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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리랑의 생명력을 발산하는 서양화 전시회
    최행숙 작가의 작품에서는 아리랑과 어우러진 강렬한 리듬감과 뜨거운 생명력이 살아난다.   서양화가 최행숙 작가의 아리랑을 주제로 한 ‘바이탈리티 온 아리랑(Vitality on arirang)’ 전시회가 김해 'the큰병원' 내에 있는 ‘숲 갤러리’에서 지난 6월 1일부터 시작해 6월 29일까지 열린다.   최 작가는 모노크롬(Monochrome·한 가지 색이나 같은 계열의 색조를 사용해 그린 그림) 분야에서 유명하다. 최 작가는 검은색만을 사용해 100호에서 400호까지 한 번의 붓질로 화면을 가득 채운다. 한 번의 붓질로 작품을 만들어내는 서양화가 최행숙은 ‘일필휘지’의 작가로도 불린다.   ▲ 서양화가 최행숙 작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그림 속에서 아리랑이 흘러나오고 농악대의 흥겨움이 살아난다. 최 작가의 작품을 보면 상모꾼의 공중회전, 꽹과리 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일필휘지의 작품을 해야 하기에 한 번에 쏟아부어야 하는 힘과 열정이 그만큼 엄청나다. 1년여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위기에 빠지기도 했던 최 작가는 새로운 기법과 예술 세계를 발견하며 다시 많은 주목과 사랑을 받고 있다.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 우연히 아리랑 공연을 보던 중 농악대원이 눈에 들어왔는데, ‘상모’의 화려한 움직임에 반해 그 즉시 역동적인 찰나의 느낌을 화폭에 옮긴 것이 큰 변화의 계기가 되었고 이번 전시회로 이어지게 되었다.   최 작가의 작품에서는 아리랑과 어우러진 강렬한 리듬감과 뜨거운 생명력이 살아난다. 최 작가의 작품은 동서양의 조화를 실현하며 글로컬(glocal) 감성을 주도한다. 아리랑의 한국적 흥과 대중 친화적 어울림 정서가 오방색과 조화해 음악과 미술의 세계를 통섭해 낸다.         최 작가는 “정지된 미술 속에서 소리와 움직임의 오브제가 생동하는 역동성을 창출함으로써 새로운 통섭의 세계를 열고자 한다”며 “이 작품을 관람하는 분들이 더해져 그 작품과의 현재를 이룸으로써 또 하나의 세계가 창출된다”고 말했다.   전시장소: 김해 'the큰병원' 6층 ‘숲 갤러리’ 전시기간: 2016년 6월 1일(수) ~ 6월 29일(수) 관람시간: 평일 오전 10시~오후 7시,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현충일·일요일 휴관 전화번호: 055-340-0900   김해 정한윤 기자 hyj@timesof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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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6-03
  • 수묵담채를 닮은 작자가 말하는 인생
    지난달 19일 신종순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이 열리는 경기도평생교육학습관 갤러리 윤슬을 찾았다. 전시회장을 들어서자마자 고향에 온 것처럼 따뜻하고 평안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풍경이 가슴에 스며들어 새겨질 때는 그 사람의 사상과 경험이 어우러지면서 그만의 색감을 창출할 것이다. 신종순 작가의 작품에서는 어머니의 품에서 바라보는 고향 풍경과 색깔이 배어 나온다.   ▲ 가을 서정. 수묵담채   특히 화선지에서 묻어나는 수묵담채는 그 어떤 재질과 색감도 흉내 내기 어려운 고향의 맛이 풍긴다. 여기에 더하여 39년이나 학생을 가르쳐 온 그녀의 삶에는 대한민국의 고단하고 힘들었던 시절은 물론, 영광의 순간들도 스며들어 있기에 그녀의 작품에서는 정겨운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그녀의 작품을 소장하려는 사람들의 마음은 겉으로만 보이는 그림이 아니라, 그림으로 드러나는 이야기를 통해 만나고 싶은 사람과 만나고, 듣고 싶은 이야기를 듣고, 보고 싶은 풍경을 보려는 것일 것이다.     전시회를 열게 된 배경은? 신종순: 제가 교직에서 퇴직한 뒤에 취미활동으로 무엇을 할까를 고민하다가 수묵화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도시에 살면서 어릴 적 철없이 뛰놀던 고향(충북 청원군 낭정면)을 그리워하며 늘 생각했는데, 그래서인지 소재를 농촌 풍경으로 그리게 되었습니다. 올해 70세가 되었는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전시회를 열게 되었습니다.   ▲ 신종순 작가    고향의 정서를 화폭에 담으실 때 어떤 마음이 드시나요? 신종순: 옛날 고향의 모습들을 떠올리며 그리다 보니, 고향이 품에 와 있는 듯 편안한 마음에서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그림을 그리실 때 준비는 어떻게 하시나요? 신종순: 친구들과 같이 현장에 가서 주로 사진을 찍어서 그것을 보고 그리는데 사진 전문가가 아니라서 제가 찍은 사진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리려고 본 풍경과 마음속에 있는 고향의 모습을 교차시켜 봅니다. 이렇게 하여 구도를 잡으면 그림을 통해 보고 싶은 얼굴과 풍경, 듣고 싶은 이야기까지 끌어내는 것 같습니다.   ▲ 그 해 여름. 수묵담채   예전에는 수묵화에 색깔을 입히지 않았는데 요즘은 다양한 색감을 활용합니다. 여기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세요. 신종순: 예전에는 수묵화를 그렸는데 요즘은 한 단계 발전해서 수묵담채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 담백하게 그릴 때는 먹물을 이용해 수묵화를 그리지만, 표현을 다양하게 하고 싶을 때는 색채를 활용해서 수묵담채화를 그립니다.   작품 중에 ‘눈 오는 날의 고향’이 있던데 이 그림을 그릴 때 느낌은 어떠하셨나요? 신종순: 고향 마을에 눈이 소복하게 내린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림을 그려나가면 저도 모르게 눈 오는 고향 마을에 있는 것처럼 도취가 됩니다. 이렇게 그림을 그리다 보면 눈의 포근함과 따스함이 마음에 와 닿고, 그 느낌을 살리고자 많은 수정을 하면서 눈 내리는 풍경을 그리게 됩니다.   ▲ 눈 오는 날의 고향. 수묵담채   그림에 대한 작가님의 철학이 있다면? 신종순: 저는 그림을 보는 사람이 어머니의 마음같이 포근함과 농촌의 평화스러운 풍경을 마음에 담았으면 하는 생각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오시는 분들이 그림을 보고 정말 “고향 같다”는 말씀을 하실 때 그분들과 일체감을 느끼게 됩니다. 앞으로도 저는 ‘고향’을 주제로 그림을 그릴 것이고, 모든 사람이 그림을 볼 때 포근한 마음이 들도록 해드리고 싶습니다.   교직 생활을 오래 하시다가 은퇴하셨는데 은퇴 후의 삶과 그림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세요. 신종순: 39년 동안 교직에서 생활했습니다. 은퇴한 후에 지난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니 과연 만족스러운 교육을 했는가에 대해서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이제 성찰적 실천의 차원에서 은퇴 후에는 더욱더 만족스러운 삶을 찾으려고 그림을 선택했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 가장 평안하고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손이 움직일 수 있는 한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내가 평안해짐은 물론, 이것이 제 그림을 보는 사람들에게까지 평온이 전달되게 하고 싶습니다.   ▲ 고향2. 수묵담채   은퇴하는 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신종순: 나이가 들면 그냥 편안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은퇴란 “또 다른 것을 다시 시작하는 새로움이다”는 생각으로 하나를 선택해서 집중하며 즐기시면 그것이 여가든지, 어떤 경제활동이든지, 봉사활동이든지 자기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실 거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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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
    2015-12-02
  • 가을 단풍과 어우러진 감동의 전시회
    ‘추억(기억 하나, 추억 둘)’이라는 주제에 대해 한 달 동안 공모   경기도(도지사 남경필)와 경기도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이흥로)은 경기도 내 장애인들의 문화예술분야 재능 발휘 및 사회참여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 <경기도 장애인 문예미술사진 공모전>을 열어왔으며 올해로 6년째를 맞았다.   20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는 45명의 수상자(문예 15개, 미술 15개, 사진 15개)에게 상장과 부상이 전달되었고 가족들, 경기도복지재단 박춘배 대표이사, 경기도 이한경 보건국장, 경기도의회 강득구 의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여해 수상자들을 축하해주었다.   ▲ 경기도와 경기도장애인종합복지관은 경기도 내 장애인들의 문화예술분야 재능 발휘 및 사회참여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 <경기도 장애인 문예미술사진 공모전>을 열어왔으며 올해로 6년째를 맞았다.       ‘추억(기억 하나, 추억 둘)’이라는 주제에 대해 약 한 달 동안 공모한 결과 총 367개의 작품이 접수되었다. 정수남 심사위원장(고양작가회의 대표, 일산문화학교장)은 “이번에 응모한 작품들을 심사하면서 고난 가운데 피어난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과 그 향기에서 우리는 희망을 보았다”며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방귀희(한국장애인예술협회장), 이지엽(경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박미화(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문인수(수원대학교 조형예술학부 교수), 양원모(경기도미술관 학예실장), 송창헌(안양카토릭사랑 사진가회장), 최병관(상명대학교 사진영상미디어학과 교수), 홍창일(한국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 심사위원이 각 부문에서 심사를 담당하여 15개씩 입상작을 선정했다.   ▲ 제6회 경기도 장애인 문예미술사진 공모전 전시회       ‘안개꽃 같은 나의 선생님’(장세원, 문예), ‘153 나비’(백순자, 미술), ‘평화로움’(이경순, 사진)이 부문별 대상을 받았다.   장세원 학생은 도농중학교에 재학 중이며 전동휠체어를 타고 생활한다. 초등학교 생활에서의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을 추억하여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을 표현한 작품으로 문예부문 대상을 받은 장세원 학생은 판사라는 꿈을 가지고 있다.   ▲ 백순자 작가 - 153 나비(미술부문 대상)       백순자 작가는 ‘희망을 나누는 가게’에서 근무하면서 어릴 적부터 키워왔던 화가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 ‘153 나비’는 과거 어머니와 함께 산책하며 보았던 나무와 나비에서 베드로가 잡았던 153마리의 물고기가 연상되어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백순자 작가는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그물을 던져 153의 물고기를 건져 올린 베드로처럼 그동안 꿈꾸어온 일들을 건져 올리는 믿음으로 이 작품을 완성했다고 한다.   ▲ 이경순 작가 - 평화로움(사진부문 대상)       20대 초반 중도 장애인이 된 이경순 작가는 늘 일상 속에서의 평화를 추구하는 작품에 몰두한다. 그래서 이경순 작가의 작품을 바라보면 봄눈 녹듯 평화에 젖어들게 된다.   경기도복지재단 박춘배 대표이사는 “예술을 통한 장애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했고, 경기도 장애인복지과 정태옥 과장은 “경기도의 장애인 복지정책이 예술·문화적인 측면에서도 더욱더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으며, 경기도의회 강득구 의장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돕고 나누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구현하는 데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제6회 경기도 장애인 문예미술사진 공모전 수상자들       <경기도 장애인 문예미술사진 공모전 전시회>를 돌아보고 문밖으로 나오니 경기도의회 건물 주변의 산과 나무에서는 단풍이 고운 자태를 뽐내며 전시회를 축복하는 것 같았다.   최대식 기자 tok@timesof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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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10-22
  • 작가와의 소통과 공감이 어우러진 사진 전시회
