명), 대구시의장 상장(4명), 달서구청장 상장(4명), 한우리장애인복지협회장 상장(3명), 세인트미션대학교 한국법인장 상장(3명), 장애인권익신문사 사회공헌 상장(7명)으로 모두 74명이 상을 받았다.   정희준 회장은 “한 뷔페식당에서 남겨진 음식들을 보면서, 이것을 이웃과 함께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에 공감한 분들이 계속해서 늘어난 결과 현재 300여 명이 활동하는 봉사단으로 발전하였다”며, “앞으로도 이 취지에 동참하는 분들과 함께 새마을운동의 근면, 자조, 협동의 정신을 바탕으로 나눔과 배려를 통해 더욱더 밝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을 만난 여운이 추운 겨울 날씨에도 가슴을 따뜻하게 감싼다. 마하트마 간디는 “보상을 구하지 않는 봉사는 남을 행복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자신도 행복하게 한다”고 말했다.   굳이 이 말을 앞세우지 않더라도 정 회장은 참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이것이 봉사가 우리에게 주는 최고의 보상이 아니겠는가? 정 회장이 지닌 봉사의 마음과 실천이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이 연쇄효과를 일으켜, 나중에는 태풍으로 변하게 하는‘나비효과’와 같이 수많은 날갯짓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우리 사회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오리라는 기대를 하게 한다.    차재만 수석기자<대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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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1-17
  • 임권택 감독 “할리우드 영화로부터 벗어나려 애썼다"
      [타임즈코리아] 영화에 대한 임권택 감독의 열정이 후배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했다.5일 방송된 JTBC ‘방구석1열’에는 방송 100회를 맞이해 한국 영화계의 거장 임권택 감독과 배우 김명곤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임권택 감독의 ‘짝코’와 ‘서편제’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최근 진행된 ‘방구석1열’의 녹화에서 주성철 기자는 ‘짝코’에 대해 “처음으로 인간적인 모습의 빨치산을 그린 작품으로 ‘웰컴 투 동막골’ ‘공동경비구역 JSA’ ‘공조’의 원조 격이다”라고 설명했고, 이에 김명곤 배우는 “다른 어떤 영화들보다 이념을 넘어선 우리 민족의 비극을 깊이 있게 다룬 작품”이라고 극찬했다.임권택 감독은 영화 인생의 전환점이 된 작품 ‘족보’에 대해 “할리우드 영화를 좇으며 1년에 5편을 찍을 정도로 많은 작품을 찍고 나니, 할리우드 영화의 그늘로부터 벗어나서 우리 민족의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10년간의 노력 끝에 ‘족보’를 제작한 후에야 할리우드 영화로부터 해방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한편, 주성철 기자는 임권택 감독의 영향력에 대해 “과거 봉준호 감독이 미래의 진로를 고민하던 시기에 ‘아제 아제 바라아제’를 보고 큰 감명을 받아 영화감독으로서의 길을 걷게 됐다고 밝혔다”라며 많은 영화인의 길잡이 같은 존재임을 강조했다.임권택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수상에 대해 “한국인이 세계 수많은 좋은 영화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작품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사실 ‘살인의 추억’ 때부터 ‘언제 일을 내겠구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눈에 띄었던 후배 감독이다”라고 전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어 “내가 영화를 보고 나서 본인에게 영화 좋다는 이야기를 잘 안하는 편인데 봉준호 감독 영화를 보고는 영화가 좋다는 칭찬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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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4-06
  • 한국의 축소판 화성시 대표사원을 만나다
    자신을 화성시 대표 사원이라고 외치며 화성시 곳곳을 누비는 채인석 시장의 복장은 늘 청바지 차림이다. 시민들은 그의 청바지 차림을 보며 이렇게 격려한다. “늘 ‘청’렴하고 ‘바’른 마음으로 ‘지’지치 말고 지속하여 화성시를 위해 일해 달라”고 주문한다. 채 시장도 이에 호응하여 기쁜 마음으로 행복하게 화성시를 누비며 신나게 일하는 젊은 시장이다.     ▲ 채인석 화성시장       화성시는 모든 세대가 조화롭게 살아가며 희망찬 미래를 꿈꾸는 도시다.   화성시에는 한국의 경제를 주도하는 세계적인 기업 삼성전자가 있다. 국내 최대 신도시 동탄을 품고 있다. 그 옛날 실크로드의 관문이었던 당성(唐城)의 역사성을 물려받은 곳도 화성이다.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상안리에 있는 삼국시대 성곽 당성은 대한민국 사적 제217호이다. 중국 유학길에 올랐던 원효대사가 밤에 이곳에서 해골에 고였던 물을 마시고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세상의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를 깨달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에 더하여 송산면 고정리에는 천연기념물 414호 공룡알화석지도 있다.   그러니 세계적 첨단 기업, 신도시, 농촌, 바다, 역사적, 지리적 중요성도 포함한 도시가 화성시이다. 이런 만큼 시민들의 자부심도 남다르고 이런 분위기에 부응하는 시장의 일상과 업무 또한 매우 역동적이다.       화성시는 시니어 관련 정책에서도 매우 주목받고 있다.   ‘노노(老NO)카페’사업을 통해 가능성을 발견했고 다른 도시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노노(老NO)카페’는 소통, 나눔, 경제가 어우러지는 통합적 개념이다. 이곳을 통해 세대 간 소통과 시민들 사이의 나눔, 시니어들의 경제적 발전이 선순환되는 허브가 되고 있다.   ‘한백산메모리얼파크’가 완성되면 시니어들에게 소통, 나눔, 경제의 또 다른 세계가 열릴 것이다. 이곳은 단순한 화장장만이 아니라, 어르신들의 다양한 직업이 창출되는 곳이기도 하다. ‘한백산메모리얼파크’에는 장례식장, 평장, 수목장, 문화체육예술인들을 위한 묘역을 조성해 한국의 새로운 장례문화를 창출하려고 한다.     화성시는 경제적으로 밝고 매우 미래지향적이다.   화성시는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2016년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 회사 매킨지에서는 화성시를 세계 수천 개 도시 가운데 향후 부자 도시가 될 도시 가운데 4위로 지목했다. 채 시장은 이런 객관적 평가를 바탕으로 꾸준한 가치혁신을 이루어 내고 있다.   남들을 흉내 내지 않고 화성시만이 대표할 수 있는 것을 발굴하고 차별화해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이바지하려고 한다.   ‘노노(老NO)카페’, ‘한백산메모리얼파크’, ‘농업인 월급제’, ‘전곡항 뱃놀이 축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곡항 뱃놀이 축제’는 100억이나 사용되었던 ‘경기국제보트쇼’를 가치 혁신하며 15억만으로 수백억 경제유발 효과를 일으켰다.   농업인에게 월급을 주는 ‘농업인 월급제’는 화성시가 최초로 시행한 제도로 전국으로 확산하여 국회에서 관련 법안까지 만들어졌다.   채 시장은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화성시가 저평가 우량주라고 본다”며 “앞으로 발전해 나가는 화성시를 주목해 달라”고 말한다.       채 시장은 창의·지성과 복지에도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4차산업 혁명으로 불리는 시대의 길목에서 창의·지성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이에 대한 학교 교육과 평생교육을 통섭(consilience, 統攝)의 차원에서 발전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 아울러 성장을 분배로 승화해 새로운 발전모델을 만들려고 한다.   채 시장은 “화성시에서는 기회를 잃은 사람도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며 “어떤 사람도 차별받지 않고 공정하고 아름다운 삶이 펼쳐지는 도시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한다. 김상태 취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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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6-27
  • 김용창 애국지사 추모식과 그 의미
    광복회 화성시지회는 지난 11일 화성시 향남읍 상두리 김용창 애국지사 추모 동산에서 관계자들과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식을 열었다.   매년 6월에 열리는 추모식이지만, 연례행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를 거듭할수록 그 의미가 더욱더 되살아나게 하려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올해도 이와 같은 고귀한 희생정신이 대한민국을 넘어 지구촌 평화에 이바지하는 평화와 화합의 정신으로 발전하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하고 그 방안을 모색했다.   일제의 만행이 더욱더 극악해져 가자 목숨을 건 항일운동의 흐름도 그만큼 거셀 수밖에 없었다. 화성지역에서는 향남이 거점이 되었다. 1919년 3.1독립만세운동으로 위기를 느꼈던 일제는 이전보다 더욱더 무자비한 탄압을 벌였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여기에 굴하지 않고 독립의 의지를 불태우며 거세게 저항해나갔다. 이런 저항의 대열에는 너와 내가 따로 없이 한마음이 되었다. 이때 표면적으로 일제에 저항하는 행위는 목숨을 거는 행위였다. 그랬기에 그만큼 위축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죽음도 불사하고 오직 조국의 독립을 열망했던 애국지사들의 숭고한 헌신은 더욱더 뜨겁게 불타올랐다.   이런 애국지사들이 바친 목숨의 토대 위에서 오늘날 우리가 자유와 번영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그저 역사적 사실로만 기록될 뿐, 우리의 의식에서 점점 더 잊히고 있다. 일제의 만행에 대해서는 용서는 하되 절대로 그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런 맥락에서 애국지사들의 헌신을 국민의 마음속에 되새기고 그들의 정신을 기리는 것은 후손의 마땅한 자세다.         화성 향남 출신의 애국지사 김용창은 서울에서 고학하며 한국역사를 탐독하여 민족의식을 고양하였다. 당시 19살이었던 김용창은 “2천6백만 동포여, 조선독립의 때가 왔다”는 유인물을 곳곳에 부착하고 배포하며 독립의 필요성을 알리며 민족의식을 일깨웠다.   이것이 발각되어 1944년 12월 14일 경성지법에서 보안법 위반으로 1년 6월의 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가운데 심한 고문의 후유증으로 1945년 4월 13일 옥중에서 순국하였다. 부친은 이 소식을 듣고 애끓는 마음을 참을 수 없어 1945년 4월 13일 향리에서 운명했다.         동생으로는 용무, 용걸 형제가 있으며 그들도 애국지사의 형제답게 모범적인 살고 있다. 용무씨는 지금도 가문이 500여 년을 살아온 고향 집에서 살고 있다. 그는 화성시 광복회에서도 운영위원, 화성시남부노인복지관 운영위원, ‘노노 신나라 색소폰’ 동아리 단장으로 봉사하며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다. 배영환 취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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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6-20
  • 희망을 희망하게 하는 의사를 만나다
    희망은 한 줄기 빛처럼 놀라운 힘이 된다고 말하는 허일 원장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I think there I am)”고 했다. 생각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렇다면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도 매우 중요하다. 희망을 낳을 수 있는 생각을 품어야 한다.   “스페로 스페라(spero spera)”라는 라틴어 격언이 있다. “나도 희망한다. 그러니 너도 희망하라”는 의미다. 희망은 깊은 고난에서도, 슬픔과 좌절이 칠흑 같은 어둠처럼 내려앉은 상황에서도 절망을 막아서는 힘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형편에서든 희망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캄캄한 방안일지라도 한 줄기 빛이 드리운다면 당장 모든 것을 볼 수 있게 된다. 희망은 한 줄기 빛처럼 놀라운 힘이 된다.   플로리다주립대학교 심리학과 바우마이스터(Roy Baumeister) 교수는 서로 무관한 것이지만 연결을 통해 관계를 맺게 될 때 의미가 생성된다고 한다. 평범한 물건이라도 무엇과 어떻게 연결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들판에 무수하게 피어 있는 꽃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달하게 되면 ‘사랑한다’는 의미를 생성하게 된다.   ▲ 희망찬병원 허일 원장       희망찬병원 허일 원장을 만나게 되면 ‘희망’이라는 의미를 생성하게 된다. 허 원장을 만나는 사람들은 치료를 통해 건강을 회복하는 희망을 품게 된다. 희망은 허 원장의 치료방법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환자들이 희망을 품어야 최선을 향한 허 원장의 연구와 노력이 아름다운 결실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 교수는 인간의 강점에 주목하는 긍정심리학을 강조한다. 사고방식도 인간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낙관적인 사람이 일에서의 성과도, 학습이나 운동경기에서의 성적도 좋게 나타난다고 한다. 낙관적인 사고는 행복을 창출하고 심지어 장수하게 하여 준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런 맥락에서 희망은 치료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희망은 의사와 환자를 하나로 묶어주며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게 된다. 환자가 희망으로 가득하게 될 때, 긍정의 힘이 발휘되어 면역력도 상승하고 강한 치료 의지가 솟구쳐 최상의 결과가 나타나게 된다.         병실에서 만난 환자들의 환한 미소와 적극적인 치료 의지가 희망의 힘을 실감하게 했다. 박혜선(45·여,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매탄로)씨는 “수술의 고통과 입원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매우 힘들었는데 수시로 호출해서 여러 가지 요구를 함에도 친절하게 응대하고 처리하는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들의 모습에서 나도 모르게 평온을 찾았고 치료도 빨라졌다”며 “마음의 여유를 좀 찾게 됐을 때 이 병원의 이름과 ‘희망’이라는 치료철학이 느껴 져 매우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런 반응과 결과를 보면서 처음에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던 ‘희망찬병원’의 이름이 매우 친근하게 다가왔다. 허 원장의 의료적 열망과 그에 따른 연구와 실천이 병원 주변을 넘어 우리 사회 곳곳으로 번져 나가기를 희망한다.   최대식 기자 tok@timesof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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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4-27
  • 요양보호에 헌신한 배영웅 원장이 사는 삶의 향기
    우리 모두의 행복을 위한 일에는 너와 내가 따로 없어야 한다.  봄이 더욱더 기다려지는 겨울의 끝자락에 서울시 양천구에 있는 ‘사랑나눔복지센터(원장 배영웅)’를 찾았다. 입구에서는 오가는 시민들에게 차를 대접하는 준비로 분주했다. 그 모습에서 복지센터의 이름에 ‘사랑’과 ‘나눔’을 넣은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배영웅 원장의 생각은 온통 사회복지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했다. 쉴 새 없이 사회복지에 대한 비전과 현실적인 문제점들에 대해 조목조목 진단하고 대안과 비전을 쏟아냈다.  ‘사랑나눔복지센터’에서의 주요 업무는 요양보호사를 교육하고 파견하는 일이다. 요양보호를 해야 하는 어르신을 간호하고 돌보는 서비스를 진행하는 최전방 복지센터라고 할 수 있다.  요양보호사들은 요양보호에 필요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자격을 취득한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센터를 통해 요양보호를 요청하는 가정을 방문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휠체어 이동, 신체활동, 마사지, 몸 관리, 욕창 예방, 낙상 방지를 기본으로 가사서비스와 정서 활동까지 제공하게 된다.   이런 서비스는 자식이라도 날마다 하기는 어려운 일들이다. 국가에서 이런 복지체계를 마련한 것은 매우 다행하고 바람직하다.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매우 필요한 복지정책이다.  ▲ 배영웅 원장(사랑나눔복지센터). 배 원장은 두 시간이 훌쩍 넘도록 사회복지와 요양보호 발전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가며 끊임없이 열정을 쏟아 냈다.   배 원장은 이런 좋은 제도가 현실적인 이해부족으로 겉돌고 있다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다. 요양보호사들의 열악한 처우가 국가의 최저임금제와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요양보호사들의 활동을 위축시켜 요양보호 수급자들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할 수 없게 만들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수급자들을 돌보는 시간을 줄여서 부족한 재원을 충당하려는 것은 매우 단기적이고 임시방편적인 발상이기 때문이다.  요양보호는 사회복지에서 한 부분에 속하는 좁은 영역이다. 국민 대다수가 관심을 쏟는 분야가 아니다. 그러므로 이 문제를 포퓰리즘적인 발상에서만 처리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 요양보호사 직무교육   요양보호 수급자나 가족들의 처지에서는 매우 급하고 절실한 문제다. 이런 문제에 봉착한 당사자나 가족은 삶이 붕괴할 수도 있는 엄청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이들에게는 선한 사마리아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음은 수급자들이 가져야 할 인식에서도 전환이 필요하다. 요양보호서비스를 선용해야 하는데 요양보호사들을 가사도우미처럼 활용하려 든다면 스스로 제도를 망치는 것이다. 마음대로 부리는 하인 취급을 한다든지, 부당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함부로 대하고 교체를 요구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또 하나는 요양보호사의 자세와 마음가짐이다. 요양보호사는 국가의 복지정책을 수행한다는 마음과 수급자를 부모와 같이 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것은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존중과 사랑에서 출발해야 한다.   ▲ 요양보호사들은 요양보호에 필요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자격을 취득한 전문가들이다.   요양보호센터는 국가를 대신해 요양보호서비스를 수행하는 비오톱(biotope·다양한 생물들이 군집하는 서식처)이다. 이런 곳이 서서히 힘을 잃어 가고 있다.  우리는 요양보호센터라는 복지의 비오톱이 왕성한 생명력을 발휘하도록 관심과 애정을 쏟아야 한다. 국민 모두는 자신도 수급자나 그 가족이 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이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어디 요양보호에 관한 문제뿐이겠는가? 우리 모두의 행복을 위한 일에는 너와 내가 따로 없어야 한다. 사회라는 말에는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 요양보호사는 국가의 복지정책을 수행한다는 마음과 수급자를 부모와 같이 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것은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존중과 사랑에서 출발해야 한다.   배 원장은 두 시간이 훌쩍 넘도록 사회복지와 요양보호 발전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가며 끊임없이 열정을 쏟아 냈다.   전직이 궁금해서 물었더니, 특전사에서도 특수임무를 띠고 국방의 의무를 다한 예비역 소령이었다. 아직도 군에서 얻은 질병의 후유증을 달고 산다는 배 원장은 투철한 국가관을 지닌 사람이었다.   배 원장은 요양보호에 대해서도 군 복무 시절 못지않게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사랑나눔복지센터’는 최고의 서비스를 위하여 욕구사정과 그에 따른 케어플랜으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2015년 장기요양기관 평가 최우수기관으로 선정   이런 결과로 장기요양보험 실시 이후 두 번의 평가에서 모두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효의 실천과 장기요양의 중요성을 알게 하는 학생체험 인턴제도와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시니어 인턴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요양보호에서 그치지 않고 매주 무료 급식에서 100여 명의 어르신에게 커피를 대접하는 등 삶의 총체적 의미로서의 사회복지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 학생들에게 효의 실천과 장기요양의 중요성을 알게 하는 학생체험 인턴제도와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시니어 인턴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장기요양보험이 시행되던 2008년부터 기관을 운영하는 배 원장은 제도발전의 중요성을 인식해 사단법인 정보나눔회의 설립을 주도하여 이사로 섬기고 있으며, 서울시 장기요양기관 수석부회장을 역임하였다.  장기요양기관의 “권리보장과 급여 수준의 적절성, 서비스에 대한 용이성과 불평등 문제”를 과제로 삼아 정책 토론을 주도하는 등 장기요양기관의 발전, 요양보호사의 권익과 처우에 대한 꾸준한 노력으로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표창과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기도 하였다.  문화사회복지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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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2-29
  • 열차 내 돈가방 찾아준 인천지하철 기관사
    잃어버린 돈뭉치 1천만 원 주인에게 인계 입사한지 한 달도 안 된 인천교통공사(사장 이정호)의 인천지하철 신입기관사 차명재 씨가 화제이다. 차명재 기관사는 지난16일(화) 16시경 계양역 유치선에서 회차를 위해 열차객실 상태를 점검하던 중 열차 의자에서 5만원 돈뭉치 두 다발 약 1천만 원이 담긴 가방을 발견하고 곧바로 공사 종합관제소에 보고했다.   ▲ 차명재 기관사(인천지하철)   돈가방은 차명재 기관사의 신속한 신고 덕분에 계양역 역무실을 통해 돈가방을 애타게 찾던 주인에게 바로 인계되었다. 차명재 기관사는 작년 8월 인천교통공사 신입사원 공개모집에 최종합격한 후 올해 1월 18일자로 임용된 새내기 기관사이다. 차명재 기관사는 “신입기관사이다보니 열차운행 때면 항상 긴장하고 있다. 가방 발견 후 곧바로 열차운행을 해야 해서 마음이 급했지만 돈가방을 잃고 애태우고 있을 고객 생각에 빠른 신고가 먼저라고 생각했다"며,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기관사의 본분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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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2-19
