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30(토)

언제나 청춘인 작가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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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2.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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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은 인생의 어느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의 자세를 말하는 것이다.’
이 시구와 같은 이미지가 풍기는 작가를 만나봅니다.

사무엘 울만(Samuel Ullman, 1840∼1924)은 ‘청춘(Youth)’이라는 시를 78세에 썼습니다.  맥아더 장군도 이 시(詩)를 즐겨 애송하며 힘을 얻고 위로를 받았다고 합니다.

▲ 최정임 작가 작품 - 믿음, 소망, 사랑

“청춘은
인생의 어느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의 자세를 말하는 것이다. 
장밋빛 볼, 붉은 입술, 유연한 무릎의 문제가 아니라
샘솟는 상상력과 넘치는 감수성과 의지력이다.
그리고 인생의 깊은 샘에서 공급되는 신선함이다.

청춘은
소심함을 뛰어넘는 용기,
안이한 누림을 뿌리치는 모험심의 그 청청한 기상을 말한다.
이 청춘은
스무 살의 젊은이보다 예순의 사람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 것이다.
누구라도 단지 햇수로만 늙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이상을 포기함으로 늙게 되는 것이다.
나이는 피부를 주름지게 하지만
열정을 포기하면 마음에 주름이 지게 된다.

근심과 두려움, 자신감의 상실은
마음을 시들게 하고 정신을 혼란하게 한다.

예순이건 열여섯이건
모든 사람의 가슴 속에는
경이로움에 대한 동경과 아이처럼 끝없는 탐구심,
그리고 인생에서의 환희가 있다.

그대와 나의 가슴속에는
보이지 않은 교류의 장이 있다.
그것은 사람들과 하나님으로부터
아름다움과 희망, 위안, 용기, 힘을 받는 한
그대는 그 만큼이나 청춘이라는 것이다.

영감이 사라지고 마음이 냉소의 눈과 비관의 얼음에 덮여질 때,
그 후로는 그대가 비록 스무 살이라도 늙은 것이다.
그러나 그대의 영감이 깨어 있고
희망으로 가득한 마음의 파도를 탄다면
그대는 팔십이라도 청춘이랄 수 있는 희망이 있는 것이다.”

이 시와 같은 삶을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인생은 행복하다 아니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런 삶의 소유자라면 자신의 행복을 넘어 다른 사람들에게도 기쁨과 용기를 줄 것입니다. 이런 작가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그 실체를 확인하려는 발걸음을 재촉해 봅니다. 

▲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 최정임 상임감사

박요섭 – 젊은 시절에 초등학교 교사를 하셨는데요. 어떤 마음에서 교사라는 길을 선택하셨나요?

최정임 - 저는 일본에서 태어났습니다. 한국에는 중학교 1학년 때 왔습니다. 당시 한국의 상황이 어려워서 강의록으로 공부했고, 임용고시를 합격하여 시골학교 교사가 되었습니다. 22살에 교직생활을 시작해서 36살까지 14년 동안 교직에 있었습니다. 저는 공부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일본에 있을 때도 열심히 노력해서 우등생으로 공부했고 책보는 것, 글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런 마음들이 자연스럽게 교사를 하는 길로 가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교사는 단순히 지식의 전달자라는 기능인이 아니지 않습니까? 지식의 전달은 물론이거니와 학생들의 인격형성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사람이 교사라고 생각합니다. 당시에도 그랬겠지만 이제와 돌이켜보아도 교사가 하는 일이야말로 아름다운 사회 건설과 인간의 복 된 삶의 구현에 초석을 놓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백지에다 붓으로 글씨를 써나가는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요즘은 작품을 하면서 이런 생각들을 해봅니다. 제 작품을 보시는 분들에게 제 마음을 전달하여 공유하고 싶다고나 할까요. 저는 이것도 하나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요섭 - 어렸을 때 일본에서 교회를 다니셨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계기로 신앙생활을 시작하셨나요?

최정임 - 일본에 있을 때 오빠가 주일학교 교사를 했습니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오빠를 따라 자연스럽게 교회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해방 후 가족들이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에도 집 건너편에 교회가 있어서, 그곳에 출석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러움이라는 것은 표현을 달리해서 말하자면 필연이겠고, 신앙적인 차원에서 보면 하나님의 은혜고, 섭리하심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모든 것이 감사입니다.