    사진기를 통해 피사체와의 만남과 소통을 영원히 기억하려는 사진작가의 마음을 전시회 공간에서도 실현하는 멋진 전시회를 찾다.   백자 사진으로 유명한 사진작가 구본창 교수(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부)가 인연이 있는 작가와 제자들과 함께 초대전('공명을 담다')을 열었다. 전시회에서는 구본창 교수의 특강도 있었다.   지난 23일 오후 4시 구본창 교수의 특강에는 50여 명이 모여 지역 사진작가들의 축제가 되었다. 구본창 교수의 인생 역정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들은 한 편의 드라마이고 파노라마였다. 이번 특강을 통해 한층 더 구본창 교수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며 앞으로의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었다.   백자의 내면에 흐르는 감성을 느끼고자 백자를 가슴에 꼭 끌어안고 ‘네 영혼을 사진에 담고 싶다’고 속삭인 작가의 간절한 마음을 전해 들으며 사진에 대한 그의 열정을 가감 없이 전달받는 가운데 지금까지의 작품세계와 사진에 숨겨진 조형이론까지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지난달 29일 오후 5시 ‘작가와의 만남’에서는 작가와 관람자들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작가들의 작업과정 견학과 함께 지역의 독립 큐레이터, 평론가, 작가들로부터 이번 전시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기획된 전시는 9월 3일까지이며 남은 전시 기간에는 ‘작가와의 만남’, ‘폴라로이드 무료촬영’ 이벤트도 진행하게 된다. 희망하는 관람자들은 오후 4시부터 1시간 동안 즉석 사진 무료 촬영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촬영된 사진은 갤러리 한쪽 벽면에 전시하기도 하는데 폴라로이드 작업으로 유명한 정성태 작가가 직접 촬영하며 즉석 사진 촬영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어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김대곤/ 삶의 무게 인간의 내면에 담긴 삶의 무게는 꿈과 비례한다. 꿈이 클수록 삶의 무게도 늘어난다. 주관적인 마음의 상태를 물질의 양으로 드러내는 과정을 담은 것으로 비물질적이고 측량 불가능한 일을 제시함으로써 함께 고민하고 채워가는 과정에서 각자 내면을 비추어 보며 타인에 대해 생각을 하라는 것으로 자신과의 대화이자 내적 치유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 김대곤/ 삶의 무게       ▶남현찬/ 동피랑 여름날 동피랑 벽화 마을에 땅거미가 내려앉을 무렵, 구름 사이로 뻗어 나온 한 줄기 빛은 집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 벽화 속 아이들을 불러 모은다. 골목은 다시 활기를 띠고, 그곳으로 가고 싶어 하는 강아지의 모습이 하나의 풍경으로 다가온다.     ▲ 남현찬/ 동피랑       ▶류태열/ 화엄사 지리산 자락에 천년의 세월을 지켜온 화엄사는 사방으로 산이 둘러싸인 양지바른 곳에 당당히 자리 잡고 있다. 각항전과 대웅전은 한눈에 봐도 위엄이 있어 보인다. 새벽 3시면 목탁 소리의 공명이 보는 이의 마음에 울려 퍼진다. 이 청아한 울림이 성찰을 알리는 고운 빛이 되어 마음을 정화한다.   ▲ 류태열/ 화엄사       ▶이호섭/ 설경(雪景) 눈 내린 풍경은 아름답다. 2014년 2월 강릉시를 비롯한 영동 지방에 1m가 넘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려 인간의 삶에 필요한 기능을 대부분 마비시켜 버렸다. 그곳에서 생존의 문제로 고민해야 했던 이들에게 남아 있는 기억 속의 풍경을 상상해 본다.   ▲ 이호섭/ 설경(雪景)       ▶정성태/ 데쟈뷰(deja vu) 길을 걷다가 뒤돌아선다.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인데 누굴까? 분명히 본 듯한데…. 요즈음 이런 일들이 잦다. 무언가 익숙한 공간, 언젠가 만났을 것만 같고 분명히 알 듯하기도 한데 도무지 확실한 기억을 떠올릴 수가 없다.   ▲ 정성태/ 데쟈뷰(deja vu)       대구 차재만 기자 cjm@timesof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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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9-02
  • 만추의 아름다움과 곱게 어우러진 오용길 작품전
      수묵으로 화성을 그리다 수묵화와 수채화의 융합이 빚어내는 컨실리언스(consilience·융복합)   2014년 만추의 아름다움이 곱게 물든 수원시미술전시관에서는 11월 11일부터 16일까지 “수묵으로 그린 화성”이라는 주제로 오용길 작품전이 열렸다. 오용길 작가가 수묵으로 그린 21점의 작품이 미술관속으로 화성의 사계절을 옮겨 놓은 듯했다.   ▲ 수원미술전시관(오용길 작품전)     오용길 작가의 특징은 전통의 기법과 멋을 법고창신(法古創新)하여 현대적 감각을 살린 수묵풍경을 그린다. 수묵풍경은 수묵화와 수채화의 융합이 빚어내는 컨실리언스(consilience·융복합)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통섭(統攝)적 발상이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의 아름다움을 현대적 감흥으로 더욱더 새롭고 풍성하게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내연이외연(內燃而外延)이라는 말처럼 그림은 오용길 작가의 내면을 닮았고, 그의 삶이고 인격의 표현이기도 하다.   미술만을 바라보며 달려온 그의 깔끔한 성품과 학자적 인품이 예술적 아우라와 어우러지며 고운 빛을 발하는 단풍처럼 만추의 서정을 자극한다.   ▲ 오용길 작가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     자연을 담아내시는데 수묵의 중후한 맛과 수채화 같은 맑은 신선미를 동반하는 화풍이 많은 감흥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런 작품을 하시는 배경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오용길: 저는 어렸을 때부터 동양화가 좋아서 열심히 공부하고 수련해서 그 결과로 이런 그림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자연에 대해서 감흥을 느꼈을 때, 그림의 소재가 되어 표현하신다고 하셨는데 어떤 감흥을 느꼈을 때 그림을 그리시나요?   오용길: 감흥은 다양해서 한 마디로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것을 말로 표현하는 것과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도 다릅니다.   ▲ 화성의 봄(방화수류정과 동북포루) 181 x 121cm 한지에 수묵담채 2014     작가님께서 느끼시는 화성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오용길: 화성은 자연의 조건과 인공적으로 만든 성곽이며 건물들이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그 아름다움은 하나의 예술적인 표현이라고 생각됩니다.   화성을 그리시면서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으신가요?   오용길: 저는 화성을 역사적, 인문학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하나의 시각적인 대상으로 봅니다. 성곽의 돌이라든지 그것들이 어우러지는 효과, 건축물, 주변의 나무나 식물 등 모든 것이 예술적으로 다가옵니다.   ▲ 화성의 여름(방화수류정과 동북포루) 181 x 121cm 화선지에 수묵담채 2014     화성의 사계를 그리신 배경은 무엇인가요?   오용길: 저는 화성의 아름다움을 담아낼 때 계절이 갖는 아름다움이 있다고 생각해서 골고루 담아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화성은 자랑스러운 세계문화유산인데, 이것을 수묵화가의 눈으로 매력적인 부분을 골라서 표현했습니다.   작품 중에 ‘인왕산’이라는 작품이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비교되면서 호평을 받고 있는데 그 그림에 관해서 설명해 주세요.   오용길: 직장이 서울에 있고 사는 곳은 안양이라서 자주 인왕산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인왕산을 볼 때마다 화가로서 그 산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겸재의 인왕제색도를 보지 않더라도 꼭 한번 그리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습니다. 제가 그 그림을 그릴 당시는 그곳에 한국일보사가 있었습니다. 우연히 예식장에 갔다가 창 아래에서 보는 인왕산이 아주 아름다워서 사진을 찍고 취재를 통하여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린 인왕산은 위에서 바라보는 모습으로 2005년의 모습입니다. 수묵화의 매력을 통해서 대작으로 그렸고, 지금까지 기억될 만한 작품입니다.   ▲ 화성의 가을 181 x 121cm 한지에 수묵담채 2014     타임즈코리아 신문사는 예술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취재를 통하여 작품과 작가들을 발굴하여 역사에 남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격려의 한 말씀 해주세요.   오용길: 일단 예술은 생활이 궁핍할 때는 사람들에게 다가오기 힘듭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나라의 국운이 융성할 때 예술이 꽃을 피웠습니다. 조선 시대를 볼 때도 영·정조시대가 문예 부흥기였습니다. 예술은 그 시대를 잘 보여주는 형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시대를 후대에 알려주는 역할이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경제적으로 많이 성장했기 때문에 예술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매스컴이 주도적으로 이런 일들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 타임즈코리아 신문사에서 예술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명예교수로 계시는데 미술대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오용길: 지금 시대는 현대미술의 양상이 많이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기본은 표현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대미술이 아이디어에 치중하지만, 특히 미술의 경우에는 아이디어보다 표현력이 더 중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표현력을 충분히 갖추고 자신의 미술 세계를 찾아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 화성의 겨울(성벽과 흰눈) 169 x 93cm 화선지에 수묵담채 2014     작품들을 보면 수묵과 채색이 잘 조화되어 있는데 이런 화법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세요.   오용길: 전통적인 수묵화는 이런 채색을 많이 쓰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다릅니다. 처음에는 저도 수묵 위주의 그림을 그렸는데,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채색을 쓰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많은 색채훈련을 했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수묵과 유채색이 만나도 어색하지 않은 것은 어렸을 때부터 표현능력을 잘 갖추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전시회를 여시게 된 소회에 대해 한 말씀 해주세요.   오용길: 화성의 아름다움을 한자리에서 펼쳐 보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번 전시회를 열었는데, 많은 분이 칭찬을 해주시고 찾아와주셔서 작가로서 보람을 느낍니다. 화성을 예술적인 형식을 통해서 보여주는 이번 전시를 성공적으로 끝내게 되어서 기쁘고 앞으로 다른 작업을 할 때 많은 힘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최대식 기자 tok@timesof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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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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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려한 보석에 진실을 담아내는 국새 명인