  • 의술로 사랑을 꽃피우는 박언휘 원장
    축복을 사명으로 여기고 사랑의 의술을 실천하는 가슴 따뜻한 의사 박언휘 원장      오프라 윈프리는 “남보다 더 많이 가진 것은 축복이 아니라, 사명이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박언휘종합내과>를 운영하는 박언휘 원장도 이와 같은 마음으로 사는 사람이다.   박원장은 자상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환자들을 진료하는 것은 물론,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적극적으로 의료봉사를 펼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박원장을 아는 사람들은 그녀를 ‘마더 테레사’ 같은 의사라고 한다. 대구 수성구 만촌동 1365-20 자삼빌딩 4층 <박언휘종합내과>는 언제나 장애인들이 편안하게 드나들도록 모든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시설은 물론, 진료시간도 장애인들, 독거노인, 외국인 근로자들의 처지에서 배려하고 있다. 박원장은 한발 더 나아가 찾아다니는 진료, 의약품 지원까지 마다치 않는다.   ▲ 박언휘 원장(박언휘종합내과)   울릉도에서 나고 자란 박원장은 어렸을 때 유독 잔병치레를 많이 했다고 한다. 이런 소녀에게 7시간여 배를 타고 육지로 나가야 하는 울릉도는 여간 불편한 곳이 아닐 수 없었다. 형편이 이렇다 보니 울릉도 주민들은 제때, 제대로 치료받기가 어려워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았다. 어린 소녀는 위급한 환자가 목숨을 잃기도 하는 모습을 안타깝게 지쳐보고 있어야만 했다.      이런 아픔을 바라보면서 과학자를 꿈꾸던 박원장은 의사가 되어 의료혜택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꿈으로 가득한 마음으로 의과대학에 진학한 그녀에게 아버지의 사업실패가 발목을 잡았다. 박원장은 절망에 빠져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었다고 한다. 극단적인 처지에까지 몰렸던 박원장이었기에 누구보다도 어려운 사람들의 처지를 민감하게 이해하고 가까이 다가간다.   박원장은 대구광역시지체장애인협회 의료봉사단장을 비롯해 봉사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서 봉사를 마다치 않는다.   ▲ 2015 대구노인복지시설 독감백신 전달식 기념사진         박언휘 원장은 “내게 의술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그 능력을 많은 사람에게 베풀 수 있어 행복하다”며 “불의의 사고나 질병은 어쩔 수 없겠지만,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장애인이 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고 말한다.   박원장은 올해로 10년째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1998년 한 할머니가 병원에 올 때마다 자신이 필요한 약보다 더 많은 약을 요청하는 것을 막았던 일이 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할머니는 장애인 아들 때문에 그렇게 했던 것이다. 할머니의 장애인 아들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하반신이 엉망이 되었던 것이다.   이것을 계기로 박원장은 의료사각지대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박원장을 ‘의사 마더 테레사’라고 한다. 박원장은 과분한 칭찬이라고 하면서도 마더 테레사처럼 봉사의 삶을 살라는 격려로 알고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한다.   의료적으로 소외되고 그늘진 곳에 사랑의 의술로 어둠을 걷어내는 의사로 살겠다는 박원장의 미소가 들판을 풍요롭게 물들이는 가을 햇살처럼 마음을 넉넉하게 한다. 대구 차재만 기자 cjm@timesof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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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10-21
  • 교사로, 장로로, 시인으로서의 아름다운 삶
      2015년 한국장로문인회 문학상, 시부문 수상자 강병원 장로   스승의 날인 15일 오전 11시 한국기독교연합회관(서울 종로 5가)에서는 한국장로문인회(회장 김광한, 봉천교회) 제18회 장로 문학상 시상식이 열렸다. 시부문 수상자인 강병원 장로(광주대인교회)는 이날이 스승의 날이기에 더욱더 조명을 받았다.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강병원 시인은 평생 중·고등학교에서 국어 과목을 가르쳤다. 크리스천으로서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살겠다며 제자들을 사랑으로 섬기는 것이 그의 가르침의 핵심이었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가르침이었기에 그도 따랐다.   ▲ 스승의 날인 15일 오전 11시 한국기독교연합회관(서울 종로 5가)에서는 한국장로문인회 제18회 장로 문학상 시상식이 열렸다.     제자들의 발을 씻겼던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인류를 변화시켰다. 강병원 장로는 항상 이런 정신을 마음에 담고 살았다. 그가 시를 쓰게 된 것도 이런 연장선에서 바라볼 수 있다. 세상을 향한 메시지를 예수 그리스도의 눈으로, 마음으로 시에 담고 싶었기 때문이다.   강병원 시인이 쓰는 작품은 늘 이런 정신을 바탕으로 삶과 자연을 조감한다. 신앙적으로 승화한 그의 작품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인류애가 잔잔하게 스며있다. 그의 작품은 이데올로기에 물들어 있지 않다. 그러나 그의 작품을 읽노라면 어느새 성경으로 들어가게 되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자리에 이르게 된다. 또한, 그의 작품세계에는 자연 사랑이 녹아 있다.   이분법적 사고나 기준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언제나 유기적으로 숨을 쉬고 있다. 소박한 시골을 배경으로 억눌리고 찌든 삶을 정화하게 한다. 포근한 어머니의 품과 같은 시골 속으로 젖어들게 하는 그의 작품에서는 뉘엿뉘엿 넘어가는 노을의 아름다움, 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저녁연기 같은 정서를 느낄 수 있다.   ▲ 한국장로문인회 제18회 장로 문학상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전하는 강병원 장로     그에게 암이라는 시련도 있었지만, 그것마저도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하는 강병원 시인의 얼굴에는 그리스도인의 평화와 넉넉함이 배어 나온다. <들깨를 털며> <부활의 생명> <단풍꽃 길> 등 그의 작품집들은 교직과 신앙생활 그리고 고난과 인고의 세월을 통해 잉태한 것들이기에 더욱더 깊은 영감이 묻어나고 생명력이 넘친다. 계절이 전하는 메시지들이 그의 통찰과 직관을 통해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광주대인교회(담임목사 정종주)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강병원 장로는 한 몸 공동체로서의 교회(에클레시아)를 강조한다. ‘너와 더불어 나’로서 함께하는 생명공동체가 진정한 교회라고 생각하는 그는 자신의 몸이나 교회가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이라고 말한다.   ▲ 장로 문학상 시상식에 참여한 광주대인교회 교우 및 제자들     그는 “자신의 호흡은 지금까지 인도하신 에벤에셀의 하나님, 늘 자신의 삶을 위해 준비해주시고 도우셨던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와 찬양이 스며있다”며 벅찬 감사를 억누르지 못했다.   “추사 김정희는 천 개의 붓을 다 쓰고도 편지를 쓸 줄 모른다고 했다며 여전히 부족한 자신을 격려하는 상으로 받겠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강병원 장로는 교사 재직시절 대통령표창 홍조근정훈장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상 등을 수상하면서 제자들의 본이 되었고, 제자들에게는 스승보다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며 청출어람을 강조했다. 지금까지도 제자들을 위해 새벽마다 기도하는 강병원 장로는 기도하는 시인이요 스승으로 산다.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의 제자로 사는 그의 삶 자체가 한 권의 시집이다.   시상식에 참여한 담임목사와 교우들 그리고 그의 제자들은 이날이 스승의 날이기에 더욱더 의미가 깊다며 앞으로 더욱더 건강한 모습으로 사시며 좋은 작품도 많이 써주시기를 소망했다.   광주 박관식 기자 pgs@timesof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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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5-16
  • 산촌 주민들의 선한 사마리아인
      손 목사 부부의 삶은 마을 사람들과 이웃에게로 말없이 울려 퍼지는 감동이고 향기였다.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고양리 고양산 자락에는 수줍은 듯 다소곳이 자리하고 있는 고양교회가 보인다. 정선읍에서도 34km나 떨어진 곳에 있다.   고양리에는 다섯 개 마을(하승두, 노나무골, 숯터, 하일, 상승두)이 의좋은 오 형제처럼 모여 있다. 산촌의 주민은 노인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고양리도 마찬가지다. 산촌이라서 교통도 불편하고 생필품을 구하는 것도 편리하지 않다. 의료적인 면에서는 더욱더 열악하다. 몸이라도 아프면 병원으로 신속하게 이동해야 하는데 이런 일을 해줄 젊은 사람들은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산촌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고양리 고양산 자락에 자리 잡은 고양교회     고양리의 이런 모습을 보게 된 손호경 목사 부부는 차마 외면할 수가 없었다. 자신들도 강도 만난 이웃을 못 본 척하고 제 갈 길이나 갔던 사람들이 될까 봐 두려웠다고 한다.   손호경 목사와 아내 유용운씨는 고양리에 39.6 제곱미터(㎡)의 작은 교회를 짓고 목회를 시작했다. 손 목사 부부의 목회는 ‘동네 일꾼, 아들·며느리’로 살기였다.   반장도 맡아서 마을을 섬기며, 시장 봐 드리기, 병원에 모시고 가기, 집안 살펴드리기 등 고양리의 큰아들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유용운씨는 복음 가수로 활동하던 일들을 뒤로하고 남편을 따라 이곳에 정착했다. 그녀의 작은 소망은 작고 아담한 야외 음악당을 곁들인 교회를 지어 수시로 산골음악회를 여는 것이다. 가스펠 송을 통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며 하늘의 평화를 전달하고 싶다는 그녀는 이 소망을 이루기 위해 붕어빵도 굽고 있다.   ▲ 유용운씨는 야외 음악당을 곁들인 교회를 지어 수시로 산골음악회를 열기 위해 붕어빵을 굽고 있다.     산촌에서 마을을 가꾸고 어르신들을 섬기는 일이야말로 행복하고 보람 있는 목회라고 생각하는 손 목사 부부의 환한 미소는 산골짜기에 핀 아름다운 분홍빛 진달래를 닮아 있었다.   고양리 100여 명의 주민과 행복한 공동체를 일구어가는 손 목사 부부의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크리스천의 삶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손 목사 부부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문득 밀레의 ‘만종(晩鍾)’이 생각났다. 수천 마디의 말은 없지만 보는 사람들에게 평온을 느끼게 하는 이 작품처럼 손 목사 부부의 삶은 마을 사람들과 이웃에게로 말없이 울려 퍼지는 감동이고 향기였다.   정선 이주형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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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4-17

한국서적 검색결과

  • 슬픈 철학자 김진영의 해석학적 변주
    [타임즈코리아] 아도르노(Th. W. Adorno)를 닮은 철학자 김진영의 슬픈 고독의 아포리즘.《상처로 숨 쉬는 법(김진영, 한겨레출판, 2021)》은 형용모순입니다. 저자의 삶의 호흡법은 고통으로 내뱉은 짧았다가 간신히 길게 내쉬는 것입니다.   어떻게 상처로 숨 쉰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감히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상처를 받으면 이내 아파하고 찌그러지는 것이 사람의 생리이지만 저자는 이것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숨을 쉬라고, 끝내 쉼 쉬라고 말합니다. 이 점에서 김진영은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수장인 아도르노와 닮았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김진영의 철학은 왠지 서글픔이 묻어납니다. 김진영은 외로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없는 사랑을 받았을 것 같습니다.   처절할 만큼 냉철한 분석, 번뜩이는 사회비판과 해석은 분명 아도르노적입니다. 김진영의 강의록을 묶은 이 책은 유고집이다. 아도르노의 미니아 모랄리아, 곧 ‘도저히 버릴 수 없는 한 줌의 도덕’을 의미합니다.   위대한 도덕(Magna Moralia)이 아닙니다. 한 줌도 아닙니다. 반 줌입니다. 이것을 강박으로 지켜내려는 아도르노의 부정철학과 김진영의 멜랑콜리를 통한 해석학적 강의의 조합이 절묘하게 만납니다. “아도르노에게는 철학자로서의 슬픔이 깊이 내재해 있”습니다(34쪽).   삶의 상처투성이를 견뎌내는 방식, 권력적 사유를 거부하는 편집증, 객관적 권력을 통찰하고 포착하는 아도르노의 혜안을 빌려서 우리 사회를 되짚는 김진영의 철학은 말 그대로 “정신의 자유”임을 확증합니다.   객관적 권력인 세상을 닮지 않기 위해서 슬픈 아도르노를 닮아버린 김진영. 곁에 두고두고 여러 번, 많이 읽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평자에게는 이런 책이 칸트나 후설이나 하이데거의 책들 이외에 국내 학자의 저작물 중에서 처음 있는 일입니다.   훌륭한 철학자를 훌쩍 저 철학의 세계로 영원히 떠난 보낸 것이 아쉬울 뿐입니다. 따라서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는 게 유명을 달리한 한 철학자에 대한 예의라 생각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궁지에 몰리는 존재(Trieb)가 되어버린 인간은 가상(Schein)을 좇는 것은 아닐까요? 살아 있다와 산다는 것은 다를 얘기입니다. 살아있다는 것은 목숨이 붙어 있다는 것을, 산다는 것은 꿈을 실현하는 것(421쪽)의 분류법에 따라 ‘아름다움’은 도구가 아닙니다.     성공을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타자는 나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는 비판은 타자에 대해 눈뜨도록 만듭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이에게 자신을 다 줘버리고 남은 게 없으니 추해집니다. 멜랑콜리해집니다. 사랑이란 그렇습니다. 김진영은 그렇게 미니아 모랄리아를 성찰과 깨어남으로 풀이합니다.   객관적 권력으로 인한 사회적 시스템을 부정하고 사람답게 사는 삶을 꿈꾸는 김진영. 그는 뒤로 물러남, 생의 권리를 되돌려 줌, 망설였다가 다가감, 뒤돌았다가 다가감을 통해서 직접성의 폭력을 자제합니다. 오히려 그는 자신의 상처뿐만 아니라 타자의 상처를 치유하는 현대인이 되기를 당부합니다.   아도르노의 철학이 ‘슬픈 학문’으로 명명하고, 김진영의 철학을 ‘상처의 학문’, ‘상처를 어루만지는 철학’이라 하면 어불성설일까요? 그러니 보니 우리 모두는 상처투성입니다.   그의 강의가 들어보고 싶어지는 까닭입니다. 애성이가 난 현대인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그의 진정성이 있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문득 문득 문자 위로 떠오르는 그의 슬픈 그림자와 함께 말입니다.   김대식 숭실대학교 철학과에서 강의를 하면서 절대자유, 평평한 존재론을 추구하는〈함석헌평화연구소〉부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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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합정보
    2021-05-26
  • 인간은 예외자가 아닙니다
    [타임즈코리아] 사람들은 존재론하면 형이상학이 생각날 것입니다. 존재론은 일반 형이상학에서 다루는 분야입니다. 모든 존재자가 존재자로서 공통적으로 지니는 것을 말합니다. 이 구분은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기원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지어보더라도 브라이언트의 책 제목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존재의 지도(Levi R. Bryant, 김효진 옮김, 갈무리, 2020)》(onto-cartography)라는 제목에 부제는 ‘기계와 매체의 존재론’이라니 아리송합니다. 책을 펼치는 순간 저자의 학문적 관심사나 그 깊이가 남다르다는 것을 단박에 깨닫습니다. 게다가 그의 문제의식을 독특하게 담아내는 것도 모자라 엄밀하게 풀이한 방식 또한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이 책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는 ‘회집체(assemblage)’라는 개념 자체도 생소합니다.  모든 세계를 나타내는 저자만의 특수용어임에는 분명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회집체입니다.   존재자들이 집합을 이루기는 하는데, 그것들이 어떤 권력 혹은 중력장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해방을 꾀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시각에서 저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그러한 회집체들이 어떠한 문제들이 있는지를 분석한 후 새로운 존재 지도를 구성하려고 시도합니다.   존재의 지도는 인간뿐만 아니라 자연, 생태, 그리고 사회까지 모든 존재자들의 관계가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독자는 이른바 신체든 실체든 사물이든 각각의 존재자들을 ‘기계’라고 규정하는 다소 낯선 논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위, 풀, 인체, 냉장고와 같은 유형 기계와 숫자, 악곡, 문화 정체성, 소설 등의 무형 기계도 다 기계입니다. 따라서 물질적 표현 혹은 행위적 표현이 존재하는 이러한 모든 기계 존재자들이 집합체 혹은 회집체입니다.   모든 존재자는 주체일 뿐만 아니라 객체이기도 하고 나아가 준객체(축구경기장의 공)입니다. 그러나 주체는 객체를 종속시키려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안은 행위주체라는 폭넓은 개념으로 재구성해야 합니다. “주체는 일시적입니다”라는 말은 이렇게 종래의 철학적 강박을 넘어서려는 저자의 의지를 반영합니다.   저자의 논리는 ‘에일리언 현상학’이라는 데서도 그 특성이 잘 드러납니다. 이를 통해 그는 비인간 존재자들, 곧 모기, 나무, 기관, 바위 등이 주변 세계를 경험하는 방식을 검토하는 철학적 전회를 기도합니다.     인간 주체가 비인간 존재자들에 대해서 혹은 세계에 대해서 어떻게 경험하는지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인간 주체의 인식론적 태도로부터 그들이 세계를 어떻게 경험하는가 하는 타자적 응시 혹은 관점을 변경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이와 같은 에포케는 인간의 목표와 다른 존재자들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구분함으로써 가능해집니다. 나아가 이것은 보고스트(Bogost)의 “존재의 위계는 전혀 없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자신이 평평한 존재론, 아나키즘적인 존재론을 지향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알게 해줍니다.   저자에 의하면 공간과 시간의 토폴로지는 권력의 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것을 ‘중력장’이라는 말로 치환합니다. ‘권력’이라는 뉘앙스가 지극히 인간중심적이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사회적 관계망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우리가 흔히 간과할 수 있는 허리케인과도 같은 기계가 실재적 행위자라는 인식론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반인간중심주의적 발상입니다. 여기에서 모든 존재자는 사실 주체가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하는 객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밝은 객체’에서 회집체에 거의 중력도 방사하지 못하는 장애인이나 노숙자와 같은 ‘희미한 객체’, 자본주의와 같은 ‘블랙홀 객체’, 자연재난이나 인터넷 같은 ‘불량 객체’ 등 다양한 객체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저자는 자신의 ‘존재지도학’을 달리 ‘지리철학’으로 명명합니다. 이는 평평한 존재론, 수평적 존재론, 그리고 내재적 존재론으로서 수직적, 위계적 존재론을 거부하기 위함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모호한 거대 용어로 인한 추상작용에 대해서 비판적 입장을 취하기 위함입니다.   자본주의, 존재신학, 사회, 인종주의, 가부장제라는 개념조차도 애매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의심의 해석학을 통하여 해체하고 새로운 중력장을 검토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엿보입니다.   그는 사람, 생태 등을 억압하는 중력장에 대해 비판적으로 뜯어보고 인간 주체에서 벗어나 사회적 회집체를 자연과 구분되는 것을 반성적으로 고찰하려고 합니다.   인간과 비인간의 구분의 경계를 폐기하고 구체적인 것에 대한 호소를 요구합니다. 기표와 기호의 추상적 관념이 다양성과 개체성을 저버리는 유사성에 매몰되지 않도록 “세계 속 기계들과 더불어 기계들 사이의 관계들에 주목하라”는 주문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구체적인 세계에 개입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자신의 역능을 박탈당한 기계가 되지 말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맨 마지막 단락에서 저자가 밝힌 것처럼,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과 위협은 결국 ‘인간 예외주의’라는 편견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논조가 책의 방향성을 다 설명한 듯합니다. 이를 위해서 자신이 존재지도학을 제공했노라고 하면서 끝을 맺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 책은 난해합니다만 매우 흥미로운 책입니다. 그리고 읽어나갈수록 매력이 있으며 흥분되는 책입니다. 만일 어떠한 독자가 브라이언트의 책을 읽고자 한다면,《존재의 지도》를 정치(精緻)하게 독해한 후《객체적 민주주의》를 손에 든다면 좀 더 명징한 이해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세계를 관찰하는 데 유물론적 사유에 대한 새로운 해석학을 제공해 준 브라이언트의 탁견과 그 심대한 노력에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그의 문헌 소화력과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가는 논리적인 힘은 범접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곧 사회, 자연, 인간, 물질 등의 기계로 이루어진 회집체를 비판적인 안목으로 새롭게 읽어내고자 하는 독자라면 꼭 읽어보기를 바랍니다. 시의적절한 책을 우리나라에 소개해 준 훌륭한 번역자와 갈무리 출판사에 감사합니다.   김대식 숭실대학교 철학과에서 강의를 하면서 절대자유, 평평한 존재론을 추구하는〈함석헌평화연구소〉부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 한국교육
    • 종합정보
    2021-05-24
