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아팠다
모두가 아팠다/ 최강희
정오의 땡볕이
뜨겁지 않던 꽃은 없다.
소나기의 세찬 빗물이
무겁지 않던 풀잎은 없다.
잎들을 빼앗던 거센 바람이
밉지 않던 나무는 없다.
발길에 차여
아프지 않던 돌은 없다.
땡볕을 참았기에
아름다운 꽃이
너의 앞에 피어있고,
소나기에 꺾이지 않았기에
등줄기를 꽃꽂이 세운 풀잎이
너의 앞에 자라있고,
포기하지 않았기에
새로운 잎을 이뤄낸 나무가
너의 앞에 솟아있고,
구르면서도 묵묵했기에
모난 부분이 깎여나간 돌이
너의 앞에 멈춰있다.
아프지 않던 것은 없었고
너의 옆에 있는 것은
그것을 이겨낸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