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5(월)

국민은 이런 경찰을 바라고 있다

댓글 0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기사입력 : 2012.10.21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주민감동 치안, 섬김의 경찰을 이끄는 노재호 보성경찰서장
철통치안을 넘어 소통치안, 예방치안의 실현으로 지역사회 감동의 물결


지난 21일 ‘경찰의 날’이 지나갔지만, 경찰가족 이외에는 이날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격무에 시달리기는 일쑤이고, 때론 목숨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수사사건도 의연하게 수행해야 하는 것이 경찰이다. 그렇다고 이런 고충을 하소연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런 쉽지 않은 일선 경찰의 내부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지휘관이 경찰서장들이다. 늘 긴장의 연속일 수밖에 없는 경찰의 업무 스트레스 또한 만만치 않다. 이것을 국가에 대한 충성과 희생봉사라는 공직자 윤리와 사명감만으로 해소시킨다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경찰인 이상 그저 그렇게 감수하는 것밖에는 별도리가 없을 것 같은 문제를 산골의 잔설을 녹이는 봄바람처럼 놀라운 힘을 부드럽게 발휘하는 경찰서장이 있다. 그는 이것을 내부고객의 만족이라고 한다. 경영학에서 내부고객이란 직원들을 이르는 말이다. 그는 상명하복의 권위주의적 리더십이 아니라, 직원 모두가 한몸이라는 의식으로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며 힘을 창출하는 유기체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경찰을 내부고객으로, 지역주민을 외부고객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경찰서가 경영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그 이상의 봉사와 섬김의 마음가짐으로 치안 행정을 펼치고 있다. 내·외부 고객의 만족을 위해 그가 실천하는 전략을 들여다보면 치밀함 속에 따뜻함이 녹아있고, 철저함과 과감함 속에 섬김의 아름다움이 스며있다. 그가 하는 일들은 현재에 충실하면서도 늘 미래를 대비하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치밀한 전략과 실천 속에 소통과 감성이 살아 숨 쉬는 치안행정이다. 이런 경찰서장을 만난다는 기대감으로 가을이 더욱 풍성하게 느껴진다.

▲ 노재호 보성경찰서장


경찰의 주요 업무에도 바쁘실 텐데, 지역주민들의 사정을 살피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게 됩니다. 어떤 배경이 있으신지요?

노재호 서장 : 오늘날 치안은 지역사회 경찰활동(Community Policing)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경찰과 지역사회가 공동으로 증가하는 범죄현상에 대처하는 것이지요. 경찰은 지역사회 구성원간의 친밀함이나 결속력에 영향을 받아 지역주민과 친근한 관계에서 문제해결의 중재인으로서 행동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오늘날 지역사회 경찰활동은 경찰과 지역주민과의 관계 개선을 가능하게 하고 지역주민과의 접촉을 증가시킴으로써 경찰관에 대한 신뢰를 높여 범죄통제 및 예방에 기여하게 됩니다.

지역주민의 사정을 살피고 친밀감을 유지하는 활동이 곧 지역사회 경찰활동이고 지역사회 경찰활동이 범죄 및 범죄의 두려움을 감소시키는 활동이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항상 많은 주민을 만나고 대화하고,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그렇고, 작년에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보성경찰서 농산물 직거래 장터 운영’을 하셨습니다. 경찰이시지만 이렇게 ‘지역경제 활성화’에 관심을 갖고 협력하시는 모습이 군민들에게는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지역봉사나 지원에도 여러 가지가 많을 텐데, 특히 ‘지역경제 활성화’에 관심을 가지시고 계시다는 것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한 말씀해주시지요.

노재호 서장 :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면 결국 그 혜택이 군민들에게 돌아와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우리 보성군은 전체 인구의 55%가 농어업에 종사하는 전형적인 농어촌지역입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농어촌의 현실을 직접 피부로 느끼고 근무하고 있는 공직자로서, 얼마나 크겠습니까만 작은 힘이나마 지역에 보탬이 되고자, 매년 설과 추석에는 내 고장 농수산물 사주기 직거래 장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추석에도 우리서 직원들이 지역농협, 영농조합과 협조하여 많은 지역농산물을 구입하였습니다. 농산물 직거래 장터뿐만 아니라 태풍피해 복구, 농번기철 농촌봉사활동 등 가능한 많은 시간과 노력을 농촌주민들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를 하는 노재호 보성경찰서장


보성경찰서가 소리 없이 행하시는 지역에서의 여러 가지 활동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구석구석 찾아서 살피시려는 세심함과 적극성이 보이는데요. 여기에 대해서 한 말씀해주시지요.