▲ 최정임 작가 작품 - 요한복음 3장 16절

박요섭 - 교사로서의 경험에 비추어 작가와 교사의 공통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최정임 - 저는 어렸을 때부터 배우는 것을 좋아했는데요. 교사와 작가도 배움의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봅니다. 가르치는 것이 곧, 가장 좋은 배움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가르친 다기보다는 이를 위해 연구하고 배우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다가 보니 가르치는 일은 곧, 참으로 좋은 배움이라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어디 이뿐이겠습니까? 아이들을 통해서도 많은 깨달음과 배움을 얻게 됩니다. 작가로서의 활동이 바로 이와 유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품을 하기 위해서 먼저 배우고 연구하는 것은 물론, 작품을 하는 과정이나 전시를 통해서도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게 된다고 봅니다. 

박요섭 -자라나는 어린세대가 학교폭력으로 얼룩이지는 현상들이 발생하는데요. 작가적인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그들을 순수한 마음으로 가꾸어갈 수 있을지 한 말씀해 주세요.

최정임 - 예술은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줍니다. 특히 서예를 하다보면 집중력도 생기고 정서에도 좋습니다. ‘한 장의 그림은 일만 마디 말의 가치가 있다’는 말이 있는데요. 예술 작품이 많은 말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제공하는 느낌과 메시지는 상상보다 훨씬 더 큰 것입니다. 서예를 통해서 좋은 전통을 배우고, 좋은 글을 익히며,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몰입하는 훈련 가운데, 좋은 품성도 길러진다고 봅니다.

다만 아집과 독선은 경계해야 합니다. 작품에는 그 작가만의 숨결(aura)이 있습니다. 이것은 온고지신(溫故知新)이며 보는 이들을 감동하게 하는, 보다 더 아름다운 새로움의 모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폐쇄와 단절, 이기심으로 조합된 부조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참된 예술적 지도는 개인과 사회를 보다 바람직하고, 아름다운 길로 가도록 하는데 쓰임 받는 윤활유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예술적 지도는 자라나는 새싹과 같은 어린이들을 보다 더 좋은 마음, 착한 생각, 아름다운 모습들로 가꾸어 주리라고 봅니다. 

박요섭 - 서예에도 작가별로 글씨의 특징이 있을 것 같은데요. 작가님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최정임 - 저는 해서(楷書)와 행서(行書), 초서(草書)를 많이 씁니다. 타고난 성격이 환경을 만나서 인격을 형성하듯이 서예에 입문하여 기초를 다지다가 보니, 쓰고 싶은 방향들이 결정된 것 같습니다. 한글서예는 주로 성경말씀을 많이 씁니다. 제가 크리스천이고 보니 작가적 세계관도 그와 같을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성경에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하게 하리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이 말씀처럼 저는 작품에서 성경말씀을 쓰는 가운데 큰 기쁨과 희열을 느낍니다. 그야말로 이 말씀을 쓰는 가운데 깊은 묵상도 가능하게 되고, 어느새 진리를 따라 자유의 세계로 들어가게 됩니다.

▲ 최정임 작가 작품 - 이사야 40장 8절

박요섭 - 서예를 하시는데 있어서 즐거움과 보람이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최정임 - 저는 어렸을 때부터 서예를 아주 좋아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제가 쓴 붓글씨를 교실 게시판에 붙여놓곤 하셨습니다. 제가 서예를 좋아하고 잘 한다는 것을 그때부터 깨닫게 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지금도 붓을 잡고 글씨를 쓰는 것 자체가 즐거움입니다. 제가 쓴 글씨를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줄 수 있고, 그것이 크리스천으로서의 제 사명을 감당하는 통로가 될 수도 있어서 큰 보람으로 생각합니다.

박요섭 - 작품을 하시는 원동력은 무엇라고 생각하시나요?

최정임 - 저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서예를 공부했습니다. 글씨를 완성하기 위해 밤새도록 글씨 연습에 매진하면서 수 백 장의 글씨를 쓰기도 했습니다. 남들이 작품 한 것을 보면, 도전정신이 생기고 열정이 생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예를 즐깁니다. 이때만큼은 청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마음이 지속하는 한 청춘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가슴에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 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巨船)의 기관같이 힘 있다. 이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은 바로 이것이다.”