  • 끊임없이 이어지는 대답이 없는 질문이여
    [타임즈코리아] 『한국철학사』, ‘제3장 함석헌. 씨알철학과 동양철학’을 읽고 나니, “한국철학은 고난을 겪는 씨알의 삶의 자리에서 비롯된다”는 외침이 봄의 약동처럼 메아리칩니다.   전호근은 함석헌이 고난의 자리에서 씨알과 함께 고난의 길을 걸어간 철학자라고 주장합니다. 그 철학적 저력은 동양고전이 함석헌의 삶 자체가 된 것에서 찾는 듯합니다. 저자는 특히 함석헌이 종래의 해석을 넘어 자유(자재)와 새 해석의 방식으로 동양고전을 해석했다는 것을 높이 평가합니다.    그것은 그저 제도나 체제적인 해석에 머무르지 않고 씨알(유대칠의 언어로 ‘민중’)의 자리, 시대 전체의 자리에서 읽었다는 것입니다.   함석헌은 맹자, 노자, 장자에 해박한 철학자였습니다. 함석헌은 그런 철학을 통해서 민중이야말로 혁명의 주체임을 강조했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함석헌은 우리말로 씨알의 생각을 표현해야 한다는 것을 말했습니다. 민중의 생각이 민중의 언어로 나타내야 한다는 것은 단순한 국수주의가 아니라 권력의 언어로부터 탈피하자는 것입니다. 민중의 철학은 씨알의 말로 해야 합니다.   그 까닭은 한국의 역사는 고난의 역사인 동시에 씨알의 고난과 민중의 시대적 아픔이 통째로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한국의 철학사적 흐름 속에서 앞의 유대칠과 인식을 같이하는 지점입니다.   전호근은 서문에서 ‘어느 곳에서도 철학 하는 일이 어렵다고 합니다. 대답이 없는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그러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 서구의 시선에 의해 일방적으로 타자화된 사유를 지금 살아 움직이는 삶의 문법으로 복원하는 데 마음을 기울였다. (…) 이제는 한국철학을 이야기할 때라고, 이제는 우리의 삶을 우리의 시선으로 바라볼 때가 되었다고 누군가가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위 서문은 두 사람(유대칠, 전호근)의 공통된 철학적 책무를 말하는 듯합니다. 평자가 볼 때 유대칠은 훈구학적 철학자라면, 전호근은 주자학적 철학자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씨알이 두 사람의 해석학적 철학을 종합해야 합니다.   나아가 함석헌을 한국철학으로서의 훈고학적 성리학으로서의 씨알철학을 더 깊게 우려내야 합니다. 또한 우리도 이러한 한국적 철학과 바탈을 가지고 함석헌처럼 씨알로서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김대식 숭실대학교 철학과 강사, 함석헌평화연구소 부소장    
    • 한국교육
    • 종합정보
    2021-03-24
  • 철학은 나를 슬프게 한다
    [타임즈코리아] 『대한민국철학사』, 이 책은 저자의 야심 참, 비애, 한스러움, 그러면서도 솔직한 비판이 곳곳에 배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느껴지는 저자의 아린 심정은 고스란히 평자의 마음속을 파고듭니다. 고통, 아니 고난이라는 말이 어울릴 것입니다. 제도, 체제, 조직, 위계 그 어디에도 편승하지 못한 학자는 자기 고난의 짐을 한으로 풀어낼 수밖에 없습니다.   일찍이 저자의 철학 함의 토대는 서양의 사유를 근간으로 한 생철학이었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철학의 터, 곧 삶의 바탈과 현실은 한국이라는 뼈저린 고난의 장(場)이라고 인식하였던 것 같습니다. 야인(野人)처럼 살다간 여섯 명(함석헌, 류영모, 문익환, 장일순, 권정생 그리고 윤동주)을 철학사적 지평에서 펼쳐 보인 저자의 깊은 사유와 해박한 지식은 누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서양 고대철학에서부터 중세철학, 그리고 동서양의 고전어와 여러 현대어를 통해 한국의 방계 철학자들을 우려낸 긴 호흡은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시종일관 홀로 주체성에서 너를 우선으로 해 서로의 주체성을 강조하고 있는 저자는 한국의 고난 속에서 우리 철학과 우리 언어로 배태된 민중의 철학을 설파합니다. “철학은 역사의 고난을 온몸으로 살아가는 지금 여기의 민중에게 있다”(129쪽). 저자의 외침은 철학이란 남의 고민을 번역하여 내 고민인 것처럼 하지 말자는 이른바 내 주체성, 내 속의 주체성, 선험적 주체성을 역설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저자는 한국철학이 민중의 공간에서 잉태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민중은 사유의 존재(ens rationis)가 아닌 현실의 존재(ens reale)입니다. 사유 속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사는 사람들이 민중입니다(203쪽). 민중이 철학을 한다는 것은 ‘민중이 스스로 자신의 철학을 한다’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다시 민족주의니, 국가주의니 하는 이념을 넘어선 세계시민주의철학, 좀 더 거칠게 말해서 무전제의 전제인 민중의 뜻에 토대를 둔 철학이어야 합니다.   저자가 “스스로 서지 못함, 자기 생각의 부재를 자각하는 것이 철학의 시작 자리”라고 말한 것도 민중의 자기 생각, 그러나 너와 더불어 나의 철학을 하자는 것입니다. “자기 삶의 주인이 바로 자기 자신이다”, “생각하는 나 그것이 희망”이라고 역설하는 저자는 플라톤의 동굴 비유를 통해서 그 실현 가능성을 점칩니다. 철학자는 동굴에 갇혀있는 사람들에게 설핏 이나마 빛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평자는 그런 철학자가 바로 유대칠 같은 철학자요, 함석헌, 윤동주와 같은 철학적 문학가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저자는 한국철학을 위해서 홀로 주체성만 가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적어도 한국철학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너에게서 나를 볼 수 있어야 하고, 나에게서 너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422쪽). 여기서 저자는 함석헌의 뜻 형이상학을 발견합니다. 뜻은 민중 속에 있습니다. 바깥에 있지 않습니다. 뜻의 형이상학, 뜻의 존재론의 토대는 ‘나’입니다. 다시 주체요, 서로 주체입니다. 종살이하고 있는 객체가 아니라 자각한 주체로서 뜻은 나와 너, 우리 안에, 전체 안에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저자는 함석헌의 뜻의 내재론을 역설하는 듯합니다. 저자는 “너의 자기 내어줌”, “너의 존재 없이 지금의 나는 없다”는 서로 주체성을 일관성 있게 내세웁니다.   저자는 민중과 더불어 하는 철학, 그것이 철학이라고 말합니다. 더불어 있음의 철학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한국철학의 형이상학이 정립될 수 있도록 지금이라도 국가나 시민의 의식이 계몽되어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자각한 씨로서 주체적인 철학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서로 주체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주체성의 변형인 서로 주체성을 말하고 있지만, 결국 서양철학의 주체를 벗어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주체를 함석헌의 씨알로서의 민중 주체에게서 발견했다고 하는 점은 고무적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민중 자신의 이성적 상승을 위한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따라서 주체로서의 이성과 감정이 불끈불끈 용솟음치면서 정말 철학을 해야겠다고 다짐하는 익명의 민중들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철학적 습성을 각성해야 할 종래의 제도권 철학자들에게 일독을 권하는 바입니다. 씨알의 슬픔이 함께, 더불어 철학으로 승화되기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김대식 숭실대학교 철학과 강사, 함석헌평화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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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3-23
  • 국가가 존재하는 정당성은 무엇이겠는가
    [타임즈코리아] 오래간만에 속이 후련해지는 책을 발견했다. 『국가의 딜레마』는 국가의 탄생에서부터 아나키즘에 이르기까지 실로 방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탄탄한 논리력과 풀이, 그리고 일목요연한 학자들의 주의와 주장을 인용하는 것까지 그 성실성도 잘 갖추고 있는 책이다.   평자는 〈함석헌평화연구소〉와 〈함석헌기념사업회〉의 〈부설 씨ᄋᆞᆯ사상연구원〉에 속하여 연구하지만, 아나키즘을 표방하는 개인적 입장에서 보자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저자는 먼저 국가의 실재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그것이 헌법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물론 이 헌법이라는 것이 만일 국가권력과 등치 되는 것이라면 국가 권력은 국민의 동의에서 나온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것이 저자의 강력한 전제인 것 같다. 그러나 저자가 주장하듯이 애초에 헌법의 출발은 서민과 관계가 없다. 그러니 민중과 합의된 것이 아니다. 권력의 바탕이 되는 민중과 무관하니 국가의 존립 여부가 불투명해진다.   하지만 독일의 국가주의나 민족주의에 기반을 둔 사상들이 싹트고 국가를 절대자로까지 등극시킨 역사(셸링)를 보자면 자못 국가의 힘은 그리 간단치만은 않다. 전쟁으로부터 국가를 지키고 다시 전쟁으로 국가를 만들어나갔던 역사와 맞물려 폭력과 탈취 등의 더러운 인간상을 고스란히 간직한 것이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국가주의나 민족(인종) 차별주의는 결국 파시즘으로 흐르게 되어 있다. 그 결과가 히틀러에 의한 제2차 세계대전의 참상이요 홀로코스트이다. 이러한 현상을 분석한 크로포트킨이 괜히 국가란 소수의 약탈자라는 식으로 규정한 것이 아니다.   아나키스트 고드윈도 충성을 강요하는 국가, 사유재산을 용인하는 국가, 투표의 허점을 이용하는 국가에 대해서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 그렇다면 고드윈의 대안은 무엇일까? 비폭력적 사상혁명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개인의 자유를 말살하는 국가는 사실 무용지물이다.   그래서 바쿠닌은 국가를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았던가. 바쿠닌이 마르크스와 맞서고 로자 룩셈부르크가 레닌을 신랄하게 비판했던 것도 프롤레타리아가 지배 계급이 되어야 하고 당이 대중들을 억압한다면 국가는 더는 있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설파하고 있듯이 우리는 국민이기 전에 인간이다. 인간으로서의 절대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어떤 조직도 용인할 수가 없다.   하지만 저자가 적시하고 있듯이 국가 철폐 이후에 새로운 대안 공동체, 대안 사회를 아나키스트가 제시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는다. 이에 대한 서평자 개인의 주장은 여기서 피하기로 하겠다. 여하튼 국가는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가져야 한다면 민중(demos) 정치(kratia)가 되어야 한다.   슘페터처럼 민중을 단순히 정치적 합의도 해 내지 못하는 정치적 소비자로만 치부하고 만다면 민주주의는 설 자리를 잃고 말 것이다. 아무리 우매하다고 하더라도 정치의 소비자인 민중도, 클라우스 오페가 말한 것처럼, 신뢰를 철회(vertrauensentzug)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신뢰를 선거할 때만 얻으려고 호들갑을 떠는 정치가들에게 그 신뢰의 철회가 무엇인지 보여주어야 할 것 아닌가? 단순히 정치를 소비만 하고 박수나 치고 환호성을 지르는 청중민주주의는 소용이 없다. 그것이야말로 민중이 전혀 생각이 없는 것이다.   하버마스가 말한 것처럼 국민은 언제나 복수로서 등장한다. 개인이 국민은 아니다. 개인이 있어야 국민이 형성되고 국가가 생긴다.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지 않는 국가가 개인에 대해 단지 정치적 유용성만을 따진다면 국가의 절대적 선은 요원해지고 만다.   저자가 간절히 염원하고 있는 국가의 절대적 선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도덕성을 위한 국가로 진화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는 확신, 그 도덕성이야말로 국가의 정당성이라는 저자의 주장에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하지만 과연 국가의 진화가 가능할까? 평자의 입장에서는 회의적이기는 하지만, 저자의 엄밀한 분석과 희망에는 좋은 생각거리를 던져준 것만은 사실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오늘날의 국가주의는 경제적 국가주의와 신자유주의로 나타나 경계가 무너진 초국가의 신국가적 개념의 자국중심주의가 만연해지기 시작했다. 그것의 사례가 바로 중국이 아니던가. 일부 서구 유럽국가의 경제무역정책도 마찬가지다. 난민을 받지 않는 것도 그 연장 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런데도 저자는 국가가 진화하고 있다고 믿는다. 긍정적으로 진화하고 있다면 말이다. 만일 그렇다면 서평자가 국가 제도의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있는 느슨한 연대 혹은 비조직의 조직으로서의 사람들의 삶이 가능한 기구가 아닐까? 책을 읽으면서 내내 들었던 평자의 생각이다.   평자의 주장은 뒤로하고 적어도 오늘날의 국가는 더는 이상적이 아니라고 느끼는 독자를 대신하여 던지는 질문에 이 책은 적절하게 답변을 하고 있다. ‘현재의 국가 형태, 그리고 국경을 넘어서 이루어지는 신자유주의의 신국가를 저지할 수 있는 대안적 삶의 형태 혹은 조직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그것을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차분한 일독을 권한다.   김대식 숭실대학교 철학과 강사, 함석헌평화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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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3-22
  • 김대유 교수 신간 ‘행복한 삶의 온도’ 출간
    [타임즈코리아] 도서출판 북그루는 내달 6일(현충일) 김대유 교수의 《행복한 삶의 온도》를 출간한다고 25일 밝혔다. 이 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0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 사업’ 인문분야의 우수도서로 선정됐다. 이 책은 고단한 인생은 길을 따라가고 길을 만드는 순간의 연속이며, 길이 보이면 길을 따라가고 길이 보이지 않으면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등 삶의 면역력을 기르는 홀로서기의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누구든 현명한 사람이라면 지금 걷는 자신의 길(Road)을 돌아보면서 새롭게 만들어가야 할 길(Way)을 가늠하고, 진정 행복한 나의 길(Path)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칼 융은 이러한 제2의 인생을 열기 위한 인간의 정서적 아픔을 ‘개별화’라고 불렀다. Ⅰ부 ‘길위에서’는 치유의 인문학을 다루었다. 피카소와 아인슈타인의 시선을 통해 성의 텍스트를 사랑의 콘텍스트로 승화하는 길을 모색하고, 졸혼의 경제학과 죽음의 발견에서 행복한 홀로서기의 길을 열어가며, 딸들을 위한 연애와 성평등의 새 시대를 갈망했다. Ⅱ부 ‘길을 따라서’는 평범한 내남이 ‘함께 그러나 다르게’ 사회변화를 위한 변혁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지혜를 모았다. 경찰대 폐지, 검찰개혁, 18세 선거 등 개혁의 과제에 집중하고, 곧 닥칠 서울집값 폭락의 시대를 예고하며 서울살이의 애환을 고민했다. Ⅲ부 ‘몸의 기술’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소소한 건강살이를 친절하게 안내한다. 저자가 실제로 앓았던 신경통과 고혈압, 족저근막염과 치루, 치과 치료의 허실과 오십견 등의 증상을 소개하고 자가치료 방법을 제시하였다. Ⅳ부 ‘文生於情 情生於文(문생어정 정생어문)’(글은 생각에서 나오고 생각은 글에서 나온다)은 대통령들의 교육개혁과 선진국의 입시사례, 스쿨미투와 학교폭력, 수학으로 서열화하는 명문대 입시 등 교육정책을 치밀하게 해석했다. 저자는 “인생은 그 자체가 치열한 리딩(Reading)의 과정이며, 삶은 자기만의 라이팅(Writing)을 가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결론 짓고 있다. 이 책의 저자 김대유 교수는 교육학박사로 경기대학교에서 오랫동안 교육학과 인문학, 보건교육을 강의하고 있고, 성과 사랑 등 제분야의 대중강연을 섭렵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전문위원과 UN아동권리협약 옴부즈퍼슨으로 일하면서 청소년인권정책을 세웠다. 한국건강과성연구소(KHS) 소장과 한중교류촉진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아서 귀한 분들께 많이 배우고 있고, 한달에 한번씩 용문도서관에서 좋은 이웃들과 만나 독서토론과 명상모임을 한다. 저서에는 ‘동료효과’, ‘가끔 아이들은 억울하다’, ‘이 아이들을 어찌할까’ 등 13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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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5-25
  • 손병두 현 삼성경제 연구소 상근고문·박경자 ‘부부의 사계절’ 출판
      [타임즈코리아] 도서출판 행복에너지가 손병두 전 호암재단 이사장과 박경자 저자의 ‘부부의 사계절’을 출판했다. 부부란 무엇인지 묻는 감성 에세이로 마음을 두드린다. ME 운동, 일명 부부일치 운동은 1952년 스페인 칼보 신부가 처음 고안한 부부들을 위한 주말 교육 프로그램이다. 월드와이드매리지엔카운터(World Wide Marrage Encounter)를 줄여서 ME라고 한다. 한국ME는 미국 메리놀회 마진학 도널드 신부가 처음으로 도입했다. 저자와 남편은 ‘한국ME’의 초기 가입자로 이 교육을 통해 결혼생활을 재평가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많은 깨달음을 얻고 ME가족들 카톡방에 에세이식으로 생각과 느낌을 적기 시작했다. 그것이 이 책의 토대이다. 도서출판 행복에너지 권선복 대표 야심작으로 출판한 책 손병두 박경자 부부의 사계절 책은 결혼 52주년을 맞아 설득 끝에 나오게 된 책에 정성스러움이 묻어난다. ‘결혼’에 대하여 생길 수 있는 모든 물음에 대하여 답변하는 문장 하나하나에 깊은 사유와 솔직한 심정이 담겨 있다. 결혼에 대해 답하는 저자의 글을 읽다 보면 결혼이란 단순히 두 남녀의 결합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한 인간의 완성을 향한 구도의 길을 걷게 하는 통과의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남편이 못마땅한 모습을 보여 상처 입었을 때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관조하지 못하고 고정된 피해의식을 부린 것이 아닌가, 순수한 현실에 깨어 있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행동한 것은 아닌가 속상하다”는 저자의 말에는 그만큼의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깃들어 있다. 또한 “이대로 젊기를, 변하지 않는 사랑을 기대하는 것은 순리에 어긋나는, 변화에 저항하는, 시간과 함께 더불어 흘러가는 것을 거부하는 삶이 아닌가. 불만을 누르고 있었거나 섭섭했던 것, 돌아서 있는 남편 때문에 외로웠던 것을 표현할 때, 싸워서 끝장냈을 때보다 기쁘더라”는 말속에는 오랜 세월을 통해 인생과 관계의 상호작용을 깨달은 내공이 엿보인다. “나와 다른 사고를 하는 남편과 물론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그 흔들림 속에서 의미가 만들어지고 생명의 에너지가 분출되는 것이 아닌가. 분명 낯선 충돌이 생기를 부여해 주는 것 같다”고 말하며 결혼한 배우자를 통해서 넓은 의미로 세상의 이치와 대면하여 깨달음을 얻는 저자의 말투에도 진리가 깃들어 있다. 이 외에도 ‘내가 배우자와 결혼한 이유는 무엇인지’, ‘진실한 동반자가 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좁혀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배우자가 나의 욕구를 채워 주지 못했을 때는 어떤 느낌이 드는지’ 등 전체적으로 결혼과 인생, 자아에 관하여 통찰할 수 있는 깊이 있는 여러 질문 속에서 저자가 이리저리 풀어내는 진솔한 글들이 마음을 움직인다. 때로는 배우자에게 실망도 하지만 또 시간이 지나면 배우자의 사랑에 감싸이며 행복함을 느낀다는 거짓 없는 저자의 말투가 정겹다. 결혼과 삶에 대한 진실한 이해를 바라며 한 줄 한 줄 써 내려간 글 속에서 인생과 사랑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것도 같다. 이 도서를 통해 많은 이들이 그녀의 말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도 돌아보게 될 것이다. 결혼이란 이름의 약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부부가 사계절을 함께하며 손을 잡고 걸어갈 때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 한국서적
    • 종합정보
    2020-04-17
  • 도서출판길벗, 아동영어교육·코퍼스언어학 최고 권위자 ‘영어책 읽기의 힘’ 출간
    [타임즈코리아] 도서출판길벗은 아동영어교육·코퍼스언어학 최고 권위자 고광윤 교수의 저서 ‘영어책 읽기의 힘’을 출간했다. 영어 선생님들의 선생님으로서 아동영어교육을 가르치고 영어책 읽기의 중요성을 전파하며 자신의 네 자녀를 모두 영어 영재로 키운 고광윤 교수의 실제로 검증된 영어 학습 방법을 고스란히 담은 책이다. 저자는 영어책의 즐독, 다독, 잘독이야말로 우리 아이들이 유창한 영어 실력을 키우는 유일한 비결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 실린 방법을 하나하나 실천해나가기만 하면 타고난 언어 재능이 없어도, 외국에서 생활하지 않아도, 비싼 사교육을 시키지 않아도 엄마와 아이가 매일 즐겁고 신나게 영어를 접하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힐 수 있다. 오랫동안 영어를 배우면서도 제대로 된 말 한 마디 못하고 오히려 영어를 싫어하게 만드는 우리나라 아동영어교육의 문제점을 명확하게 짚어냈기에 엄마들이 아이들과 어떻게 영어책 읽기를 해야 하는지 실패하지 않는 실천 방법을 알려주고 영어를 학습이 아니라 책 읽기로 접근시키며 더 나아가 놀이처럼 즐기게 한다. 당신의 아이가 정말로 영어를 잘하길 원하는가? 진심으로 그런 바람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이 부모로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바로 이것이다. “아이가 영어를 충분히 보고 들음으로써 머릿속에 양질의 영어 입력이 차고 넘치도록 적절한 환경과 도움을 제공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아이가 영어책 읽기의 즐거움을 깨닫도록 도와줘야 한다. 영어책을 읽는 것이 즐거워 더 많이 더 열심히 읽고 싶어 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하여 좋아하면 더 많이 읽게 되고, 더 많이 읽으면 더 잘 읽게 되고, 더 잘 읽으면 더 좋아하게 되어 더 많이 읽게 되는 즐독과 다독과 잘독의 선순환이 시작되도록 해주어야 한다. 이 책은 왜 영어책 읽기가 유일한 방법인지, 영어책 읽기의 즐거움을 깨닫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실제 영어책을 읽게 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우리 아이에게 알맞은 영어책은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영어책 읽기는 어떻게 시작하며 또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그리고 영어책 읽기의 긴 여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을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마치 강의를 하듯 친절하게 설명한다. 무엇보다 저자 본인이 네 명의 자녀를 키운 아빠로 아이들과 신나고 즐겁게 놀면서 영어책 읽기를 몸소 실천하며 그 효과를 입증한 증인이기에 이런저런 엄마표 영어교육 방법을 시도하다 지친 부모, 아이에게 영어를 놀이처럼 즐기도록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알고 싶어 하는 모든 이에게 추천한다.