      긴 역사의 흐름을 타고 내려와 오늘을 흘러가는 강물 같은 멋과 품위가 풍겨나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금속 공예가이며, 보석디자이너인 이창수 명인은 조선의 국새 재현에 마음과 정성을 다하며 굽힘 없는 열망을 불사르고 있다. 국새로 인해 부침도 많았던 그였다.   쇠가 무수한 담금질을 통해 명검으로 탄생하듯이, 그는 이런 시련 가운데 더욱더 순수하고 단단하게 되어왔다. 나무의 성적은 열매가 말해준다. 그의 노력은 작품을 통해 드러난다.   그가 재현해내려는 국새에는 그때 그 방법과 재료라는 것에서만 멈추지 않는다. 그 시대의 역사적 숨결과 정신은 물론, 국정운영과 통치철학까지도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바른 해석학적 안목이 결여된다면, 원전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맥락에서 이창수 명인의 노력은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 이창수 작가의 작품 - 조선국왕지인   그는 보석디자이너이기도 하다. 우리가 보석이라고 부르는 것은 원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원석이 잘 다듬어지고 아름답게 꾸며져 나와야 보석이라고 불린다. 그래서 사랑을 고백할 때도, 보석이 자주 등장하는 것이다. 정성과 사랑의 표시이며, 마음의 증표로 삼기 때문이다.   보석은 이렇게 마음을 전하고, 움직이게 하는 매개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이는 사물이다. 이런 보석의 가치혁신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바로 보석 디자이너이다. 보석 디자이너의 미학적 안목과 철학이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보석은 개인적인 부의 상징을 넘어 하나의 예술작품이다. 세련된 디자인과 미학적 발현은 해당 작품만의 이야기를 통해 영롱한 빛을 발하게 된다. 이창수 장인의 특징은 온고지신의 디자인적 감각을 통해 나타난다.   그의 작품에서는 긴 역사의 흐름을 타고 내려와 오늘을 흘러가는 강물 같은 멋과 품위가 풍겨난다.   ▲ 2013한국향토미술대전 종합대상 이창수 작가 박요섭-디자이너의 길로 들어선 동기는 어떤 것인가요?   이창수-어렸을 때, 집안 형편이 어려웠습니다. 그렇다보니 초등학교 졸업 후에 형님 친구 분에게서 이 일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금은세공(대공)일을 천직으로 생각해 왔습니다. 그동안 많은 시간을 다른 사람들이 의뢰해온 작업을 해온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제가 한 것이 의뢰인의 작품으로 둔갑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다보니 작업의 과정이나 재료 등이 거짓으로 포장되어지는 것이 많았습니다. 당연한 귀결이었다고 봅니다. 자신이 하지 않은 것을 제대로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이런 현실을 바라보면서 인간적인 비애와 실망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2010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대한민국 국새 사건을 계기로 큰 결심을 하였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다른 사람의 의뢰나 거짓으로 포장될 작업들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늘 제 마음 깊숙한 곳에 웅크리고 있던 작품에 대한 열정을 거침없이 발현해 내고 싶었습니다. 많은 우여곡절을 지나, 오늘 여기에 서 있습니다. 모든 것이 오늘 제가 있게 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창수 작가의 작품 - 고종황제 칙명지보   박요섭-작품 활동의 보람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이창수-실물이 존재하지도 않고, 조선의 의궤 속에 단순한 그림 한 장으로 남아 있는 조선의 옥새를 실물로 복원하는 작업은 참으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하지만 암울한 역사 속에서 사라진 조선의 옥새를 복원하는 작업은 누군가 반드시 해야 할 가치가 있는 일입니다.   저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작가의 한 사람으로서, 이 일은 역사적인 투철한 사명감으로 이루어내야 할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14과를 복원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 밖에도 지금까지 작업해온 모든 작품들이 저의 인생이기도 하니까, 제 몸의 일부처럼 느껴집니다.   ▲ 이창수 작가의 작품 - 황금 쥬얼리 퍼터 박요섭-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에 대한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이창수-대한민국 제4대 국새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2007년 대한민국 국새제작단의 실행위원으로 참여하여 실질적으로 국새를 제작하였다. 이것은 제가 늘 해오던 주물방법인 로스트 왁스 주조방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한 개인의 욕심으로 조선의 전통비법인 것처럼 둔갑하는 바람에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일이 있었습니다.   현재까지도 국새와 같은 크기의 대공 작업을 금(금 합금)으로 온전히 이루어낸 것은 드문 경우입니다. 이런 가운데에서 야기되어지는 여러 가지 작업의 리스크들을 체험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만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봅니다.   또 하나는 황금 쥬얼리 퍼터입니다. 이것은 2010년에 저의 모든 노하우를 쏟아 넣어 만들었던 작품입니다. 단순히 작품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접할 수 있는 작품을 구상하던 중에 얻은 아이디어였습니다.   퍼터의 헤드 전체가 금 합금(18K)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승천하는 용을 테마로 하여 용의 비늘에 해당하는 부분에는 다이아몬드 298개를 세팅하여 그 가치를 높였습니다. 고가의 작품이라서 여러 번 작업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가격을 떠나서 제가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 넣었던 작품 가운데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 이창수 작가의 작품 - 태조금보 박요섭-작품에 대한 본인만의 스타일이라면 어떤 것인가요?   이창수-평면적인 그림 한 장으로 입체적인 형상을 구현해 내는 것이 쉬운 작업은 아닙니다. 사람의 얼굴 한쪽만 보고 다른 쪽도 유추해 내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래서 문헌과 고증을 바탕으로 한 역사적, 시대적 이해와 안목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작업은 특별한 끌림과 사명감이 없이는 어려울 것입니다. 속된 표현으로 미쳐야 가능한 일입니다. 잃어버린 조선의 옥새는 고종황제가 대한제국을 선포하며 만들었던 소중한 것입니다. 복원이 이루어지는 옥새에는 재질이나 제조방법은 물론 이런 정신까지 상징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박요섭-삶의 철학이나 좌우명이라면 어떤 것인가요?   이창수-제 스승님께서는 물망초발심(勿忘初發心)을 강조하셨습니다. 처음 먹은 마음을 잊지 말고, 그것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라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여기에서 멀어지는 만큼 집중력도 떨어지고, 변질될 가능성도 큽니다. 누구나 처음처럼 살아간다면 후회하는 일은 그 만큼 적어질 것입니다.   ▲ 이창수 작가의 작품 - 小 옥새 박요섭-타임즈 코리아 버추얼 갤러리 관람자들에게 한 말씀해주지요?   이창수-버추얼 갤러리라는 것이 좀 생소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생소함으로 인한 선입견이나 편견이 올바른 감상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의 눈처럼 순수하게, 다가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타임즈 코리아에서는 아직 발굴되지는 않았지만, 보석같이 귀한 분들을 열심히 찾아다닌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것들을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도록 힘쓰고 계시는 모습이 너무나 고맙게 생각됩니다.      
    • 한국문화
    • 미술
    2013-11-22
  • 한국화 구상회 전시회, 풍성한 잔치
      한국의 저력이 미술을 통해 거대한 호흡을 하고 있는 곳, 한국화 구상회   ▲ 한국화 구상회 제13회 전시회가 지난달 16일부터 22일까지 7일간 서울미술관(서울시 종로구 인사동)에서 열렸다.   한국화 구상회(회장 강광일) 제13회 전시회가 지난달 16일부터 22일까지 7일간 서울미술관(서울시 종로구 인사동)에서 열렸다. 한국화 구상회는 (사)한국미협의 산하 단체 가운데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단체라는 인정을 받고 있다.   (사)한국예총 하철경 회장은 “임원진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며, 좋은 작품을 내주신 회원들께도 축하드린다”는 격려사와 함께 초대작가로서 ‘동행’이라는 작품으로 전시에도 동참했다.   (사)한국미술협회 조광훈 이사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한국화 구상회가 대한민국 화단에 큰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며 “내년에도 더욱더 발전된 모습을 기대한다”고 축사를 했다.   드라마, 케이팝(K-POP)을 통한 한류의 열풍은 지구촌 곳곳에서 코리아를 외치게 하고 있다. 가수 싸이(PSY)의 ‘강남스타일’은 SNS(Social Network Service)의 힘을 피부적으로 느낄 수 있게 했다.   모두가 대한민국이 지니고 있는 잠재력이 나타난 결과다. 우리민족의 예술적 우수성은 찬란한 민족문화와 유산을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이런 우리의 저력이 미술을 통해 거대한 호흡을 하고 있는 곳이 한국화 구상회다.    ▲ 한국화 구상회 강광일 회장 강광일 회장은 전통과 시대 가치적 구현을 바탕으로 미(美)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강 회장의 부드러운 미소는 유유히 흐르는 강물처럼 한국화를 사랑하는 작가들을 품어 안는다.   외유내강(外柔內剛)한 그의 삶은 작가들을 섬기고, 배려하면서도 뜨거운 열망 가운데 흔들림 없는 추진력을 발휘한다. 강 회장은 항상 긍정적이고 사려 깊은 마음을 강조한다. 신·구의 아름다운 조화를 만들어가며 정체라는 문제가 발생하지 못하게 한다.   강 회장은 작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고 애쓴다. 현장의 목소리를 잘 듣고 조화롭게 만들어야 아름다운 하모니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강 회장은 진정성이 빈약한 기교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한다. 물방울이라도 계속 떨어지면 언젠가는 바위를 뚫게 된다는 수적석천(水滴石穿)적 자세를 중시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강 회장은 옛것을 기반으로 새로운 것을 창출하라는 법고창신(法古創新)과 옛것을 배우고 익힘으로써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가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미학을 제시한다.   ▲ 한국화 구상화 전시회 모습   이번 전시작품 320여 점을 추수와 비교하는 강 회장은 곡식이 익어 가는 황금 들판을 바라보는 농부와 같이 뿌듯하고 행복해 한다. 내년에는 더욱더 열심히 농사를 짓겠다는 농부의 포부처럼 강 회장의 마음도 다르지 않았다.   한국화 구상회에서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는데,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언제나 구상회의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젊은 작가들을 기다고 있다.   320여 점의 작품마다 한국의 미가 촉촉이 젖어있다. 금애자 작가의 ‘가을 서정’ 앞에 섰다. 한지에 수묵담채로 그린 작품이다. 유화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한국의 미(美)다. 금방이라도 고향집에서 어머니가 뛰어 나올 것만 같다.   ▲ 금애자 작가의 '가을 서정'   권남숙 작가의 ‘봄 향기’에서는 고향 마을의 봄소식이 전해올 것만 같다. 남행연 작가의 ‘은백의 환상’은 한국의 겨울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미적 언어로 이야기하고 있다.   이임순 작가의 ‘기쁨’은 수묵담채를 보는 색다른 미감을 자극한다. 윤정애 작가의 ‘돌담길 추억’ 앞을 지나가려니, 문득 박인환 시인의 ‘얼굴’이라는 시가 흘러나올 것 같다.   ▲ 윤정애 작가의 ‘돌담길 추억’   먼지 나는 골목을 돌아서다가 언뜻 만나서 스쳐간 바람처럼 쉽게 헤어져버린 얼굴이 아닌 다음에야 ......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 한국화 구상회 회장 강광일 작가의 '고요'   전시장을 다 돌아보고서야 ‘고요’라는 강 회장의 작품 앞에 설 수 있었다. 산행에 지친 사람처럼 쉴 곳을 찾는 현대인들에게 아무 조건 없이 마루를 내어줄 것 같은 작품이다. 한참을 보노라니, 고요한 평화가 마음을 감싼다.   작품에 대한 해석이야 천차만별이겠지만, 분명한 것은 기계적이거나 획일적이지 않지만 보는 사람마다 작가의 메시지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 (사)한국예총 회장 하철경 작가의 '동행' 강 회장은 문화예산의 지원이 절심함을 호소한다. 문화와 예술은 영혼의 의식주가 아니겠는가? 전시비용이나 공간의 마련이라도 우선적으로 지원되어야 한다. 강 회장은 작가들을 더욱더 많이 알리기 위해도 동분서주한다.   강 회장은 이번 전시회의 특징을 ‘현대적인 접목’과 ‘변화의 과정’이라고 말한다. 한국화 구상회의 많은 자랑과 자부심이 있겠지만, 작가들이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활동을 왕성하게 펼치고 있다는 것을 으뜸으로 여겼다. 강 회장은 작가들의 풍성한 활동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제13회 한국화 구상회 전시회가 내놓은 도록에서도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누구나 가까이 두고 감상하며 참고할 수 있도록 편집은 물론 크기와 종이 재질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고민의 흔적이 묻어있다.   전시회를 돌아보고 나오는 인사동 길거리에는 낙엽과 함께 무엇인가 그리움이 가슴으로 떨어진다. 대중과 예술 사이의 거리가 좁혀지는 만큼 메말라가는 현대인들의 가슴에 정서적인 넉넉함, 미적 자각, 예술적 감흥이 더욱더 살아 움직이지 않겠는가.      
