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고 있다
2월의 끝자락에서 서설이 내려 봄이 오는 길목을 가로막아보려고 하지만, 오는 봄은 벌써 우리들의 가슴에 들어와 있다.
학교마다 신입생들로 가득한 교정에는 봄꽃보다 먼저 환한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이 설렘의 열기가 봄을 만들어 내는 생명력이
아니겠는가?
이형기 시인은 꽃잎이 흩날리며 떠나가는 풍경을 보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라고
노래했다.
모든 것이 떠날 때를 알고 떠날 때 아름답다고 하는 것이다. 그것은 다음을 꽃피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겨울도 이제는 가야할
때다.
마지막을 아쉬워하며 내린 서설을 귀찮아하지 말고 봄꽃을 더욱더 찬란한 마음으로 맞이하라는 백지로 쓴 축복의 편지로 여기면
어떨까?
미국의 역사가이며 전기작가인 스티븐 에드워드 앰브로즈 (Stephen Edward Ambrose, 1936년~ 2002년)는 “과거는
지식의 원천이며, 미래는 희망의 원천이다. 과거에 대한 사랑에는 미래에 대한 믿음이 담겨 있다.(The past is a source of
knowledge, and the future is a source of hope. Love of the past implies faith in
the future.)”고 했다.
모든 것은 단절과 분리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영원한 현재를 살며 지속하여 아름다움을
창출하는 고귀한 존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올봄 활짝 핀 꽃들과 함께 이런 마음으로 모두의 행복을 꽃피워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