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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미래의 노동력인가? 인격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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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2.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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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태어남이 인위적 조작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돼
삶의 공존을 전제로 해야

▲ 인간은 그자체로서 존엄한 인격체로 인정받아야 할 존재이지 결코 노동력으로 평가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이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대부분의 국가들은 이런 시각으로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인간을 경제적 가치, 경제적 척도, 경제적 행위자로 간주하려는 인식이 매우 팽배해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인간이 생로병사를 스스로 좌지우지 할 수 있다고 믿는 것만큼 오만도 없을 것이다. 그 오만의 극치는 과학이나 의학을 통하여 실증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전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기득권자에 의해서 주입된 이데올로기에 지나지 않는다. 똑같은 논리가 인간의 출산에도 적용된다. 인간의 태어남은 인위나 작위가 아니라 신비이자 비밀이다. 그럼에도 그것을 인간의 경제적 가치로 환원하여 수단으로서의 생명으로 인식하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국제연합(UN)의 기준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이 7% 이상~14% 미만이면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 14% 이상~20% 미만이면 고령 사회(aged society),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super-aged society)로 분류한다.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이 약 11%로 고령화 사회에 속한다. 많은 정치인들과 경제 전문가들은 지금의 고령화 사회에 초점을 맞추고 저 출산 문제를 다루고 있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 미래의 복지나 경제적 성장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게 이들의 견해이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녀 생산을 많이 함으로써 노동력을 확보하는 길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미래에 젊은 노동자들이 부족하여 국가 경쟁력이 약화되거나 경제적 부양 인구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인간의 태어남을 인위, 작위적으로 조절해 보겠다는 발상은 분명히 논의의 사유와 본질을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태어남을 위해 여성을 기계적으로, 인간 제조기로 접근하고 있는 것 또한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닌가. 한마디로 말해서 여성은 아이 낳는 또 다른 생산 노동자가 아니다. 아이는 공장에서 만들어내는 생산품도, 미래의 산업역군도 아니다.

인간은 그자체로서 존엄한 인격체로 인정받아야 할 존재이지 결코 노동력으로 평가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이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대부분의 국가들은 이런 시각으로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인간을 경제적 가치, 경제적 척도, 경제적 행위자로 간주하려는 인식이 매우 팽배해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저 출산에 대한 논의의 초점과 문제의식을 재설정할 필요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국가의 아동 복지를 운운하면서 근시안적인 정책을 입안하는 시행착오를 겪는 것도 이러한 현상과 맞물려 있다. 필자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의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국가들이 좀 더 거시적인 안목과 전체적인 시각에서 이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고 본다.

이를테면 노인의 수적 증가에 대비한 아이의 출산장려와 같은 단편적인 사고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보다는 이러한 현상을 자연스러운 역사적 흐름으로 받아들이면서 상생적 공존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노인을 사회적 부담의 대상으로 보는 시야에서 벗어나야 한다.

노인이 된다는 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인간 현상일 뿐이다. 인간의 태어남이 인위적 조작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는 기계론적, 경제가치적 발상을 버려야 한다. 삶은 공존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인간의 나고 자람과 늙음이 숭고한 아름다움의 어울림으로 모두에게 변함없이 자리하도록 격려하고, 조정하고 이끌어감이 국가와 지도자들이 몫이 아니겠는가.


김대식 박사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 강사, 종교문화연구원 연구위원, 타임즈코리아 편집자문위원. 저서로는 『환경문제와 그리스도교 영성』, 『함석헌의 종교인식과 생태철학』, 『영성, 우매한 세계에 대한 저항』, 『함석헌의 철학과 종교 세계』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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