    • 한국문화
    • 미술
    2013-11-04
  • 관조적 묘미를 문자향으로 전하는 작가
      본성으로의 회기에서 이념이나 사상을 초월해 나타나는 각각의 고유한 색깔이 아쉬운 시대이다.   자신의 본성적 추구보다는 사회적 요구에 따르는 삶의 모습을 페르소나(persona)라고 한다. 인간이 적응을 위해 쓰고 다니는 가면과 같은 것을 일컫는 말이다. 때로는 내키지 않아도 지키고, 따라야 하는 것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탄생에서부터 꾸준히 형성되며 더욱더 강화되는 것이다.   사람마다 자신의 처한 환경과 역할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페르소나를 지니게 될 것이다. 부모로서, 교사로서, 공직자로서 등등 다양한 페르소나를 갖게 된다. 이런 페르소나들로 사회적인 윤리가 형성되는 것이다.   작가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역시 이에 걸맞은 페르소나가 요구된다. 때로는 이런 현상을 자신의 정체성과 동일시하는 착각 속에서 자신의 본성을 잃어버리고 사는 사람도 있다. 이런 부작용은 자신의 본성이 몰개성, 타율, 획일 같은 전체주의적 이데올로기의 옹호로 발현된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하지만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성은 윤리보다는 도덕과 가까운 것이다. 윤리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도덕적 토대를 바탕으로 할 때 제대로 된 가치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붓으로 글씨를 쓰는 것을 두고 중국에서는 서법(書法)이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서도(書道)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서예(書藝)라고 부른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법(法)이나 도(道) 또는 예(藝)라는 것에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본성에 대한 회복과 발현으로서의 서여기인(書如其人)이라면 좋겠다. 법이 있으나 얽매이지는 말아야 한다. 저 마다의 타고난 자질을 아름답게 발현할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을 통해 각자의 고유한 미적 발산을 이루어 내게 해야 한다.   본성으로의 회기에서 이념이나 사상을 초월해 나타나는 각각의 고유한 색깔이 아쉬운 시대이다. 관조적 묘미 가운데 자신만의 이야기를 노래하는 담백함이 어떤 것보다도 더 가슴에 와 닿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 원세훈 작가 박요섭-작가의 길로 들어선 동기는 어떤 것인가요?   원세훈-교직생활을 40년 했습니다. 정년퇴직 후에도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에 대한 실천을 위해 여러 가지를 고민해 보았습니다. 그 해답으로 서예를 택했습니다. 퇴임 후에 바로 서예의 길로 들어서게 되어 여러 단체들에 작품을 출품했던 것이 이렇게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박요섭-작품 활동에 대한 보람과 소회라면 어떤 것인가요?   원세훈-저는 모든 것에 열심을 소중히 여깁니다. 작품 활동에도 열심을 내는 것이 최선입니다. 열심은 노력을 동반합니다. 노력은 집중이 필요하고, 집중하게 되면 그만큼의 몰입도와 비례하여 진실한 시간들을 쌓아가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예에서는 이런 것들이 가능하기 때문에 크고 작은 보람과 기쁨을 얻게 됩니다.   ▲ 원세훈 작가의 작품     박요섭-주로 어떤 내용들을 쓰시는지요?   원세훈-성현들의 말씀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감동하고 교훈 받을 만한 좋은 글들을 작품화 합니다. 3.1운동 정신과 같은 우리민족의 좋은 전통과 그 시대에 맞는 글들을 작품화하려고 합니다.     박요섭-작품을 하시는 데에 있어서 본인만의 스타일이라면 어떤 것일까요?   원세훈-가난하고 어려운 시절을 지내온 세대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작품을 할 때 화선지를 아껴서 씁니다. 연습할 때, 한 번 쓴 것을 그냥 버리지 않고, 여백이 없을 정도로 아껴서 씁니다. 전문적으로 한 글씨체만 쓰지 않고 여러 체를 다양하게 사용합니다. 한문만 고집하지 않고 한글도 씁니다. 이런 것들이 굳이 말하자면 제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박요섭-삶의 철학이나 좌우명이라면 어떤 것일까요.   원세훈-도덕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도덕이 무너지면 어느 곳도 잘 살게 수 없게 됩니다. 과학기술이나 경제력도 중요하지만, 먼저는 도덕이 바로 선 나라가 되어야 모든 것이 발전할 수 있게 됩니다.   ▲ 원세훈 작가의 작품 박요섭-타임즈코리아 버추얼갤러리 관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원세훈-시대가 참으로 좋아졌습니다. 이런 시대일수록 문화가 융성하고 예술이 발전해야 합니다. 타임즈 코리아의 이런 노력과 행보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언제, 어느 곳에서든지 함께 하는 것은 아름답습니다. 여러분께서도 많이 호응해주시고, 직접 참여할 수도 있기를 바랍니다.      
    • 한국문화
    • 미술
    2013-11-01
  • 그리움의 정서를 기쁨으로 승화해 내는 작가
      그리움을 기쁨으로 승화해내는 즐거움, 만남을 향한 그리움과 아쉬움의 협주, 이것은 때로 환희가 될 수도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향기와 색깔을 지니고 있다. 이것을 일컬어 그 사람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것 때문에 각자에게서 묻어나는 매력이 있는 것이리라. 시인은 시를 통해 이것을 발산하고, 미술가는 미술 활동으로 자신을 나타내고 원하는 메시지를 표출하는 것이다.   누구나 가지는 각자의 독창성과 함께 민족과 시대, 나고 자란 지역에서 터득된 사고, 정서, 전통은 피할 수 없는 요소들이다. 때론 이런 익숙한 것으로부터의 이탈을 통해 본질적 자아로의 여행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에서 또 다른 세계에 대한 발견과 깨달음을 얻게 되고, 새로운 작품세계도 열려지게 될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독립적이고 싶어 하면서도 외로움을 호소한다. 진정한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통은 언어만으로는 불완전하다. 느낌, 사상, 시선, 몸짓 이런 모든 요소들이 어우러져야 소통이 일어난다. 소통 가운데 소통이 갈증 난다면, 과감한 단절을 통해 진정한 소통의 회복을 이루어낼 수도 있다.   외부와의 소통에만 매달리다가 정작 자신과의 소통이 단절된 사람이라면, 더욱더 형식적 소통과의 단절이 필요하다. 본질적인 나와의 만남, 이것이야말로 그리움이 아닐까? 그리움은 그리움으로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이 그리움을 기쁨으로 승화해내는 즐거움, 만남을 향한 그리움과 아쉬움의 협주, 이것은 때로 환희가 될 수도 있다.   오늘 형식과 복잡한 얽힘에서의 탈출을 꿈꾸는 이들을 향해 살며시 마음의 손을 내미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막연한 그리움을 가슴에 품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라면, 박금순 작가를 통해 그 해답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 박금순 작가 박요섭-작가의 길로 들어선 계기라면 어떤 것인가요?   박금순-어렸을 때, 아버님이 붓글씨를 많이 쓰셨습니다. 많이 보고 듣는 것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것은 인지상정이겠지요. 그런데 바쁘게 살다가보니 서예를 잊고 지냈습니다. 사람에게는 수구초심이 늘 잠재해 있는 것처럼 아버지에 대한 추억과 서예는 제 마음 한편에 늘 숨겨져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를 돌아보며 제 자신의 시간을 갖고 싶었을 때, 선뜩 하고 싶었던 것이 서예였던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는 어렵더라고요. 한자공부 끝이 없고요. 그러나 어쩌면 이런 것들이 꾸준히 정진하게 되는 동기를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박요섭-작품 활동에 대해 가족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금순-붓을 잡기를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붓글씨 쓰는 것을 보고, 손주 녀석이 붓을 가지고 놀더라고요.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말씀드렸듯이 이런 것들이 분명히 정서적으로도 영향을 끼친다고 봅니다. 서예는 마음의 수련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묵향과 더불어 모든 것을 지우고, 털어내게도 됩니다. 그리고 하얀 종이에 새롭게 한 자 한 자 써내려가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을 창출합니다. 이런 것들이 가족들에게 상당히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봅니다. 다들 좋아하고 격려해줍니다.   ▲ 박금순 작가의 작품   박요섭-작품 활동 하시면서 느끼는 보람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박금순-지금까지 출품한 작품들이 모두 입선하게 되었습니다. 낙선도 소중한 경험입니다만 입선되었을 때는 과일 나무에 열매가 탐스럽게 익어가는 것을 바라보는 농부의 심정처럼 마음이 좋습니다. 70세가 되는 해에는 개인전을 열려고 합니다. 사람마다 이런 저런 결실들이 있겠지만, 제게는 자녀들이 주는 기쁨과 함께 보너스로 작품이라는 수확도 있으니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봅니다.   박요섭-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어떤 것인가요?   박금순-처음 출품한 작품이 입선 되었을 때, 나도 하면 되는구나 생각이 들어서 기뻤습니다. 벌써 15년 전 일입니다. 그때의 기쁨은 지금도 뿌듯하게 해줍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누누에게나 처음이라는 기억은 참 소중하고, 신선한 것입니다. 신영복 작가의 ‘처음처럼’이라는 작품도 있듯이, 그런 마음을 지속한다면 늘 겸손하게 열심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주로 봄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쓰고 있습니다. 사계절 가운데에서도 봄은 약동하는 기운, 피어나는 기쁨이 가득해서 참 좋습니다.   박요섭-작품에서의 본인만의 특징이라면 어떤 것인가요?   박금순-보통 먹물을 사서 씁니다만, 저는 먹을 갈면서 마음을 가다듭니다. 그럴 때 집중이 일어나고 작품의 구상도 정리가 됩니다. 때로는 번뜩이는 영감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먹을 갈아서 쓰는 것이 반드시 좋다, 나쁘다는 것을 떠나서 저만의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예라는 의미에도 들어 있듯이 먹을 갈면서 예를 갖추고, 정갈한 마음으로 하얀 종이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붓에다 먹과 함께 제 마음을 담아 백색의 세상에 약속과 소망을 옮겨 놓습니다. 저는 서예도 하지만 한지공예도 합니다. 한지공예를 통해 배우는 가운데, 나누어 주기도 합니다. 이런 계기가 나눔과 소통을 더욱더 활발하게 만들어 줍니다.   ▲ 박금순 작가의 작품   박요섭-작가생활을 하면서 가장 소중히 여기시는 것이라면 어떤 것인가요?   박금순-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에 와서 사람들을 만나고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모든 인간관계가 다 그렇듯이 소통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소통에는 언어적인 것만 있지 않습니다. 느낌, 감정, 활동, 격려, 공감 이런 것들이 협주가 되어야 합니다. 