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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근처에 있는 카페에 들렀다.
귀한 사람과 만나서 소중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카페에 앉으니, 정지용 시인의 <카페 프란스>가 생각난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아름다운 삶이 천박한 과시용 오염을 영원히 녹지 않을 흰 눈처럼 고요히 내려서 덮어버렸으면 좋겠다.
<카페 프란스>
정지용
옮겨다 심은 종려(棕櫚)나무 밑에
비뚜로 선 장명등(長明燈)
카페·프란스에 가자.
이놈은 루바쉬카
또 한 놈은 보헤미안 넥타이
비쩍 마른 놈이 앞장을 섰다.
밤비는 뱀눈처럼 가는데
페이브먼트에 흐느끼는 불빛
카페·프란스에 가자.
이놈의 머리는 비뚜른 능금
또 한 놈의 심장은 벌레 먹은 장미
제비처럼 젖은 놈이 뛰어간다.
"오오 패롤[鸚鵡] 서방! 굳 이브닝!"
"굳 이브닝!"(이 친구 어떠하시오?)
울금향(鬱金香) 아가씨는 이 밤에도
경사(更紗) 커튼 밑에서 조시는구료!
나는 자작(子爵)의 아들도 아무것도 아니란다.
남달리 손이 희어서 슬프구나!
나는 나라도 집도 없단다
대리석(大理石) 테이블에 닿는 내 뺨이 슬프구나!
오오, 이국종(異國種) 강아지야
내 발을 빨아다오.
내 발을 빨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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