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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밖으로 나온 한국사’를 읽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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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3.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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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존재하는 모든 것이
역사와 관련되어 있음을 인식하고 해석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역사의 현장을 탐방하며, 그때의 숨결을 통해
더 바람직한 오늘과 내일을 만들어가는 지혜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사실(史實)은 확실히 하나인데, 그것을 놓고 바라보는 관점이나 해석이 서로 다를 수 도 있다. 이것을 사관(史觀)이라고 한다. 사관이 다르면 똑같은 역사적 사실도 다르게 해석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 초대 대통령이 나라와 국민을 위한 진정한 애국자일까, 아니면 자신의 개인적 야망을 이루기 위해 지나친 욕심을 부린 욕심쟁이 일까. 두 가지 측면, 모두 말할 수 있다. 어떠한 측면을 더 깊이 바라보고 강조하느냐에 따라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국사의 근현대편이다. 저자들은 모두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한 사람이다. 한 사람은 교사이고, 한 사람은 역사 기행 전문 회사를 창업하여 운영하는 사람으로 역사에 관한한 전문가들이다. 이들이 바라 본 역사는 어떠한 관점일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이 책을 읽어나갔다. 물론 한국의 근현대사를 한 권의 책에 담는 것은 어렵다. 그것도 많은 사진 자료들을 함께 포함시켜서 다 기록하기란 쉽지 않다. 저자들의 별다른 사관보다는 보편적 사관으로 집필하였다고 생각된다. 민초들의 삶과 그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도 배어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역사의 현장들에 대한 사진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서 시각적으로 많은 도움을 준다. 단지 역사의 줄거리만을 알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을 찾아가서 보고 느끼게 하는 여행 지침서로도 손색이 없다. 역사의 현장을 직접 찾아가라,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만의 역사관을 가지고 느껴보라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이 책의 구성은 22장으로 되어있다. ‘1. 천주교의 수용과 박해, 황사영 백서사건’에서 시작하여 ‘22. 휴전 이후 처음 만난 남과 북의 지도자, 6.15 남북공동선언’까지를 설명하고 있다. 각 장마다, 다루고 있는 중심 사건 혹은 주제를 대표하는 답사지의 사진을 실고 있다. 다음에는 사건의 지도를 통해 사건들이 일어난 지점을 직접 표시해 주어 어떤 곳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 파악할 수 있도록 고려해 놓았다. 또한, 역사적 사건의 배경(에피소드)으로 시작해서 당시 상황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진과 함께 배열해 놓았다. 각 장의 마지막에는 ‘길 따라 배우는 역사’라는 주제로 역사적 사건과 주제에 맞는 답사지를 소개하고 있다. 이런 코너를 통해 단순한 역사 지식 제공의 차원을 넘어,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재미있는 역사 공부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

학생들이 시험 문제를 풀기 위해 역사를 암기하는 어리석음을 경계하고 있다. 저자들은 선조들의 삶 가운데 일어났던 사건들, 그리고 그 현장들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에 시사하는 메시지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한다. 이런 의미에서 역사는 우리의 삶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라 하겠다. 무엇보다 근현대사는 아직도 생존하는 많은 사람들이 직접 바라보며 듣고 참여했던 사건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점에서 다시 한 번 역사를 되돌아보고, 반성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책이라 할 것이다.

이 책은 단순히 역사책의 차원을 넘어 여행 안내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이 책을 잘 읽고 익힌다면 역사 여행 전문 가이드로서의 활약도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산천에 대한 즐김과 단순한 관람의 여행도 좋겠지만, 역사 탐험을 주제로 한 테마 여행도 미래를 바라보는 학생들에겐 참 좋을 듯하다.

단순히 역사의식을 고취하려는 시도는 거부감을 줄 수도 있다. 이보다는 곳곳에 널려있는 역사의 현장들을 찾아보며, 그 역사의 현장에서 다시 한 번 현재와 연결된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싫든 좋든 선조들과 연결된 역사의 맥락에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지금 이전 시대의 흐름과 이어져 지금과 자신이 딛고선 여기가 존재하는 것이다. 자신이 존재하는 모든 것이 역사와 관련되어 있음을 인식하고 해석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이런 것을 소위 역사의식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바탕에서의 이해와 해석을 세계관이라고 하는 것이다.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역사의 현장을 탐방하며, 그때의 숨결을 통해 더 바람직한 오늘과 내일을 만들어가는 지혜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교과서 밖으로 나온 한국사(박 광 일, 최 태 성 지음, 씨앤아이북스, 2012.11.29.)

<저자소개> 박광일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졸업. 사학과 재학 시절 참여한 학술답사에 푹 빠진 계기로 역사 기행 전문 회사 ㈜여행이야기를 창업. ㈜여행이야기의 주요 프로그램인 ‘동갑내기 사회탐구’는 우리나라 체험 학습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역사 기행 관련 도서를 다수 집필했으며, 서강대학교, 아주대학교 등에서 강의 중이다. 답사 전문 강사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저자소개> 최태성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졸업. 대광고등학교 교사이자 EBS 역사 과목 인기 강사로, “큰별★샘”으로 유명하다. 큰별★샘 강의는 청소년은 물론 성인들에게까지도 그 명성이 자자하다. EBS 강의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 수상했으며,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 등 대한민국 역사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대표 주자다.


경주 황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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