특히 작가들은 일정부분 독특한 개성들이 강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것들이 조화를 이루어야 아름다운 울림을 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박요섭-추천하고 싶은 작가들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박금순-유명한 분들도 많지만 소박한 아름다움 속에 더 진한 감동과 울림이 있다고 봅니다. 제가 다니는 서실에서 추사체를 함께 쓰고 연구하시는 분들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87세나 되시는 분도 계신데, 그분의 글씨 쓰시는 모습은 그 자체로 감동이고 예술입니다. 77세의 이상범 작가님은 작품에 대한 열정이 이 가을 불타는 단풍처럼 아름답습니다.   박요섭-삶의 좌우명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박금순-거짓 없이 늘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이것은 곧 성실함이고 심신의 건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마음은 자신의 활력을 통해 주변에 용기와 희망을 줍니다. 진심은 사랑이라고 봅니다. 이기겠다는 경쟁에서 발생하는 탐욕이 아니라, 함께 가겠다는 동행의 마음, 저는 이것이 참된 마음, 감사의 마음, 성실한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 박금순 작가의 작품   박요섭-타임즈 코리아 버추얼 갤러리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세요.   박금순-너무나 좋은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족하지만 인터뷰와 함께, 작품 활동이며 예술과 삶에 대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행복합니다. 이것이 지금 여기에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것도 참 좋습니다. 터미널을 통해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듯이 이런 공간을 통해 새로운 세계로 떠난다는 것이 설렙니다. 이런 새로운 여행길에서 만나게 되는 여러분들과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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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0-15
  • 나눔과 사랑을 여백의 미학으로 승화하는 작가
      “작품과 인생은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언제나 작품에다 제 삶을 쓰고 그린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합니다. 기법이라기보다는 마음의 자세를 말하는 것이겠지요.”   예술의 원천도 나눔과 사랑이 아니겠는가? 과시와 영리가 목적이라면 순수한 예술과는 괴리가 발생한다. 나눔과 사랑의 뿌리는 진리에 대한 인식이다. 진리로부터 양분을 공급받는 삶은 나눔과 사랑의 꽃을 피우게 된다.   다만 문제는 유한한 존재인 인생이 어떻게 영원함의 영역인 진리를 인식할 수 있겠는가 이다. 그러나 이것은 생각보다 쉬운 곳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이미 진리 가운데 호흡하고 있는 자신의 존재적 정체성을 회복하면 된다.   인간은 오랫동안 우주를 지배하는 힘에 대해 알고 싶어 했다. 이런 호기심으로 말미암아 중력(gravitational force), 전자기력(electromagnetic force), 약력(weak force), 강력(strong force)아라는 4가지 힘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인간은 이런 발견을 통해 풍요를 누리게 되었다. 없었던 것을 창조한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며 작동하던 것을 발견하고 자신과의 관계를 자각하여 회복한 것뿐이다. 영원 속에 있는 유한한 존재가 진리의 빛을 통해 영원한 현재를 인식하게 될 때, 진정한 자유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진리는 무한하지만 모호하지 않다. 인간의 실존과 본능적 자각의 언어를 통해 경이와 환희로 드러난다. 나눔과 사랑이야말로 진리로부터 공급을 받아 현실화된 한 송이 꽃이다. 어느 시대나 나눔과 사랑은 그 나름의 방식으로 존재하였다. 이것이 크로노스(chronos)를 벗어나 시대 가치적 구현을 이루며 진리에 잇닿아 빛을 발하면 카이로스(kairos)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굳이 이런 복잡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한 사람을 통해서 나눔과 사랑은 아름답게 피어나고 세대를 이어 간다. 김용순 작가의 삶에서는 이런 아름다움과 환희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비록 화려하지는 않지만, 순박함의 줄기를 타고 진실한 꽃으로 피었기에 물리지 않는 향기가 되는 것이다. 그녀의 삶의 여백과 작품을 만나는 사람들이라면, 이 향기에 마음껏 젖어 들 수 있을 것이다.    ▲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 김용순 작가 박요섭-작가의 길로 들어선 동기라면 어떤 것일까요?   김용순-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빈자리를 채우려고, 여러 곳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러던 중에 복지관의 서예실을 찾았더니, 배움의 열기가 가득했고, 인격적으로도 훌륭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서예가 10년이나 되었습니다. 글씨와 그림의 기본이 다르지 않다가보니, 3년 전부터는 문인화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박요섭-작품 활동에 대한 보람과 소회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김용순-늘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잠재되었던 일이라, 물 만난 물고기처럼 그렇게 신나고 좋았습니다. 사람이 사는데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배우고 익혀서 한 자 한 자 쓰고 있노라면 희열이 느껴집니다. 글씨를 통해 기본기를 닦고 사군자도 그려보면서 또 다른 즐거움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을 통해서 만나는 사람들과 환경도 제게 흡족하고 기쁨을 줍니다.   ▲ 김용순 작가의 작품   박요섭-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김용순-사군자를 그리면서, 글씨를 쓰는 것과는 다른 매력을 느낍니다.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가운데 3가지는 꽃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꽃을 그릴 때가 그렇게 좋습니다. 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꽃을 보는 것은 보는 대로의 매력이 있지만, 그리는 것과 또 그려진 것을 보는 것은 또 다른 특별함이 있습니다.   박요섭-작품에 대한 본인만의 스타일이라면 어떤 것일까요?   김용순-글씨와 그림이 다르지 않다고 하지 않습니까? 저는 작품과 인생도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언제나 작품에다 제 삶을 쓰고 그린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합니다. 기법이라기보다는 마음의 자세를 말하는 것이겠지요. 비록 연습할 때라도 출품한다는 마음으로 한 획 한 획에 힘을 쏟다가 보면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됩니다. 일상에서의 찌꺼기들이 작품에 몰입하는 동한 소멸되는 것을 느낍니다. 일종의 힐링이 일어나는 것이지요.   ▲ 김용순 작가의 작품 박요섭-작가 생활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요.   김용순-‘~다워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참 중요한 말인데요.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고, 스승은 스승다워야 하듯이 작가는 작가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작가다운 것이 무엇일까요. 저는 작가로서의 품위와 인격이라고 봅니다. 大學(대학)에 나오는 말 가운데 신독(愼獨)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뿐만이 아니라 비록 혼자 있을 때에라도 도리를 지키고 삼가 조심한다는 말이 아닙니까. 누가 보지 않더라도 작가로서의 면모를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제 삶의 자세도 올바르게 생활하고 성심껏 열심히 살자는 것을 추구합니다.   ▲ 김용순 작가의 작품   박요섭-타임즈 코리아 버추얼 갤러리 관람자들에게 한 말씀해주시지요?   김용순-이런 공간이 많았어야 했는데, 이렇게 제게도 기회가 주어져서 무척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주변에 널리 알리고 공유하고 싶습니다. 여기를 통하여 만나는 분들을 직접 대면하여 보는 기회도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마침 타임즈 코리아에서 그런 기회를 마련하신다고 하니까, 기대를 하겠습니다. 여러분들도 늦었다고 생각마시고 용기를 내셔서 서예나 문인화에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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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
    2013-10-11
  • 착하고 정직한 아름다움의 미학이 묻어나는 작가
      “글씨도 선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그림과 맥을 같이 합니다. 글씨 안에는 느림과 빠름, 강약, 높낮이 등이 있어 작가의 인품을 닮아 있다고 봅니다.”    학창 시절 가훈 써오기 숙제를 제출하는 것을 보면, ‘정직, 협동, 서로 사랑, 근면, 성실, 화목’, 이런 말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누구랄 것도 없이 이렇게 살고 싶다는 것이 인지상정이라는 반증이다.   사람을 닮지 말고, 자연을 닮으라는 말이 있다. 순리 가운데 순수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라는 뜻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요즘은 인공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 성형을 하지 않은 자연미를 가진 사람은 마치 천연기념물 같은 취급을 받기도 한다.   삶의 내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미모 편견(Beauty Bias)의 부작용은 생각보다도 훨씬 심각하다. 그러나 사람은 삶의 흔적이 늘어 가면 진실의 세계가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인지를 조금씩 알아 가게 된다.   이것은 주입식 교육만으로는 해결이 쉽지 않다. 착하고 정직한 삶의 자세가 진정한 아름다움의 원천이라는 참된 미적 감각을 일깨워 주어야 한다. 이런 확산은 나와 너 그리고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예술이야말로 이런 회복을 위해 중요한 매체라고 할 수 있다. 서예는 글씨를 멋있게 잘 쓰는 훈련이 아니다. 글씨로 표현하는 예술이다. 예술에는 여러 영역이 있겠지만, 서예는 예술적 발산과 표현을 글씨를 통해 이루어 간다. 붓글씨를 쓰다보면 고요함 속으로 빨려 들어가 무아지경에도 이르게 된다. 그윽한 묵향에 젖어 느슨함과 느림의 미학도 맛보게 된다.   이와 같은 삶 가운데 착하고 정직한 아름다움의 미학이 묻어나는 작가가 있다. 오늘 만나게 되는 박정호 작가는 이렇게 소박한 아름다움을 지닌 사람이다. 그는 시인이기도 하다. 학도병으로 참전하여 6.25동란의 포성을 들으며 죽음의 공포 속에서 담아낸 시가 시인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시를 쓰며 아픔을 달랬던, 착하고 정직한 아름다움을 지닌 사람이 바로 박정호 작가이다.   ▲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 박정호 작가 박요섭-작가의 길로 들어선 동기라면 어떤 것인가요?   박정호-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제가 서예를 시작한 것도 친구의 권유 때문이었습니다. 