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들녘에 봄이 오면 그리움이 꽃핀다
봄을 간절하게 기다릴수록 그만큼 봄이 오는 길목이 길게 느껴진다. 그렇게 기다려온 봄이건만 상대적으로 빨리 지나가 버리는 것 같아 매우 아쉽고 서운함마저 느끼게 된다.
왜 이렇게 봄이 기다려지는 것일까? 봄은 온갖 생명력을 피우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생명력이 그리움이다.
고향의 봄은 인간의 마음에 해마다 그리움의 꽃을 피운다. 그래서 사람들은 봄이 오면 막연한 설렘과 기대로 가득하다.
이호우 시인의 <살구꽃 핀 마을>은 이런 마음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살구꽃 핀 마을
살구꽃 핀 마을은 어디나 고향 같다.
만나는 사람마다 등이라도 치고 지고.
뉘 집을 들어서면은 반겨 아니 맞으리.
바람 없는 밤을 꽃그늘에 달이 오면,
술 익은 초당(草堂)마다 정이 더욱 익으리니,
나그네 저무는 날에도 마음 아니 바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