    • 한국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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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25
  • 예스24, 시각장애인 독서 활동 지원 위한 ‘점자책’ 베타 서비스 실시
    예스24(대표 김석환, www.yes24.com)가 11월 4일 ‘한글 점자의 날’을 앞두고 ‘예스24 점자책’ 베타 서비스를 통해 80종의 점자책 공급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예스24 점자책 서비스’는 예스24가 보유한 도서 데이터베이스(DB)와 점자 스마트 기기를 제작하는 국내 스타트업 기업 ‘닷(Dot)’의 점역 프로그램을 활용해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보다 빠르게 점자책으로 제작 및 보급하는 공익 사업이다. 몇 달에 이르던 점자책 제작기간이 단 하루 정도로 획기적으로 빨라진다.   ▲ 예스24가 11월 4일 ‘한글 점자의 날’을 앞두고 ‘예스24 점자책’ 베타 서비스를 통해 80종의 점자책 공급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 예스24       시각장애인이 원활한 독서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문제에서 착안해 지난해 11월 ‘시각장애인 독서 활동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진행되는 이번 서비스는 예스24와 점자 스마트기기 제작 기업 닷(Dot), 3·1문화재단, 한국시각장애인도서관협의회, 국립장애인도서관, 행정안전부가 함께 한다. 한길사와 민음사 등 여러 출판사도 힘을 보탰다.   예스24는 점자책 베타 서비스를 통해 올해 말까지 장애인 도서관, 점자 도서관, 특수학교 도서관, 공공도서관 장애인 자료실 등 시각장애인의 독서활동을 지원하는 공공기관 혹은 이에 준하는 기관들로부터 점자책 주문을 받는다. <82년생 김지영>,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등 예스24의 점자책 서비스 페이지 내에 소개되고 있는 소설, 에세이, 시, 인문 교양 분야의 도서 80종 중 원하는 도서를 기관 당 한 권씩 선택할 수 있다. 선주문 후제작 방식으로 진행되며, 점자책 가격은 1권 당 약 2만원 수준으로, 200페이지 내외의 일반도서 1권으로 대략 100페이지 분량의 점자책 4권이 만들어진다. 정식 서비스가 오픈 되는 2019년부터는 서비스 대상 도서 종수 및 기관당 신청 가능한 도서 수가 상향될 예정이다.   예스24 법인서비스팀 김성광 파트장은 “이번 ‘예스24 점자책 서비스’를 통해 시각장애인들이 좀 더 편리하게 독서 문화 생활을 향유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며 “예스24는 앞으로도 유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독서 소외 계층을 위한 다채로운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 한국서적
    • 종합정보
    2018-11-02

한국사상 검색결과

  • 성찰적 언어의 환희: 짧은 글들 속에 머무는 긴 생각들
    [타임즈코리아] 진리는 자신의 알몸을 남김없이 드러내는 것입니다. 도정일은 삶의 예술 혹은 예술로서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조곤조곤 잘 말해줍니다. 인간의 탁월함(arete), 즉 인간 자신의 능력은 말하기, 이야기하기의 타고 난 능력에 있습니다. 아레테의 인간은 연결과 연결(narrare), 관계와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인간은 이야기(서사, mythos)를 통해서 존재의 확장을 꾀한다는 것입니다. 이야기하기의 탁월한 능력을 가진 도정일의 문제의식과 상상력은 ‘의혹의 해석학’에서 여실히 드러납니다.     이야기는 상상력이기도 하지만, 본 것에 대해서 시각적 기입하기를 통한 전지전능한 신적 지혜를 풀어 밝히는 듯한 시지각적 시선의 무한한 확장입니다. 보지 못한 것에 대한 봄은 모르는 것을 소유하려는 욕망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지면에 활자가 기입되는 순간, 활자가 나타날 때에 그 신비함은 세상의 소유, 어쩌면 죽음으로부터의 부활 같은 것을 체험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만인의 인문학(도정일, 사무사책방)』에서 저자는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이야기를 사는 인간의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와 ‘오류 가능성’을 지적합니다. 기실 평자가 엮어가는 이 글도 저 두 가지 삶의 방식의 유한성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습니다. 죽음의 순간, 오류의 순간을 말입니다. 따라서 인간 존재의 유한성과 고통에 대한 겸허한 사유는 늘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것도 인문학적 성찰을 통해 죽음의 한 과정을 환대한다는 의미입니다. 환대는 나만이 아니라 타자에게까지 의식과 삶을 넓혀나갑니다. 손님처럼 상호간에 배려하고 베푸는 행위는 인간이 지닌 공통의 윤리의식이자 예의입니다.   텍스트(text)처럼 직조된(texture) 사회 속에서 우리는 모두 이방인입니다. 편하지 않은 삶의 나날들, 유한한 시공간 속에서 산다는 한계상황이 서로를 위해 환대하기 마련입니다. 텍스트 이야기는 그렇게 낯선 일상들 속에 특별한 사건들이 기입되는 인간의 정신입니다. 그래서 인문(학)이라고 합니다. 저마다 남긴 삶의 자취와 흔적이 인간과 세계의 무늬가 되는 법입니다. 설령 고통과 한숨과 좌절과 포기의 연속이라도 말입니다.   그렇게 나의 삶과 너의 삶이 건축(Bildung; bauen; bin)되는 게 인간의 텍스트요 삶입니다. 침묵의 고요한 몸짓이라 할지라도 삶과 삶 사이에 긴 여운이 남는 것처럼 호흡과 호흡을 가다듬어 숨을 쉬어야 합니다. 때론 침묵의 해석학, 침묵의 아픔이 인간의 삶 전체를 직시하게 만드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인문적 삶은 나와 타자의 삶이 다 ‘좋은 삶’이어야 합니다. 행복하지 않다는 것은 나에게만 좋거나 아니면 타자에게만 좋거나 할 때 느껴지는 불만과 불평입니다.   기술(techne)이든 종교든 삶의 관대함과 관용성이 포함되지 않으면 인간은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폭력과 이기성으로 점철된 욕망의 분출만이 난무할 뿐입니다. 거듭 말하지만 인간의 인문적 삶은 성찰하는 삶을 지향합니다. 성찰이 없는 삶, 음미하지 않는 삶은 아무리 좋은 이야기로 일구어진 삶이라 할지라도 결코 의미 없는 건조한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자기를 대상화하는 읽기, 인간 읽기, 인간 자신의 이해를 역설합니다. 자기의 성찰과 인간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는 자기 자신마저 소유하려는 욕망으로부터 벗어나는 새로운 삶의 문법, 인간다운 문화 문법을 만들어내려고 합니다.         인간은 삶의 텍스트 너머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지구상에서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살아온 인간에게 새로운 삶의 문법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테크놀로지가 지배하는 이 시대에 성찰적 인간의 삶의 이야기를 직조하는 삶의 문법은 무엇일까요? 그 단초를 찾고 싶다면 《만인의 인문학》을 펼쳐보는 것은 어떨까요? 저자의 조근 조근한 삶의 인문학, 성찰적 인문학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책의 제목처럼 이 책은 만인을 위한 텍스트가 아닙니다. 감히 단언컨대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는 선택된 소수를 위한 책일 수 있습니다. 삶의 예술을 위해 자기를 성찰하는 자신이 저자의 텍스트에 자기를 비추고 삶을 새롭게 직조하기 위한 존재라면 이미 소수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니체(F. W. Nietzsche)의 《짜라투스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부제처럼 “만인을 위한, 그러나 그 누구를 위한 것 도 아닌” 책이라고 말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글쓴이 김대식 박사는 숭실대학교 철학과에서 강의를 하면서 함석헌평화연구소 부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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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7-02
  • 완색이유득(玩索而有得): 가지고 놀다보면 저절로 얻는 바가 있다!
    [타임즈코리아] 『철학과 비판(이종철, 도서출판 수류화개)』은 저자의 혜안이 넘치는 철학함(philosophieren)의 방식을 담은 성실한 결과물입니다. 저자는 삶의 일상에서 문제의식을 길어 올려 좋은 의식과 감각의 실천(bon sense)으로 나아갑니다. 비판(Kritik)은 모름지기 가르는 것, 곧 이성 자신이 이성의 가능성과 한계, 옳고 그름을 가르는 것입니다. 그동안의 ‘생각’을 그야말로 곱씹어 ‘생각하여’ 현실을 풀어가는 해석학적 통찰력은 그의 목적, 즉 에세이 철학을 잘 드러낸 듯합니다. 그는 놀이하는 장사꾼, 때에 따라서는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는 어린 아이처럼, 그러면서 점잖은 어른답게 날카로운 분석을 시도(essay)합니다.   글을 쓸 때는 그의 말대로 ‘진리의 순간’, 자신의 영혼과 만나는 순간을 경험합니다. 게다가 진리에의 용기(der Mut zur Wahrheit), 즉 어떤 사태에도 굴하지 않고 대면하고자 하는 저자의 올곧은 사유 실험과 현실 탐험은 철학적 글쓰기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그것은 저자가 임제 선사(臨濟 禪師)의 말 ‘살불살조’(殺佛殺祖)를 인용하면서 말하듯이, 내가 생각하는 것 외에는 일체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반영일 것입니다. 오늘날 시민의 저조한 독서율과 글쓰기의 난조는 바로 매체에 매몰된 의식 때문입니다. 헤겔이 말한 ‘정신적 동물의 왕국’에 모여 엄지손가락으로 타자를 쳐가며 소통하고 정보를 검색하는 현대인에게 자기 생각, 주체의 생각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자는 바로 이러한 일상인(das Man)에 대해 비판적인 사유를 독려하고, 편견을 반성하는 주체가 되는 것은 물론 사태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도록 도와줍니다. 저자의 철학적 신념처럼 현실적이고 실천적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모든 권위에 익숙해진 일상인의 해방을 위해서 종래의 철학, 이론, 인물을 재해석하고 발전시키자고 제안합니다. 특히 저자는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제3세대 철학자 악셀 호네트(A. Honneth)의 인쟁투쟁이란 권리에 대한 쟁취임을 간취합니다. 인간의 자존심과 인격적 존엄과 관련되는 권리는 주격 ‘나’의 주체성을 자각하고 가치 인정에 따른 연대를 해야 한다는 것은 어떤 보편적 법칙, 즉 규정적 판단력(bestimmende Urteilskraft)을 강조하려는 저자의 의도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에세이 철학을 꾀하는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은 무엇으로 보아야 할까요? 그리고 저자가 주장하는 현실문제에 대한 사회적 해결책과 실천은 무엇일까요? 평자가 볼 때, 다음과 같은 문장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든 대상이나 사물을 무심코 공평하게 대하려면 무엇보다 내 마음이 어느 한 곳에 쏠리지 않고 평정해야 할 것이다. 하이데거(M. Heidegger)가 말하는 ‘초연’[Gelassenheit, 평자주: 방기(放棄)]이란 이런 경지를 말할 수 있다. 이 개념은 ‘들어가기’(Sicheinlassen)와 ‘나가기’(Sichlosslassen)라는 양면성을 담고 있다. 전자는 ‘몰입’의 측면이라 할 수 있고, 후자는 ‘거리두기’의 측면이라 할 수 있다. (…) 이것을 얼마나 잘 할 수 있느냐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것처럼 ‘실천적 거리’(phronesis)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들어가기와 나가기의 그 어느 지점에서 설정되는 균형적인 ‘중용’의 지혜가 그것이다”(376-377).   멀어지지도 않고 가까이 가지도 않는, 집착하지도 않고 무관심하지도 않는 그런 상태를 저자는《금강경》의 한 문장과 비교합니다. ‘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住而生其心), 곧 마땅히 머무는 곳 없는 곳에서 마음을 내라는 말입니다. 하이데거의 초연이라는 개념이 중세의 신비가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로(M. Eckhart)부터 빌려온 것이라 시대착오적인 말처럼 들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당대의 철학적‧종교적 용어라고 치부하기 십상인 이 개념이 우리에게 울림을 주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지금 우리가 물질과 기술과학에 지나치게 경도되어 있어 자신의 개별적 주체성이 사라지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름지기 글 속에는 자신의 마음이 녹아들기 마련입니다. 특히 에세이는 평소 저자의 생각이 오롯이 드러납니다. 독자에게 자신을 적나라하게 개방하기에 모험, 솔직함, 진정성, 그리고 사유가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저자의 책에서는 법학을 전공한 후 다시 철학을 공부한 학자답게 헤겔의 변증법적 철학이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보편성과 특수성, 그리고 다시 개별성을 통한 종합으로 귀결되는 듯한 글쓰기는 그의 철학적 사유의 깊이를 가늠하게 해줍니다.   다시 “완색이유득”(玩索而有得, 《중용》). 저자의 책을 가지고 놀아보니 얻은 바가 생겼습니다. 동일한 지평에서 볼 때, 이 책은 전문적인 철학함의 훈련을 하지 않은 독자에게도 철학적 사유를 어떻게 해야 할지를 잘 안내해주고 있습니다. 독자들에게 ‘진리에 대한 용기’가 생기도록 해 줄 이 책의 제목《철학과 비판》에서, 특히 ‘비판’(批判)에 주목할 것을 권합니다.   글쓴이 김대식 박사는 숭실대학교 철학과에서 강의를 하면서 함석헌평화연구소 부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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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6-30
  • 존재는 텅 빔(無; Leere, Nichts)이다
    [타임즈코리아] 하이데거나 노장철학을 논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하이데거는 서양철학사적 사유의 맥락을 해체한 인물이요, 노자와 장자는 공자와 같은 정형화된 논법을 타파한 동양철학자입니다. 굵직한 한 사람의 철학을 다 우려낸다는 것도 버거운 일입니다. 그런데 한 사람도 아닌 이 둘을 조합한다는 것은 더더욱 쉬운 일이 아닙니다. 철학자 윤병렬은 이 둘을 존재(Sein)와 도(道, Tao)라는 철학적 개념으로 손쉽게 풀어 밝힙니다. 하이데거의 시원적 사유, 길(Weg), 침묵 언어, 무위, 초연한 내맡김(Gelassenheit) 등의 유비점들을 찾아 그것을 현상학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흐름은 매끄럽습니다. 서양과 동양의 정신적 간격이 다소 멀어 보이지만, 그것을 존재론적으로 해석한다고 해서 단순한 비약이라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존재를 말하고, 도를 말하는 순간에 이미 존재도 도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역설적이게도 이 역작은 존재와 도가 결코 언어로서 규정될 수 없는 것임을 명확하게 하고 있습니다. 아르케(arche)를 규정하는 순간, 그것을 마치 다 안다고 하는 인식론적 오류에 빠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Nichts)가 단지 없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무가 그 자체로 물어져야 한다면, 그것은 먼저 주어져 있어야 합니다. 다만 저자는 인식론적 오만을 거두고 존재론적 겸허함의 삶을 살라고 권유하고 있는 듯합니다. “존재는 존재자를 존재하게 한다”(sein-lassen)는 말이나 “도는 존재자의 방식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때 두 개의 언어가 번역불가능성의 근원어(Urwort)의 문제임을 깨우쳐 줍니다. 이는 존재나 도는 삶의 방식, 삶 그 자체로부터 개시해야 할 말이라는 것입니다.   그 삶의 방식은 ‘초연한 내맡김’(Gelassenheit)입니다. 고향을 상실한 사람들이 대도시로 모여들고 깊이 성찰하는 삶이 점점 사라집니다. 하이데거는 과학기술의 노예가 되지 말고 소박하고 단순한 삶을 살라고 말합니다. 노자도 무위자연을 말합니다. 이는 작위적인 행위를 하지 않음을 뜻합니다. 이것은 퇴락한 존재인 일상인(das Man)으로 살거나 장자의 물(物)에 빠지지 않고 자연 그 자체, 혹은 세계의 근거인 존재의 목자로, 존재의 이웃으로 살아가는 삶입니다.   존재는 말씀으로 인간에게 다가옵니다. 인간은 그 존재의 언어를 뒤따라 말하고 사유하고 응답할 뿐입니다. 존재의 말씀은 인간이 세계에 어떻게 도달해야 하는지, 세계에 길을 내줍니다. 길을 가야하고 도를 깨우쳐야 하는 인간이 존재의 빛에 의해서 살아야 하는 당위성은 존재의 말씀에서 나옵니다. 언어의 말 걸어옴은 우리가 어떤 경험(erfahren)을 하는 것인데, 이는 “어떤 길 위에서 걸어감을 통해 그 무엇에 다다른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것은 종국에는 다시 시원적인 말인 도, 그리고 “본래 길”(eigentlich Weg)에 이르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제 인간이 해야 할 일은 길을 내면서 움직이는 일입니다(Be-wëgen). 들길에서 외치는 단순하고 소박한 소리에 따라서 사는 삶, 스스로 그러함으로서의 자연, 무위자연의 소리에 따라서 사는 것을 추구해야 합니다. 현대인은 고향을 상실했습니다. 소요유(逍遙遊)의 장자적 삶도 원하지 않습니다. 그럴수록 존재물음(Seinsfrage)은 절실해집니다. 도에 대한 사유도 간절해집니다. 하이데거는 세계로 던져진 “너는 실존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세계에 대한 배려(Besorgen)와 이웃에 대한 실존적 심려(Fürsorge)로서 관계 맺음의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우쳐 줍니다.   이러한 실존적 삶의 방식은 존재의 근원에 가깝게 다가감을 요구합니다. 그 이정표를 하이데거의 존재와 노장철학의 도를 통해서 알아듣기 쉽게 비교, 분석한 이 책(『윤병렬, 하이데거와 도가의 철학, 서광사』, 2021)은 윤병렬 선생님의 학문적 깊이를 가늠케 합니다.   존재 망각과 고향상실의 시대라 규정한 하이데거의 철학적 혜안이 동양철학의 도에 대한 존재론적 삶의 이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해 주신 윤병렬 선생님의 노고와 역작에 깊이 감사할 뿐입니다.   평자가 감히 이 책의 학문적 가치를 평가한다는 것이 주제넘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자들은 물론 민중도 이 책을 통해 저자의 해석학적 언어와 씨름을 해야 자신의 삶을 성찰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따라서 저자가 말한 것처럼, 민중들이 이 책을 읽고 생각을 모은다면(legein; logos) 하이데거와 도가철학이 예언자의 길을 찾아주는 친근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글쓴이 김대식 박사는 숭실대학교 철학과에서 강의를 하면서 함석헌평화연구소 부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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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6-29
  • 유물론도 인간의 이상세계를 지향합니다!
    [타임즈코리아] 철학을 좀 안다 하는 사람들조차도 유물론이나 관념론 중 어느 하나의 입장에 서야 하는 것처럼 착각하곤 합니다. 이렇게 철학적으로 유물론이다 관념론이다, 하는 해묵은 논쟁의 역사가 인간의 갈등과 전쟁을 만들어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물질세계(경제적 삶의 조건)에 기반을 둔 인간의 삶이라 할지라도 지금의 현실보다도 더 나은 세계를 지향하면서 그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것입니다. 관념론은 애초에 그 이상세계를 그리고 항상 사물적 인간이나 물질적 현실을 넘어서려고 하였습니다. 두 입장의 시작이 어디에 있건 간에 인간의 삶을 딱 둘로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철학적, 사상적 결이 무수히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철학자란 원래 역사적 맥락이 만들어 낸 존재입니다. 어떤 삶의 세계에 처해 있었느냐가 그의 철학을 형성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됩니다. 플레하노프(Georgi Plechanov, 1856-1918)라는 맑스주의 철학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가 철학사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은 인물이었던 것은 서구 유럽철학, 영미철학, 동양철학 이외의 이른바 러시아 철학이라는 변방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간에 우리나라의 현실 속에서 이념적으로 러시아나 유물론의 철학을 다룬다는 것은 거의 금기시 되어 있었던 것도 한몫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매우 생소한 철학자인 플레하노프의 삶과 생애를 예술철학적 입장에서 정리하고 풀이한 한국의 철학자가 고(故) 강대석 교수입니다. 평상시 유물론적 입장에서 철학을 해왔던 강대석 교수는 포이어바흐의 유물론적 인간관과 종교론에 대해서도 해밝은 분이었습니다.   그랬던 그가 지난 2월에 하늘로 돌아가셨습니다. 평자와 일면식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학문적 관심을 갖고 멀리서 사숙을 하던 차에 그분의 궂긴 소식을 듣고는 놀람을 금치 못했습니다. 불현듯 그분의 저서에 대한 서평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플레하노프는 맑스나 레닌과도 교류를 했던 철학자입니다. 19세기의 역사가 그렇듯이 세계의 이념적 지형은 혼란스러웠을 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지리적 다툼 또한 매우 잦았던 때였습니다.   급격한 산업사회의 도래로 부르주아 계급과 프롤레타리아 계급 갈등이 심화되고 그로인한 노동자 탄압과 인권은 말할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플레하노프는 관념론을 매우 싫어했습니다. 사회적 현실과 조건을 외면하고 개인의 이익을 앞세우는 관념론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몰락한 귀족의 아들로 태어난 플레하노프는 인문학교를 졸업하고 보병학교에 진학을 했지만, 아버지의 죽음으로 곧 자퇴를 합니다. 그 후 페테르부크르의 광산전문학교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렇듯 그의 학력을 보면 예술철학자로서 어떤 특별한 면모를 드러낸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를 보면 철학자란 당대의 시대가 만들어 내는 듯합니다. 잘 알다시피 19세기 중엽 러시아의 차르 전체주의 정치로 농민의 경제 해방이 요원해지게 됩니다.   이 시기 플레하노프는 망명과 도피 생활을 계속하면서 맑스와 엥겔스의 저작들을 읽고, 『공산당선언』을 러시아로 번역하는 작업도 하였습니다. 빵보다 책을 더 귀중하게 생각했던 그는 “혁명적 이념 없이는 참된 의미의 혁명 노동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나키스트 바쿠닌이나 수정 맑스주의자 베른슈타인의 견해와 달리 하면서 그들을 공격하기도 했지만, 예술적 소양도 풍부했습니다. 베토벤의 열정 소나타, 베를리오즈의 파우스트, 바그너의 니벨룽겐을 즐겨들었을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또한 아나키즘, 생철학자 베르그송의 관념론, 톨스토이의 종교적 휴머니즘을 신랄하게 비판하였지만, 사생관에서는 매우 자연적이고 소박하였습니다. 이는 죽음이란 자연과 하나되는 것이다, 라는 견해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플레하노프의 철학적 토대는 유물론이었습니다. “악인을 만드는 것은 본성이 아니라 사회제도다”라는 대명제 하에 맑스주의는 온전한 세계관이요 철학이라는 입장을 표명하였습니다. 그의 필생의 과제는 예술의 해석에 있었습니다. 예술(언어) 속에 감정, 사상이 들어 있다는 생각은 자연스럽게 “시대적 미감”이 무엇인가로 이어졌습니다.   그는 사회적 조건, 즉 생산력과 생산방식에 따라 사람의 위치, 심리가 결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예술은 사회생활과 삶의 반영이라는 철학적 입장을 고수하기에 이릅니다. “예술은 사회적 인간의 관심이 되고 행동원인이 되는 모든 것을 묘사하는 데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인리히 하이네(Heinrich Heine)가 말한 것처럼 예술이란 “지상에서 천국을 실현”하는 데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입장과 맥을 같이 합니다.    특히 그는 예술 작품의 이념은 사회학의 언어로 번역해야 한다고 설파함으로써 예술은 인간의식의 발전, 사회질서의 개선에 기여한다고 말했습니다. 예술을 위한 예술의 무용론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이러한 그의 예술철학은 “예술에는 이념(자유, 평등, 민주)이 없으면 안 된다”는 강한 신념의 표현이나 예술은 인류를 위한 봉사라는 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덕이란 타인의 행복을 통해서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기술”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나아가 그는 노동자 자신의 시, 노래, 문학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면서 노동자가 주체가 되는 감성의 표현을 강조했습니다. 이것은 결국 오늘날의 오해와는 달리, “공산주의는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임을 입증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플레하노프의 유물론적 미학의 핵심인 주관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 조건(현실)이라는 데서 여실히 드러납니다.   그가 이념이 빠진 예술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취한 것은 예술의 기능과 목적은 인간과 사회의 발전, 그리고 이 땅에서 더 좋은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물론이든 관념론이든 이들의 철학은 지금의 세계가 아닌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 분투한 실천적 이론과 이론적 실천의 조화에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진부한 이념의 논쟁보다 새로운 세계의 도래를 위해서 유물론과 관념론의 화해를 통해 새로운 유토피아, 곧 이상세계를 실현시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현실에서 초월로, 초월에서 현실로 그 방향이 어디든 최종목적은 인간의 삶의 조건의 해방과 인간의 의식의 개혁 두 가지가 정합적으로 맞물리는 삶의 세계가 아닐까요? 플레하노프의 경우 그것을 예술이라는 영역이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플레하노프 생애와 예술철학(강대석 지음, 사람일보)』 은 고 강대석 교수의 유작이라면 유작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록 그의 몸은 다시 물질로 돌아가 관념의 세계를 풍요롭게 하는 자연의 일부분이 되었지만, 그의 정신세계와 감성세계를 잘 들여다보는 또 하나의 좋은 저작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김대식 숭실대학교 철학과, 원광디지털대학교 원불교학과 강사. 함석헌평화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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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5-21
  • 이 세계가 ‘호의적인 장소’(oikeios topos)가 될 수 있을까?