인간의 사회적 속성에서의 중요한 부분도 친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과 가까이 지내느냐에 따라 그와 닮아가게 됩니다. 제가 만약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과 가까이 지냈다면 등산을 즐겨했을 겁니다. 서예를 하면서도 함께 어울리는 사람들의 성향에 따라 저의 작품도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박요섭-작품 활동에 대한 보람과 소회에 대하여 말씀해주세요.   박정호-서예를 한다니, 주변 사람들도 우러러 보고 평판을 좋게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글씨가 곧 학문이라는 등식이 잠재하고 있는 듯합니다. 선비 문화적 영향권에서 살았던 우리민족은 붓이 학식을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돌잡이를 할 때도 연필이나 붓을 잡으면 그 아이가 공부를 잘할 것으로 판단해 좋아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서예를 한다는 것은 항상 좋은 이미지를 창출해 줍니다. 남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존경받는다는 것은 굉장히 기분 좋고 행복한 일입니다.   ▲ 박정호 작가의 작품 박요섭-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박정호-성공회대학교 신영복 교수님의 ‘처음처럼’이라는 작품은 상표로까지 쓰이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만큼 처음이라는 것은 누구나에게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게 있어서도 처음 입선한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라고 봅니다. 잘 안되던 작품이 아주 마음에 들 때 그 기분은 하늘을 날아갈 듯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첫 아이가 탄생했을 때, 그 애가 처음 말을 하고, 학교에 간 것 등등이 다 가장 소중하게 기억이 되지 않을까요.   박요섭-작품에 대한 본인만의 스타일이라면 어떤 것일까요?   박정호-사람의 외모가 눈, 코, 입, 머리, 팔, 다리 크게 다를 것이 없겠지요. 그러나 그런 사람들이 조금씩은 다 다릅니다. 70억이 넘는 사람들 가운데 지문이 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성격도, 생김새도 같은 듯 다르고 각자의 특징이 있습니다. 이것이 사람의 매력이겠지요. 작품에서도 그런 것들이 나타납니다. 저도 늘 부족함을 느끼며 만족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부인할 수 없는 것은 저만의 특징이 분명히 있다는 것입니다. 글씨도 선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그림과 맥을 같이 합니다. 저는 글씨를 그림과 연관하여 그 안에 예술적인 열망을 담아내려고 합니다. 글씨 안에는 느림과 빠름, 강약, 높낮이 등이 있어 작가의 인품을 닮아 있다고 봅니다.   ▲ 박정호 작가의 작품   박요섭-작가 생활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요?     박정호-‘긍지’라고 생각합니다. 긍지는 교만이나 우월감과는 다른 것입니다. 이기심이나 자만이 아니라 자신을 진정 사랑하여 최선을 다함으로써 가지는 의연한 마음입니다. 긍지에는 성실함이 필요합니다. 때로는 남보다 부족하고 느려도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작품에서도 생활에서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이런 차원에서의 긍지가 필요합니다.     박요섭-소속단체들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박정호-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는 다른 협회와 달리 영리를 배제하고 어르신들의 삶의 보람과 의욕을 북돋는 일에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예술의 여러 목적이 있겠지만 삶에 대한 보람과 의욕을 창출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이 협회에서의 활동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작품도 꾸준히 출품하려고 합니다.   ▲ 박정호 작가의 작품 박요섭-삶의 철학이나 좌우명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박정호-항상 마음을 바르게 사는 것입니다. 어린아이들이 책상에 앉아 공부할 때에도 자세를 바르게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신체적인 이상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문제가 생깁니다. 삶에서 바른 생각, 바른 태도, 다시 말해서 정도를 걷지 않으면 그 결과는 틀림없이 나쁜 열매를 맺게 됩니다. 바르다는 것은 이기심을 버려야 합니다. 자기중심적 이기주의에 빠지면 균형을 잃게 되고 근시안적 편견에서 파멸을 초래하게 됩니다. 넓은 세계관을 통해 올바른 시야를 확보해야 바른길을 걷게 됩니다.   박요섭-타임즈 코리아 버추얼 갤러리 관람자들에게 한 말씀해주시지요?   박정호-참 좋은 장이 열렸습니다.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에만 주어진 하나의 특별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도 이 공간을 애용해주시고 저희 작가들의 작품도 많이 감사하시며, 격려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서예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타임즈 코리아에 문의 하시면 저희 작가들과의 소통과 교류의 기회도 열려지리라고 봅니다. 모두에게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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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
    2013-10-10
  • 애국애족의 열망을 서예로 승화하는 작가
       “깨달음이 없는 일은 맹목적이 되고, 실천 없는 생각은 공허할 뿐이다. 실천궁행(實踐躬行)은 실존적 자각과도 같은 것이다.”   뜨거웠던 여름을 뒤로하고 가을의 문턱에 서있다. 작열하는 태양아래에서의 벅찬 생명적 약동이 없었다면 어떻게 풍요한 가을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참된 지식의 소유자라면 반드시 실천이라는 생명적 약동이 나타나야 한다. 진지한 깨달음이 없다면 실천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지식과 행동이 서로 맞지 않는다면 그 자체로 모순인 셈이다.   중국 명나라의 철학자 왕수인(王守仁, 1472~1528)은 인간이라면 타고난 참된 앎(良知)을 바탕으로 양심에 따른 바른 깨달음을 실천해야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앎은 행함의 시작이고, 행함은 앎의 완성이이라고 했다. 지(知)나 행(行)이 다르지 않고 하나라는 것이다. 이것을 일컬어 지행합일설(知行合一說)이라고 한다.   깨달음이 없는 일은 맹목적이 되고, 실천 없는 생각은 공허할 뿐이다. 실천궁행(實踐躬行)은 실존적 자각과도 같은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의 행보를 쉬지 않는 작가가 있다. 그가 바로 신태화 작가이다.   그는 황해도 연백군 괘궁면 갈암리 태어났다. 6.25때에는 참전용사로 대한민국의 자유의 수호를 위해 온몸을 던졌다. 이후 월남하여 34년간 서울특별시 공무원을 지내고 1982년 정년으로 퇴직했다. 그는 지금도 참전용사의 복장으로 다니며 애국애족의 길을 호소한다.   정년퇴직 후에는 한일친선 서울특별시연합회 총무부장으로 일하면서, 서예에 관심을 가지고 지금까지 열중하고 있다. 그는 오늘을 딛고 어제를 바라보며 내일을 살고 있다. 그래서 계승세대를 양성하는데 여념이 없다.   맹자는 영재육성을 군자삼락(君子三樂)의 세 번째 즐거움이라고 했다. 신태화 작가는 서예 강사 30년을 지내오면서 2100여 명의 제자를 육성하며 이런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 신태화 작가 박요섭-작가의 길로 들어선 동기는 어떤 것인가요?   신태화-서울특별시 공무원으로 재직할 때, 서울특별시 행정기능경시대회에서 서예부문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당시 김현옥 시장으로부터 상을 받고 ‘하면 된다’는 의지로 열심히 노력하며 직장동료들에게 서예를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퇴직한 다음에는 동작서예학원을 개설하고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서예교육을 실시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민센터, 노인사회복지관 등에서 30여 년간 서예를 지도하는 가운데 2100여 명의 제자를 육성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박요섭-작품 활동에 대한 보람과 소회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신태화-여러 서예공모전에 출품하여 다수의 상을 받으면서 나의 필법도 인정을 받았구나하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이런 즐거움과 함께 나의 서체(한석봉 천자문)을 제자들에게 전수하고 있습니다. 제자들이 부족한 저를 스승삼아 열심히 갈고 닦고 익히는 모습을 볼 때, 기쁘기가 그지없습니다.    ▲ 신태화 작가의 작품 박요섭-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신태화-한석봉 천자문 해서 전문을 쓰고 원본을 1,000여장 복사하여 국내와 미국, 유럽, 동남아, 중국, 일본 등에 사는 친지들에게 선사하였습니다. 받는 이들도 매우 기뻐하지만, 주는 저의 마음은 그들보다 훨씬 기쁘고 행복한 것 같습니다. 행서와 초서로 신사탁당시문을 쓴 작품이 많은 애정이 갑니다. 신사임당에 대한 특별한 존경의 의미를 담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박요섭-작품에 대한 본인만의 스타일이라면 어떤 것일까요?   신태화-본래 해서를 전공했습니다. 한석봉 천자문 서체가 다양하지만 해서가 마음에 들어서 정자서체를 선정하여 쓰고 있습니다. 서여기인(書如其人)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글씨는 곧 그 사람의 인품이나 학식을 대변한다고 봅니다. 작가들마다 다양한 필법들이 나오겠지만 저는 글씨에서도 바르고 올곧게 최선을 다하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 신태화 작가의 작품   박요섭-작가 생활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이신지요?   신태화-서예는 단순하게 글자쓰기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서예과정을 통하여 한자를 알 수 있고 그 뜻의 깊은 의미도 알 수 있습니다. 서법(書法)과 서도(書道)라는 말도 있듯이 서예는 수련의 차원에서 지(知)·정(情)·의(意)가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박요섭-소속단체들과 활동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신태화-용산구 용문동주민센터, 동작구 사당2동주민센터, 동작구립 노인사회복지관, 서초구립 노인사회복지관, 황해도 벽성군중앙군민회에서 서예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이 제게는 큰 힘이고 기쁨이 됩니다. 열심히 하시는 분들을 보면 함께 행복해지고 건강해집니다. 특히 윤석문, 강신해, 윤기섭 이 세분은 아주 열심히 하고 계셔서 유명작가로의 도약이 기대됩니다.   ▲ 신태화 작가의 작품 박요섭-삶의 철학이나 좌우명에 대해서 말씀해주시지요.   신태화-저는 삼강오륜(三綱五倫)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도덕에서의 기본적인 3가지 강령(綱領)과 5가지 인륜(人倫)을 일컫는 말입니다. 삼강은 군위신강(君爲臣綱), 부위자강(父爲子綱), 부위부강(夫爲婦綱)이라 하여 임금과 신하, 부모와 자식, 부부사이에 지켜야 할 도리를 말하는 것입니다.   오륜은 부자유친(父子有親), 군신유의(君臣有義), 부부유별(夫婦有別), 장유유서(長幼有序), 붕우유신(朋友有信)이라고 하여 아버지와 아들, 임금과 신하, 부부, 어른과 어린이 사이의 도리를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잘 지켜진다면 모든 것이 물의 흐름처럼 유연하고 아름답게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봅니다.   박요섭-타임즈 코리아 버추얼 갤러리 관람자들에게 한 말씀해주시지요?   신태화-우리 모두 좋은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을 통해 물질적으로는 풍요하고, 지식과 정보도 언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런 좋은 매체를 통해 언제든지 기사도 보고 작품도 감상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타임즈 코리아를 통해서도 이처럼 좋은 장이 마련되었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 한국문화