‘청춘예찬’이라는 글에서의 말처럼, 제 속에서 끊임없이 솟아나는 끓는 피의 약동 같은 열정이 저를 이끌어 간다고 생각합니다. 성경에서 바울은 “나의 나 된 것은 다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합니다. 참으로 공감하면서, 저의 원동력도 바로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박요섭 - 작가로 살아가시면서 힘든 점은 무엇이고, 보람된 점은 무엇인가요?

최정임 - 힘든 점은 별로 없습니다. 작품을 할 때, 저의 열정과 소명이 살아 숨 쉬는 것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그리고 작품을 전시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것도 큰 기쁨이고 보람이 됩니다. 크리스천으로서는 성경 말씀을 써서 기증을 했을 때의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박요섭 - 작품에서 전달하고 싶은 세계관이나 바람이 있으시다면 무엇인지요?

최정임 - 제 작품 속에는 감사하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이것은 저의 신앙과 사상의 용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사람들이 부족한 제 작품 속에서도 하나님의 아름다움과 선하심을 보고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기도 한 것입니다. 이것이 제 삶에서의 가장 소중한 의미이고, 작품을 통해서도 말씀드리고 싶은 메시지입니다.

▲ 최정임 작가 작품 - 산상수훈


박요섭 - 가장 아끼시거나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인가요?

최정임 - 첫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남이 장군의 ‘북정가(北征歌)’를 썼는데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白頭山石 磨刀盡 (백두산석 마도진)
백두산 돌은 칼로 갈아 다하고
豆滿江水 飮馬無 (두만강수 음마무)
두만강 물은 말 먹여 없애네.
男兒 二十未平國(남아 이십 미평국)
사나이 스물에 나라를 평정치 못한다면
後世 誰稱 大丈夫(후세 수칭 대장부)
훗날 누가 대장부라 이르리.

이 작품을 통해서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의미가 특별하다고 봅니다.

박요섭 -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작품의 주제는 무엇인가요?

최정임 - 성경말씀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주로 기독교인들이 즐겨 묵상하는 구절들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서예는 그림이 없어서, 쓰는 글 자체가 주제가 되고, 메시지가 됩니다. 그렇지만 그 속에서의 작가의 바람이라면 ‘감동’이겠지요. 감동은 뜨거운 피의 소통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박요섭 - 작가로서 만나고 싶은 분이 있으시다면 누구시고, 이유는 무엇인가요?

최정임 - 저보다 높은 수준의 글씨를 쓰고 계시는 선배 작가님들은 누구나 뵙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지금도 더 좋은 작품을 갈망하기 때문에 그분들에게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또 작품에 관한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도전과 기쁨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박요섭 - 작품과 본인의 닮은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최정임 - 아름다움, 다시 말해서 미(美)라는 것은 딱히 뭐라고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 않습니까? 저는 꽃처럼 예쁘고 아름다운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작품성도 중요하지만 예쁘고 단아한 글씨를 쓰기 좋아합니다. 저의 외모를 말하는 것은 아니고, 저는 내면적으로 늘 이런 지향으로 살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제 작품에서 나타나는 분위기(aura)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 임원들과 기념사진(왼쪽부터 윤부남 이사장, 최정임 상임감사, 홍재곤 상임부이사장, 장판길 상임감사, 장재명 부이사장, 박요섭 타임즈코리아 대표)


박요섭 - 앞으로의 소망과 비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최정임 - 사무엘 울만이 ‘청춘’이라는 시를 쓴 것이 78세였다고 하는데요. 대단한 열정이지요. 그러니 청춘이라는 내용이 그의 고백이기도 한 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서예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나이가 70이 넘어서입니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포기하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부족하지만 저를 보고 ‘나도 해보자’, ‘나도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생기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이런 일에 도전을 주는 역할이 있다면 서슴없이 자원하여 쓰임 받고 싶습니다.

박요섭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 더 부탁드립니다.

최정임 – 무엇이든지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어려운 사항이 있다고 해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놓지 말고, 인내와 끈기로 밀고 나가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늦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늦었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시점이 가장 빠른 때라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등대는 경적을 울리지 않습니다. 다만 빛날 뿐입니다”라는 무디(D. L. Moody)의 말처럼 요란하게 나서지는 않지만, 묵묵히 누군가에게 소중한 빛을 비추는 우리 모두의 삶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슴에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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