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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사목적 언행과 실천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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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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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을 통해 무엇을 깨닫고, 어떤 성찰적 실천을 해야 할지 함께 생각하며 변화의 길로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검소함과 사랑의 사목적 언행과 실천으로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높습니다. 한국 방문에서는 어떤 행보와 영향이 발생할지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마르셀(G. Marcel)은 신앙과 자유 사이에는 내적 연관이 있다고 합니다. 신앙은 그 자체로 다른 사람들과 신에게 약속의 이행을 다짐하는 자유로운 활동입니다. 따라서 신앙은 명제적 진리에 대한 지적(知的)인 동의라기보다는 신뢰가 더 본질적입니다.
 
마르셀은 ‘~라고 믿는 것’과 ‘~을 믿는 것’을 구별합니다.
신앙은 ‘~라고 믿는 것’과 관련되는 일이 아닙니다.
신앙은 ‘~라는 명제’들을 향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은 ‘~을 믿는 것’을 통해서만 표현됩니다.
 
다른 사람을 믿는다는 것은 그 사람 안에 신뢰감을 심어 준다는 것입니다... 나는 그대가 나의 희망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고, 나의 희망에 보답할 것이며, 나의 희망을 성취시켜 줄 것을 확신합니다. 또한, 신을 믿는다는 것은 신과의 신뢰관계를 수립하는 것이라고 마르셀은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신뢰와 약속 이행의 접합을 간절히 기원하면서 자유롭게 신과의 계약관계에 들어갑니다... 마르셀에게 있어 초월은, 시간상의 초월(단순한 수평적 초월)이 아닙니다. 초월에는 수직적 차원도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영원한 것에로의 초월입니다. 초월의 경험은 초월적인 존재자의 삶에 참여함으로써만 성취됩니다.”(전재원, 로고스와 필로소피아, 경북대학교출판부, 2014, 90-91쪽)
 
프란치스코-교황의-방문을-통.jpg▲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을 통해 무엇을 깨닫고, 어떤 성찰적 실천을 해야 할지 함께 생각하며 변화의 길로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유한적이고 시간적인 것을 넘어서 영원한 것에 대한 초월을 추구한 마르셀의 존재철학처럼, 지금까지 교황을 비롯한 성직자들이 종교 서사와 서술, 그리고 그 내용을 생활세계에서 살아보려고 무진 애를 쓴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개인의 자율성과 신앙의 현상과 판단, 그리고 타자에 대한 본능과 초자아의 갈림길에서 잘못된 선택과 이기적인 발언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그리고 종교의 현실이 어두울수록 종교지도자들의 불신과 이중성은 날로 더해가는 듯합니다.
 
바로 그러한 상황을 간파한 교황이 자신의 사목적 행보를 통해 온 지구적 차원에서 가톨릭의 신앙 쇄신을 꾀하려고 한다는 것을 잘 알 수가 있습니다. 아직도 이념의 갈등과 분단의 상처를 안고 있는 대한민국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을 통해 무엇을 깨닫고, 어떤 성찰적 실천을 해야 할지 함께 생각하며 변화의 길로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생각이 획일화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러나 종교와 이념을 떠나서 사랑 안에서 일치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조셉 캠벨은 언젠가 진정한 사람 하나가 세상에 다시 활기를 가져다준다”(Davidson Loehr, 정연복 옮김, 아메리카, 파시즘 그리고 하느님, 샨티, 2007, 80쪽)고 말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취임과 그 이후의 사목적 언행과 실천이 부디 세계를 바꾸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그의 현존재적 종교 행위, 그리고 사목적 결단과 발언마저도 한갓 종교와 신앙의 허위, 종교적 가식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김대식 박사
대구가톨릭대학교대학원 종교학과 강사, 종교문화연구원 연구위원, 타임즈 코리아 편집자문위원. 저서로는 『환경문제와 그리스도교 영성』, 『함석헌의 종교인식과 생태철학』, 『영성, 우매한 세계에 대한 저항』, 『함석헌의 철학과 종교 세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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