노재호 서장 : 경찰의 사명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입니다. 올해 들어서도 우리서 관내에서는 삼남매 폭행치사사건, 장애인과 미성년자 가족 폭행사건, 수천만 원 상당의 인터넷사기사건, 억대 빈집털이 절도단, 교통사고 위장 아내살인사건 등 세상을 놀라게 한 사건이 많이 발생하였으나, 모두 검거하여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였습니다.

이처럼 큰 사건이 발생하는가 하면, 이와 별개로 가슴 뭉클한 사연도 많았습니다. 신병을 비관하여 자살을 시도하려는 어르신을 신속하게 수색하여 찾아내서 예방한 적도 있습니다. 집을 나가 귀가하지 않은 치매에 걸린 여러 어르신들을 순찰 중에 발견하거나 정성껏 수색하여 가족의 품으로 안겨드리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또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 어르신이 자식들이 보내준 용돈을 아까워 쓰지 못하고 집에 깊숙이 숨겨 두었는데, 시간이 지나자 보관해 둔 장소를 기억하지 못하고 도둑이 들어 가져간 것으로 오인하여 신고해 왔습니다. 우리 경찰관들이 집 전체를 잘 수색하여 신고한 금액뿐만 아니라 예전에 넣어두고 기억하지 못한 돈까지도 찾아주어 너무 고마워하시는 것을 보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질 때도 있었습니다.

또한 정보화시대이다 보니 우리 주민들도 컴퓨터 등을 많이 사용하는데, 사용하다 고장이 나면 농촌지역이라 수리하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능력이 우수한 우리 경찰서 정보통신담당 직원들을 활용하여 지역아동센터, 다문화가정 등 주로 소외계층을 방문하여 컴퓨터 수리, 악성 바이러스 제거 등 IT 봉사활동을 펼쳐 지역 주민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그리고 직원들이 매월 봉급에서 일정금액을 자진 기부하고, 사랑의 모금함을 통해 모은 성금으로 매년 약 20개소의 소외계층에 사랑 나눔 봉사활동을 하는 등 지역주민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자 노력하며 따뜻한 경찰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 감성치안의 일환으로 경찰서 내에 3,500여권의 장서를 비치한 도서관을 개관하여 경찰관과 전의경은 물론, 민원인이나 주민들까지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경찰하면 경직된 분위기, 사건·사고와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요. 이런 업무에도 충실한 가운데 소위, 감성치안으로 지역을 살피시고 계십니다. 여기에 대한 경찰서 내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노재호 서장 : 감성치안이란 결국 ‘존중문화’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보성경찰서는 직원 상호간 소통과 화합을 통한 인정, 칭찬, 예의, 배려가 넘치는 존중문화가 정착되었습니다. 존중문화 확산을 통해 이러한 내부고객인 직원 만족도가 높아지고, 이는 결국 외부고객인 지역주민에 대한 치안서비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저는 부임 이후 과거 경직된 경찰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주말까지 포함하여 매일 실시하던 아침 일일회의를 주 2회로 대폭 축소하고 불필요한 업무를 발굴하여 과감히 폐지 또는 개선하였습니다. 매월 전 직원들을 소집하여 개최하는 주입식 직장교육을 다례체험, 문학관이나 미술관 관람, 환경미화 활동, 친환경 농업체험, 농촌봉사활동 등 현장체험 위주로 개선하여 시행함으로써 직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또한 경찰서 내에 3,500여권의 장서를 비치한 도서관을 개관하여 경찰관과 전의경은 물론, 민원인이나 주민들까지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한편,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을 맞이한 직원들을 서장실로 초대하여 조그만 선물과 함께 직접 작성한 축하카드를 전해주는 행사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들이 처음에는 경직된 분위기로 인해 무척 어색해하고 부자연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당연시되고 있는 등 경찰의 문화가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이밖에도 우리 전 직원들이 어려운 이웃 봉사활동, 지역주민 애로사항 해소 등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이것은 경찰서 단위를 넘어 동아리 모임까지도 나서서 적극적으로 감성치안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경찰로서의 소신과 가장 바라고 싶은 내용이라면?

