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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PD수첩」을 읽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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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3.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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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제작진들의 숨겨진 고통과
피눈물 나는 노력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소개

미국의 독립 저널리스트 ‘이지스톤(I. Stone)’의 유명한 말 “모든 정부는 거짓말을 한다(All governments lie).”는 말이 귓가를 맴돈다. 비단 정부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 나아가 모든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기 마련이다. 상대방을 배려하기 위한 소위 하얀 거짓말부터 시작해서 자신의 욕망 혹은 야망을 채우기 위해 의도적으로 하는 악한 거짓말까지 다양하다. 특히 많은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주어야 할 위치의 사람들의 의도적인 거짓말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아픔이나 손해를 끼칠 수 있다. 그래서 더욱 견제 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앞에서의 말처럼 정부의 거짓말은 자신들의 정권이나 정치적 야망을 위한 것으로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과 손실을 안겨줄 수도 있다.
 
사람은 누구나 부족하고 연약하다. 그래서 실수를 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거짓에 대한 또 다른 거짓을 말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견제하고 객관성 있게 붙잡아 줄 수 있는 사람이나 기관이 필요하다. 적어도 PD수첩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정부를 비롯한 사회의 책임 있는 기관이나 사람들에 견제적인 역할을 감당하지 않았나 싶다.
 
1987년 방송노조가 설립되면서 탐사 저널리즘의 기치아래 시작된 방송 프로그램이 2012년 내․외압에 의해 몇 개월째 불방 상태에 이르고 있다. 정부에 대한 혹은 사회적으로 영향력에 있는 기관이나 사람들에 대한 견제 세력이 없어진 상태이다. 이런 상태에선 국민들 혹은 상대적 약자들을 자신들의 정치적 야망이나 권익을 위해 얼마든지 마음 놓고 속이고 우롱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

물론, PD수첩 제작진들이 신(神)이 아닌 이상 상대적인 편향이 얼마든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저널리스트(journalist)로서 저널리즘(journalism)의 정신을 올바르게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오히려 내․외압을 끝까지 견디며 객관성을 유지해 나가려 할 것이다. 그런데 국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사회적 이슈들을 속속 표면화시켜야 할 탐사 저널리즘 프로그램이 불방을 맞게 된 사건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 책에는, PD수첩 제작진들의 그간의 숨겨진 고통과 피눈물 나는 노력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소개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방송되었던 내용들과 결국 방송을 타지 못하고 사장되어버린 내용들, 그리고 지금까지 불방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을 알 수 있었다. ‘Part 1. 피떡이 된 PD수첩.  Part 2. PD수첩이 말하는 우리시대의 자화상. Part 3. PD수첩, 응답하라. Part 4. 부활하라! PD수첩’ 이렇게 총 4개의 Part로 구성된 이 책의 내용은 PD수첩 제작진답게 비교적 객관성을 가지고 자신들의 논리를 펼치려고 노력한 흔적들이 엿보인다. 그리고 지난날 같은 마음으로 같은 편이었던 사람이 승진과 함께, 혹은 승진을 위해 권력자들과 한편이 되어져 가는 웃지 못 할 일들도 고스란히 소개되고 있다. 권력은 하늘로부터, 그리고 국민들로부터 주어지는 것이다. 방송사이니 만큼 시청자들로부터 주어지는 것이 권력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바른 알권리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권력자들의 시녀 노릇만을 하는 방송은 스스로 방송의 가치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이 책에는 MB정부의 4대강 시책의 숨은 내막과 용산 참사 사태, 미국 소고기 파동에 의한 촛불 시위도 적나라하게 기술되어 있다. 어느 한편의 일방적 이야기만을 들으면 자칫 편향된 사고로 흐를 위험에 노출된다. 항상 양편의 이야기를 다 들어보는 것이 타당하고 객관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 방송이 권력자들의 손에 일방적으로 장악되어 진다면, 사회적 진실은 영원히 묻혀 버릴 수도 있다. 그 이유는 자신들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진실의 왜곡이라는 유혹에 너무도 쉽게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거부하기 어려운 아주 달콤한 유혹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권력자들은 방송이라는 매체를 장악하여 국민들 전체를 기만에 빠뜨리려 하기도 한다. 이것을 지켜내는 것이 방송인들의 사명이라고 할 수 있다. 권력자들의 일방적 편익은 물론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한 편향과도 맞서 물러서지 않는 자들이 진정한 저널리스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라는 말이 있다. 다만 이 도구를 자신의 유익과 탐욕 성취의 방편으로 쓰는 언론인들이 없기를 바랄뿐이다. 윤동주 시인은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다’는 시구를 남겼다. 핑계야 얼마든지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불의가 정의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어느 한쪽으로 편향되지 않은 객관성을 가지고 사실을 바라보려는 PD수첩 제작진들의 모습에서 저널리스트의 바람직한 자세가 그려진다. 집회와 결사, 언론보도의 자유와 같은 분야는 민주자유주의의 아주 기본적이고 명백한 가치다. 참으로 황당하고 처참한 북한의 세력은 지구상에서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탄압 가운데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 여기에 무슨 참된 저널리즘이 존재하겠는가.

국민은 특정 세력의 정권 유지와 목적의 달성을 위해 존재하지 않음이 분명한 이상, 바른 것을 알권리는 인권실현에 초석이며 바로미터(barometer)라 할 것이다. 이것을 침해하거나 탄압하는 세력이 있다면 그들의 정체성은 과연 무엇인지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약자들의 양심을 짓밟고, 자신들의 권력을 남용하는 세력들의 일그러진 모습이 하루 속히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응답하라! PD수첩
PD수첩 제작진 저/ 휴먼큐브/ 2012.11.26./  페이지 360/ 판형 A5, 148*210mm

경주 황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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