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고광준
하고픈 일들이
하도 많아서
빨리하고 쉬려 했던 시절
마음만 있었지
그날이 오지 않을 것 같았다.
기다렸던 은퇴였는데
막상 그 시간을 맞이하니
아쉬움이 내 마음을 적셨다.
그런 마음도 잠깐
수수 심고 팥 심느라고
아내마저 더욱 바쁘게 했다.
하도 많아
은퇴하고 더 쉴 날이 없다.
오늘도 더욱더 젊어진
하루해가 내 마음에서
종종걸음으로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