    [타임즈코리아] 자본주의는 새로운 세계 생태입니다. 자본주의는 자본-권력-자연을 결합하여 하나의 통일체를 구성합니다. 이를 통해 자본주의는 저렴한 자연을 구축하려 합니다. 하지만 기후변화의 시대에 저렴한 자연이 가당키나 한 것일까요? 사회(인간 자연, 비자연 인간)와 자연(비인간 자연)에 대하여 자본은 자연을 전유(착취)하고 시간에 의한 공간의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기후가 급변함에 따라서 권력구조와 생산구조 덩달아 바뀌게 되었습니다. 자본은 저렴한 자연을 끊임없이 탐색하여 상품생산의 축적·혁신하기 위해 비인간적 자연을 도구화하였습니다. 자본주의가 발달함에 따라 자연파괴는 급증하면서 대참사를 초래하고 비자연인 인간을 닦달하여 급기야 슈퍼잡초 같은 복수를 낳았습니다.   모름지기 자본주의는 자연 전체를 관통합니다. 위가 아닌 중심부의 관통(돌파)이 문제입니다. 자본주의는 단 한 번도 유한한 자연에 대해 경비를 지불한 적이 없는 데도 말입니다. 자본주의의 축적 체계는 무상 자연 일과 유산 자본의 일로 이루어져 결국 ‘고갈의 지리학’이라는 기이한 지형을 만들어냅니다. 자본주의는 18세기 중엽부터 위기를 맞이하면서 성장의 한계와 동시에 자연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합니다.   물론 여기에는 16세기 석탄 사용량의 증가, 19세기의 저렴한 자연의 확보를 통해서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철도화는 시간에 의한 공간 전유를 가능하게 했고 국가 부양의 수단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인류가 생명 그물의 종이라 한들 산업화에 따른 기계-자원의 메커니즘의 표준화에 종속되었데, 이는 지식(과학)-권력-자연-지배라는 등식의 자연스런 결과였습니다.   시계를 통한 시간의 통제는 자연의 시간을 자본의 시간에 근접하도록 유도하였고, 저렴한 식량은 더 적은 평균노동시간으로 더 많은 칼로리가 생산되는 것을 의미하였습니다. 녹색혁명은 실상 잡종 옥수수의 출현과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무상 일, 에너지 전유, 벌집군집붕괴현상은 생물권의 특성화 문제를 양산함에 따라 사회주의적 세계 생태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더불어 새로운 존재론적 정치, 곧 식량주권, 기후정의, 탈성장이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습니다. 이는 기후변화로 저렴한 자연은 끝났다는 비관적 선언에 의한 반성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에 필자는 이렇게 결론을 맺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금융화로의 전횡과 심화가 불가피한 후폭풍을 지연시키는 강력한 방법이었다. 그리하여 자본주의가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얼마나 오래 살아남을 것인가?” 자본주의의 생존 가능성을 바라는 의지는 아닙니다. 현재의 자본주의가 자연 생태까지 전유한 횡포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암시입니다.   이 책은 자연에 대한 안팎의 논의를 생태맑스주의적 입장에서 조명하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독자의 인내심 있는 해독 능력이 요구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생명의 그물 속 자본주의》, Jason W. Moor 지음, 김효진 옮김, 갈무리, 2020)은 노동과 자연 등의 관계를 충심어린 마음으로 실증적으로 분석했다는 데 이 책의 높은 가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또한 번역자의 성실하고도 정확한 번역이 눈에 띤다는 것도 필자의 논지를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맑스의 《자본》이 “노동자의 성서(Bibel)”인 것처럼, 이 책은 이미 자본화된 자연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오롯한 자연과 민중의 반성적 삶을 위한 훌륭한 연구서라고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그리스어의 오이케이오스(oikeios)는 ‘가까운’, ‘친척’, ‘자신에게 속하는’, ‘고유한’, ‘적절한’ 등의 긍정적 개념들을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 세계가 인간이 살만한 곳, 모든 생명적 존재자에게 살가운 곳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더군다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자본주의가 이미 새로운 경제적 지평을 확장(장악)했다는 통계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저렴한 자연이 더 가난해지기 전에 민중이 생명과 생명,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연대할 것인가를 고민한다면 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대식 숭실대학교 철학과 강사, 함석헌평화연구소 부소장  
    • 한국뉴스
    • 교육
    2021-05-17
  • 함석헌의 한국철학에 대한 온고지신
    [타임즈코리아] 함석헌의 한국철학이 씨알을 위한, 씨알의 철학이 되어야 한다는 데에 대해서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넘어선 또 다른 메타(meta) 함석헌의 한국철학이 등장해야 합니다. 그것이 함석헌식의 철학입니다.   머물지 않고 흘러가면서 개혁함이 필요합니다. 함석헌도 시대의 아들이라는 겸허한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그것이 안 되었기 때문에 함석헌의 철학이 정체되고 과거의 박제물이 되어버린 듯한 것입니다.   유학자 율곡 이이는 선조에게 올린 만언봉사에서 옛날 어진 사람들의 전해지는 말을 인용하면서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천지가 한 세대의 사람들을 낳아 그 세대의 일을 감당하도록 한 것이지, 다른 세대로부터 재능을 빌리도록 한 것이 아니다”(天地生一世人, 自足了一世事, 非借才於異代, 今之賢者).   씨알의 능동성과 저항, 그리고 맨 사람을 역설했던 함석헌의 정신이 오늘날처럼 무기력하고 수동적인 자세로 바뀐 적이 있었을까요?   씨알은 정치의 주권자요 창조적인 존재입니다. 씨알은 한 국가의 통치 대상이나 정치전(政治戰)의 수단이 아닙니다. 씨알은 자주적인 이성으로 사태를 판단하는 능력을 갖춘 존재입니다.   씨알은 자기 자신의 힘으로 성장할 수 있는 존재로서 사회와 정치의 주역이라는 사실을 명징하게 깨달아야 합니다(이상희, “위기적 상황과 대중조작 기술”, 사상계, 1970년 1월호, 19-21).   따라서 함석헌의 한국철학 연구자들은 오늘의 시대적 삶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창의적인 자세로 연구하고 비판적 태도와 함께 열린 마음으로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야 할 것입니다.   잘 알다시피 ‘철학’(哲學)은 일본사람 서주(西周)가 Philosophy를 번역한 개념이지만, 그것은 시대를 초월한 절대 보편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협의와 합의, 그리고 소통을 통해서 만들어가는 공속의식으로 생각해야 합니다(이철승, “머리말. 한국에서 철학하기”, 위의 책, 6-7; 김교빈, “우리철학의 길”, 위의 책, 385-400).   함석헌의 한국철학이 제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그의 삶과 사상을 철학화 하는 엄밀한(streng) 과정에서는 꼭 이를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김대식 숭실대학교 철학과 강사, 함석헌평화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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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합정보
    2021-03-25
  • 눈 오는 날 품어 보는 간절한 소망
      [타임즈코리아] 모두가 잠든 13일 오전 중부지방 곳곳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눈은 오전까지 이어지며 하얀 세상을 만들어 냈다.   이런 풍경을 만나면 설렘과 걱정이 교차하게 된다. 누구라도 하얗게 내리는 눈을 보노라면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설렘이나 마음의 정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내 현실을 생각하게 되면 출퇴근길 교통 문제, 한파 등 여러 걱정에 휩싸이게 된다.   세상살이에서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겠지만, 이 역시 생각을 통해 얼마든지 바꾸어낼 수 있을 것이다.   어니 젤린스키(Ernie J. Zelinski)가 쓴 『모르고 사는 즐거움(The Joy of Not Knowing It All)』이란 책에서 그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다음과 같다는 것이다.   우리가 걱정하는 사건의 40%는 현실에서 절대로 발생하지 않을 일이고, 30%는 이미 발생한 일이며, 22%는 사소한 고민에 대한 것, 4%는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걱정해서 소용 있는 사안은 불과 4% 정도라는 것이다. 이 조사에 비춰볼 때 우리가 걱정하는 96%는 거의 쓸데없는 것이라는 말이다.   “걱정해서 걱정거리가 해결된다면 걱정이 없겠다”라는 티베트 속담이나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기(杞) 나라에서 어떤 사람이 하늘이 무너질까 봐 걱정하며 살았다고 하는 데에서 유래된 기인지우(杞人之憂, 杞憂)도 모두 쓸데없는 걱정에 대한 말이다.     삶의 대부분은 관점과 세계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생각에 따라 세상은 달라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가능하면 긍정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좋다.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도 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면 이 또한 긍정의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어린 시절 눈이 내리던 날 풍경을 떠올리면 마치 동화 속 세상이라도 만난 것처럼 즐거웠던 추억이 가슴 속 깊이에서 되살아날 것이다.   눈으로 인한 걱정은 대안을 찾아서 대처하면 된다. 이것은 걱정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눈이 오는 풍경을 보며 걱정에만 휩싸일 것이 아니라, 정서적으로 즐기면서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13일 오전 내리는 눈을 보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 더욱더 안타깝게 느껴진다. 이런 현실 속에서 우울감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많다.   이 현실에 너무 심각하게 빠져들어서는 안 된다.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 마스크를 쓰고, 철저하게 손을 씻으며, 거리 두기를 실천하면서 바이러스와 맞서 싸워야 한다.   이제, 유럽에서부터 백신이 접종되고 있다. 겨울이 지나고 꽃이 피는 봄을 맞으면 코로나도 기세가 꺾이기 시작할 것이다.   내년 이때 우리는 즐거운 송년 모임도 하며 평상의 삶을 되찾게 될 것이다. 이 혹독한 어려움 속에서라도 모두가 그때를 생각하며 눈 내리는 겨울의 아름다운 풍경을 통해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     
    • 한국뉴스
    • 사회
    2020-12-14
  • 종속될 것인가, 회복할 것인가
      [타임즈코리아]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무서운 속도로 변해가고 있다. 느린 사람은 어찌 살라는 건지, 넋이 나갈 정도로 부지불식간에 많은 것들이 바뀌곤 한다. 이런 현상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도 쉽지 않다. 변화는 순리이고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라는 논리가 더 우세한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과연 이것이 옳은 것일까? 그렇다면 약육강식이 진리이어야 한다. 여기에 동의할 사람들은 모두 강자라야 가능하다. 적어도 변화가 자연에 의한 것이라면 어쩔 도리가 없다. 하지만, 인간이 자초한 변화에 순응하라는 것은 무조건 따를 수 없는 것이다.   물질문명이 그만큼 편리를 제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으로 인해 그만큼의 행복을 확보했다고 할 수는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것이 비대 면화되어 가고 있다. 이것을 본질적으로 바람직한 변화라고 동의하고 싶은 사람이 있겠는가? 코로나19에 따른 불가피한 강요인 셈이다.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일 뿐이다.   이렇다 보니 예술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이에 따른 변화에 선뜻 동의할 수 없는 곤란한 처지에 놓여 있다. 만남에서 누리고 싶은 행복은 사람의 DNA 속에서 절대로 지울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가치도 있다. 현장 공연에서 느낄 수 있는 예술적 감흥도 그렇다. 그럼에도 이를 지키려는 사람들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이런 노력은 모두를 위한 것이지 개인의 욕심이 아니다. 그렇기에 머지않아 빛을 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믿음이 있기에 예술을 가상의 세계에 가두지 않으려는 몸부림을 칠 수밖에 없다. 만약 가상의 세계에서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면 우리가 굳이 직접 여행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영상이나, 증강현실 그리고 가상현실 시스템만으로도 더 자세하게 보며 실감 나는 장면 속에 빠져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온라인으로 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계기로 우리는 온·오프라인의 콘텐츠를 구별하는 작업들을 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태양의 서커스’가 파산했다는 기사가 유난히 아프게 느껴진다. 과학과 기술이 육체적 요소라면 문화와 예술은 정신적 요소이기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이런 난국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하면 문화와 예술을 활성화할 수 있을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예술의 존엄과 가치는 예술가들이 지켜 내야 하는 것이다. 대중화, 실용화 이런 측면들은 굳이 지키려 하지 않아도 어느 시대에나 자생해 왔다. 변하지 않아야 할 것들을, 변하지 않게 하는 일, 반드시 지켜야 할 것들을, 지키려는 힘은 이미 우리 내면에 존재하고 있다. 이것을 자극하여 거대한 힘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예술의 힘이고 예술가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가 망가트려놓은 만남과 관계를 인터넷이라는 가상의 세계 속에 내어주고 거기에 종속될 것인가. 아니면 만남과 관계를 열망하는 DNA와 인간의 지혜가 코로나19보다 더 강함을 증명하며 예전과 같은 역동성을 회복할 것인가.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인류의 역사가 증명해왔듯이 이 또한 극복해 낼 것이다. 우리는 머지않아 코로나19를 이겨낼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고, 이전과 같은 일상을 회복할 것이다. 예술가들이여, 우리는 과학자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그들에게 감동을 선사합시다.   
    • 한국사상
    • 칼럼
    2020-07-06
  • 제겐 꿈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승욱입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저에 대해, ‘자신이 선택한 일에 대한 책임을 질 줄 아는 21세기 리더십의 소유자'라고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사진은 한 교육프로그램에서 시행한 캠프에 참가한 장면입니다.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에서 여러 사람과 함께 한국을 소개하며 찍은 사진입니다.       저를 표현할 의미 있는 순간을 담은 사진을 고르려고 했을 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 사진을 선택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우선 그때의 기억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비록 어릴 때였지만, 부모님과 떨어져 낯선 외국의 땅에서 여러 사람과 함께 한국을 소개했다는 것이 정말 의미 있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온몸에 전율이 옵니다. 이 사진 한 장에 매우 소중했던 추억과 앞으로의 비전까지 담겨 있다고 보셔도 좋습니다. 저의 꿈은 그저 저만 잘 먹고 잘사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하는 일로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저는 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 전자공학을 공부하려고 합니다. 전자공학은 세탁기, 텔레비전, 스마트폰은 물론, 인공지능, 로봇까지도 제작하는 데 관련된 학문입니다. 제가 이러한 꿈을 가지게 된 계기는 어릴 적 우울증을 잠시 겪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후 제가 받은 사랑을 많은 사람에게 돌려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공부하고픈 분야를 통해 남을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이 되려는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도 저는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한국을 소개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게 왜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냐” 하며 의아해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요즘 우리는 흔히 지구촌 시대라는 말을 합니다. 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글로컬을 외치고 싶습니다. 이 말은 지구촌(global)과 지역(local)을 합친 말입니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세계인을 행복하게 하는 데 이바지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그래서 한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사람들에게 좋은 정보를 전달하며 웃음을 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이외에도 3.1절이나 한글날에 열리는 다양한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현대사회는 SNS가 발달한 시대이기에 저는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블로그에는 하루 접속자가 9만 명이나 됩니다. 이 모든 것은 소통과 공감에 대한 제 실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의 롤모델은 유재석입니다. 유재석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웃음이 나오며 행복해집니다. 저 또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제 취미는 인라인스케이트와 스키 그리고 블로그 운영입니다. 인라인스케이트와 스키는 체력을 기르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숙련이 되니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어서 스키 강사 자격증까지 땄고 다른 사람을 가르치게도 되었습니다. 제가 이런 값진 결과들을 얻은 것은 많은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내가 선택한 일이니, 내가 책임지고 포기하지도 말자”라는 생각으로 버텨왔기에 받은 선물 같습니다. 앞으로도 저의 꿈을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포기하지도 않을 겁니다. 그리고 제 모교와 우리 반에서도 친구들과 함께 날마다 이 꿈을 이루어가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여러분, 제 꿈을 응원해주세요. 감사합니다. 학생기자 이승욱
    • 한국교육
    • 종합정보
    2018-03-30
  • 나의 아름다운 사계절
    나의 아름다운 사계절 / 김현호   봄 추운 겨울이 지나고 날씨가 점차 따뜻해질 때쯤 봄이 시작된다. 봄에는 따뜻하고 시원한 바람이 스치고 그 바람으로 인하여 다양한 식물들은 여러 가지 소리를 낸다. 또, 봄에는 다양한 식물이나 꽃향기가 가득하고, 이때를 놓치지 않고 바쁘게 일하는 벌들이나 나비들도 우리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그리고 봄에는 다양한 먹을거리들도 있는데 그중 예를 들면 화전, 딸기, 더덕, 꼬막 그리고 주꾸미 등등이 있다. 우리는 이렇게 다양하고 즐겁게 봄을 보낸다.   여름 봄이 지나고 점차 날씨가 더워질 때쯤 여름이 시작된다. 일단 여름에는 사람들이 더위를 날리기 위해 시원한 커피, 차, 아이스크림, 팥빙수 같은 음료나 식품을 먹고 마신다. 휴가나 짬을 내어 산이며 바다나 강으로 놀러 가기도 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볼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에게 숲속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껏 노래하는 매미 소리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여유를 맛보게 된다. 그러다 출출해지면 우리는 맛있는 도시락을 펼쳐놓고 하하 호호 웃고 떠들며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더위가 우리를 지치게 하지만, 우리는 이 계절에 익어가는 곡식처럼 한여름을 의미 있게 보내야 알찬 미래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가을 한여름 더위가 절정에 이르면 풀벌레 소리가 가을을 부른다. 가을에는 봄의 꽃 못지않게 아름답게 단풍이 온 산을 물들인다. 가을에는 많은 식물의 열매가 무르익는다. 알밤이 토실토실한 얼굴을 드러내고 논에는 벼가 익어가며 황금 물결을 이루면 허수아비가 흥에 겨워 춤을 춘다. 감도 수줍게 빨간 물이 들고, 온종일 결실을 도왔던 태양도 온 세상에 쉼을 선사하러 넘어가며 붉은 색깔 조명을 연출한다. 가을에는 추석이 있어 추수에 대해 감사를 표하며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즐겁게 지낸다. 두둥실 떠오르는 보름달이 우리 맘속에도 가득 비치면 풀벌레는 아쉽게 가을과 작별의 노래를 한다.   겨울 잎들이 봄부터 함께한 나무와 마음 깊은 대화로 울긋불긋 물이 들면 아쉬운 작별의 시간이 다가온다. 아쉬움이 지워질 때면 하늘에서 내려오는 흰 선물로 아이들의 환호가 들녘에 촘촘히 들어찬다. 호호 시린 손을 불며 썰매도 타고, 눈싸움도 하다가 보면 겨울 해는 추위에 지친 듯 금세 잠이 들고 세상은 캄캄해진다. 종종걸음으로 퇴근길을 서둘러온 아빠의 손에 들린 군고구마는 내가 겨울을 기다리는 행복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 하굣길에 사 먹는 붕어빵이며 어묵은 겨울 추위가 주는 또 하나의 매력이고, 집에 도착해 어머니가 만들어준 간식과 함께 마시는 코코아는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를 깨우쳐준다. 날씨는 매우 춥지만, 겨울은 이렇게 따뜻한 정감 속에 봄을 향해 달려간다.  