노재호 서장 : 무엇보다도 모든 치안행정을 기존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다시 한 번 조명해보려고 노력합니다. 경찰의 입장이 아닌 국민의 편에서 추진하고, 직원들이 존중의 판 안에서 마음껏 자율적으로, 그러면서도 책임감 있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펼치는 것이 저의 치안철학이며 뚜렷한 소신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경찰인으로서 항상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는 핵심가치가 있습니다. 내부고객인 직원과 외부고객인 주민을 존중하고, 범죄나 무질서 등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하며, 지역주민과 협력치안을 유지하며, 주민이 공감하는 치안을 펼치겠다는 ‘존중, 엄정, 협력, 공감’의 4대 핵심가치로 국민에게 믿음을 주고 사랑받는 경찰이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것이 저의 소신이고 바람입니다.

▲ 경찰관의 범죄 또는 비위행위가 없는 전국 최장수 무사고 건강시계 13주년 달성


지금까지 경찰로 봉직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나 보람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인가요?

노재호 서장 : 저는 1985년 경찰대학 1기생으로 졸업하고 임용된 이후 지금까지 27년을 넘게 경찰청을 비롯하여 경찰교육원, 서울, 경기, 충북, 전남, 제주지방청 등 전국 각지에서 근무하여 왔습니다. 여러 부서에서 많은 일을 겪었는데, 그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을 소개한다면, 1992년 함평경찰서 방범과장으로 근무할 당시 철저한 방범진단과 분석을 통한 실효성 있는 방범활동을 펼쳤던 일입니다. 전년도에 5건이나 발생하고 피해자가 음독자살까지 했던, 수확기 농산물 절도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였던 일은 업무실적을 넘어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경찰조직 내부적으로는 1999년 우리나라 인터넷 보급이 확산되는 시기에 경찰 전용회선을 조속히 확보하고 전국 경찰관서에 인터넷을 설치토록 경찰청장님께 건의하고 추진하여 경찰행정 발전에 기여한 일이 있습니다. 1994년에는 전경의 노래를 작곡하여 전국 전의경들에게 보급하고, 2010년에는 주폭척결 CM송 3편을 작사, 작곡하여 우리 보성경찰서는 물론, 서울청, 충북청 등에서도 현재 활용하고 있습니다.

보성경찰서만의 특징이나 장점에 대해서 말씀해주시지요?

노재호 서장 : 우리 보성경찰서는 금년 9월 20일에 전국 최장수 무사고 건강시계 13주년을 달성하였습니다. 건강시계란 경찰관의 범죄 또는 비위행위가 없는 일수를 계산해 시계로 만든 것인데, 보성경찰서는 1999년 9월 20일 이후 지금까지 단 한 건의 비위행위가 발생하지 않은 전국 최고의 우수 경찰서입니다. 전 직원이 명예와 자부심을 가지고 훌륭한 전통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보성경찰서의 자랑이자 핵심 브랜드는 바로 존중문화입니다. 계급이나 나이에 따른 위계질서가 아니라,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직원들 서로가 인정하고 칭찬해주며, 예의와 배려가 넘치는 존중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직원들 상호 간의 존중이 국민을 존중하고 봉사하는 경찰상의 밑거름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더 나은 치안환경을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경찰의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 보성경찰서의 자랑이자 핵심 브랜드는 바로 존중문화


서장으로서 보성군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계시다면?

노재호 서장 : 먼저 열악한 농촌지역 환경 가운데서도 각자의 생업에 최선을 다하고 계시는 보성군민들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고 사랑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울러 군민들에게 경찰서장으로서 당부 드리고 싶은 말씀은 한마디로 안전입니다. 각종 범죄로부터, 교통사고로부터 안전한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과거에는 경찰이 치안서비스를 생산하고 주민이 수혜를 받는 일방적인 형태였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민도 치안서비스의 공동 생산자이며 동시에 소비자인 프로슈머(Prosumer)의 개념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주민 스스로도 자위방범의식을 제고하고 치안파트너로서의 참여에 적극적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민경협력치안시스템이 확대 구축되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지역에 자율방범대 등 협력단체원과의 협력치안이 더욱 절실합니다. 생업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겠으나, 항상 지역사회의 치안을 위해 봉사해주시는 각종 협력단체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주민들께서도 많은 성원과 격려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농촌지역 어르신들의 교통사고는 너무나 마음을 안타깝게 합니다. 어르신들의 지각능력이 떨어지는 점을 운전자들이 잘 인식하여 주의하여 운행해주시기를 적극 당부 드립니다. 어르신들도 스스로 늘 안전의식을 갖도록 주위에서도 강조하고, 각별히 보살펴주시면 좋겠습니다.


보성 장옥석 기자




 

타임즈코리아 톡톡뉴스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태그

BEST 뉴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국민은 이런 경찰을 바라고 있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