    • 미술
    2013-10-07
  • 민화의 새로운 세상과 만나는 전시회
      같은 듯 다름의 미학을 창출하는 민화 세계로의 초대    ▲ 왼쪽부터 정숙훈 작가, 문주희 작가, 정선영작가, 오광자 작가, 김영순 작가, 박은주 작가, 오혜선 작가 민화의 세계로 마음껏 빠져들게 하는 전시회가 가을을 맞이하는 마음을 더욱더 풍요하게 하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번 달 2일까지 DMC갤러리(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 366)에서 10명의 민화작가들을 초대해 개최한 이번 전시회는 민화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하였다. 민화의 전통에 대한 개념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전시회였다.   색채의 향연(오광자), 꽃과의 재회(김영순), 그녀가 반한 민화(오혜선), 민화 달빛 속으로 소풍가다(문주희), 시간 그리고 스치다(정선영), 시간이 멈추다(정숙훈), 행복을 주는 우리 그림(박은주), The Solo Exhibition(김경희), The 3rd Exhibition(김시혜), The 4th Exhibition(이미자)라는 각각의 주제가 하나의 전시공간을 채웠다.    ▲ 오혜선 작가의 작품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10인의 작가들은 다른 것 같으면서도 닮아 있었다. 이유는 함께 동문수학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공통점이라면 민화의 전통에 대한 해석이 열려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과거를 전통으로 고집하지 않는다. 지금 여기가 전통의 현재이며 다가오는 하루하루가 계속되어지는 전통이라고 한다.   이들의 민화는 어제에 대한 오늘이고 오늘이 만들어 가는 내일의 모습을 하고 있다. 민화에 대한 시대 가치적 해석과 구현을 통해 지금 우리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담아낸다. 이런 확산적 사고를 두고 창의적이라고 할 것이다.   대학에서는 한국화를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문화재학을 전공한 오광자 작가의 작품에서는 융합적 사고가 통섭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녀의 작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시도가 발효를 일으키고 숙성되어 나간다면 민화의 또 다른 미래가 펼쳐질 것이다.   ▲ 김영순 작가의 작품   꽃을 주제로 한 김영순 작가의 이번 전시회는 신혼의 기쁨과 같은 이미지가 묻어난다. 부부의 침실에 하나 걸면, 없었던 행복도 꽃처럼 피어날 것 같다. 작품이 작가를 닮아 있다는 말과 유독 잘 어울리는 그녀의 작품 앞에서 많은 이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발길을 멈추고 서있다.   미인도가 시선을 사로잡는 오혜선 작가의 전시 공간에는 정서적 풍요가 느껴진다. 작가의 해밝은 미소가 작품 속에 그대로 녹아 있다. 굳이 강원도 삼척에서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지 않았더라도 순박한 힘의 강렬한 끌림이 있었다.   달빛 속으로 소풍을 간다면 어떤 기분일까? 문주희 작가의 작품 세계를 만나면 해답이 될 것 같다. 화조도에서는 달빛 속에서의 평안이 환희로 승화된 밝고 경쾌함이 반겨준다. 정답게 자리한 10여 쌍의 새들이 행복을 노래하고 있다. 그녀의 작품 세계는 변화와 새로움을 향한 열망이 꿈틀 거리고 있다.     ▲ 정선영 작가의 작품  정선영 작가의 전시 공간에서는 금방이라도 문을 열고 또 다른 세계로 들어 가보고 싶은 충동이 느껴진다. 그녀의 옷매무새 역시 민화의 새로운 해석을 하고 있는 듯하다. 차분한듯하면서도 강한 열망을 뿜어내는 그녀의 작품에서 나르시즘적 위로와 모성적 동기부여가 느껴진다.   어해도의 생산적 발산이 붉게 핀 꽃송이와 어우러지면서 마음을 묶었다. 박은주 작가의 작품적 매력이다. 다산적 여유와 넉넉함이 편안하게 스며들고 싶어지게 한다. 궁중 모란도에서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노래한 김영랑의 시심이 느껴질 만큼 마음을 빼앗는다.   정숙훈 작가의 풍속도가 그려내는 결혼식 행렬에서는 설렘과 흥이 뿜어 나와 저절로 어깨가 들썩이게 한다. 계명도를 보노라니 어찌나 친숙한지 장모가 사위에게 잡아 준다는 씨암탉이 금방이라도 둥지에 올라 알을 낳을 것만 같다. 일월오봉도에는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올 것도 같다. ‘시간이 멈추다’라는 주제처럼 그녀의 작품 세계에는 시간이 멈춰 있다.     ▲ 정숙훈 작가의 작품   김경희 작가의 화조도와 문자도는 삼베에다 분채를 사용하고 있으며 연화도와 호피장막도는 순지에다 분채를 사용한 점이 특징이다. 한사코 손을 내저으며 부끄러워하는 그녀의 모습이 작품 속에서도 나타난다.   김시혜 작가의 화접도에는 백합 두 송이가 나비와 잘 어울린다. 두 개의 어해도에는 한 마리씩만 나타나는 물고기가 특징이고 ‘책거리’에도 물고기는 한 마리로 그려지고 있다. 담백함의 미학이 느껴진다.   ‘누리는 사랑’이라는 주제에서도 느껴지듯이 이미자 작가의 작품 속에는 언제나 한 쌍이 나타난다. 누림의 행복을 전하고 있다. 서로를 위하여 기다려주는 것도 행복이고 아름다움이라는 메시지를 들려준다.          
    • 한국문화
    • 미술
    2013-10-04
  • 다향(茶香)을 품어 붓으로 발산하는 작가
      “작품은 현재는 물론,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작가가 담아 놓은 메시지와 지금의 이야기를 그 시대적으로 구현해내게 하는 통로가 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에는 그 계절마다 풍겨 나오는 향기와 분위기가 있다. 똑같은 위치라도 계절에 따라, 보는 사람의 눈과 해석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작품은 작가의 정신을 타고 흘러 나와 매체를 통해 현실화 된다. 직관과 논리, 지성과 감성이 영감의 빛을 받으며 미적 광합성을 할 때, 작품은 아름답게 그 실체를 드러내게 된다.   식물이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먼저 씨앗을 싹틔워야 한다. 그리고 잎을 내밀고 자라며 꽃을 피워서 마침내 열매를 맺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시간단위로 배열을 이룬다. 작품에도 이런 배열이 숨어 있다. 하지만 평범한 배열이 지속되면 지루해진다. 변화가 필요하다.   때로는 폭풍처럼 몰아치기도 하다가 잔잔한 바다처럼 고요하기도 해야 한다. 작품에서도 음악처럼 멜로디와 리듬 그리고 하모니가 어우러져야 한다. 에너지가 풍겨 나와야 한다. 정형화, 고착화에서 머뭇거리는 식상함과 방어적 자세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야 한다.   단풍도 곱게 물들려면 일교차가 커야하고 충분한 햇볕을 쬐며 적당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여름에는 왕성한 청년의 모습으로 마음을 싱그럽게 했던 신록이 어느새 곱디고운 빛깔로 찾아와 가슴을 설레게 한다.   '오매 단풍 들겄네.' 장광에 골불은 감잎 날러와 누이는 놀란 듯이 쳐다보며 '오매 단풍 들겄네.'   추석이 내일 모레 기다리니 바람이 잦아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매 단풍 들겄네.‘   김영랑 시인의《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라는 시이다.   이런 아름다운 정서는 이 시가 발표되었던 1930년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우리의 가슴에는 봄날 설레는 꽃의 향연, 연꽃이 뽀얀 자태를 내밀고 소낙비를 맞는 여름, 만산홍엽의 가을, 흰 눈 내리는 겨울 화롯가에서의 따뜻함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민화의 속에서는 이런 소박함과 넉넉함의 정서가 숨을 쉬고 있다. 지금 이 시간 누구에게나 유전되어 잠재해 있다. 다만 이것을 일깨워 발현하도록 할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하다.   이런 바람을 듣기라도 한 듯 민화를 통해 한국의 미를 흔들어 일깨우는 작가가 있다. 그녀에게서는 솔바람소리를 타고 은은한 다향(茶香)이 풍겨난다. 감잎을 물들인 머플러가 그녀의 다정하고 깊은 삶을 이야기 해준다. 금방이라도 그녀의 붓끝을 통해서 착한 호랑이가 담뱃대를 물고 걸어 나올 것 같다. 까치가 좋은 소식을 전해주려고 날아올 것 같다. 연못에서는 잉어가 생명력을 발산하며 휘돌고 텃밭에서는 익어가는 수박이 나타날 것도 같다.   초예 강연옥 작가는 난(蘭)같이 단아한 모습 속에 수줍은 미소를 머금고 편안하게 인사를 건넨다.   초예전통민화연구소장 강연옥 작가   박요섭-민화작가의 길로 들어선 동기는 어떤 것인가요?   강연옥-우연한 계기로 불화를 접하게 되면서 10여 년 정도 불화를 그렸습니다. 그런데 불화는 종교적 색채가 짙지 않습니까? 후에 좀 더 대중들과 가까이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민화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민화는 색감과 다양성 등 모든 것이 너무 좋습니다. 궁중화, 화조도, 초충도 등 다양한 작품들이 있습니다. 특히, ‘초충도’하면 신사임당을 떠올리는데 전통을 바르게 이해해야만 창작이 나오는 것입니다.   전통은 과거를 이야기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현재에서의 과거인 셈이지요. 현재를 충실히 하면 그것이 바탕이 되어 후세에게도 좋은 모습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민화를 생각하고 그리게 됩니다.    박요섭-작품 활동에 대한 보람과 소회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강연옥-저는 초예전통민화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제자들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그분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며 그림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가장 큰 보람입니다. 작품도 결국은 혼자만의 세계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의 장이라고 봅니다. 이런 생각에서 작품을 하다가 보면 작품은 참으로 고상하고 유용한 미디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는 물론,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제가 담아 놓은 메시지와 지금의 이야기를 그 시대적으로 구현해내게 하는 통로가 될 테니 말입니다.   ▲ 강연옥 작가의 작품 - 일월오봉도   박요섭-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강연옥-첫 번째는 ‘송호도’라는 작품입니다. 어쩌면 가장 열정적으로 그렸던 작품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너무너무 호랑이를 그리고 싶어 하다가 그렸는데요. 호랑이의 털 하나하나를 치면서 수행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그린 그림이 서서히 완성되어 가는 것을 보면서 희열을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일월오봉도’입니다. 예전에는 임금님 뒤에만 걸 수 있었다는 이 그림을 그리면서 저도 어떤 자부심과 큰 기운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작품을 완성했을 때, 딸이 그림이 너무 좋다고 자신의 방에 걸어달라고 했습니다. 