    • 한국교육
    • 종합정보
    2018-03-30

창작과지성 검색결과

  • 안병욱 교수의 강연과 새롭게 만나는 『안병욱 인생철학』
    [타임즈코리아] 안병욱 선생님의 명성에 이끌려 (神이 내려준 직장이라는 한국은행을 퇴직하고) 숭실대학교 철학과에서 철학에 입문함으로써 인생의 경로가 바뀐 ‘철학 서생’이 서평을 쓰게 되어 퍽 기쁩니다.   칠판에 이당체를 쓰며 웅변하듯 열강하시던 모습, 사색하는 눈매를 살짝 감춰주는 굵은 뿔테 안경, 실크 넥타이를 애용하시던 풍모, 교정을 한가로이 산보하실 때 구두 앞쪽을 조금 든 채 땅 위를 내딛는 걸음걸음, 인품의 氣가 뼛속 깊이 전달되는 안 선생님의 강의가 새록새록 회상됩니다.     이러한 선생님의 삶을 잘 그려낸 책이 『안병욱 인생철학』입니다. 아마 안병욱 선생님이 자신의 삶과 철학을 정리했어도 이렇게 짜임새 있게 서술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에는 유난히 ‘生’이라는 낱말이 많습니다. 책의 제목에도 ‘生’, 부제인 ‘생철학자 안병욱’에도 ‘生’이 있을 정도로 안병욱의 생철학이 유난히 돋보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니체, 칼 야스퍼스, 하이데거, 키에르케고르, 베르그송 등의 생철학을 통하여 안병욱의 생명 사상을 노래합니다.   안병욱 사상의 중심인 『中庸』의 誠에 바탕을 둔 생활철학 속의 ‘生’을 앞세웁니다. 『中庸』에서 和(평화)의 요소를 찾아 안병욱의 생명 평화 사상에 접근한 태도가 눈에 띕니다. 『中庸』의 핵심인 誠이 和로 나아가는 길을 밝힌 점이 훌륭합니다.   ‘생명은 물건이 아니다’는 대명제 아래에서 성찰하는 삶, 구도자의 자세로 살아갈 것, 인생은 학교라는 인생학, 철학은 죽음의 연속이라는 안병욱의 생철학을 잘 풀어내고 있습니다.   안병욱 선생님의 50권의 저작을 두루 섭렵한 저자가 안 선생님의 말씀에 철학적 담론을 입혀 원저자(안병욱)의 사상을 빛내고 있습니다. 안병욱의 설법에 따라, 안병욱이 말하는 방식으로 안병욱의 철학을 해석하고 있습니다.   안병욱의 본디 사상에 윤기 나는 해설을 붙여 책 읽는 美感을 느끼게 합니다. 그리하여 독자가 안병욱과 함께 철학적인 호흡을 하도록 유도합니다. 안병욱 선생님이 환생하시어 나에게 철학 강의를 하는 환상을 불러일으킬 정도이니까요.   그리고 안병욱 선생님이 『사상계』를 통하여 시대의 고난·아픔에 동참한 일을 상세하게 기술한 점도 칭찬할 만합니다. 독재정권에 직접 맞서기보다 세련된 저항 의식을 철학적 언어로 전달한 안병욱의 고뇌를 엿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안병욱 선생님은 학사 학위 소지자로서 박사학위를 지닌 자들보다 잘 가르쳤습니다. 편협한 전공과목을 내세우는 학자라기보다 삶의 길[道]을 제시하는 선비이셨습니다.   하늘을 바라보는 선비가 아니라, 땅 위의 민초들을 계몽하기 위해 밤낮없이 강연 다니시던 대중적인 선비 안병욱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선비의 참모습을 미끈하게 묘사한 점이 이 책의 매력입니다.   김승국 박사(평화 연구·활동가, 숭실대학교 철학박사)  
    • 창작과지성
    • 안병욱 평전
    2021-03-02
  • 한국 현대사에서 손꼽히는 철학자, 안병욱 평전 출간
    ‘안병욱 인생철학: 생철학자 안병욱 철학평전(김대식, 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 2021년 1월 31일)’이 출간되었다.   ▶ 저자 김대식 박사 인터뷰   이 책은 생철학자 이당 안병욱 선생의 평전이다. 그의 생애를 연대기적으로 쫒아가며 그 삶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사상의 흐름과 철학을 시종 여일하게 톺아가며, 그 철학과 철학적 인생을 조명하는 ‘철학평전’이다. 안병욱은 생애 전체를 기울여 청중과 독자들에게 ‘철학이 있는 삶’을 강조하고, 그의 철학대로 살아갔다. 이런 점에 주목해 그의 생애와 철학을 통해 독자들의 삶이 더욱더 아름답고 풍요로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이 책은 ‘인생철학’을 담고 있다. 이렇게 말하고 싶은 까닭은 한국 현대사에서 손꼽히는 철학자이자, 젊은이들의 인생 스승으로 살았던 이당의 삶과 철학을 녹여냈기 때문이다. 4차 산업 혁명 시대로 들어 선 오늘날 무엇보다도 철학이 갈급하다. 이런 이 시대에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고, 발견하고,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인생의 철학이기 ‘인생철학’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은 안병욱의 철학을 크게 성(誠)의 철학, 중용(中庸) 철학, 생(生)의 철학, 실학(實學) 철학의 네 부분으로 나누어 살피면서, 그의 수십 편의 저작과 그가 탐구하여 용해해낸 철학자들의 사상까지 아우름으로써 안병욱 철학의 전모를 감상할 수 있게 하려고 힘썼다. 다시 말하자면 ‘안병욱 철학 입문서’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 이당(怡堂) 안병욱(1920~2013)은 누구인가   지금 안병욱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오늘날 정신의 빈곤이 두드러지는 시대, 생명과 생활의 좌표가 흔들리는 이 시대에 그의 철학이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의 철학적 생애에 관한 이 책을 ‘인생철학’이라는 ‘큰말’로 명명할 수 있을 만큼 그의 철학은 크고, 넓고, 깊다. 그는 대중철학자로서 시민들의 정신적 허기를 채워주고 각자의 생명의 샘을 발견케 한 계몽철학자다. 나라와 민중의 정신을 송두리째 빼앗긴 시대에 도산 안창호가 외쳤던 민족개조론의 사상이 그에게도 다급했다. 일본 유학 시절 서예를 통해 동양미학적 심성을 기르며 윤동주와 새로운 세상을 꿈꾼 것도 생각하는 시민을 만나기 위함이었다. 귀국 후 그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철학적 진리를 설파하고 장준하와 함께 『사상계』를 통하여 대중을 계도하였다. 함석헌과의 만남과 흥사단아카데미 활동도 그러한 삶의 노정이었다. 그는 중용철학을 바탕으로 서양철학의 생철학, 실존주의철학, 실용주의철학을 대거 흡수하여 폭넓은 사유체계를 전개한다. 그것은 결국 대중 혹은 시민이 “어떻게 ‘올바로’ 살 것인가?”라는 물음의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안병욱은 이를 위해서 삶에 정성을 다하는 성(誠)의 철학과 성의(誠意)의 철학적 삶을 살라고 대답한다. 나아가 철학을 고스란히 행동으로 이어가는 실천적 삶을 살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따라서 이당은 대중을 위한 생철학자라 칭해야 마땅할 것이다.   ▶ 출판사 서평   행복한 인생을 향한 바른 길, 안병욱의 인생철학       삶은 원본적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삶은 인간이 직접 체험되는 현장이며 실존이 논증되는 광장이다.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죽음조차도 이 범주에서 한 치도 벗어날 수 없다. 그러므로 삶을 이해하고 그것을 제대로 해석한다는 것은 삶을 좀 더 성실(誠實)하게 살아갈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삶을 정성스럽게 대하고 긍정적인 결실을 맺기 위해서 자신의 철학함(philosophieren)을 대중들과 함께 나누며 연장시켜 간 철학자가 이당(怡堂) 안병욱(安秉煜, 1920~2013)이다.   그는 자칫 사변으로 흐르기 쉬운 철학적 이론을 알기 쉽게 풀어내는 탁월함뿐만 아니라, 좋은 언어 구사력까지도 겸비한 철학자다. 서양철학과 동양철학을 넘나들며 시대의 민중이 갈급해 하는 실천적 사유의 바른 길, 더 나은 길을 『사상계』를 비롯하여 여러 매체를 통해 역설했다. 흥사단 아카데미를 조직하여, 직접 강연을 통해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삶의 의미를 일깨워주고 미래를 향한 희망의 의지를 열어 주었다.   안병욱은 생애 동안 50여 권의 수상록을 남긴 저술가요 수필가(문필가)로 이해하기 쉽지만, 그가 수십 년에 걸쳐 수백 회의 대중강연을 통해, 회색빛 시대를 관통하여 꿈과 희망을 잃지 않는 삶, 참되고 성실한 인생을 지향할 수 있게 한 대중 강연가였다는 사실을 떠올리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이당의 이력은 그가 스승으로 삼은 도산 안창호 시절로부터 이당의 시대로까지 이어져 온 것으로, 안병욱은, 지금도 살아서 집필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김형석 선생, 그리고 천재적인 문필가여 강연자로 한 시대를 풍미한 이어령 선생 등과 더불어 한국 근현대사를 글과 강연으로 이끌어온 우리 사회의 석학이요, 스승이었다.   이당을 만든 철학, 이당이 만든 철학   그의 철학은 동서양을 아우르고 넘나든다. 동양철학은 공자, 율곡 이이, 다산 정약용, 도산 안창호와 맞닿아 있다. 서양철학은 쇼펜하우어, 니체, 베르그송, 딜타이, 슈바이처, 우나무노, 오르테가 이 가세트의 생철학적 지평에 걸쳐 있다. 이를 종합하고 창조적으로 해석한 이당의 철학은 생(生)철학 혹은 성(誠)의 철학으로 귀결된다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철학적 지류를 폭넓게 수용하여 독창적으로 펼친 이당의 철학을 평전의 저자는 좀더 세분화하여 네 가지로 정리하였다. 성철학(誠哲學), 중용철학(中庸哲學), 생철학(生哲學), 실학철학(實學哲學; 윌리엄 제임스와 존 듀이 등의 실용주의까지)이 그것이다.   오늘날 철학의 유사상품이나 파생상품은 많이 있다. 하지만 진정한 철학과 철학함은 드물어 보인다. 철학함은 단순히 빛나는, 번득이는 지혜를 역설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철학자의 삶으로 구현해 보임으로써 그 철학(함)을 입증하는 데까지를 포괄해야 한다는 점에서, 일관성과 실천성을 겸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삶에 녹아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 사유능력을 통한 엄밀한 비판정신 또한 살아 있어야 한다.   비판은 화자의 모범적 시범이 수반되지 않으면 결국은 비난일 수밖에 없으니, 비판정신이 살아 있는 철학을 이어나가고, (철학자가) 죽어도 그 철학이 죽지 않고 살아남는 생명력, 삶과 뜻에 정성을 다하는 성의(誠意)가 있어야 한다. 허언(虛言)을 하지 않고 알맹이가 있는 삶인 무실역행(務實力行)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으며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않는 중용철학, 곧 절제와 지족(知足)도 중요하다. 이것이 모두 이당에게 해당한다.    ‘성실’한 삶을 가르친 이당   사람은 말을 하고 행동을 한다. 당연한 것인데도,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그것에 정성을 기울이고[誠]이고 힘쓰는[務實力行] 생생한 삶[生]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 시대는 말과 행동이 부족하기보다 오히려 차고 넘치는 시대이기 때문에 풍요속의 빈곤감이 더욱 커진다. 사람들의 행동이 나날이 그악스러워지고, 해마다 고립되어 가는 까닭이다.   우리의 말과 행동이 각자의 삶을 올바른 인생으로 완성시키면서, 또 인생이 행복해지는 데로 나아가는 것이 되려면, 그 모든 것이 ‘중용’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 ‘중용’은 사실상, 어려운 것 가운데서도 어려운 삶의 자세이다.   그러나 또한 중용은 가까운 데서, 낮은 데서, 다시 말하면 우리의 삶 곳곳에서, 한가운데서, 작은 데서,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당은 그 점을 알려준다. 그 점을 깨닫게 한다. 그 길로 갈 수 있는 용기와 희망과 동력을 준다.   사람은 저마다 삶의 행복을 꿈꾼다. 생각을 하는 것도, 말하는 것도, 밥을 먹는 것도 행복을 위해서다. 불행하려고 사는 사람은 없다. 사회나 국가도 그 사회와 국가의 안녕과 질서, 그리고 평화를 꿈꾼다. 다른 말로는 사회와 국가의 행복이다. 물론 이당이 말한 ‘올바로 사는 삶’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그것은 행복한 삶의 필요조건이다.   철학은 행복한 삶(eudaimonia)의 길을 지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행복한 삶은 좋은 삶, 참살이와 동전의 앞뒷면이다. 그래서 철학함은 나를 먼저 반성하고 타자를 배려하며 세계를 전망하여 참다운 관계를 설정하는 데 정성을 다해야 한다. 이당의 철학은 생로병사(生老病死) 전체를 관조하면서 충실, 만족, 충족, 자족하라고 말한다. 그 처음과 끝은 관조적(contemplative) 삶에 닿아 있다. 시민이, 서민이, 민중이, 민초가 일상에서 중용을 찾고 중용을 살아가는 가까운, 쉬운, 평범하고도 비범한 길이다.   성실로 행복을 향해 나아가라!     이당은 이 모든 철학함의 원리를 ‘위기지학(爲己之學)’으로 풀어내기도 한다. 철학함으로서의 공부, 삶의 원리에 대한 공부로서의 철학은 곧 위기지학과 이음동의어이기도 하다. 수단으로서의 공부나 처세로서의 철학이 아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독실(篤實), 무실, 결실이 완숙해지면, 다른 사람에게 이득이 되고 풍요로움을 나누고 더불어 행복해지는 길로 물 흐르듯 흘러간다.   위기지학(爲己之學)으로서의 공부나 철학은 필연적으로, 자연스럽게 시대적 살핌으로 나아가는 까닭이다. 철학의 쓸모는 바로 여기에 있다. 말만이 아니다. 말을 이루어야 한다[言+成=誠]. 이당의 철학에서 유독 ‘성’(誠)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당은 자신의 저서 『키에르케고르』(1967) 머리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당신의 인생의 자전 제1장에 무슨 단어부터 먼저 쓰겠느냐고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서슴지 않고 ‘성실(誠實)’이라고 대답하겠다. 나는 인생을 성실하게 살고 싶다. 일을 대할 때나, 사람을 대할 때나, 나 스스로를 대할 때나, 나는 성실하기를 힘쓴다. 우리가 첫째로 꼽아야 할 인생의 공부과목은 성실하기 공부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것이야말로 이당 안병욱의 생철학을 고백적으로 잘 드러낸 말이다. 오늘의 우리 삶이 첨단화하고 복잡다단해진 만큼 성실 이상의 정보와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세상에 차고 넘치는 정보와 기술은 결국 성실, 성실한 공부로서 갈무리하지 않으면 백해무익할 분이다. 그런 점에서 성실이야말로 최신의, 최고의 처세술이기도 하다는 점을, 그러므로 어떻게 성실할 것인지를 이당의 생애, 이당의 철학은 지시한다.   철학평전, 안병욱의 인생을 철학으로 톺아 가다!   『안병욱 인생철학』 은 안병욱 평전이되, 그의 생애사를 쫒아가는 것이 아니라, 시종일관 그의 철학을 톺아간다. 그러나 그의 철학이 곧 그의 삶이었다는 점을 돌이켜보면, 그의 생애를 좇아가는 것과 다르지 않은 일이다.   그러기에 ‘철학평전’이다. 누구에게든 ‘인생철학’은 있게 마련이지만, 철학자의 생애를 통틀어 ‘인생철학’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나아가, 그 철학자의 평전을 ‘인생철학’이라고 명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사에서 손꼽히는 철학자이자 스승으로서 이당의 인생을 녹여내었기에 ‘인생철학’이고, 오늘 철학이 갈급한 이 시대에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고, 발견하고,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인생의 철학이기 때문에 ‘인생철학’이다.   그는 “철학이란 죽음의 연습”이라고 하였고, 다른 곳에서 “청무성(聽無聲)”을 이야기하였다. 죽음이 들려주는 ‘소리 없는 소리’를 듣는 것, 그것을 끊임없이 되뇌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뜻이 아닐까?   ‘죽음’이란 나를 내려놓는 일이다. 죽음의 순간에서야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나를 내려놓고, 비워가고, 걸어가는 것, 그렇게 가벼워지고 가벼워져서, 마침내 하늘로 날아올라 원시(元始)의 그곳으로 돌아가는 것, 그것이 인생이라는 말이 아닐까? 붙잡으려고, 집착하면 할수록 멀어지고, 희미해지는 것이 인생이라는 말이 아닐까?   저자는 이당이 쓴 수많은 글들은 물론이고, 그가 공부한 동서양의 철학자들의 사상과 이당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아 촘촘히 뜨개질하여 ‘이당 안병욱의 철학, 철학자 안병욱의 사상’을 생생하게 되살려 놓았다.   저자(김대식)는 “이 평전은, 그의 아호가 뜻하는 것처럼 철학의 기쁜[怡] 터[堂], 행복한[怡] 철학의 집[堂]을 짓기 위한 초석이라고 자평하고 싶다. 이제 이당의 더 큰 철학의 집을 기꺼이, 그리고 기쁘게 지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그의 철학적 삶을 이어나갈 동학(同學)들도 말이다.”라고 밝힌다.   ‘삶’이 ‘생활’이 그 어느 때보다 흔들리는 이 시대에, 이당의 철학의 빛을 따라 살아갈 수 있다면, 행복한 삶, 아름다운 ‘생활’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 본문 중에서   이당은 산다는 것은 큰 뜻을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주야로 분투하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뜻이 없는 인생은 죽은 인생이니 허송세월하지 말고, 대망(大望)과 대지(大志)를 품고 자기의 뜻을 펼치면서 살라고 역설했습니다. (30쪽)   이당의 철학은 생철학으로 수렴됩니다. 그의 철학은 성(誠)을 기반으로 하는 성철학과 중(中)을 바탕으로 하는 중용철학의 양대 산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철학은 단순히 이론이나 담론으로만 그친 것이 아닙니다. 생각과 사유[思], 그리고 일을 함에 있어 실제에 힘쓰는 것[務實], 뜻을 정성스럽게 하는 것[誠意], 마음을 바르게 하는 것[正心], 진실된 마음을 갖는 것[實心], 힘써 실천하는 것[力行]으로 이어집니다. (40쪽)   안병욱이 사랑-하기를 철학-하기(philosophieren)처럼 명제화하는 것은 사람-함도 결국 공부고 끊임없는 훈련과 체득의 과정임을 역설하는 것입니다. 인생에 대해, 사람에 대해 정성을 다한다는 것은 곧 자신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자연 세계(우주)를 사랑한다는 것인데, 이는 연습과 훈련과 공부를 통해야 가능합니다. 공부-함, 철학-함, 사랑-함은 삶의 행위이자 생철학의 근간이 됩니다. 인간다움과 인간 정신의 외현적 표상으로 인간의 지표로서 평가되는 행위들입니다. (50~51쪽)   이당의 좌우명은 ‘불성무물’입니다. 이는 동양의 고전 『중용(中庸)』에 나오는 말로서, “성실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정성을 다하면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인생은 요행으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성실이 근본이 되어야만 사물 하나하나가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성실이 근본이 되어야만 인생이 온전해질 수 있습니다. 이것을 달리 ‘충실(充實)’이라고 합니다. 하루하루를 완벽하게 살아가는 것, 알차고 보람 있게 지금 여기에 머무는 것입니다. (66~67쪽)   이당은 성을 참(됨)으로 풀었습니다. 인생의 최고 진리는 참입니다. 참과 진리가 동어반복처럼 들리기는 하나, 진실무위(眞實無僞)에 가깝습니다. 참됨이야말로 사람의 길로서, 그 참됨은 결국 하늘의 길입니다. 이것을 인생의 수양의 지표로 삼지 않으면 안 됩니다. (중략)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G. Marcel)도 (중략) “성실이 없는 곳에 존재(存在)가 없다. 성실의 정도가 존재의 정도를 결정한다.”고 했습니다. 이를 이당은 이렇게 풀어서 말합니다. “참된 내가 될 때 나는 참으로 존재한다고 할 수가 있다. 거짓된 나는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내가 얼마만큼 성실하냐에 따라서 내가 얼마만큼 존재하느냐가 결정된다. 성실의 정도가 나의 존재를 좌우한다.” (96~97쪽)   수많은 대중들에게 강연을 다니면서 유명세를 탔던 이당은 대중 철학적 언어에 탁월했던 인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이당 역시 강연을, 말씀을 전달하는 미적인 것, 그 언어를 전달하는 예술 과정으로 보았습니다. 그는 당대의 달필이요 유려한 언어와 목소리를 구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듯이 분명 천분(天分)을 알았던 것입니다. 인생의 분수, 곧 자기의 몫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 몫을 다한 철학자입니다. (116쪽)   “일명일생(一命一生). 인간은 유일성(oneness)의 생명을 가지고 일회성(onceness)의 생애를 삽니다.” 이당의 말입니다. 그 안에는 생로병사(生老病死)의 흐름이 있습니다. 한 번 살다 가는 인생을 올바르게 바라보는 관점, 곧 인생관이 분명해야 후회가 없습니다. 사람이 자기 인생관이 없으면 대충, 대강 살다 가게 됩니다. 인생의 원칙, 삶을 대하는 정신 자세, 도반과 사물을 향한 마음가짐이 없이 인생을 충실하고 성실하게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것을 인생철학, 생활철학, 생철학이라고 합니다. (136쪽)   이당은 “존재는 표현이다. 산다는 것은 자기표현이다.”라고 규정했습니다. 생은 인간에 의해서 진실을 표현하고 삶의 진실을 드러냅니다. 생은 표현입니다. 생은 내적으로 의미가 있고, 사상이 있고, 뜻이 있고, 철학이 있습니다. 그런데 생을 산다는 것은 저마다 제 소리를 하고, 제 노래를 부르고, 제 말씀을 하고, 제 향기를 풍기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생을 산다는 것은 주체가 자기의 고유 세계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155쪽)   이당은 “학(學)에서 시작하여 행(行)으로 끝나야 한다. 학의 목적은 각(覺)에 있고, 각의 목적은 행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배우고 묻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은 성에서 비롯됩니다. 참됨과 성실함[誠]은 말이 아니라 행동과 실천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진리라 할 것입니다. 성실한 행위가 없이 그 어떤 것도 존재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무실역행의 근본이자 성의 본질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자신도 속이고 타자도 속이는 삶은 가치가 없으니 말입니다. (200쪽)   이당의 미학의 특징은 다채미(多彩美)라 할 수 있습니다. 미란 단적으로 아름다움이라 할 수 있지만 그 아름다움은 풍성하고 섬세하고 미묘합니다. 이당은 미를 “신비의 여신이요, 황홀과 도취의 어머니요, 기쁨과 만족의 샘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미는 자연, 예술, 인간의 표정과 육체의 정신, 품성 등에서 뿜어져 나옵니다. (212쪽)   이당은 와세다대학 시절에 서도에 관심이 생겨서 동양미술사 강의를 들으면서 금석학(金石學)과 문자학(文字學)을 연구했다고 합니다. 그는 비석이나 종(鐘) 같은 데 새겨진 문자는 물론 문자의 구조를 알기 위한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대학생 때 점심값을 아껴 가면서 몇 해 동안 사 모은 서첩들과 많은 장서를 한 권도 건지지 못하고 이북에 버려 둔 아쉬움, 그리고 한국전쟁 잃어버린 책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글에서는 그의 책사랑과 학자로서의 간서치(看書癡)의 면모를 읽을 수 있습니다. (225쪽)   이당은 생즉로(生則路), 생즉도(生則道)라고 했습니다. 사람은 자기의 인생을 단 한 번 살게 마련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당은 ‘성(誠)’으로 일이관지(一以貫之)하였습니다. 성의 원리에 입각하여 정성을 다하고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았습니다. 자신만의 길을 성실하게 걸어갔던 현대 한국 철학자였던 것입니다. 이당은 근(勤)과 인(忍)을 인생의 좌우명으로 삼고 살아간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240쪽)   <본문 - 안병욱의 어록 중에서>   “인생은 학에서부터 시작한다. 학이 인생의 시발점이다. 학의 목적은 지(知)요, 지의 목적은 행(行)이요, 행의 목적은 성(成)이다. 學→知→行→成, 학(學)에서 시작하여 성(成)으로 끝나는 행동의 체계, 이것이 인생이다. 학은 모든 위대한 것의 원천이요, 시발점이다.”(안병욱, 『논어인생론』) (본문, 38쪽)   “이 혼탁한 난세를 당당하게 살기 위하여 우리는 투철한 철학을 가져야 한다. 철학이 없는 생활은 공허하고 빈약하다. 우리는 인생을 바로 사는 지혜와 태연하게 죽을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이것이 철학적 정신이다.”(안병욱, 『사람답게 사는 길』) (본문, 38~39쪽)   “우리는 지족의 철학을 배워야 한다. (…) 가장 부유한 사람은 자기가 가진 것으로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다. 가장 불행한 사람은 지족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 지족은 행복의 길이요, 부지족(不知足)은 불행의 길이다. 인생은 마음먹기에 따라 선경(仙境)도 되고 범경(凡境)도 된다.” (안병욱, 『빛과 지혜의 샘터』) (본문 106쪽)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타락한 시장 사회의 원리가 작용한다. 불성(不誠)과 불화(不和)가 지배한다. 부패한 상인 정신이 휩쓴다. 나의 이(利)에 눈이 어두워 남을 수단으로서 이용한 데서부터 시작한다. 