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논어』학이편(學而篇) (3)
군자는 말과 행동에 일치하여 무욕(無慾)으로 일관해야 할 것이다
子曰巧言令色(자왈교언영색)이 鮮矣仁(선의인)이니라
국역: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말을 교묘하게 하며 얼굴빛을 좋게 하는 자(혹은 얼굴빛을 곱게 꾸미는 것)는 어진 사람이 드물도다!(어짊이 적다)”
풀이:
교언의 교는 장식적인 말을 나타냄으로써, 교언은 번지르르한 말을 의미한다. 영색은 선색(善色)이라는 말과 동일하게 쓰여 자신의 속내를 감추고 얼굴빛을 좋게 꾸미는 것, 즉 이중적인 거조(擧措-말이나 행동거지, 어떤 일을 꾀하거나 처리하기 위한 조치)를 말한다. 이는 얼굴빛을 곱게 해서 남과 나를 구별할 뿐만 아니라, 나를 남보다 돋보이고 잘 보이게 하기 위한 욕심에 지나지 않는다. 선(鮮)은 드물다(少)는 뜻과 상통한다. 그래서 鮮矣仁(선의인)이라는 말은 인덕을 찾을 수 없다, 사람다움이 적다, 혹은 인간의 의미에 대한 성찰이 없어서 인간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을 뜻한다. 선의인은 인선의(仁鮮矣)의 도치로 보기도 한다.
군자는 일부러 낯빛을 꾸며 표리부동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말을 꾸며서도, 입찬말을 해서도 안 된다. 낯빛은 솔직하며 말은 담백한 것이 인자의 모습이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군자는 멀리 있지 않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여 할 말은 진실하게 하고 있을 수 없는 행위는 무릇 삼가 겉말과 속말, 겉맘과 속맘을 속이지 않고 무욕(無慾)으로 일관해야 할 것이다.
김대식 박사
대구가톨릭대학교대학원 종교학과 강사, 종교문화연구원 연구위원, 타임즈코리아 편집자문위원. 저서로는 『환경문제와 그리스도교 영성』, 『함석헌의 종교인식과 생태철학』, 『영성, 우매한 세계에 대한 저항』, 『함석헌의 철학과 종교 세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