이 그림을 걸고 나름대로 큰 위로와 힘을 얻었던 같습니다. 그 해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가게 되어서 여러모로 기뻤습니다.   어떤 그림보다도 축복을 빌어주고 소망을 담아 전달하는 성격이 짙은 그림이 민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민화는 그림에 담아 보내는 기원과 축하의 메시지라는 생각도 할 수 있을 겁니다.   박요섭-작품에 대한 본인만의 스타일이라면 어떤 것일까요?   강연옥-작품을 급하게 하지 않고, 오랜 준비를 거쳐 시간을 두고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저만의 스타일입니다. 표현기법에서는 선과 바림(음영)을 특히 신경 쓰고 있습니다. 저는 선을 중심에 두고 연습을 많이 합니다. 제자들에게도 선 그리기 연습을 많이 시키고 있습니다. 선 연습을 많이 하면 작품이 좋아집니다. 모든 것이 다 그렇듯이 기본에 충실 하는 것이 곧 좋은 작품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강연옥 작가의 작품 - 화접도   박요섭-작가 생활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이신지요?   강연옥-가족과 차(茶)입니다. 가족이 있어서 제 자신이 행복하고, 어디에 있든지 그 힘이 바탕이 되어서 좋은 작품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이 잘 나오지 않거나 마음이 힘들 때면, 잠시의 생각을 정리해줄 수 있는 차(茶)가 있어 너무나 좋습니다. 차(茶)에도 예(禮)가 있고 수련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건강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유익을 줍니다.   박요섭-소속 단체와 활동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강연옥-(사)한국전통민화협회에서 이사로 활동 중이며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열심히 하려 노력하는 중입니다. 미담회(美談會)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다양한 작가들이 서로의 작품을 선보이고 소통하며 교류하는 단체입니다. 전시는 격년제로 합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제가 운영하는 민화연구소와 소속된 분들과의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 강연옥 작가의 작품(왼쪽-모란책가도, 오른쪽-화병모란도) 박요섭-삶의 철학이나 좌우명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강연옥-대학에 보면 명명덕(明明德)이라는 말이 나옵니다.밝게 타고난 것을 유지하며, 선한 마음과 긍정적인 사고로 나 자신으로 인해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까지 환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하늘로부터 처음 받은 본래적 덕성을 회복하여 사는 것은 만물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게 되는 첩경이라고 봅니다. 저는 작품을 하면서 소소한 행복을 느낍니다. 현대사회에서는 사람들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사는데요. 저는 스트레스가 별로 없습니다. 제자들과 함께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것도 삶의 일부분이고 행복입니다.   박요섭-타임즈 코리아 버추얼 갤러리 관람자들에게 한 말씀해주시지요.   강연옥-민화 작품을 보시면서 마음이 따뜻해지기를 바랍니다. 전통을 어떻게 이어 나아가야 할지를 한 번쯤 생각해 주시고, 항상 밝고 즐겁게 생활하시며 민화의 세계에 한 번 푹 빠져 보시기 바랍니다. 온라인을 통해서라도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시고, 인터뷰도 보시면서 작가와의 교류로도 이어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감상과 아울러 가까운 전시회도 찾으시고 궁금한 내용은 여기에 게시된 공간을 통하여 연락도 하실 수 있습니다.        
    • 한국문화
    • 미술
    2013-10-02
  • 열망을 서예의 미적 세계에 녹여내는 작가
      “작품을 통해 사회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가운데 관조하고 소요(逍遙)하는 여유와 미적 철학이 필요합니다.”   서여기인(書如其人)이라는 말은 ‘글씨는 곧 그 사람과 같다’는 뜻이다. 글씨 몇 자만 보더라도 그 사람의 모습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좀 더 많은 글씨를 보노라면, 그의 성격, 인품, 교양 같은 것도 짐작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글씨는 인격의 수양과도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붓글씨를 서예(書藝)라 하고 일본은 서도(書道), 중국에서는 서법(書法)이라고 한다. 명칭에서도 붓글씨를 바라보는 각각의 세계관이 엿보이기도 한다. ‘완당전집’의 제7권 ‘잡저’에 보면 추사 김정희가 유배지에서 아들에게 보내는 글에서 “먼저는 마음에 문자향(文字香)과 서권기(書卷氣)를 갖추는 것이 예법의 근본이다”라는 내용을 쓰고 있다.   문자향(文字香)은 글자에서 나오는 향기를 일컫는 것이고, 서권기(書卷氣)는 책에서 나오는 기운이라는 말이다. 서예(書藝)안에는 이런 의미가 포함되어있다고 본다. 도(道)나 법(法)도 예(藝)로 승화되어야 아름다운 기운과 향기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작품 속에는 삶에 대한 작가의 이해와 애정, 치열한 고민, 뜨거운 열망과 환희가 스며있을 것이다. 작품은 작가와 분리될 수 없다고 한다. 기술과 재주로 기교를 부린 것에 지나지 않는 작품이라면, 포장만 화려한 속빈 강정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서예에서는 부드러운 붓을 통해 힘이 솟아나는 서체가 탄생하게 한다. 유연함 속에서 강인함이 묻어 나온다. 정지하는 듯 하다가도 달려 나가고, 전진과 약동에서도 넘치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펼쳐지는 것이 서예의 매력이다. 여기에는 그 시대의 흔적과 일상이며, 자기 고백이 담겨 있다.   ▲ 신기수 작가의 작품 작가들은 각각의 작품을 통해 이 시대와 사회를 향해 자신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아낸다. 작가는 예술적 행위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사람들이다. 마샬 맥루한 (Herbert Marshall McLuhan)은 “미디어는 메시지이다”라는 말을 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작가에게 있어서는 작품이 하나의 매체이고, 메시지인 셈이다.   서예의 미학적 세계 속에서 자신의 열망을 녹여내며, 삶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을 시대 가치적으로 풀어내는 작가라면, 그는 다른 사람들의 평가와는 무관하게 진정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누구라도 이런 사람이라면 만나고 싶고 가까이 하고 싶을 것이다.   이런 갈증 가운데,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갈구하고 관계를 존중하며, 서품(書品)과 인품(人品)을 발효하여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작가에 대한 소문을 듣고 그를 찾았다.   국가유공자이기도 한 그의 모습에서 나이와 무관하게 올곧은 기상(氣像)을 엿볼 수 있었다. 청력도 좋지 않고, 허리 수술도 하였지만, 열정과 활력은 어떤 젊은이 못지않아 보였다. 가을 공모전은 물론, 일본 교류전에도 참여할 것이라면서 환한 미소를 지었다.   ▲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 신기수 작가 박요섭-작가의 길로 들어선 동기라면 어떤 것인가요?   신기수-1993년 고양시에서 같은 국가유공자인 강석영 작가를 만났습니다. 그 당시 그분이 초대작가였는데, 대한민국국가유공자미술협회에 작품을 제출해보라고 권유하셨습니다. 그때 처음 작품을 제출했는데 입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동기가 되어서 매년 작품을 출품하고 있습니다.   박요섭-작품 활동에서의 보람이라면 어떤 것인가요?   신기수-무엇보다도 서예를 하게 되면 기쁨이 생깁니다. 글씨에 대한 평가는 어차피 주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서예를 통해 평정과 따뜻함을 느낍니다. 대단히 멋지고 화려한 기술을 뽐내는 글씨와는 거리가 있겠지만, 조금 부족한 것에 오히려 매력이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세상에는 모든 것에 넘쳐흐르는 귀족이나 특권층의 사람들보다는 뭔가 부족한 것이 여기저기에 산재한 서민들이 많지 않습니까? 이런 서민들과 호흡하는 마음가짐에서 아름답고 푸근하게 정감이 묻어나는 글씨를 쓰고 싶습니다.   서여기인(書如其人)이라는 말처럼 글씨가 저를 닮아 있다면, 제 작품을 보시는 분들 가운데 동병상련의 정을 느끼는 분들도 있으리라고 봅니다. 이런 마음들이 우리의 전통이 아닐까요? 부족하나마 작품을 통해 선조들의 글씨에 담긴 경천애인(敬天愛人)의 마음을 온고지신(溫故而知新) 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행복하고 보람됩니다.   ▲ 신기수 작가의 작품 박요섭-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활동과 본인만의 특징이라면 어떤 것일까요?   신기수-대한민국국가유공자미술협회에서 초대작가 백인전을 했습니다. 그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어울림은 그 자체로 이미 예술이라고 봅니다. 개인전도 좋지만, 다양한 작품들이 각각의 생각과 미소를 띤 채, 자신들의 소리를 발하는 것 같은 단체전은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의 공모전에는 수천점이 출품됩니다. 어떤 거대한 함성이나 물결 같아서 전시장을 둘러볼 때면 , 벅찬 감격에 휩싸이게 됩니다. 작품에서 저만의 특징이라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배움에는 끝이 없기에, 배움 속에서 나날이 변화하려는 자세와 성장이 저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박요섭-작가로서의 삶의 철학이라면 어떤 것일까요?   신기수-무엇이든지 열심히 배우려고 합니다. 지금도 파주노인대학에 다니고 있는데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또한, 파주실버경찰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봉사하고 있습니다. 호흡이 있는 순간까지 이웃과 더불어 소통하며 나누며 살고 싶습니다. 단절은 살아있으나 죽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작가로서도 그렇지만, 먼저는 한 사람으로 사람됨을 생각하고, 살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것을 위해서도 서예는 인격수련적으로도 매우 유익하다고 봅니다.   ▲ 타임즈코리아 신문사에 작품을 기증하는 신기수 작가 박요섭-타임즈 코리아 버추얼갤러리 관람자들에게 한 말씀해주시지요.   신기수-우리는 자고 일어나면 무언가 새로워지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뒤처지거나 격리되는 것은 그만큼의 소외를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유행에 대한 단순한 추종이나 답습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대와의 호흡과 상생의 행복을 누리자는 것입니다. 이해와 소통 가운데 관조하고 소요(逍遙)하는 여유와 미적 철학이 필요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타임즈 코리아가 펼치는 예술운동은 굉장히 의미 있고 고마운 일입니다. 더욱더 많은 작가들이 동참하여 작가들과 관람자들이 왕성하게 호흡하며 역동적인 예술의 장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부족하지만 저도 기꺼이 동참하고 성원하도록 하겠습니다.        
    • 한국문화
    • 미술
    201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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