태초에 조우(遭遇)가 있었다. 상호 불신 속에 인간적 화목을 잃었다. 불의(不義)의 재(財)를 탐내고 부정의 이(利)에 혹하여 양심이 마비되고 염치(廉恥)를 상실했다. 곧은 마음과 바른 정신을 잃었다. 지조를 버리고 신의를 망각한다. 속임수와 권모술수가 성행한다. 타인을 나의 욕망 충족의 도구로 삼는다.” (안병욱, 『빛과 생명의 안식처』) 본문 107쪽)   안병욱의 인생관 : 생즉도(生卽道): 산다는 것은 자기의 길을 가는 것이다. 생즉학(生卽學): 산다는 것은 죽는 날까지 배우는 것이다. 생즉수(生卽修): 산다는 것은 부지런히 자기의 재능과 인격을 갈고 닦는 것이다. 생즉동(生卽動): 산다는 것은 가치창조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이다. (본문 130쪽)   “우리는 진지한 구도자(求道者)의 정신을 가지고 인생을 성실하게 살아야 한다. 인생은 무책임한 향락의 유흥장이 아니요, 심심풀이로 하는 도박의 장소가 아니요, 일확천금에 골몰하는 탐욕의 싸움터가 아니다. 인생은 성실하게 일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엄숙한 수련의 도장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되는 대로 인생을 살아서는 안 된다.” (안병욱, 『때를 알아라』) (본문 145쪽)   “진리를 말하기는 쉽고, 애국을 논하기도 쉽고, 정의를 외치기도 쉽다. 근면과 저축과 검소를 운운하기는 쉽다. 말이야 누군들 못하랴. 행하는 것이 문제요, 실천이 중요하다. 입으로 애국을 외치는 사람은 많아도 몸으로 실천하는 사람은 드물다. 진리와 신의를 역설하는 사람은 허다하여도 몸소 행하는 사람은 적다. 정의(正義)의 주장자는 많아도 실천자는 드물다.” (안병욱, 『희망이 있는 곳에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본문 209쪽)   ▶ 목차   추천사 김형석, 이어령 들어가는 말 이당의 위기지학(爲己之學)과 지행일치(知行一致)의 삶   Ⅰ. 성(誠)철학  1. 인생의 지혜는 삶보다 먼저 옵니다!  2. 진실한 물음, 분명한 대답: 물음 주체, 삶의 주체인 ‘나’  3. 행복한 인생을 위한 기초, ‘사랑-함’  4. 사랑의 종교철학적 아포리즘  5. 이당 안병욱의 언어철학: 이름에 걸맞은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6. 율곡 이이의 후예, 성(誠)을 통한 이당의 마음공부  7. 아, 불성무물(不誠無物)의 철학이여!  8. 성의(誠意)가 있는 삶을 위해 힘써야[務實] 합니다!  9. 인생의 내적 힘은 ‘덕(德)’입니다!  10. 행복은 삶에 정성을 다한 만족감입니다!  ● 이당의 성실(誠實)철학   Ⅱ. 중용(中庸)철학  1. 삶 속에 속임수와 거짓의 자리는 없습니다!  2. 정성을 다하면 하늘도 감동합니다!  3. 수신의 완성은 덕에 있습니다!  4. 시중(時中)하면 이미 군자입니다!  5. 평화와 조화와 화목의 자리가 중용입니다!  6. 철학은 삶의 지혜입니다!  7. 성실의 덕을 살리고 참의 자리로 돌아가야 합니다!  ● 이당의 중용(中庸) 철학   Ⅲ. 생(生)철학  1. 인생은 예술 이상의 예술입니다!  2. 생명을 생명답게 살아가는 것이 인생입니다!  3. 성찰하는 삶이어야 살 가치가 있습니다!  4. 생을 구도자의 자세로 살아가십시오!  5. 진실과 진리로 삶의 주인이 되십시오!  6. 인생은 ‘창조적 자기 표현’입니다!  7. 생은 사유와 행동의 지속입니다!  8. 성실한 생이 안온(安穩)한 죽음을 약속합니다!  9. 산다는 것은 생명을 연소(燃燒)하는 일입니다!  10. 인생은 한 권의 위대한 책입니다!  ● 이당의 생철학   Ⅳ. 실학철학과 실용주의  1. 철학의 멸시가 철학입니다!  2. 지성일관(至誠一貫)의 삶을 사십시오!: 도산 안창호와 이당 안병욱의 만남  3.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으로 삽시다!  4. 우리가 창조적 지성인이 되어야 합니다!  5. 위대한 국민적 성격과 정신만이 살길입니다!  6. 생(生)의 내실(內實)을 기하십시오!  7. 미는 인간에게 하나의 구원입니다!  8. 한창필연불유진(閑窓筆硯不留塵): 이당의 문예 미학과 서예 미학  ● 이당의 실용주의와 실학 철학    나오는 말  이당(怡堂)이라는 별호처럼 아름다운 그의 철학 이후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부록 1. 이당 안병욱 연보  부록 2. 이당 안병욱 저작 및 기고문 목록  회고의 글 / 김선욱 / 박인주 / 이동원 / 황보윤식  감사의 말 / 안동규   ▶ 저자 소개   <김대식> 1967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났다. 서울신학대학교 신학과(B.A.), 서강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M.A.),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Ph.D.), 숭실대학교 대학원 철학과(Ph.D.)에서 공부하였다. 지금은 숭실대학교, 원광디지털대학교 등에 출강하면서 종교문화연구원 연구위원, 타임즈코리아 학술위원장 및 안병욱아카데미 원장, 함석헌평화연구소 부소장과 (사)함석헌기념사업회 부설 씨 사상연구원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영성, 우매한 세계에 대한 저항』, 『함석헌의 철학과 종교 세계』, 『함석헌과 이성의 해방』, 『함석헌의 평화론』, 『칸트철학과 타자인식의 해석학』, 『함석헌의 종교인식과 그리스도교 생태철학』, 『켜켜이 쌓인 시간을 풀어주는 사람』, 『성서로운 삶을 향한 존재의 이해』, 『절대자유를 갈망한 사람들』(공저), 『치명적 자유의 향연: 아나키즘과 함석헌』(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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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1-18
  • 인생은 한 권의 위대한 책입니다
    “인생은 양의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질이 중요하다. 길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깊이가 중요하다.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인생이라는 위대한 책이 내 앞에 놓여 있다.”   안병욱, 『삶의 길목에서2』, 자유문학사, 1997, p.62.   [타임즈코리아] “인생은 독서다”라고 이야기하는 이당의 철학적 혜안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던져 줍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한 권의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단 한 권밖에 없는 귀하고 소중한 그 책을 정작 저자 본인이 읽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인생의 겉장만 쳐다볼 뿐 새겨진 글자를 읽지도, 파악하지도 못한 채 책장을 덮고 있습니다.   니콜라이 하르트만(N. Hartmann)이 말한 것처럼, 전경(前景)만 관조할 뿐 후경(後景)은 전혀 볼 생각도 못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생을 모르는 채, ‘나’라는 책을 제대로 집필하지 못한 채, 횡설수설, 좌충우돌, 엉망진창, 뒤죽박죽의 생을 마감합니다. 그러나 인생이라는 단 한 권의 책을 잘 써서 명저로 남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인생이라는 한 권의 책에는 어려운 곳도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다채롭고 풍부한 내용으로 우리를 기다리는 곳도 있습니다. 이 인생의 책을 열심히, 성실하게 쓰고 읽으면서 깊은 의미를 깨닫는 것이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길입니다.   나아가 이당은 “인생은 여행이요, 우리는 나그네고, 생즉행(生 行)이다. 산다는 것은 자기의 길을 가는 것이다”라고 친절하게 일러줍니다. 자기의 길을 가되 생의 깊은 의미를 바로 볼 줄 아는 눈도 필요합니다.   올바로, 제대로 들을 줄 아는 귀도 있어야 합니다. 정확하고 순수하게 생각할 줄 아는 머리와 사태를 공감하고 감정이입을 할 줄 아는 마음과 가슴도 필요합니다.   이렇게 생이라는 책을 쓰고, 읽는 데 이목구비 혹은 감각이 중요할 줄 미처 몰랐습니다. 이당은 “바로 보고, 바로 듣고, 바로 알고, 바로 생각”하는 인간상을 당부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우리의 이성과 감성, 그리고 감정이 올바로 작동해서 인생의 책을 잘 읽을 수 있을까요?   이당은 이렇게 가르쳐 줍니다. “거기에는 성실이 필요하고, 정열이 요구되고, 정신의 집중이 있어야 한다. 마음을 바로 하고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 보고자 하는 의지가 없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는다. 듣고자 하는 정신이 없으면 들어도 들리지 않는다.”   생을 인식하려는 의지도, 자각하려는 정신도 부족하지 않도록 늘 갈고닦으며 채우고 돌아보며 살아야 합니다. 이것이 올바로 사는 인생입니다. 우리 각자 ‘나’라는 유일한 책을 쓰고 읽어나갈 때 건성으로 읽는지, 아니면 오묘하고 심원한 뜻을 깊이 파악하는 혜안을 통해 써나가며 읽기도 하려는지 자문해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안병욱, 『삶의 길목에서2』, 자유문학사, 1997, pp.59~62, 133~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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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9-24
  • 철학은 삶의 지혜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이냐. 내가 나를 완성하는 것이다. 자아의 완성, 자아의 실현이다. 그리스의 철학자는 이것을 엔텔레케이아(Entelekeia)라고 하였고, 중국의 사상가들은 이것을 성기(成己)라고 하였다. 이 말은 『중용』(中庸)에 나오는 말이다. 성기는 자기완성이다.”   안병욱, 『나를 위한 인생 12장』, 자유문학사, 2005, p.172. [타임즈코리아] 이당은 ‘성(成)’에 담긴 철학적 의미가 『중용』의 성(誠)의 철학의 연장선에 있음을 밝힙니다. ‘成’이라는 한자어가 갖는 무게감은 자기를 완성한다는 데에서 알 수 있습니다. ‘成’은 ‘나’라는 존재의 궁극적 실현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자칫하면 우리는 성을 사업의 성공이나 학업적 성취, 또는 인생의 가시적, 물질적 성취, 나아가 권력이나 명예를 얻는 꼭짓점으로 여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成’의 진정한 의미는 ‘나’라는 인격의 완성을 가리킵니다.   이당이 일관성 있게 강조하고 있는 것이 “하나의 살아있는 생명체요, 나의 의지와 힘으로 움직이는 활동체요, 독자적인 개성과 이성과 양심을 지니는 인격체”인 ‘나’인 것도 원초적 자아(individual)의 그 독특성의 소중함을 천명하고자 하는 데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成’이 자기를 완성하고 세우는 데에서 중요한 철학적 개념으로 작용하는 것은 나에게서 출발하지 않는 사회와 나라, 그리고 공동체는 무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당은 공동체나 집단우선주의보다 자기, 개별적 자아나 자유에 더 방점을 찍고 있는 것입니다. 사회 건설이나 나라 건설, 공동체의 건설은 자아건설(自我建設)에 있다고 역설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종교학자 최준식이 적시하고 있듯이, 우리나라는 집단주의, 가족이기주의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폐단이 많습니다. 이것이 민족주의, 국수주의, 배타주의, 전체주의, 인종차별주의 등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 역시 개별적 자아의 완성이 올바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집단적 정체성과 자신을 일치시키는 데서 파생되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이당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하는 자아관 또는 자아개념을 확립해야 합니다.   그것도 그냥 자아관이 아니라 맹자나 주자가 설파한 정기(正己)여야 합니다. 주자는 자신의 저서 『근사록(近思錄)』에서 “정기위선(正己爲先)”이라고 말합니다. 인생에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나를 바로 일으켜 세우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대학(大學)』에서도 수신위본(修身爲本)이라고 했는데, 오늘날에도 이처럼 나를 갈고 닦아 성숙한 인격을 만드는 데 근본을 두어야 합니다. 사회, 정치, 경제, 교육, 종교에서 여러 문제가 불거져 나오는 이유는 수신과 정기가 안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 철학자 사르트르(Jean-Paul Sartre)는 실체가 의식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몸과 마음이 떼려야 뗄 수 없다는 것인데, 이는 동양 사회에서는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자기를 완성하고 확립하는 인격은 몸으로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몸(짓)은 의식의 반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남을 다스리거나 가르치고자 하는 자, 혹은 타자와 관계 맺는 모든 개별적 자아들은 자기를 먼저 바로 잡고 세운 후 남 앞에 서야 합니다.   이당의 폭넓은 통찰력과 철학적 독서력은 프래그머티즘 철학의 확립자 윌리엄 제임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의식개혁과 사고혁명에 동감을 표하는 데서도 드러납니다. 윌리엄 제임스는 “사고가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성격이 바뀌고, 성격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고 말합니다.   인간의 변화와 변혁의 시발점은 의식과 사고의 개조에 있습니다. 사고가 행동을 결정한다는 명제는 “사람을 바꾸려면 먼저 사람의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는 논리로 통합니다.   이당의 생즉사(生 思, 산다는 것은 생각하는 것)라는 철학적 실존은 정사(正思)와 상통합니다. 정사는 공자의 사무사(思無邪)입니다. “우리의 생각에 사악한 것이 없어야 합니다.” 나아가 정사는 남의 의견에 맹종하거나 억측을 일삼지 않고, 스스로 명석판명하게 사고하는 것입니다.   정사, 정행(正行)으로 나아가자면 습(習)을 고쳐야 합니다. 습여성성(習與性成, 습관이 오래되면 그것이 천성으로 굳어짐)이기 때문입니다. 나쁜 습관이 몸에 배기 전에 좋은 습관으로 좋은 성격을 만들어야 합니다.   율곡 이이는 『격몽요결(擊蒙要訣)』에서 혁구습(革舊習), 곧 낡은 습관을 개혁(혁파)하라고 조언합니다. 습관의 습(習)은 ‘익힐 습’, ‘버릇 습’, ‘거듭 습’자입니다. “습은 날개 우(羽)와 백(白)이 합성된 한자어입니다. 백(白)자는 스스로 자(自)의 한 획을 줄인 것입니다.   어린 새가 자신의 힘으로 날려고 날개를 수없이 퍼덕거리는 모양을 상형화한 글자입니다. 습은 되풀이하고 반복하는 것이요, 관(貫)은 반복의 결과 버릇이 되고 관행이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기의 궁극적 완성인 성(成)은 사고와 행동을 바꾸고 습관을 바꾸어 성격을 새롭게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독일의 문학자이자 미학자인 쉴러(F. Schiller)는 말합니다. “네 운명은 네 가슴 속에 있다.” 이당은 성(誠)과 성(成)을 연관 지어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진리와 정의의 기초 위에 굳건히 서는 건전한 인격을 건설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자신의 성(成)이 어느 지점에 와 있는지 성찰해야 할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성’(成)이라는 한 글자에 담긴 사려 깊은 이당의 철학을 곱씹어 봐야 할 것입니다.    안병욱, 『나를 위한 인생 12장』, 자유문학사, 2005, pp.171~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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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병욱 평전
    2020-09-18
  • 민족성 개조만이 살 길입니다
    “민족의 흥망성쇠는 그 민족성에 달려 있다. ‘민족적 성격의 개조, 이것이 민족이 살아나갈 유일의 길이다.’ (...) 민족개조주의 내용이 무엇이냐. (...) 거짓말과 속이는 행실이 없게, 공상(空想)과 공론(空論)을 버리고 옳다고 생각하는 바, 의무라고 생각하는 바를 부지런히 실행하게, (...) 실과 행의 국민 성격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민족 개조 사상의 핵심이다.”   안병욱, 『안병욱에세이9 너와 나의 만남』, 교육도서, 1988, pp.189-191.   [타임즈코리아] 이당이 평소에 무실역행의 실과 행의 생활을 반복적으로 성(誠)의 철학과 연결 지은 것은 도산 안창호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입니다. 여기에는 그가 어린 시절부터 각별하게 생각하고 영향을 받았던 춘원 이광수가 해석한 도산의 민족개조론과도 맞물려 있습니다(안병욱, 안병욱에세이9, 『너와 나의 만남』, 교육도서, 1988, p.228.).   정성을 다한 것과 정성을 다한 것으로 나타난 행위와 결과가 완전히 일치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성실을 다한 후에 실망(失望)하거나, 망연자실(茫然自失)하기도 합니다. 이당은 성실하면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충분히 그럴 개연성이 있습니다. 손해를 보더라도 속이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야 합니다. 이것은 마땅한 것입니다. 성실은 누구나 인생의 기본 신조로 삼아야 할 필수적 자세입니다.   미국의 실용주의(Pragmatism) 철학은 그 어원이 되는 ‘pragma’곧 행동과 관련된 실용적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행동과 행위에 방점을 찍은 것은 정성스러운 행위와 삶은 좋은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성실은 대도(大道)요, 정도(正道)요, 상도(常道)가 되어 개인과 사회를 바로 세우는 원리입니다. 스피노자(Baruch de Spinoza)는 “무릇 모든 고귀한 것은 드물고 어렵다”고 했습니다.   중용에서 강조하고 있는 성의, 성실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도산의 ‘민족개조론’에 대해 춘원이 논문을 쓴 것처럼, 성실을 진리로 삼되 생각한 바를 부지런히 실행에 옮기며 거짓 없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춘원도 무실과 역행을 ‘민족개조론’의 핵심으로 삼았습니다.   오늘날 정치계나 경제계, 교육계 혹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빈말이 난무합니다. 말을 뱉어 놓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습니다. 그저 한담(閑談)이 되고 맙니다. 자신의 자아를 속이고 참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실용주의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W. James)는 “진리는 선(善)의 일종”이라고 하면서, “선(善)을 현실과 삶에서 모색하는 지적 행위가 바로 철학”이라고 했습니다. 무실(務實)과 역행(力行)은 진리이자 선(善)입니다. 따라서 생을 산다는 것은 진리에 따라 산다는 것이요, 선한 행위의 흐름으로써 산다는 말입니다.   진리는 그것이 진리이기 때문에 유용합니다. 역으로 유용하기에 진리라고 보는 것이 실용주의의 주요 논점입니다. 진리와 유용성은 삶에서 그 일치가 증명된다는 것인데, 진리는 자신의 삶에서 유용하다는 것이기에 모두에게 통용되는 현금 화폐(cash)와도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성(誠)은 곧 실(實)이요, 진(眞)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자신이 자신의 삶과 타자에게 정성을 다하는 행위는 모두에게 보편타당한 진리이기 때문입니다. 성이 진리라고 하는 것은, 여기에 행동으로 드러나는 가치가 있는 삶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안병욱, 『안병욱에세이9 너와 나의 만남』, 교육도서, 1988, pp.11~13, 171, 189~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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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병욱 평전
    2020-09-15
  • 생의 표현(表現)이 없는 존재는 존재가 아닙니다
    “영어를 배우는 사람, 춤을 배우는 사람, 기하학을 배우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인생을 사는 지혜를 배우는 사람은 드물다. 우리는 중요한 것을 너무나 소홀히 하고 있다. 학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인생학(人生學)이다. 배움 중에서 가장 중요한 배움은 인생을 바로 사는 지혜와 슬기를 배우는 것이다.” 안병욱, 『삶의 길목에서1』, 자유문학사, 1997, pp.12~13. [타임즈코리아] “인생은 학교로 비유된다. 산다는 것은 배우는 것이다. 생즉학(生即學)이다. 우리는 죽는 날까지 배워야 한다.”   이당은 이 말을 통해 매우 자명한 이치를 밝혀주고 있습니다. 유달리 인간 사회에서만 학교라는 교육기관이 있는 것도 사람은 배워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학교가 아니라도 배울 수 있는 곳은 얼마든지 있다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그 말도 틀리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당이 말한 “인생은 학교다”라는 대명제에 보자면 ‘생의 평생 배움’, ‘생의 항상 배움’, ‘생의 겸손한 배움’은 자신이 부족하다는 ‘생의 자각’에서 생긴 배움에 대한 열망과 열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배움은 생을 근본적으로 체험하고 이해하고 표현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됩니다. 오늘날 배움의 기회와 도구는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배움이라는 것이 발전하기보다는 부작용에 시달리며 정체되어 있습니다. 획일화의 그늘에 가려서 수동적·피동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배움이 생의 목적 그 자체가 아니라, 도구나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배움은 생의 낯선 체험을 잘 이해하고, 그 이해를 통해 문화, 예술 등을 인간답게 표현할 수 있게 하는 토대가 되어줍니다. 결국 배움은 자기를 이해하고, 타자를 이해하며, 나아가 세계를 이해하고자 하는 데 있습니다.   이당은 이러한 관점에 힘을 싣습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볼 때 만물 중에서 가장 무력한 존재다. 살기 위해 문화를 배워야 한다.” 독일 철학자 칸트도 “인간은 교육을 필요로 하는 유일한 피조물”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배우는 사람이야말로 현명한 사람입니다. 배움은 사람을 겸손하게 합니다. 그래서 이당은 날마다 배우고 익히는‘일일학(日日學)’을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고 살아간다고 고백했습니다.   배움은 수양의 과정으로서 사람과 사물, 그리고 자연 등 그 무엇을 통해서라도 인간이 인간다움을 이루기 위해 생 전체를 관통하며 성실히 실천해야 하는 작업입니다. 인생 여행이 자기완성의 여정이라고 할 때 인격은 배움을 통하여 진리를 터득하는 데서 성취될 수 있습니다. 이에 이당은 “존재는 표현이다. 산다는 것은 자기 표현이다”라고 규정합니다.   생은 인간이 진실을 표현하고 드러내는 여정입니다. 생은 표현입니다. 생은 내적으로 의미가 있고, 사상이 있고, 뜻이 있고, 철학이 있습니다. 그런데 생을 산다는 것은 저마다 제 소리를 하고, 제 노래를 부르고, 제 생각을 드러내고, 제 향기를 풍기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생을 산다는 것은 주체가 자기의 고유 세계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생은 모방할 수가 없습니다. 스스로 펼쳐내는 창작입니다. 따라서 창조적 자기 표현, 그것이 자기 실현이자 자기완성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생은 엄숙하고 진지하다. 우리의 삶은 고귀하고 존엄(尊嚴)하다”라는 이당의 말에 더더욱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의 언명은 생을 대하는 자세를 엄중(嚴重)하게 하라는 죽비(竹篦)와도 같습니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은 이당의 생철학적 직관을 잘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가장 아름다운 나, 가장 순수한 나, 가장 선한 나를 표현해야 한다. 너 자신을 가장 아름답게 하여라.”   안병욱, 『삶의 길목에서1』, 자유문학사, 1997, pp.11~14, 35~38, 127~130.
    • 창작과지성
    • 안병욱 평전
    2020-09-01
  • 진정한 앎은 ‘행함’으로 이어집니다
        [타임즈코리아] 무실(務實)의 한쪽 날개인 역행(力行)은 바로 행동주의와 실천주의를 일컫습니다. 탁상공론이나 하고 실천과 행동이 게으르면 민중도 나라도 힘이 약해집니다.   조선 근대유학의 양대 산맥을 꼽으라고 하면 주자학(朱子學)과 양명학(陽明學)입니다. 이견이 없다면 전자는 독서, 이론, 수양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고, 후자는 지행일치(知行一致)와 사상연마(事上鍊磨)의 철학에 바탕을 두었습니다.   그런데 조선은 주자학에 매달려 공담허상(空談虛想) 만 늘어놓을 뿐 민생과 민중의 의식에 대해서는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양명학이 배척당하게 되면서 그 뜻을 제대로 실현할 환경이 조성되지 못했습니다. 조선 후기의 실학(實學)은 바로 이러한 폐단을 극복하기 위해서 등장한 철학입니다.   왕양명은 “아는 것은 행하는 것의 시작이고, 행하는 것은 아는 것이 이루어진 것이다(知行之始, 行知之成)”라고 가르쳤습니다. 앎의 목적은 행위에 있습니다.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서 아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실제적인 일을 통해서 인격과 정신을 연마해야 할 것을 종용했습니다.   근면과 성실로써 땀을 흘리면서 그 노고를 아끼지 않으면 그 일의 의미를 터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행함으로써 배운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속이지 않고 진실하고 근면하게 실천하는 것이 무실역행이고, 지행일치의 삶이자 생의 철학입니다. 사실 진실주의와 행동주의는 이율곡이 주장하는 성(誠)의 철학을 시작으로 왕양명뿐만 아니라 실학에 이르기까지 오롯이 드러나 있습니다.   도산 안창호나 이당 안병욱이 정신과 삶의 철학으로 펼치려고 했던 무실역행의 뿌리는 성실이고 참이었습니다. 성의 표현이 무실이며 역행입니다. 참의 원리는 하늘의 길이기 때문에 인간은 하늘을 본받아야 합니다.   사람은 불완전합니다. 유한한 존재로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그 유한함과 불완전함을 부단히 극복하려는 존재입니다. '참'되려고 노력하고 '성실'하려고 애를 씁니다. 그렇다면 성의 인간이 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무실역행의 인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당은 그 방법으로 박학(博學), 심문(審問), 신사(愼思), 명변(明辯), 독행(篤行) 다섯 가지를 언급합니다. 사람은 널리 배워서 정신세계를 확대하고 식견을 넓게 해야 합니다(박학). 사람은 자세히 물어야 합니다. 올바른 물음은 올바른 대답을 가능하게 합니다(심문). 혼자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사색이 없는 독서는 저작(咀嚼)이 없는 식사와 같다(신사)”는 것입니다. 사람은 올바른 사리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명변). 사람은 배우고 묻고 생각하고 판단한 것이 모두 행동과 실천으로 귀결되어야 합니다(독행).   이당은 “학(學)에서 시작하여 행(行)으로 끝나야 한다. 학의 목적은 각(覺)에 있고, 각의 목적은 행에 있다”라고 말합니다. 배우고, 묻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은 성에서 비롯됩니다. 참됨과 성실함[誠]은 말이 아니라, 행동과 실천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빛을 발하게 될 것입니다.   성실한 행위가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존재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무실역행의 근본이자 성의 본질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진실함이 바탕을 이루지 않으면 그것은 사상누각이 되고 맙니다. 이것은 자신도 속는 것이고 타자도 속이는 삶으로 전락하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이는 곧 그것이 무가치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안병욱, 『빛과 지혜의 샘터』, 철학과현실사, 1992, p.38, 151. 안병욱, 『세계사와 민족의 이상』, 철학과현실사, 1990, pp.264~274. 
    • 창작과지성
    • 안병욱 평전
    2020-08-25
  • 인생은 예술 이상의 예술입니다
    “인생은 예술 이상의 예술이다. 우리는 저마다 자기의 인생을 조각하는 생의 예술이다. 우리 앞에는 생(生)의 대리석이 놓여 있다. 그것은 하나의 풍성한 가능성의 세계다. 이 가능성은 성실한 빛의 생애로 아로새겨질 수도 있고, 치욕의 어두운 생애로 물들일 수도 있다. 이 가능성에다가 어떠한 빛깔과 어떠한 내용의 현실성을 부여하느냐, 그것은 각자가 스스로 결정할 문제다. 우리는 저마다 자기 인생의 주인이다.” 안병욱, 『安秉煜에세이3 사색인의 향연』, 교육도서, 1988, p.25.   [타임즈코리아] 우리가 굳이 이당을 서양철학적 흐름에서 하나의 지류를 찾는다면, 생철학자(生哲學者, Lebensphilosoph)로 분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합리성이나 논리적 엄밀성을 따지는 합리론보다 파토스(pathos)나 인생과 생활의 면모를 깊게 우려내는 데에 관심이 많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생(生)이란 유일회적(唯一回的)이라는 데에 동의합니다. 이 세상에서 각 사람과 그 삶은 오직 하나밖에는 없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죽습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죽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당은 “이 세상에서 제일 평등한 신이 있다고 하면, 그것은 죽음의 신이다”라고 갈파했습니다.   그래서 저마다의 삶은 소중합니다. 그냥 뜻 없이 사는 것은 절대로 올바른 태도가 아닙니다. 삶을 예술 이상의 예술이라고 한하면, 그 예술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예술은 라틴어 ‘ars’, 그리스어로 ‘techne’인데, 이것이 영어로 art로 번역되었습니다. 그리스인들은 예술을 의술, 요리, 웅변술, 건축, 정치, 마술, 전술, 처세술, 목수 업, 대장장이 업 같은 광범위한 의미로 사용하였습니다. 그들은 넓은 범주에서 삶의 기술과 기예와 같은 것으로 보았던 것 같습니다. 삶은 예술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당도 말합니다. “나는 인생을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이 예술처럼 기쁘고 보람 있고 아름다워지려면 명장(名匠)이 대작(大作)을 창조하려고 할 때 지니는 그 성실한 심정을 가지고 자기 인생을 진지하게 조각하는 길밖에 없다. 고뇌를 통해서 희열에 도달한다. 그것이 예술의 원리요, 또한 인생의 원리다. ‘인생은 예술처럼’, 이것이 나의 생의 표어다.” 이당이 이렇게 생각하게 된 것은 바로 생철학적 직관, 파토스, 삶이 체험과 경험의 원본적 사실이라는 데에서 기인합니다.   삶은 체험의 연속이자 깨달음을 통한 자기완성으로서 도달해야 하는 성(誠)의 과정입니다. 이당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두 살 난 딸을 잃었습니다. 아무것도 먹을 것이 없어 급기야 영양실조로 딸을 저세상으로 보내야 했습니다. 그런 고통스럽고 슬픈 역사를 겪으면서 하게 된 생의 체험을 통해 “생명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대명제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사람의 인생은 사고, 팔 수 있는 물건이 아닙니다.   사람은 개인(individual)과 인간입니다. 시간 사이에, 공간 사이에, 사람 사이에 사람이 있습니다. 물건은 사이 존재가 아니라 사용존재입니다. 수단적 존재입니다. 하지만, 사람의 생명은 절대이지 상대가 아닙니다. 유일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물건은 얼마든지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생명은 수단이 될 수 없다. 사람의 생명은 목적 그 자체다. 생명은 진실로 목적(目的) 중의 목적이다”라는 이당의 말이 피부에 와닿습니다.   사물과 생명은 차원이 다릅니다. 사물의 논리와 생명의 논리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입니다. 이에 이당은 이렇게 설파합니다. “생명은 곧 신비요, 존엄이다. 생명은 감각이 있고, 의식이 있고, 성장이 있고, 생식이 있고, 또 죽음이 있다. 자유와 책임이 있다. 요컨대 생명은 개성을 갖는다. 물건을 아무리 연장 확대해도 생명에 도달하지는 못한다. 생명은 신비(神?)와 존엄(尊嚴)의 존재라고밖에 할 수 없다. 이것이 생명의 논리다. 우리는 사람의 생명을 특히 인격이라고 한다.”   사람은 인격입니다. 사람의 생명은 동물과 다른 격(格)이 있다는 말입니다. 물론 동물과 식물도 나름의 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사람과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사람의 생명은 인격, 곧 생(삶)의 내적 관조와 내적 체험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러시아 철학자 솔로비요프(Solovjёv)는 인간의 내적 체험으로 발생하는 인격적인 감정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눕니다. ‘수치(shame)의 감정’, ‘연민 또는 측은(pity)의 감정’, ‘경건(piety)의 감정’입니다.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염치없는 인간은 사람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잘못을 저질러 창피를 당했을 때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있어야 사람입니다. 또한, 타인의 불행이나 슬픔과 괴로움을 보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서 동정, 사랑, 희생, 자비의 감정이 싹틉니다.   마지막으로 경건은 인격자, 특히 인간에게만 해당하는 종교성과도 같습니다. 이는 자기보다 숭고함, 위대함, 고귀함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입니다. 그러한 훌륭한 인격자에 대한 인격적 감동과 감정은 그를 존경하는 데까지 이르게 합니다. 경건(pietas, religio)은 존경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대상에게 느끼는 인격의 엄숙한 자세입니다. 자신보다 존경받는 대상에게 품는 생각, 위엄, 품위는 인간만이 지닌 특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인격은 그 자체로 목적입니다. 존엄, 품위는 목적이지 수단이 아닙니다. 존경을 받을만한 대상은 수단이 아닌 목적 그 자체로 환대(hospitality)받아야 합니다.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I. Kant)는 그러한 환대의 공동체, 곧 인격자들이 모여 사는 공동체를 “목적의 왕국”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은 인격적 공동체입니다. 사람을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여기는 목적의 왕국을 건설해야 합니다. 사람들의 개별 생명, 다시 말하자면 유일한 생명을 존중하고 평등한 인격체로서 환대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사회를 만든다면 그것이야말로 인격을 지닌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예술작품이 아닐까요?   안병욱, 『安秉煜에세이3 사색인의 향연』, 교육도서, 1988, pp.23~30.
    • 창작과지성
    • 안병욱 평전
    2020-08-17
  • 수신의 완성은 덕에 있습니다
    “‘君子誠之爲貴’(『중용』, 25장). 군자는 성실을 가장 존귀하게 생각한다. 성실은 인간의 최고의 가치다. 우리는 저마다 성실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성실하여라. 이것이 인간의 도덕의 첫째 원칙이다. 동서고금의 모든 책 중에서 성실의 원리를 가장 강조한 것은 『중용』이다. 성실은 『중용』의 중심 사상이요, 핵심 원리다.” 안병욱, 『수필로 읽는 동양고전』, 철학과현실사, 2003,  pp.112~113.   [타임즈코리아]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하늘을 감동하게 해서 끝내는 자기 생각이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을 이루는 것을 ‘성(誠)’이라고 합니다. ‘성(誠)’을 지향하는 사람이 마음에 품은 좋은 뜻이 하늘과 부합하기 위해서는 수기(修己)해야 합니다. 자아를 갈고닦아 인격을 수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떤 태도로 갈고닦아야 하겠습니까? 이당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을 성실하고 공경스러운 마음으로 대해야 합니다. 성(誠)은 형이상학적 가치입니다. 인간의 도덕 원리이자 그 도덕 원리의 근간이 되는 대원리라는 말입니다.   “자아를 수양하여 덕(德)을 쌓은 다음에는 성실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사람을 대해야 한다. 이것이 ‘수기이경(修己以敬)’이다 .”지금 우리는 인간에 대한 존경과 예의가 점점 더 위축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표면적으로는 인권을 외치는데 과연 그것이 숭고한 인간애와 비례하는지는 의문입니다. 물질을 최상으로 여기는 행태를 추구하다 보니, 인간도 사물처럼 대하는 시대를 만들고 말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기는 자신을 소중하고 귀하게 생각하여 정중한 마음으로 대하고 자신을 잘 갈고닦으며 공경과 성실을 다하는 것입니다. 공경과 존경, 그리고 예의는 대인(對人)과 대물(對物) 관계 모두에 필요한 마음 자세입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철저하게 존경과 공경을 다 하는 마음을 모든 사람에게도 펼치는 것이 곧 수기(修己)입니다. 이것은 사람들을 널리 평안(平安)하게 할 뿐만 아니라, 삶을 편안하게 합니다. 공자는 그것을 “수기안인”(修己安人)이라고 했습니다. 수기는 수신(修身)과 같습니다. 수신은 지위고하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인생의 근본으로 삼아야 합니다. 동양의 『대학(大學)』의 제1장에는 “自天子以至於庶人 壹是皆以修身爲本(자천자이지어서인 일시개이수신위본)”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천자로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자기 자신을 닦는 것을 근본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자기 자신의 인격적 수양은 모든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지향해야 할 과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맹자가 자기 성실성의 최우선으로 정기(正己)를 내세운 것도 그런 연유입니다. 이당은 정기를 다시 세분하여 ‘지기(知己)-수기(修己)-성기(成己)’로 해석합니다. 자기 자신을 바로 일으켜 세우는 것은 지기(知己), 곧 자기가 자신을 바로 아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의 정체성도 파악하지 못하고 사는 사람은 진정한 인간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스 델포이 신전에 씌어있는 ‘그노티 세아우톤(Gnothi Seauton, ‘너 자신을 알라’)’은 뼛속깊이 새겨야 할 명언입니다. 정기의 그다음은 수기(修己)입니다. 자기 자신의 인격을 잘 갈고닦는 일을 게을리하면 안 됩니다. 정기의 마지막은 성기(成己)입니다. 자기 수련의 목적은 자기완성에 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인간의 삶은 성기를 통하여, 덕(德)의 확장과 결실로 나타나야 합니다. 자기가 완성되었다는 객관적인 지표는 선(善)과 경(敬), 그리고 인격(人格)입니다. 이당은 이것을 이렇게 말합니다. “덕은 선을 행할 수 있는 힘이요, 옳은 길을 갈 수 있는 품성이요, 남을 감동, 경복(敬服) 시킬 수 있는 능력이요, 인격에서 풍기는 따뜻한 활기(活氣)요, 인간성을 정성껏 갈고닦아서 얻는 윤리적 자질이다.”   이와 같은 덕은 ‘수기-지기-성기’에서 나옵니다. 덕이 있으면 선을 베풀게 됩니다. 그러니 존경받게 되며 인격자라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당연히 “덕인(德人)은 득인(得人)이다”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덕이 있는 사람은 흡인력과 감화력으로 자신의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마련입니다. 덕망이 있으면 사람을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늘 주의를 해야 할 것은 재물에 대한 유혹입니다. 덕과 재물이 조화를 이루기 어려운데, 항상 덕을 앞세워야 탈이 없습니다.   『대학(大學)』에서는 “덕본재말(德本財末)”이라고 말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덕을 근본으로 하라고 충고합니다. 본말전도가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이당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또 어떤 사람이 바람직한 인간인가. 이를 자문하고 “덕기”(德器)라고 답합니다. 덕기는 “어질고 너그러운 포용력이나 재능”을 뜻합니다. 그런 훌륭한 덕을 쌓은 온전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덕을 닦는 그릇이 되어서 닦고 또 닦아야 합니다. 그러면 늘 덕기(德氣, 어질고 너그러운 얼굴빛이나 마음씨)가 어린 인품을 지니게 되어 사람들로부터 공경받게 될 것입니다.     안병욱, 『수필로 읽는 동양고전』, 철학과현실사, 2003,  pp.16~21, 40~45, 111~116.     
    • 창작과지성
    • 안병욱 평전
    2020-08-14
  • 정성을 다하면 하늘도 감동합니다
    “지성감천(至誠感天)이다. 지성은 사람만 감동시키는 것이 아니다. 하늘도 감동시키고 귀신도 감동시킨다. 무엇이 인간을 감동시키느냐. 지성이다. 지성은 인간 최고(最高)의 힘이요, 인간 최강(最强)의 무기요, 인간 최대(最大)의 덕(德)이다.” 안병욱,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자유문학사, 2001, p.173. [타임즈코리아] 사람의 마음은 늘 하늘이 지닌 마음을 향해 열려 있어야 합니다. 사람의 마음(길)은 먼저 성실(誠實)과 성심(誠心)에 이르러야 하늘에 닿을 수 있습니다. 성실과 성심이 인간의 마음에 닿은 것이 아닙니다. 더욱이 성실과 성심을 인간의 개인적 소유물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성은 하늘이 인간에게 그렇게 살라고 알려준 이상이요, 삶의 지도입니다. 정성을 ‘다하라’와 정성에 ‘닿아라’에서 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다함과 닿음에 이를 수 있을까요. 삶에서 작은 일을 할지라도 정성스러운 마음을 다해야 하늘의 마음에 닿을 수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중용』 25장에 나오는 “군자는 성실을 가장 존귀하게 생각한다(是故, 君者誠之爲貴)”라는 말이 이해됩니다. 유교의 최고의 인간상이자, 인간의 궁극적인 목표는 ‘군자(君者)’입니다. 군자는 모름지기 모든 일에 정성을 다하는 사람입니다. 정성을 다하는 것을 모든 사람이 다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군자가 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정성을 다하는 삶의 자세를 굳게 지켜나가는 사람만이 군자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누구든지 완성된 인격체가 되고자 한다면 정성스러운 마음 바탕을 갖추어야 합니다. 성실을 귀하게 여긴다는 것은 삶의 근본적인 가치를 성에 둔다, 혹은 인간과 사물에 정성이 가닿도록 하는 삶을 산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야 하늘의 마음에도 닿을 수 있습니다. 귀하게 여긴다는 것은 그렇게 나의 마음과 하늘의 마음이 다른 사람의 마음과 사물의 본질에 닿도록 정성을 다한다는 것입니다. 내 마음이 하늘의 마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늘의 마음이 내 마음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정성이 욕망이 되지 않습니다.   이당은 여기에서 『중용』 24장의 풀이로 돌아갑니다. “지극한 정성은 신과 같다(至誠如神).” 인간이 모든 일에 정성을 다하면 하늘에 닿게 됩니다. 성을 이룬 군자가 되었으니 성심, 곧 마음에 성이 그득한 존재가 된 것입니다. 문제는 감동과 감화입니다. 정성이 차고 또 차서 넘칠 정도는 되어야 하늘도 감동합니다. 하늘이 움직이게 하려면 그만큼 정성을 다하는 것을 하늘도 느껴야 합니다. 이에 이당은 “우리 인간의 노력의 목표는 하늘처럼 참되려고 힘쓰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맹자(孟子)도 이렇게 말합니다. “참은 하늘의 길이고, 참되려고 노력하는 것이 사람의 길이다(誠者天之道也 思誠者人之道也).”   이당은 성을 참(됨)으로 풀었습니다. 인생의 최고 진리는 참입니다. 참과 진리가 동어반복처럼 들리기는 하나, 진실무위(眞實無僞)에 가깝습니다. 참됨이야말로 사람이 반드시 추구해야 할 길입니다. 그 참됨은 결국 하늘의 길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인생의 수양으로 삼지 않으면 안 됩니다. 순자(荀子)는 “우리의 마음을 기르고 정신을 수양하는 데 성실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養心莫善於誠)”고 일러줍니다. 정성을 다함, 참됨, 성실함을 인생의 화두로 삼고 살아가는 것은 인간다움을 실현하는 최선의 길일 것입니다.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G. Marcel)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성실한 만남을 중시했습니다. 나와 너의 만남, 그 자체도 소중하지만 잠시 잠깐의 만남도 진정한 만남이 되어 오래 지속되게 하려면 서로 성실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참되지 않은 만남은 금방 들통납니다. 속임수와 거짓은 언젠가 탄로가 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삶에서 성실, 참(fides; fidelity)은 최고의 덕입니다. 가브리엘 마르셀은 “성실이 없는 곳에 존재(存在)가 없다. 성실의 정도가 존재의 정도를 결정한다”고 했습니다.   이에 이당은 “참된 내가 될 때 나는 참으로 존재한다고 할 수가 있다. 거짓된 나는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내가 얼마만큼 성실하냐에 따라서 내가 얼마만큼 존재하느냐가 결정된다. 성실의 정도가 나의 존재를 좌우한다”고 풀어 말합니다. 성실은 나의 존재와 비존재를 가르는 척도입니다. 참되게 삶을 살아가는 한 나는 비존재가 아니라 존재입니다. 참되면 그는 있는 것이고, 참되지 않으면 실상 그는 없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것입니다.   도산 안창호는 “큰일이건 작은 일이건 네가 하는 일을 정성껏 하여라”라고 말하면서 우리에게 성심을 다하는 삶의 자세를 가르쳐 줍니다. 성실, 곧 정성을 다하는 한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무슨 일이든 간에 그 속에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넌지시 말해주는 것은 아닐까요?   안병욱,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자유문학사, 2001, pp.172~176.   
    • 창작과지성
    • 안병욱 평전
    202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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